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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개척자, 리빙 바이어를 만나다

On January 06, 2016

리빙 디자인 시장이 지금처럼 커지기 전부터 남다른 브랜드 철학을 가지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개척자들이 있다. 이른바 리빙 프런티어라고 이름 붙일 만한 이들은 남다른 안목과 추진력으로 품질과 디자인이 좋은 해외의 가구, 소품 등을 발굴해 국내에 발 빠르게 소개하는 바이어이자 브랜드를 이끄는 리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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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디트 쇼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최혁재 대표.

디에디트 쇼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최혁재 대표.

INTERVIEW 1

THE EDIT 최혁재 대표

1960년대 설립되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조명 회사의 역사를 자랑하는 삼진조명. 삼진조명은 1970년대 아파트 건설 붐과 함께 각종 대규모 조명 작업을 진행하며 점차 호텔, 갤러리, 상업 공간 등에 쓰이는 고가의 장식 조명 분야에 진입해 선도적인 역할을 한 회사다. 기업의 뿌리를 간직한 채 새 이름으로 론칭한 ‘디에디트(THE EDIT)’는 바로 삼진조명의 세컨드 브랜드이다.

삼진조명이 건축가 및 인테리어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조명 설계 파트에 중점을 둔다면 디에디트는 대중이 좀 더 다가가기 쉬운 해외의 가구, 조명, 그리고 인테리어 소품을 셀렉해 판매한다. 디에디트의 모든 컬렉션 기획과 바잉을 진두지휘하는 최혁재 대표를 만났다.
 

공간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로돌포 도르도니(Rodolfo Dordoni)'의 가구.

공간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로돌포 도르도니(Rodolfo Dordoni)'의 가구.

공간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로돌포 도르도니(Rodolfo Dordoni)'의 가구.

1607년에 설립된 스웨덴 최고의 브라스, 실버 오브제 브랜드 '스컬투나(Skultuna)'.

1607년에 설립된 스웨덴 최고의 브라스, 실버 오브제 브랜드 '스컬투나(Skultuna)'.

1607년에 설립된 스웨덴 최고의 브라스, 실버 오브제 브랜드 '스컬투나(Skultuna)'.

가업을 물려받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학부에서는 경영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는 공간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뒤 전공을 살려 회사에 취직해 직장 생활을 하던 중 우연한 계기에 아버지 회사인 삼진조명에서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했고, 2003년부터 합류하게 되었어요. 어렸을 적엔 삼진조명의 공장 바로 위에 살며 일하는 직원들의 모습을 매일 보고 자랐죠. 조명에 대한 친근감이 항상 마음속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디에디트는 다양한 해외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바잉의 기준이 무엇인가요.
바잉은 2013년부터 준비했고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바잉은 하면 할수록 어려운데, 처음 봤을 땐 한국 시장에서 반응이 좋을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충족을 못 시키는 부분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도 많아요. 처음엔 디에디트의 이름으로 대중에게 많은 브랜드를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앞섰으나 지금은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문제점을 보완해가며 신중하게 선택한자는 기준을 가지게 됐습니다.

최근 조명뿐만 아니라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도 국내에 소개하고 있습니다.
국내 대부분의 리빙 편집 매장들은 여러 명의 디자이너가 속한 한 브랜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좀 더 세분화해 특정 디자이너의 라인에 집중하고 전개하는 방식으로 바잉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 브랜드를 독점했을 때 그 브랜드에 속해 있는 제품 중 컨셉트에 맞지 않는 것이 있어도 판매해야 하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죠. 콘셉트에 맞는 건축가나 디자이너를 선정한 뒤 그가 만든 가구, 오브제, 조명만을 선별해 들여오고 있어요. 또한 장인정신을 가지고 100여 년에 걸쳐 한 가지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에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4대에 걸쳐 오직 가죽의자만 만들고 있는 이태리의 '프래그(Frag).

4대에 걸쳐 오직 가죽의자만 만들고 있는 이태리의 '프래그(Frag).

4대에 걸쳐 오직 가죽의자만 만들고 있는 이태리의 '프래그(Frag).

디에디트의 가구와 소품은 하나의 콘셉트 안의 공간에서 어우러지는 힘이 있습니다. 바잉을 하는 디자이너 제품을 몇 가지 소개해주세요.
디에디트는 건축가가 디자인한 제품이 주를 이룹니다. 소박하고 엄숙한 절제미가 돋보이는 ‘페터 줌토르(Peter Zumthor)’, 실질적인 건축을 추구하며 모더니즘과 미니멀리즘의 계보를 잇는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 등의 가구가 있어요. 건축가로는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만 디자이너로서는 제품이 소개된 적이 없기 때문에 제품군이 있는 것을 모르는 분들도 있습니다.

어떤 과정을 통해 바잉을 결정하고 진행하나요.
전시나 해외 제품을 많이 모아놓은 토털 브랜드의 사이트를 기본적으로 참고합니다. 그 베이스 위에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거나 디에디트와 어울릴 법한 디자이너, 건축가의 작품, 그들의 작업, 즉 건축물에 썼던 가구나 제품을 찾아보기도 해요. 이런 식으로 리서치를 하다 보면 꼬리에 꼬리를 물듯 연관되어 마음에 드는 가구나 제품을 발견하게 됩니다.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박람회에서 상대 업체와 바잉에 관해 이야기하기에는 역부족이라 생각해 장기적으로 파트너십을 맺고 싶은 회사와는 개별 방문을 통해 바잉을 진행합니다.
 

1. 유려한 곡선이 돋보이는 '비아비주노(Viabizzuno)'의 조명, 2. 미니멀리즘의 대표적인 디자이너 '제스퍼 모리슨(Jasper Morrison)'의 테이블.

1. 유려한 곡선이 돋보이는 '비아비주노(Viabizzuno)'의 조명, 2. 미니멀리즘의 대표적인 디자이너 '제스퍼 모리슨(Jasper Morrison)'의 테이블.

1. 유려한 곡선이 돋보이는 '비아비주노(Viabizzuno)'의 조명, 2. 미니멀리즘의 대표적인 디자이너 '제스퍼 모리슨(Jasper Morrison)'의 테이블.

출장을 위해 해외에 갔을 때 꼭 방문하는 곳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1년에 서너 번 정도 외국에 나가는 편입니다. 예전에는 박람회나 전시장에서 열리는 브랜드 하나하나 놓치기 싫은 욕심에 꼼꼼히 자세히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박람회에 나온 브랜드들은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입지가 굳건하거나 신생 브랜드로, 디에디트의 기준에 맞는 가구들은 찾아볼 수 없었죠.

지금은 충분한 리서치를 통해 관심이 가는 디자이너의 공간이나 전시장의 위치를 찾아 방문합니다. 또한 갤러리도 자주 방문합니다. 자주 가는 밀라노에서는 디모레 갤러리, 비아비추노 갤러리에 꼭 방문해요.

영감을 받은 책이나 아끼는 책이 있나요.
건축가인 페터 줌토르가 쓴 《분위기》라는 책을 평소 침대 머리맡에 두고 심심할 때마다 열어봅니다. 저자 본인이 생각하는 좋은 건축에 대해 쓴 책으로 좋은 재료를 쓰거나 혁신적인 내용의 건축이 아닌 건물에서 우러나는 분위기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좋은 건축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리빙 제품을 바잉하는 사람으로서 공간 전체를 하나의 건축으로 보고 그 안을 채우는 가구와 소품이 공간 안에서 어떤 식으로 분위기를 만들어갈지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바이어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바이어는 해외 출장이 잦고 새로운 트렌드를 먼저 만나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개인적인 시간이 부족한 직업이기도 합니다. 일에 대한 열정이 없으면 버티기 어렵죠. 또한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소비자에게 다가가야 하는 직업입니다. 여행, 전시 등을 보며 안목을 키우고 실질적인 실무를 익히며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도 감각을 갖는 데 도움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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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샘 이사. 런빠뉴의 제품은 퀄키한 스타일로 가구와 소품이 주를 이루지만 클래식한 디자인에 뿌리를 두고 있어 복잡해 보이지 않고 조화로운 것이 특징이다.

이은샘 이사. 런빠뉴의 제품은 퀄키한 스타일로 가구와 소품이 주를 이루지만 클래식한 디자인에 뿌리를 두고 있어 복잡해 보이지 않고 조화로운 것이 특징이다.

INTERVIEW 2

LONPANEW 이은샘 이사

‘런빠뉴 (LONPANEW)’는 런던, 파리, 뉴욕의 머리글자를 조합해 만든 이름으로 전통과 트렌드를 조화롭게 지닌 세 개의 도시와 같이 오래된 가치를 재해석한 새로운 디자인의 스펙트럼을 보여주고자 하는 리빙 편집 매장이다. 독창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는 콘셉트 스토어이자 전 세계의 신진 디자이너를 소개하는 플랫폼으로 신선한 작품을 통해 공간에 활기를 불어넣는 방법을 제안한다.
 

런빠뉴 쇼룸의 모습.

런빠뉴 쇼룸의 모습.

런빠뉴 쇼룸의 모습.

공간에 원포인트로 힘을 줄 수 있는 아이템이 가득하다.

공간에 원포인트로 힘을 줄 수 있는 아이템이 가득하다.

공간에 원포인트로 힘을 줄 수 있는 아이템이 가득하다.

건축 잡지에서 기자를 했던 이력을 봤어요.
건축은 호흡이 긴 분야이지만 인테리어는 조명, 오브제를 달리하는 것만으로도 공간 분위기를 쉽게 전환할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어요. 건축 잡지에서 에디터로 일할 때 친구인 고가윤 대표가 런던에서 유학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런던에서 열리는 갤러리의 전시, 개성 있는 제품 등의 사진을 보내주곤 했어요. 당시 한국은 북유럽 스타일이 강세여서 퀄키(Quirky)한 스타일은 다소 기괴해 보이고 생소했어요. 고가윤 대표와 함께 국내 리빙 시장을 좀 더 풍성하게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런빠뉴 제품들을 바잉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보는 독창적인 스타일의 제품들로 오픈 당시 화제가 되었어요. 바잉을 할 때 기준은 무엇인가요.
런빠뉴는 ‘DO ART IN YOUR SPACE’를 모티프로 삼고 디자이너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고전적인 곡선과 화려한 장식이 환영받던 시대의 앤티크 찻잔에 새로운 장식을 더해 작품을 만드는 세라미스트이자 업사이클리스트 ‘멜로디 로즈(Melody Rose London)’, 16~18세기의 벽지·그림·가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클래식함과 모던함이 결합된 것이 특징인 ‘마인하트(Mineheart)’, 등 클래식한 아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과 고유의 스토리텔링이 있는 작품이 대표적인 예죠.

독특한 취향을 가진 손님이 많을 것 같아요.

런빠뉴 제품의 전체적인 주제는 퀄키라고 할 수 있어요. 퀄키는 비뚤어졌다는 뜻으로 ‘고정관념을 깨는 삐딱한, 일반적이지 않아 기괴한’ 정도의 의미로 통하는 말이에요. 런빠뉴에서 선보이는 클래식한 스탠드 조명이지만 색상이 핫 핑크이거나 전통적인 모양이지만 금색 손잡이가 달린 찻잔 등이 대표적인 퀄키 스타일이에요. 취향이 독특하거나 젊은 사람들만 좋아할 것 같지만 기본적으로 클래식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이기 때문에 중년층이나 오랫동안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고 집 꾸미기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개성 있는 원 포인트 소품으로 많이 찾는 편이에요.

어떤 과정을 통해 바잉을 결정하고 진행하나요.
고가윤 대표는 워낙 취향이 독특하고 사교성이 좋아 런던 유학 시절 작가와 디자이너들과의 친분을 많이 쌓았습니다. 초반에는 고가윤 대표가 런던에서 사귄 친구들의 작품을 위주로 런빠뉴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런빠뉴의 작가들의 친구들이 자발적으로 작업을 보여주고 있고 런빠뉴의 콘셉트와 맞는 작가라면 바잉을 결정하고 있습니다. 협업 중인 브랜드에서 소개받는 경우도 있어요. 전통적인 찻잔과 소서에 현대적인 패턴을 입혀 역동적인 테이블 세팅을 연출하는 브랜드인 ‘리차드 브렌든’의 경우 ‘멜로디 로즈’의 소개로 론칭하게 되었지요. 바잉이 결정되면 작가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요. 디자이너 제품만 취급하기 때문에 제작 기간이 한 달 정도 소요돼 소량씩 주기적으로 받고 있어요.
 

영국의 장인들에 의해 소량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마인하트'의 제품.

영국의 장인들에 의해 소량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마인하트'의 제품.

영국의 장인들에 의해 소량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마인하트'의 제품.

1. '멜로디 로즈'의 왕관을 쓴 해골이 그려진 머그컵과 에스프레소잔 세트, 2. 클래식한 디자인의 스탠드. 색을 달리한 것 만으로도 이색적인 느낌을 준다.

1. '멜로디 로즈'의 왕관을 쓴 해골이 그려진 머그컵과 에스프레소잔 세트, 2. 클래식한 디자인의 스탠드. 색을 달리한 것 만으로도 이색적인 느낌을 준다.

1. '멜로디 로즈'의 왕관을 쓴 해골이 그려진 머그컵과 에스프레소잔 세트, 2. 클래식한 디자인의 스탠드. 색을 달리한 것 만으로도 이색적인 느낌을 준다.

각자의 역할이 있나요?
고가윤 대표가 전체적인 콘셉트나 그림을 그리면 제가 실질적인 측면에서 제품을 셀렉합니다. 제품을 보는 취향이 같아서 다행히 이견이 있었던 적은 없어요.

바잉을 위해 외국에 방문했을 때 꼭 방문하는 곳이 있나요.
해외 방문이 있을 경우 되도록 많은 리빙 숍을 방문하려고 합니다. 특히 런던의 햄스테드 공원 근처에 위치한 디자이너들의 개인 스튜디오를 자주 방문해요. 매년 9월에 열리는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에는 꼭 참석해요. 도시 전체가 디자인 전시를 하는 페스티벌로 런빠뉴와 어울리는 새로운 작가를 만날 수 있는 근사한 기회가 생기는 현장이죠.

바이어의 취미는 특별할 것 같아요.
이사님의 취미는 무엇인가요. 혼자 있는 시간을 갖고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도산공원에 위치한 북카페인 애슐린에서 아트북을 보는 것도 좋아해요. 인테리어, 사진집을 보고 영감을 많이 얻습니다. 고가윤 대표는 독서를 좋아해요. 역사, 건축, 디자인, 아트 등 여러 분야의 책을 읽는데 대부분 외국에서 바잉을 할 때 사 온 것들이지요. 바잉을 위해 외국에 방문했을 때 제품 샘플보다 책을 더 많이 사는 편이에요.

국내에 곧 소개할 예정에 있는 브랜드가 있나요.

벽지, 가구를 곧 론칭할 계획이에요. 유럽에는 무궁무진한 패턴과 디자인의 벽지가 있어요. 벽 한 면에 벽지만 잘 시공해도 개성 있고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기 때문에 벽지에 대한 관심이 많아요.

바이어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현실과 이상을 적절히 타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무 이상적이기만 하면 아틀리에나 아티스트가 되어버려 편집숍 개념이 모호해지기 때문이에요. 마음에 드는 제품이 있더라도 대중의 취향과 편집숍의 취향을 적절하게 섞는 것이 성공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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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번드를 이끌고 있는 박찬호 대표는 오랫동안 중국 생활을 한 중국통이다.

서울 번드를 이끌고 있는 박찬호 대표는 오랫동안 중국 생활을 한 중국통이다.

INTERVIEW 3

서울번드 박찬호 대표

많은 리빙 편집숍과 브랜드들이 북유럽에 홀릭하고 있을 때 서울을 기점으로 중국과 일본을 잇는 ‘동아시아 리빙’ 제품을 소개하고 있는 서울번드. 박찬호 대표는 긴 역사와 동양 문화권만이 표현할 수 있는 이국적인 디자인에 주목, 새로운 리빙 실크로드를 꿈꾼다.
 

대나무 받침 대신 수분을 잘 흡수하는 테라코타로 제작해 음식을 더 촉촉하게 만들어주는 지아(JIA)의 스티머.

대나무 받침 대신 수분을 잘 흡수하는 테라코타로 제작해 음식을 더 촉촉하게 만들어주는 지아(JIA)의 스티머.

대나무 받침 대신 수분을 잘 흡수하는 테라코타로 제작해 음식을 더 촉촉하게 만들어주는 지아(JIA)의 스티머.

지아(JIA)의 티포트와 잔. 유약을 바르지 않은 흙으로 만들어 따뜻함이 더 오래 유지된다.

지아(JIA)의 티포트와 잔. 유약을 바르지 않은 흙으로 만들어 따뜻함이 더 오래 유지된다.

지아(JIA)의 티포트와 잔. 유약을 바르지 않은 흙으로 만들어 따뜻함이 더 오래 유지된다.

서울번드, 이름이 재미있어요.
한국의 수도 서울(Seoul)과 부두라는 뜻의 번드(Bund)를 결합한 ‘서울의 부두’라는 합성어예요. 오래전 나라 간 무역을 할 때 다 바다의 항구를 통했잖아요. 서울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리빙 제품을 주고받는 것이죠.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리빙 디자인을 전 세계에 소개하겠다는 의미입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번더(Bunder)라고 불러요. 각 나라에서 아시아의 보물을 찾아 서울로 보내주는 사람들, 번더들이 모여 서울번드가 운영되고 있어요.

리빙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살았어요. 중학교 때였나, 우연히 이케아를 알게 됐고, 매장에 갔는데 정말 신세계더라고요. 중국이다 보니 매장 규모도 엄청났거든요. 시간 날 때마다 이케아를 놀이터 삼아 구경하면서 리빙 분야에 대한 관심이 생겼죠. 대학은 한국에서 졸업했는데, 다시 상하이로 가 무역회사의 디자인 고문으로 일하다 보니 리빙 시장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요. 서울번드는 대학교 동기들끼리 모여 만든 스타트업이에요. 가구 디자인을 전공했기 때문에 리빙이라는 카테고리는 워낙 친숙했던 터라 서울번드를 제안했을 때 모두들 망설임 없이 함께하겠다고 했어요.

유럽을 중심으로 한 리빙 시장이 두껍게 형성된 국내시장에서 동아시아로 시선을 돌리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유럽과 북유럽 스타일을 따라 하는 브랜드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죠. 물론 소비자가 원하고 이윤을 위해 움직이는 게 시장의 메커니즘이지만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한국만의 개성이 없어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어느 나라에 가도 한국의 리빙 디자인에 대해 말도 못 꺼내고 유럽의 디자인을 따라 하는 아류라는 시선을 받는 게 싫었어요.

우리만의 훌륭한 보물이 많은데 말이죠! 가구 디자인을 전공하다 보니 제가 몸담고 있는 디자인 분야가 그런 취급을 받는 게 자존심이 상하더라고요. 익숙함에 사라져가는 우리만의 개성과 고유한 에너지를 소개하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우리는 아직 작지만, 이런 작은 움직임이 있어야 점점 커지고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하거든요. 먼 미래에 한국의 리빙 디자인이 한국만의 개성으로 비교 불가한 영역이 되고 국민들이 세계에서 자랑스럽게 한국의 리빙 디자인을 말하는 날을 위해 지금은 차근차근 스펙을 쌓아가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서울번드는 동아시아를 선택했고요.

어떤 기준으로 브랜드를 선정하나요? 선정 기준과 과정을 알려주세요.
나라, 브랜드, 디자이너, 제품의 콘셉트까지 다각도로 검토하는데 무엇보다 중시하는 점은 이 모든 것이 동아시아의 라이프스타일과 잘 맞는가 하는 거예요. 동아시아라는 큰 테마 속에서 어떤 주제를 갖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는가 하는 점도 눈여겨보죠.

 

1. 정모승연 스튜디오의 용마루를 모티브로 한 미니멀한 디자인의 스툴,  2. 1250씨의 파도라인. 크고 유려한 라인이 특징이다,  3. SYDESIGN의 미니 스티머. 찜기와 식기의 기능을 동시에 한다.

1. 정모승연 스튜디오의 용마루를 모티브로 한 미니멀한 디자인의 스툴, 2. 1250씨의 파도라인. 크고 유려한 라인이 특징이다, 3. SYDESIGN의 미니 스티머. 찜기와 식기의 기능을 동시에 한다.

1. 정모승연 스튜디오의 용마루를 모티브로 한 미니멀한 디자인의 스툴, 2. 1250씨의 파도라인. 크고 유려한 라인이 특징이다, 3. SYDESIGN의 미니 스티머. 찜기와 식기의 기능을 동시에 한다.

웨어가 대부분이에요.
소규모 인원이 운영하는 회사이기도 하고, 사람들이 ‘동아시아’라는 지역적인 특성을 들었을 때 진입의 벽이 가장 낮은 제품군이 테이블웨어라고 생각했어요. 가격 면에서도 가구보다 훨씬 저렴하니 구입할 때 덜 망설이게 될 테니까요

회사 입장에서도 배송 부분이나 제품 단가 등을 고려했을 때 무리 없이 들여올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판단했죠. 인테리어 소품, 의자나 조명, 가구까지 영역을 점점 확장할 계획이에요. 현재는 인터넷 사이트로만 운영하는데, 직접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봄에는 쇼룸을 오픈하려고 준비 중이에요.

바잉하는 제품을 소개해주세요.
제가 가장 애정을 가진 브랜드이기도 하고, 실제로 반응이 좋은 브랜드는 바로 ‘JIA(지아)’입니다. 중국에 있는 백화점 편집 매장에서 발견했는데,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 함께 중국 문화와 전통적인 공예품들을 요즘 스타일에 맞게 재해석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브랜드죠. 디자이너의 아이디어와 중국의 전통 장인들의 손길이 만나 만들어진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어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미 반응이 뜨거운 브랜드예요.

그중에서도 스티머는 한나라 때부터 음식 찌는 방법에 사용된 중국의 대표적인 제품이지만 지금도 많은 가정에서 사용하는 물건이에요. 또 냄비와 뚜껑은 불연성의 세라믹을 사용해 사기그릇에 비해 열 저항성이 높아 높은 온도에서도 쉽게 갈라지지 않죠. 가스레인지는 물론 오븐, 전자레인지에까지, 요즘 주방에 최적화된 제품이에요.

대만을 베이스로 하는 3,CO의 티포트도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제품이에요. 차 전문가, 셰프들과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전문성을 부각시키고 있는데, 이건 디자인의 도출 방식이 재미있어요.

국내에 곧 소개할 예정인 브랜드가 있나요.
홍콩 백자의 고향인 중국 징더전(경덕진) 장인들과의 컬래버레이션 작업으로 유명한 ‘라티튜드 22N(Latitude 22N)’이라는 브랜드입니다. 홍콩의 작은 공방에서 소량 제작하는데 중국의 도자기를 베이스로 대만의 야시장 풍경을 주제로 한 제품으로 소장가치가 매우 높아요.

리빙 디자인 시장이 지금처럼 커지기 전부터 남다른 브랜드 철학을 가지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개척자들이 있다. 이른바 리빙 프런티어라고 이름 붙일 만한 이들은 남다른 안목과 추진력으로 품질과 디자인이 좋은 해외의 가구, 소품 등을 발굴해 국내에 발 빠르게 소개하는 바이어이자 브랜드를 이끄는 리더들이다.

CREDIT INFO

기획
박솔잎, 김수지 기자
사진
김준영, 박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