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언주, 천태영 부부의 집을 보면서 고유의 스타일을 만드는 건 트렌드에 재빠르게 반응하는 예민함보다 살면서 익힌 노하우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심플하게 사는 법
13년 된 아파트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흠집 없이 밝고 깨끗한 공간. 오래된 아파트라면 으레 그렇듯 불필요한 벽을 허물어 시야를 넓게 만드는 구조 변경 후 화이트와 그레이 컬러를 기본으로 한 모던하고 깨끗한 집으로 들어왔다. 정언주 씨 부부의 인테리어 주문은 오로지 ‘청소하기 편할 것’. 청소가 쉽도록 선반, 장식장 같은 먼지가 잘 쌓이는 가구나 디테일은 전혀 없다. 그렇다면 미니멀라이프는 청소, 정리와 같은 말인 걸까? 정언주 씨는 화려한 것을 추구하지 않을 뿐인 것 같다고 설명한다. “생활에 불편함을 못 느낄 정도의 최소한의 물건만 있으면 되지 않을까요? 기계도 가전도 별 관심이 없어요. 깨끗하고 쾌적한 공간이 더 중요해요.” 이 집에 무선 청소기는 필수, 어디든 구애 받지 않고 언제든 청소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관리하기 어려운 흰색과 회색이지만 처음부터 청소가 쉬운 타일, 벽지로 마감해 여전히 처음의 그 여백과 밝음, 가벼움을 유지하고 있다.

생활이 가능한 최소한의 물건만이 필요할 뿐
결혼 전의 짐은 버리고 기본적으로 필요한 가구만 들였다며 의도치 않은 미니멀라이프를 살고 있다고 말하지만, 심플하게 완성된 공간이 미니멀리스트를 제대로 찾아왔음을 확인시켜주었다. 침대, 소파, 식탁, TV만 있는 여백 가득한 집이다. 결혼 후 2년 동안 구매한 가전이나 가구를 골똘히 생각하던 정언주 씨는 토스터와 커피 머신뿐이라고 말하며 본인도 놀라워했다. “퇴근 후 돌아와 집에 앉으면 스트레스가 풀려요. 빈 공간, 여백이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나 봐요. 아무 생각 없이 오로지 쉬고 충전할 수 있는 우리 집은 위로와 힐링의 공간이에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일단 집에 들어오면 웬만해선 나가지 않는 집순이, 집돌이가 되어가는 것 같다고 말하는 부부. 출장이 많은 남편이 호텔보다 세련되고 모던하고 좋다며 감탄한다는 부부의 침실. 패브릭 침대는 비아인키노, 1인 소파는 바이리네, 침대 옆 사이드테이블은 바이헤이데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일단 집에 들어오면 웬만해선 나가지 않는 집순이, 집돌이가 되어가는 것 같다고 말하는 부부. 출장이 많은 남편이 호텔보다 세련되고 모던하고 좋다며 감탄한다는 부부의 침실. 패브릭 침대는 비아인키노, 1인 소파는 바이리네, 침대 옆 사이드테이블은 바이헤이데이.
- BOOK1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사사키 후미오, 비즈니스북스)최소한의 물건만 둔 극도의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일본의 미니멀리스트 사사키 후미오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책이자 미니멀리스트들의 지침서. 과잉된 것들을 비워가는 노하우부터 홀가분해진 후의 변화까지 물건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 관해 얘기한다.
- BOOK2부엌 Boouk Vol.2(로우프레스 편집부, 로우프레스)왜 사람들이 미니멀라이프에 열광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작한 부엌 매거진 <볼륨2>. 미니멀리스트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은 들춰봤을 《심플하게 산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의 저자들을 만나 미니멀리스트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짚어보았다. 불필요한 것을 최소화한 라이프스타일의 실천 방법부터 제품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어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켜줄 책이다.
- BOOK3오늘도 비움(신미경, 북폴리오)워커 홀릭, 쇼퍼 홀릭으로 늘 바쁘고 조급하게 살던 칼럼니스트의 미니멀라이프 4년 동안의 경험이 담긴 책. 뷰티, 패션, 쇼핑,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직접 겪은 생각과 고민, 생활을 함께 느끼며 홀가분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더불어 넉넉해진 통장 잔고’라는 문장에 이르면 심플 라이프에 매료되지 않고는 버틸 수 없을 것이다.
- BOOK4우리의 미니멀 생활 일기(SE편집부, 미메시스)살림 고수의 인스타그램을 보듯 심플한 컷과 친절하고 재미있는 문장으로 이루어진 책. 일본의 파워 인스타그래머와 블로거 24인의 기록은 생활에 바로 적용해도 좋을 아이디어로 미니멀라이프를 쉽게 받아들이도록 돕는다. 작게나마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고 싶다면 추천한다.
정언주, 천태영 부부의 집을 보면서 고유의 스타일을 만드는 건 트렌드에 재빠르게 반응하는 예민함보다 살면서 익힌 노하우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