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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선, 서진권 가족의

여유로운 시골 생활 정착기 제주 메종드메이

On September 07, 2016

서울에서의 복잡한 생활을 뒤로하고 여유로운 삶을 즐기기 위해 제주로 내려온 주미선, 서진권 부부. 불편함을 감수하고 만족하며 살아가는 그들의 제주 정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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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카페로 운영되던 카페 메이. 메종드메이는 얼마 전 카페를 숙소로 개조해 객실 두 채를 펜션으로 운영하고 있다.

본래 카페로 운영되던 카페 메이. 메종드메이는 얼마 전 카페를 숙소로 개조해 객실 두 채를 펜션으로 운영하고 있다.

본래 카페로 운영되던 카페 메이. 메종드메이는 얼마 전 카페를 숙소로 개조해 객실 두 채를 펜션으로 운영하고 있다.

제주에 내려온 지 얼마나 되셨나요.
전 서울에서 의상 디자이너로 일했고 남편은 IT 쪽에서 18년간 근무했어요. 아이가 태어나고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가 힘에 부쳐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아기와 함께 있는데 갑자기 섬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이왕 섬에서 살 바엔 좋은 섬에서 살아보자는 생각에 제주에 내려가 살자고 남편에게 제안했고, 내려온 지는 2년 반이 돼가요.

제주에서도 특별히 한동리에 터를 잡은 이유가 있나요.

제주에 살기로 결심하고 제주를 한 바퀴 돌았어요. 그리고 이곳이 마지막 지점이었죠. 서울에선 서교동에 오래 살았어요. 이 동네는 근처에 애월, 성산 등 비교적 번화한 곳이 근접해 있어 시골에 있는 홍대 앞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재미있는 콘셉트의 레스토랑과 카페, 책방이 많죠. 시골이지만 심심하지 않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이름도 맘에 들었어요. 한라산에서 제일 동쪽에 있는 마을이라 한동리라고 이름 붙인 거래요.

박공지붕과 블랙&화이트 컬러로 깔끔하게 마감한 공간 등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여요.
인테리어 디자인을 옐로우페이퍼에 의뢰했어요. 서울에서 활동하다 제주도로 내려온 젊은 인테리어 그룹이죠. 저도 의상 디자인을 전공했던 터라 고집이 있는데, 제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정말 감동받았어요. 현장에 자주 내려오지 못해서 이미지를 주로 보내며 콘셉트를 잡아갔어요. 3월에 공사를 시작해 10월에 이사 왔으니 공사 기간이 꼬박 7개월 걸린 셈이죠. 제주라는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보면 7개월의 비교적 긴 공사 기간도 만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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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공간이 주미선, 서진권 부부가 살림집으로 사용하는 곳이다.

왼쪽 공간이 주미선, 서진권 부부가 살림집으로 사용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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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화이트 컬러의 인더스트리얼 무드로 꾸민 메종드메이 객실. 소파, 책꽂이 등의 가구는 주미선 대표가 서울에서 직접 구매해 제주로 가져왔다.

블랙&화이트 컬러의 인더스트리얼 무드로 꾸민 메종드메이 객실. 소파, 책꽂이 등의 가구는 주미선 대표가 서울에서 직접 구매해 제주로 가져왔다.

제주에 집 짓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인가요.
대부분 힘들게 지어요. 제주로 이사 와서 시공사와 함께 작업하다, 결국 얼마 못 가 직접 짓는 일도 비일비재하죠. 집을 짓다 스트레스가 심해 머리나 이가 빠졌다는 분도 본 적 있어요. 살이 빠지는 건 기본이고요. 흔히 제주로 이사 온다고 하지 않고 이주한다고 하는데, 아마 그것도 이유일 거예요.

메종드메이를 만들며 특별히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서울에서도 집을 지어봤어요. 그땐 공사 현장이 바로 옆이라 하루에 한 번씩 진행 사항을 확인하러 갔었죠. 그러다 보니 안 봐도 되는 것들을 마주하게 돼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어요. 건축주와 건축가의 의도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제가 너무 개입했던 것이 문제였죠. 그래서 이번엔 원하는 이미지만 전달하고 7개월 동안 다섯 번 정도 방문했어요. 내려오고 나서 시공한 분과 주민 사이에 언쟁이 있었다는 소식을 접했죠. 나중에 인사드리며 죄송한 마음을 전했지만 아직 화가 안 풀리신 것 같아요. 제가 현장에 있었으면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원만하게 풀었을 수도 있는 문제였어요. 건축주가 현장에 너무 없어도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어요. 그 중간을 지키는 것이 참 힘든 것 같아요.

골로 내려오길 참 잘했다 싶은 점이 있다면요.

살면서 비현실적인 풍경을 자주 봐요. 특히 구름이 없는 날엔 노을이 멋져요. 하늘과 바다의 색이 같을 때도 있어요. 밤에 별이 쏟아지듯 떠 있는 광경도 볼 수 있고요. 며칠 전엔 돌고래들이 해안가에 와서 놀다가는 모습도 봤어요. 여름엔 한치 잡이 배 수천 척이 조명을 켜고 바다에 떠 있는 모습이 장관이에요. 과일, 채소를 텃밭에 심으면 풍성하게 잘 자라고요.

살다보면 불편한 점도 있을 텐데요. 적응하기 어려웠던 부분은요.

불편한 점이라면, 벌레가 많다는 거? 특히 지네가 많이 사는데 지금은 익숙해졌어요. 언제, 어디서 나오는지 직감으로 알아챌 경지에 올랐죠. 특히 비오기 전날은 100%예요. 마당의 잡초를 그대로 두면 뱀이 들락거리기도 해 어쩔 수 없이 열심히 잡초를 제거하죠. 또 기반시설이 부족한 점도 사는 데 불편해요. 정월대보름에 부럼을 까먹다 손을 크게 베었어요. 119에 전화했더니 시내 병원까지 가는 데 1시간은 걸릴 거라고 해서, 다친 손으로 직접 운전해 병원에 갔어요. 가면서 아기나 노인분이 갑자기 아프면 큰일 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아참, 동네 길고양이에게 간식을 몇 번 준 적이 있는데, 그중 한 마리가 보은으로 집 앞 현관에 뱀을 잡아다 놓은 적도 있어요. 이젠 적응이 돼서 괜찮아요.

자연을 누리며 살다 보면 아이의 성격이나 생활, 건강 등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아요. 아이와의 시간도 자연스레 많아질 것 같고요.
아이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땐 바다를 무서워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바다에 가자고 졸라요. 짬이 생기면 함께 바다에 가서 스노클링을 하며 열대어들을 관찰해요 서울 살 땐 집 앞에 병원이 있어서 조금만 아파도 데려갔어요. 하지만 제주는 병원도 멀고 해서, 웬만해선 집에서 보살피다 보니 이젠 감기도 걸리지 않을 만큼 건강해졌죠. 아기가 유치원에 다니는데 시에서 많이 지원해줘요. 현장학습으로 아쿠아플라넷에 가기도 하고요. 시에서 지원해주니까 부담이 덜하죠. 운동장엔 잔디가 깔려 있고, 영어 원어민 선생님도 계시고요. 굳이 영어마을에 안 가도 영어를 재밌게 공부할 수 있어요. 다만 유치원이 아니면 동네에 또래 친구가 없어 조금 외로워하는 것 같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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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감 좋은 리넨을 사용한 침실.

촉감 좋은 리넨을 사용한 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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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좋아하는 손님을 위해 각 객실에 일리 커피머신을 들였다.

커피를 좋아하는 손님을 위해 각 객실에 일리 커피머신을 들였다.

여가 시간은 어떻게 보내나요.
남편이 낚시를 좋아해요. 어느 날은 바다에서 문어를 잡아왔어요. 서른 마리를 잡은 적도 있어요. 저희 가족이 먹기엔 너무 많아서 주변 분들에게 나눠줬는데, 그래도 많이 남더라고요. 하지만 지금은 잘 잡지 않아요. 문어를 남획하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꼭 필요하지 않으면 잡지 않으려고요. 문어에게도 미안하기도 하고. 저는 근처 공방에서 도자기를 배우고 있어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나요.
방명록을 보고 운 적이 있어요. 엄마와 아들이 함께 왔는데 어머님 인상이 참 고우셨어요. 다른 손님들께도 늘 하던 서비스를 해드렸는데 고마우셨는지 포도 한 박스를 주셨어요. 그분들이 돌아가시고 방명록을 보니 분명 두 분이서 오셨는데, 남편 이야기가 있었어요. ‘그때 당신과 함께 왔던 제주도를 이렇게 또 방문했다’고 쓰여 있었죠. 아마 돌아가신 남편 분께 편지를 써놓으신 것 같았어요. 방명록을 보고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나요.

제주로 귀촌하려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요.
도시와 시골은 삶의 방식이 달라요. 당연히 불편함을 감수하셔야 해요. 도시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받지도 않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잖아요. 시골은 달라요. 도시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불합리한 부분도 있어요. 제주 마을은 친인척이 모여 사는 집성촌이 많아요. 그래서 더욱 조심해야 해요. 노크도 안 하고 대문을 여는 분도 있고, 주차 문제로 손님이 묵고 있는 방문을 두드리는 분도 있었죠. 하지만 분쟁이 커지면 결국 저에게 돌아오는 피해도 커지게 돼요. 융통성 있게 참고 넘겨야 하는 부분이 생기기 마련이죠.
 

손님이 퇴실하고 나면 주미선, 서진권 부부의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침대보를 갈고 바닥 청소를 하는 등 다음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직접 청소한다.

손님이 퇴실하고 나면 주미선, 서진권 부부의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침대보를 갈고 바닥 청소를 하는 등 다음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직접 청소한다.

손님이 퇴실하고 나면 주미선, 서진권 부부의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침대보를 갈고 바닥 청소를 하는 등 다음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직접 청소한다.

휴식을 취하며 제주의 석양을 감상하도록 배려한 뒤뜰의 작은 테라스.

휴식을 취하며 제주의 석양을 감상하도록 배려한 뒤뜰의 작은 테라스.

휴식을 취하며 제주의 석양을 감상하도록 배려한 뒤뜰의 작은 테라스.

도시보다 시골 생활이 더 빠듯하다는 이야기도 들리는데, 메종드메이는 어떤가요.
서울에서 직장에 다닐 땐 적어도 7시 30분엔 일어났던 것 같아요. 제주에선 8시쯤 일어나서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숙박 손님들이 오시는 오후 4시 이후의 시간은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어요. 도시 생활에 비하면 많이 여유롭죠.

복작복작한 서울이 그립지 않나요.

문화적으로 충족되지 않을 때 서울이 그리워요. 물론 도시와 시골의 장단점이 존재하지만 도시의 매연 냄새가 맡고 싶을 때도 있어요. 올해 초 서울에 한 번 다녀왔어요. 김포공항에 내리니 기분이 날아갈 것같이 좋았는데 1시간 정도 지나니 갈 데도 없고 차도 많고 복잡해 제주로 다시 내려왔어요. 아직 도시의 때가 다 벗겨지진 않았지만 지금의 생활에 만족해요. 앞으로의 계획도 세웠어요. 종달리에 게스트하우스와 독채 민박 중간 개념의 숙소를 만들 예정이에요. 그때가 되면 완전히 제주 아낙이 되어 있겠죠. 그때 또 발걸음해주세요. 언제든 반갑게 맞이할게요!  

서울에서의 복잡한 생활을 뒤로하고 여유로운 삶을 즐기기 위해 제주로 내려온 주미선, 서진권 부부. 불편함을 감수하고 만족하며 살아가는 그들의 제주 정착기.

CREDIT INFO

기획
김수지 기자
사진
양우상
취재협조
메종드메이(010-3617-1521, www.maisondemei.com)
디자인
옐로우페이퍼(blog.naver.com/yp_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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