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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골목과 도시, 공공시설의 리바이벌 - 살기 좋고 안정된 주거 단지

삼선동 장수마을

On June 17, 2016

겉보기엔 허름한 주택가이지만 이곳 주민들은 “참 좋아졌다”고 말한다. 재개발의 진통을 슬기롭게 넘어서고 견고한 삶의 터전을 만든 장수마을 이야기.

사적지인 서울 성곽 아래 옹기종기 모여 앉은 장수마을 전경. 골목 깊이 차가 들어갈 수 없어 신축이나 대대적인 수리는 어렵지만 지붕을 새로 덮고 골목을 정비하며 환경을 개선해나가고 있다.

사적지인 서울 성곽 아래 옹기종기 모여 앉은 장수마을 전경. 골목 깊이 차가 들어갈 수 없어 신축이나 대대적인 수리는 어렵지만 지붕을 새로 덮고 골목을 정비하며 환경을 개선해나가고 있다.

사적지인 서울 성곽 아래 옹기종기 모여 앉은 장수마을 전경. 골목 깊이 차가 들어갈 수 없어 신축이나 대대적인 수리는 어렵지만 지붕을 새로 덮고 골목을 정비하며 환경을 개선해나가고 있다.

높낮이가 들쑥날쑥하던 계단이 반듯하게 정비되고 오르내리는 어르신들의 보행을 돕기 위해 축대 한쪽에 핸드레일을 설치했다.

높낮이가 들쑥날쑥하던 계단이 반듯하게 정비되고 오르내리는 어르신들의 보행을 돕기 위해 축대 한쪽에 핸드레일을 설치했다.

높낮이가 들쑥날쑥하던 계단이 반듯하게 정비되고 오르내리는 어르신들의 보행을 돕기 위해 축대 한쪽에 핸드레일을 설치했다.

다사다난 장수마을의 지난 9년

서울시 성북구 삼선동. 총 168채 주택이 있던 삼선4동의 다른 이름은 장수마을이다. 서울의 경계 낙산 자락 구릉지에 천막과 판자로 지은 무허가 주택들이 그대로 마을을 형성한 동네다. 2004년 철거 재개발 예정 구역으로 지정된 후 2013년 말 재개발에서 해제되고 지금의 안정된 마을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지난 9년간 장수마을에는 많은 일이 있었다. 처음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된 후 마을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주민들은 언제 떠나야 할지 모르는 공간을 돌보지 않았고, 골목길은 갈라지고 깨진 채 방치됐다. 투자 목적으로 외부인이 사놓은 빈집이 늘어나고 주민들이 하나둘 흩어지는 시기를 지나며 동네는 슬럼 같은 분위기로 변했다. 서울 성곽이란 사적과 문화재인 삼군부총무당 보호 등을 이유로 재개발이 한 해 두 해 미뤄지고 동네는 점점 낙후되가며 장수마을 주민들은 지쳐갔다.

마을의 오랜 역사를 알 수 있게 장수마을 박물관을 열고, 주민들이 소장하고 있던 옛 물건들을 기증받아 전시하고 있다.

마을의 오랜 역사를 알 수 있게 장수마을 박물관을 열고, 주민들이 소장하고 있던 옛 물건들을 기증받아 전시하고 있다.

마을의 오랜 역사를 알 수 있게 장수마을 박물관을 열고, 주민들이 소장하고 있던 옛 물건들을 기증받아 전시하고 있다.

이런 마을과 주민을 다시금 모아 일으킨 것은 다름 아닌 주민 자치 모임이었다. 당장 재개발을 기대할 수 없다면 대안으로 집을 보수해 살 만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냐는 화두 아래 주민들은 집수리를 위해 손재주 있는 사람을 모아 ‘동네목수’라는 이름의 마을 기업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비가 새는 지붕을 수리하고 무너진 벽에 미장을 더하는 정도의 리모델링이었다. 빈집을 고쳐서 마을이 퇴락해가는 것을 막고 주민들이 모여 소통할 수 있는 마을 카페도 만든다면 동네가 보다 쓸 만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출발한 소박한 시작이었다.

 

집을 고치고 재단장해 사는 집들이 늘어가고 있다.

집을 고치고 재단장해 사는 집들이 늘어가고 있다.

집을 고치고 재단장해 사는 집들이 늘어가고 있다.

외부인의 눈에는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일지라도 이곳 주민들은 늘 오가는 길이 편해졌다고 말한다.

외부인의 눈에는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일지라도 이곳 주민들은 늘 오가는 길이 편해졌다고 말한다.

외부인의 눈에는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일지라도 이곳 주민들은 늘 오가는 길이 편해졌다고 말한다.

주민들의 노력과 의지가 지켜낸 마을 공동체

이렇게 자체적으로 재개발의 대안을 찾던 장수마을에 희소식이 들려왔다. 서울시 지원 정책이 전면 재개발 대신 주거 환경을 고쳐 사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주민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실질적인 연구가 시작됐다. 2013년 9월부터 4개월에 걸쳐 도시가스가 설치되고 하수관이 교체되며 무너진 축대가 다져지고 계단과 난간이 새로 생겼다. 동네 사람들이 모이기 쉬운 위치에 사랑방을 만들었고, 건물 하나를 비워 마을의 역사를 기록할 공간도 마련했다. 마을을 떠나지 않고 고쳐 살기로 마음먹은 주민들도 하나둘 늘어났다. 시에서의 지원뿐 아니라 자비를 들여 창호를 바꾸고 단열 공사를 하는 집들도 생기고 있고 새롭게 이사 오는 이웃들도 하나둘 늘고 있다. 쓰레기장을 개조해 주차장과 쉼터로 만들었고, 마을 사랑방에서 함께 밥을 지어 먹으며 삶을 나누는 건강한 마을공동체로 변모해갔다.

궁금증을 안고 모여드는 외부인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인근 대학교에서 재능 기부로 그려준 벽화의 대부분을 지웠다. 하지만 마을 초입에 손님을 마중하는 듯한 벽화는 남겨뒀다. 볕 좋은 날이면 동네 할머니들의 쉼터가 되곤 한다.

궁금증을 안고 모여드는 외부인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인근 대학교에서 재능 기부로 그려준 벽화의 대부분을 지웠다. 하지만 마을 초입에 손님을 마중하는 듯한 벽화는 남겨뒀다. 볕 좋은 날이면 동네 할머니들의 쉼터가 되곤 한다.

궁금증을 안고 모여드는 외부인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인근 대학교에서 재능 기부로 그려준 벽화의 대부분을 지웠다. 하지만 마을 초입에 손님을 마중하는 듯한 벽화는 남겨뒀다. 볕 좋은 날이면 동네 할머니들의 쉼터가 되곤 한다.

주민들은 더 이상 집이 춥지 않다고 말한다.

주민들은 더 이상 집이 춥지 않다고 말한다.

주민들은 더 이상 집이 춥지 않다고 말한다.

증개축을 반복하며 형성된 마을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어느 집 외관. 문이었다가 창으로 바뀌고 집 두 채가 연결된 흔적이 벽에 지문처럼 고스란히 묻어난다.

증개축을 반복하며 형성된 마을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어느 집 외관. 문이었다가 창으로 바뀌고 집 두 채가 연결된 흔적이 벽에 지문처럼 고스란히 묻어난다.

증개축을 반복하며 형성된 마을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어느 집 외관. 문이었다가 창으로 바뀌고 집 두 채가 연결된 흔적이 벽에 지문처럼 고스란히 묻어난다.

하지만 주민들은 마을이 유명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마을이 유명해지면 임대료가 올라 원주민이 떠나고 마을 공동체가 깨진다는 것을 한차례 경험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2010년 인근 대학교에서 재능 기부로 그려준 벽화도 상당수 지웠다. 호기심으로 삶을 들여다보고 일상이 흐트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장수마을 주민협의회에서는 이런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몇 가지 규칙을 정해 한목소리로 막아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장수마을에서는 주민들의 동의 없인 사적인 목적으로 장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햇살 좋던 봄날, 마을 초입 사랑방에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주민들의 모습이 정겹다. 조심스레 생활을 물으니 “한결 살기 좋아졌다”는 밝은 대답이 돌아온다. 큰 건물을 짓거나 벽에 그림을 그리는 대신 스스로 단단해진 주민들과 마을. 시와 관의 프로젝트도 끝나고 이제 마을을 만들어가는 것은 주민들의 몫으로 남았다. 이름처럼 장수마을이 오래오래 행복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건재하길 기대한다.

  • 위치
    서울시 성북구 삼선동4가

    누가
    장수마을 주민, 서울시, 성북구, ㈜동네목수, ㈜온공간연구소, ㈜구가도시건축 등

    기간
    2004~2015년 12월

겉보기엔 허름한 주택가이지만 이곳 주민들은 “참 좋아졌다”고 말한다. 재개발의 진통을 슬기롭게 넘어서고 견고한 삶의 터전을 만든 장수마을 이야기.

CREDIT INFO

기획
정사은 기자
사진
박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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