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인스타그램 네이버포스트 카카오 스토리 유튜브 네이버TV캐스트 블로그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SPECIAL

PART 3 해외의 재생 건축

다시 살아나는 마을과 도시

On June 21, 2016

도시 재생과 마을 만들기는 전 세계적인 붐이다. 휘황찬란했던 옛 도심에 어느샌가 빈집이 늘어나고, 전통 가옥이 슬럼으로 변하는 현상은 시차만 있을 뿐 세계 많은 도시가 겪는 비슷한 현상이다. 외국의 도시 재생과 마을 만들기를 살펴보는 일은 우리에게 집과 도시를 바라보는 새로운 안목, 넓은 시야를 제시한다.

영국 리버풀의 낙후된 건물과 다리 밑 등을 시민들이 쓸 수 있는 공공장소로 바꿨다.  ⓒKeith Hunter

영국 리버풀의 낙후된 건물과 다리 밑 등을 시민들이 쓸 수 있는 공공장소로 바꿨다. ⓒKeith Hunter

영국 리버풀의 낙후된 건물과 다리 밑 등을 시민들이 쓸 수 있는 공공장소로 바꿨다. ⓒKeith Hunter

2015년 터너상을 수상해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한 마을 살리기 프로젝트. ⓒKeith Hunter

2015년 터너상을 수상해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한 마을 살리기 프로젝트. ⓒKeith Hunter

2015년 터너상을 수상해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한 마을 살리기 프로젝트. ⓒKeith Hunter

ⓒKeith Hunter

ⓒKeith Hunter

ⓒKeith Hunter

ISSUE 1 젊은 청년들의 마을 살리기 프로젝트

‘이제 마을 만들기도 현대미술’, ‘영국 최고 권위 상 31년 만에 단체 수상’. 지난해 말 세계 미술계를 놀라게 하며 각국 언론 매체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소식이 있었다. 한 해 동안 가장 주목할 만한 전시나 작업을 선보인 현대미술 작가에게 수여되는 터너상(Turner Prize) 수상자 때문이었다. 주인공은 30대 젊은 건축가와 디자이너 18명이 모인 집단, 어셈블(Assemble)이었다. 수상 이유는 영국 중부 항구 도시 리버풀의 낙후된 공공 주택 단지를 되살려낸 공로 때문이었다.

이곳은 극심한 실업과 경제난으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발생했던 곳이기도 하다. 지역의 오래된 공공 주택 단지 그랜비 포 스트리츠(Granby Four Streets)는 1900년대부터 우리나라 가리봉동처럼 노동자들의 생활 터전인 집합 주택 단지가 있었던 곳으로 주거 환경이 열악했다. 인종 차별과 실업난으로 1981년 폭동이 일어난 후 시 정부가 집들을 사들이면서 주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떠나 슬럼화됐다. 어셈블은 거주자들이 떠난 빈집을 리모델링하고 실내에 독특한 정원을 만들었다. 버려진 주유소를 극장으로 개조한 ‘시네롤리움(The Cineroleum)’, 우범 지역인 고속도로 다리 밑을 문화 공간으로 만든 ‘폴리 포 어 플라이 오버(Folly for a Flyover)’, 제당소 일대 건물을 예술가들의 작업장으로 만든 ‘야드하우스(Yardhouse)와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변하는 놀이터(Baltic Street Adventure Playground) 등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 맞선 도시 재건과 개발에 대한 새로운 접근. 예술과 디자인, 건축의 공동 작업을 통해 공동체가 살아난 대안을 보여준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가벼운 재료를 사용해 만든 현대식 구조를 전통 가옥 사이에 삽입해 후통(胡同)을 되살리는 프로젝트. ⓒ People’s Architecture Office

가벼운 재료를 사용해 만든 현대식 구조를 전통 가옥 사이에 삽입해 후통(胡同)을 되살리는 프로젝트. ⓒ People’s Architecture Office

가벼운 재료를 사용해 만든 현대식 구조를 전통 가옥 사이에 삽입해 후통(胡同)을 되살리는 프로젝트. ⓒ People’s Architecture Office

ⓒ People’s Architecture Office

ⓒ People’s Architecture Office

ⓒ People’s Architecture Office

ISSUE 2 베이징 전통 가옥, 새로운 마을이 되다

‘좁은 골목길’이라는 뜻의 후통(胡同)은 수백 년 전부터 이어온 중국의 전통 가옥, 쓰허위엔(四合院)과 함께 도시를 이루는 마을의 가장 작은 단위였다. 그러나 2000년대 중국의 경제발전과 무분별한 도시 개발로 위기에 내몰렸다. 특히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막무가내식 도시 개발이 진행되면서 대규모 철거 작업으로 후통과 쓰허위엔은 사라져, 현재 베이징을 중심으로 1000여 개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원래 쓰허위엔은 건물 가운데에 중정을 둔 ㅁ자형 구조의 단층 주택으로 ‘마당집’이라고도 불렀지만, 주민들이 거주지를 늘리기 위해 임시 구조물을 덧붙이면서 중정은 사라지고 낡은 공간과 쓰레기가 가득 차며 낙후된 지역으로 전락했다. 정부는 뒤늦게 후통을 보호 지역으로 정하고 보전하려고 했지만 이미 사라진 지역을 복원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가장 유명한 후통인 ‘다실라’는 서울의 인사동과 흡사하다. 시 중심인 톈안문(天安門) 광장 근처에 있고 전통적인 상점들이 대거 몰려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의 젊은 건축가 그룹인 피플즈 아키텍처 오피스(PAO)는 다실라에서 ‘플러그인’ 방식으로 마을을 새롭게 살리고 있다. 이들은 2014년부터 이동이 편한 가벼운 재료를 사용해 일종의 모듈러(조립식) 구조를 제안했다. 보존 가치가 있는 전통 가옥의 원형을 최대한 유지하되 현대식 공간을 삽입하는 획기적인 구조다. 2년 사이 15개 프로젝트를 완료했고 추가로 더 진행할 계획이다. 게다가 본인들이 직접 개조한 가옥으로 이사해서 사라진 중정을 살리고 전시장과 사무실, 주방 시설을 이웃과 공유하며 사용하고 있다.
 

 2013년 작업한 칠레 중부 도시 콘스티투시온의 ‘Villa Verde Housing’ 초기 공사 모습. ⓒELEMENTAL

2013년 작업한 칠레 중부 도시 콘스티투시온의 ‘Villa Verde Housing’ 초기 공사 모습. ⓒELEMENTAL

2013년 작업한 칠레 중부 도시 콘스티투시온의 ‘Villa Verde Housing’ 초기 공사 모습. ⓒELEMENTAL

거주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현재의 모습. ⓒELEMENTAL

거주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현재의 모습. ⓒELEMENTAL

거주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현재의 모습. ⓒELEMENTAL

2010년 작업한 멕시코 몬테레이의 ‘Monterrey Housing’.  ⓒRamiro Ramirez

2010년 작업한 멕시코 몬테레이의 ‘Monterrey Housing’. ⓒRamiro Ramirez

2010년 작업한 멕시코 몬테레이의 ‘Monterrey Housing’. ⓒRamiro Ramirez

ISSUE 3 반쪽짜리 좋은 집

칠레 건축가 알레한드로 아라베나(Alejandro Aravena)는 2001년 칠레 산티아고에 ‘엘리멘탈(Elemental)’을 설립하고 칠레, 미국, 멕시코, 중국, 스위스 등에 2500개 이상의 저렴한 주택 유닛을 디자인해 공급했다. 그는 거주민이 참여해 직접 집을 완성하는 ‘완성형 주거(Half-finished housing)’를 고안해 저소득층이 사는 집을 짓는다. 특히 ‘반쪽짜리 좋은 집(half of a good house)’은 정부 보조금으로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을 짓되, 거주자가 나중에 손쉽게 증축할 수 있도록 공간을 남겨둔다는 아이디어. 예산과 공기를 획기적으로 줄일 뿐 아니라 가족의 변화나 경제 상황에 따라 집의 면적을 차차 늘려나갈 수 있다는 점이 독창적이다. 저가의 공공주택을 혁신적으로 짓는 이 방식은 집 한 채를 짓는 데 그치지 않고 마을과 도시를 살리고 공동체를 회복하는 대안이 됐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지난 1월, 프리츠커 건축상을 받았다. 역대 41번째 수상자다. 또한 올해 열리는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의 총감독을 맡았다. 



빈집을 고치고 있는 라이온건축사무소 식구들의 모습. ⓒcocoFLEUR  CHiKA

빈집을 고치고 있는 라이온건축사무소 식구들의 모습. ⓒcocoFLEUR CHiKA

빈집을 고치고 있는 라이온건축사무소 식구들의 모습. ⓒcocoFLEUR CHiKA

메지로 화이트 맨션의 공사 후 모습. ⓒcocoFLEUR  CHiKA

메지로 화이트 맨션의 공사 후 모습. ⓒcocoFLEUR CHiKA

메지로 화이트 맨션의 공사 후 모습. ⓒcocoFLEUR CHiKA

ISSUE 4 다시 채워지는 도쿄

일본 도쿄의 빈집 현상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된 지 오래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실거주자가 사라진 집들이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2013년 기준 전국 총 주택 수 6063만 채 가운데 13.5%인 820만 채가 빈집으로, 도쿄 역시 그 비율이 10.9%에 이르며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2033년에는 빈집이 30.2%로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일본 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빈집이 늘면 도심 공동화 현상이 심각해지고, 치안과 안전 문제가 생기며, 독거노인의 복지와 삶의 질 향상에도 빨간 불이 켜진다. 비워지는 도시는 점차 유령 마을로 변해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도시의 가장 근간이 되는 마을 역시 하나둘 사라지게 된다.

일본의 젊은 건축가 시마다 요헤이(嶋田洋平, 라이온건축사무소 대표)는 《우리들의 리노베이션 마을 만들기》를 출간하고 직접 지역을 활성화하고자 부동산 회사까지 만들었다. 그는 낙후된 일본 남부 기타큐수 지방에서 건물주들에게 빈 점포의 구조를 바꾸고 임대료를 낮추게 해 상권을 부활시킬 수 있도록 힘을 쏟았다. 그는 이 경험을 토대로 리노베이션스쿨도 열었다. 1년에 2번씩 열리는 모임에 학자들은 물론 상인들과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들도 함께한다. 저성장 시대라 신축 프로젝트는 점점 줄지만, 이미 지어놓은 주택이 많으므로 빈 곳을 활용하는 리모델링에 일찌감치 주목한 것이다. 그의 대표작인 ‘메지로 화이트 맨션’은 원래 지은 지 45년이나 된 낡은 건물로, 13가구 중 6가구가 빈집이었다. 한 집만 고치면 큰 효과가 없으므로 다른 방들까지 빌린 뒤 건물 전체를 리노베이션했다. 비용은 임대인과 건축가, 건물주가 부담했다. 일반적으로 임대를 하면 내부 공간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없지만, 이 방법으로는 임대인이 원하는 대로 바꾸어 살 수 있다. 이 사례는 건축가의 역할과 사회적 참여 그리고 빈집에 새 숨을 불어넣는 마을 만들기의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 심영규는 한양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건축문화예술 전문지 〈SPACE(공간)〉에서 건축 전문기자로 일했다. 현재 공간(空間)을 공감(共感)하는 ‘공감 여행가’로 건축 문화 예술을 넘나들며 다양한 분야의 컬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shim091@gmail.com)

도시 재생과 마을 만들기는 전 세계적인 붐이다. 휘황찬란했던 옛 도심에 어느샌가 빈집이 늘어나고, 전통 가옥이 슬럼으로 변하는 현상은 시차만 있을 뿐 세계 많은 도시가 겪는 비슷한 현상이다. 외국의 도시 재생과 마을 만들기를 살펴보는 일은 우리에게 집과 도시를 바라보는 새로운 안목, 넓은 시야를 제시한다.

CREDIT INFO

심영규(건축 전문 기자)
사진제공
베이징 디자인 위크, 사진제공 프리츠커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