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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와 디자인이 만났을 때

아티스트 엄윤나

On January 15, 2018 0

발랄한 컬러와 뜨개질을 이용한 오브제 작업으로 주목 받고 있는 작가 엄윤나. 그녀의 작업실을 찾았다.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2가지 갈래로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 엄윤나라는 작가로서는 섬유를 이용한 설치, 조형 작업을 하고 있다. 니스터라는 브랜드를 통해서는 섬유를 이용한 공예 디자인 제품을 선보인다.

구체적으로 어떤 작업을 하나. 주로 섬유를 재료로 니팅 작업을 한 공예품이다. 처음에는 털실로 ‘어나더 피스 헤어 프로젝트(Another hair project)’라는 작업을 선보였다. 지금은 주재료로 섬유 로프를 이용한다. 재료에 맞는 기법을 오브제에 적용시켜 조명, 바스켓, 아트 오브제 등을 만들고 있다.

로프는 내구성을 위해 선택한 소재인가. 내구성도 맞지만 확장의 의미도 있다. 좋아하는 색을 직접 뽑아낼 수 있고, 단단한 정도와 굵기도 조절할 수 있다. 가방의 심지는 고무로, 촛대는 강한 경질로 오브제에 맞는 재료를 만들 수도 있다. 컨트롤하기 쉽다는 장점과 매력이 있다. 지금은 이런 재료를 이용하고 있지만, 나중엔 또 어떤 재료를 찾게 될지 모른다. 

서울 황학동 신당창작아케이드에 위치한 작업실 전경. ‘Zigzag Sewing Light’가 작업실 내부를 밝히고 있다.

서울 황학동 신당창작아케이드에 위치한 작업실 전경. ‘Zigzag Sewing Light’가 작업실 내부를 밝히고 있다.

서울 황학동 신당창작아케이드에 위치한 작업실 전경. ‘Zigzag Sewing Light’가 작업실 내부를 밝히고 있다.

1,2 엄윤나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에서 공개되었던 플로어 조명 ‘Zigzag Sewing Building’.

1,2 엄윤나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에서 공개되었던 플로어 조명 ‘Zigzag Sewing Building’.

1,2 엄윤나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에서 공개되었던 플로어 조명 ‘Zigzag Sewing Building’.

향기가 나는 엄윤나 작가의 종이 공예 옆에 놓인 조 말론 런던의 리노 넬 벤토 리넨 스프레이.

향기가 나는 엄윤나 작가의 종이 공예 옆에 놓인 조 말론 런던의 리노 넬 벤토 리넨 스프레이.

향기가 나는 엄윤나 작가의 종이 공예 옆에 놓인 조 말론 런던의 리노 넬 벤토 리넨 스프레이.

소재가 바뀌었을 때도 니팅이란 행위는 여전할까. 그럴 것 같다. 제품 디자인을 전공했던 내가 전혀 생경한 분야인 섬유에 접근하기 가장 쉬운 방법이었고, 익숙한 재료를 새롭게 보이게 하는 작업이 재미있어 시작했기 때문이다. 니팅처럼 재료, 기법, 텍스처에 따라서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작업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2016 공예트렌드페어에서 펜던트 조명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사실 펜던트 조명 작업은 3년쯤 전부터 시작했다. 인테리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니크한 펜던트 조명에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숍에 걸리진 않았기 때문에 알려지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던 것 같다. 공예트렌드페어 이전에는 주로 가방 작업이 주목을 받았다.

어떤 가방인가. 섬유 로프로 전통매듭을 재해석해 만든 클러치백이다. 과감한 색을 쓴 가방들이 특히 주목을 받았다.

그 가방 덕분에 프랑스 파리에서 매년 열리는 메종&오브제에서 주목을 받아 5년 연속 참여하기도 했다고 들었다. 그렇다. 국내에서는 가방의 컬러가 화려해 잘 안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 어린 피드백을 듣곤 했는데, 다행히 그곳에서 반응이 좋았다. 그 이후로는 자신감을 갖고 나만의 색감을 만들어나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모든 작업이 경쾌한 컬러감으로 유명하다. 색을 쓰는 기준은 무엇인가. 취향이다. 색을 고를 때 주저함이 없는 스타일이고, 의도적으로 인지하고 쓴 적도 없다. 난 색은 공부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마무리한 첫 번째 개인전에서도 그런 얘기가 하고 싶었다. 색은 느끼는 것이라고.

영향을 받았던 디자이너가 있다면? 에토레 소트사스! 최근 디뮤지엄을 찾았다가 그의 작품들이 하나의 방에 있는 것을 보고 개다리춤을 출 만큼 신이 났었다. 완전한 내 취향의 작가를 만났으니, 올해 최고의 힐링이지 않았나 싶다.

주저 없이 취향에 따라 색을 고른다고 했다. 하지만 거기에도 중심은 있을 것 같은데. 맞다. 경쾌함과 리듬감이다. 내가 하고 있는 작업들은 모두 그것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나는 사람들이 내 작품을 보고 그냥 기분이 좋아졌으면 한다.

그간의 작업들을 살펴보면 디자이너와 공예가의 경계선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말이 어떤 지점을 의미하는지 알 것 같다. 어떤 오브제를 만들어도 쓰임 있게, 클리어하게 똑떨어지는 건 나만의 스타일 같다. 스스로는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듯 오브제를 하나씩 만들어가는 것도, 장인 정신을 담아 한 땀 한 땀 만들어내는 것도 재미있다.

그 끝에, 마침내 ‘섬유 작가 엄윤나’로 주목받는 중이다. 사실 섬유 작가라는 말은 내가 프레이밍한 것이 아니다. 전통매듭을 현대화한 가방을 만들 때는 ‘전통매듭 장인’이나 ‘계승자’라는 호칭으로 불린 적도 있다(웃음). 오브제에 따라 나를 표현하는 단어가 만들어지는 것 같더라. 요즘은 섬유를 소재로 한 오브제와 전시에 대한 히스토리가 쌓이다 보니 ‘섬유 작가’라는 도장을 찍어주시는 것 같다. 


앞으로의 행보에 섬유가 없을 수도 있단 뜻인가. 지금 섬유라는 재료에 관심이 크기 때문에 이 작업을 하고 싶은 것이다. 다른 작업의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도 이 작업을 이어나가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어서 조심스럽다. 동시에 섬유 작가라는 호칭에 대한 책임감도 느낀다. 소재를 좀 더 많이 연구해서 누구에게 가르쳐줄 수 있을 정도로 잘 다루는 소재로 삼고 싶다. 현재까지는 섬유 작가로 불리고 있지만, 몇 년 뒤에는 글쎄, 미디어 아트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스스로에게 호칭을 부여할 기회가 생기면 뭐라고 하고 싶나. 그냥, 엄윤나다. 사실은 개인전 때도 추상적인 것 말고 전시 제목으로 ‘엄윤나다!’를 걸고 싶었다(웃음). 규정하거나 소속시키려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다. 그래야 내가 무엇을 하더라도 사람들이 ‘이건 엄윤나의 작업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될 테니까.

3 / 10
손뜨개와 재봉틀로 작업을 하는 엄윤나 작가는 조 말론 런던의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 바디크림으로 틈틈이 핸드케어를 한다고.

손뜨개와 재봉틀로 작업을 하는 엄윤나 작가는 조 말론 런던의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 바디크림으로 틈틈이 핸드케어를 한다고.

  • 손뜨개와 재봉틀로 작업을 하는 엄윤나 작가는 조 말론 런던의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 바디크림으로 틈틈이 핸드케어를 한다고. 손뜨개와 재봉틀로 작업을 하는 엄윤나 작가는 조 말론 런던의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 바디크림으로 틈틈이 핸드케어를 한다고.
  • 작업실에는 작가가 직접 주문 제작한 로프들이 빼곡하다. 작업실에는 작가가 직접 주문 제작한 로프들이 빼곡하다.

발랄한 컬러와 뜨개질을 이용한 오브제 작업으로 주목 받고 있는 작가 엄윤나. 그녀의 작업실을 찾았다.

Credit Info

기획
박민정 기자
사진
정택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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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박민정 기자
사진
정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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