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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의 보물 창고 크리에이터들의 아틀리에 (2)

라이프스타일 크리에이터 윤숙경, 어반 유토피아를 꿈꾸는 작업실

On September 09, 2015

화가에게는 화실이, 공예가에게는 공방이, 사진가에게는 스튜디오가, 요리사에게는 부엌이 그들의 아틀리에다. 창의적인 일을 하는 크리에이터들의 작업실에는 일반 오피스와는 다른 밀도와 에너지가 있다. 치열하게 고민하는 창작 과정과 영감의 원천이자 생활의 흔적들로 풍성하게 채워진 공간. 작가의 개성과 작업의 비밀이 숨어 있는 보물 창고. 개성 넘치는 7인의 크리에이터들의 행복한 아틀리에를 찾았다.


옥수동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작업대에서 분갈이를 하고 있는 윤숙경 대표.

미싱 공장 최고의 환골탈태기

‘가장 좋은’, ‘최고’를 뜻하는 ‘베리(Very)’와 ‘물건’, ‘사물’을 뜻하는 ‘띵즈(Things)’. 이 두 단어를 합쳐 만든 ‘가장 좋은 것’, ‘최고의 것’이라는 의미를 가진 ‘베리띵즈(Verythings)’. 

베리띵즈는 ‘어반 유토피안 리빙 (Urban Utopian Living)’을 모토로 삼고 활동하는 크리에이터 윤숙경 대표와 디자이너 한미리로 구성된 크리에이터스 그룹이다. 

5년간 패션 마케터로 일했던 윤숙경 대표는 영국 여행 중 접한 공원 문화에 매료됐고, 그 길로 영국에서 공 원 브랜딩에 대한 심도 있는 공부를 했다. 음식 문화와 자연에 대한 이슈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 는 이들은 알프스산맥과 같이 광활하거나 대단하고 멋진 자연이 아닌 우리 곁에 두고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디자인 알레에서 열린 ‘헤이 마켓’, 100인의 사람들이 색다른 방식으로 음식을 즐길 수 있었던 퍼들하우스의 오프닝 행사, 최근 도산공원에 오픈한 ‘퀸마마 마켓’의 공간 디렉팅 등 그들의 작업은 주로 전시 설치, 공간 디렉팅, 출판 등에서 접할 수 있다. 

베리띵즈의 작업실은 옥수동에 있다. 낡은 공장을 개조한 건물 3층에 자리한 작업실은 사무 공간, 넓은 미 팅 공간, 휴식 공간, 주방으로 구성됐다. 공간 디자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윤숙경 실장이 맡아 진행했다. 

“처음 이곳을 소개받았을 때 너무 막막했어요. 미싱 공장이었거든요. 공사를 하기로 마음먹고 제일 먼저 한 일은 공간을 답답하게 가로막고 있는 벽을 원형으로 뚫는 것이었어요. 결과적으로 각 공간이 서로 이어 지듯 공기가 흐르게 됐어요”


구슬모아당구장에서 전시했던 의 액자와 구조물을 데커레이션에 활용했다. 자연스러운 색감의 화분 은 베리띵즈에서 곧 판매할 예정


대리석으로 마감한 수돗가. 벽의 상단은 페인트칠을 하려고 했으나 지금의 러프한 모습이 맘에 들어 그대 로 두기로 했다.


사무 공간에서 사용하는 토네트 체어. 과하지 않게 배치한 식물이 윤숙경 대표의 디테일한 감각을 보여준 다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을 만큼 큰 원은 실제로 드나들 수 있는 연결 통로가 되기도 하고, 작업실 전체 공간 이 중첩되어 보이며 액자를 보는 듯 더없이 입체적인 뷰를 만든다. 

또한 작업실 전체의 중심 역할을 하는 두 기둥에 천장보를 얹어 복도처럼 연출해 심리적으로 공간을 구분 지었다. 

완공하기까지는 두 달의 시간이 걸렸다. 마감재, 페인트 색 하나하나 고심했기 때문이다. “마음에 드는 타일 규격을 국내에서는 구할 수 없어 30×30cm 크기의 타일을 구입한 뒤 하나하나 반으로 잘랐어요. 주로 식물을 재료로 작업하기 때문에 수돗가를 크게 만들어 작업의 효율을 높였어요. 수돗가는 타일과 어울리는 대리석으로 마감했습니다.” 

수돗가 주변에 놓인 식물, 도구가 담긴 트롤리, 식물 사진 액자와 에메랄드빛 돌. 무심하게 툭툭 놓은 듯하 지만 공간의 흐름, 재료 간의 어울림을 하나하나 고심하고 놓았을 그녀의 모습이 그려진다.


빼곡히 꽂힌 자연, 음식, 디자인 분야 서적.


원형으로 뚫린 벽면 너머로 사무 공간이 보인다. 창문에는 창틀이 없는 폴딩 도어를 설치해 정겨운 동네 풍경을 여과 없이 즐길 수 있다.


베리띵즈는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새로운 뷰가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신기한 공간이다. 모두 윤숙경 대표 가 디자인한 것으로 그녀의 열린 시각만큼 다양한 장면을 만들어 낸다.

리얼 라이프, 리얼 띵즈

작업실 안쪽은 주방으로 꾸몄다. 윤숙경 대표가 그동안 모은 그릇과 컵을 진열해놓은 그릇장을 파티션으 로 활용해 작업 공간과 주방 공간을 구분한 점이 인테리어 팁으로도 활용할 만 했다. 색감이 다양한 작업 공간과 달리 주방과 그 안쪽의 다이닝 공간은 각기 다른 마감재를 우드 톤으로 통일해 작업실에 앉아 주방 을 바라보면 색다른 재미가 있다. 

베리띵즈의 작업실은 ‘쇼룸형 오피스’이기도 하다. 톨릭스 웨어하우스의 구선우 대표가 윤숙경 대표의 안 목과 감각을 믿고 작업실에 가구와 조명, 소품 등을 선뜻 내준 것. 디자이너 조 콜롬보의 암체어, 아르네 야 콥센의 세븐체어, PH 4/3 조명, 톨릭스 책장 등 하나하나 눈여겨볼 만한 디자이너의 가구들이 가득하다. “베리띵즈 작업실에 있는 화분, 가구, 심지어 쓰고 있는 펜까지 이 공간에 있는 모든 것이 판매할 수 있는 리얼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물건만 만나는 편집숍이 아닌 실생활에서의 쓰임 과 취향과 감성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요. 자연과 음식에 관련된 책들도 셀렉해 판매할 예정입니다. 중고 서적도 서로 교환해서 볼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아요. 베리띵즈만의 작업실이 아닌 사랑방처럼 누 구나 드나들며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해요.” 

불과 2년 전만 해도 ‘도시의 가드닝’이라는 단어는 어렵고 생소하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은 꽃을 판매 하는 카페도 하나둘 생겨나는 추세. 자연과 건강한 음식 문화, 일상의 물건들을 버무려 새로운 감각의 라 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베리띵즈. 그들이 보여줄 또 다른 삶의 방식을 기꺼이 즐겨보자.


마르살라 컬러로 통일한 팬던트 조명을 설치한 주방. 각기 다른 디자인을 매치해 재미를 줬다. 입구를 아 치형으로 꾸민 다용도실이 보인다.


윤숙경 대표의 사무 공간.

화가에게는 화실이, 공예가에게는 공방이, 사진가에게는 스튜디오가, 요리사에게는 부엌이 그들의 아틀리에다. 창의적인 일을 하는 크리에이터들의 작업실에는 일반 오피스와는 다른 밀도와 에너지가 있다. 치열하게 고민하는 창작 과정과 영감의 원천이자 생활의 흔적들로 풍성하게 채워진 공간. 작가의 개성과 작업의 비밀이 숨어 있는 보물 창고. 개성 넘치는 7인의 크리에이터들의 행복한 아틀리에를 찾았다.

CREDIT INFO

기획
<리빙센스> 편집부
캘리그래피
조영주
기획
김수지 기자
사진
박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