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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ARTIST’S HOME · 꿈을 바느질하는 디자이너

도나 윌슨의 동화 같은 런던 집

On October 30, 2014

런던 동부 끝자락에 위치한 19세기 빅토리안 하우스에는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익살스러운 동물들과 온기 넘치는 수공예품들로 가득하다. 도나 윌슨의 예술과 공예는 이곳에서 행복한 꿈으로 다시 태어난다.

도나가 꿈꾸는 완벽한 하루의 한 장면. 쉬는 날이면 존, 일라이와 함께 정원을 가꾸거나 맛있는 요리를 하면서 온종일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연못과 오리가 있는 집 근처의 숲으로 산책을 가곤 한다.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도나 윌슨은 스코틀랜드 출신의 텍스타일 디자이너다. 북쪽 애버딘 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녀는 여전히 고향의 아름다운 농장을 떠올리며 에너지와 영감을 얻는다. 자연 속에서 동화 같은 유년 시절을 보내고, 아마추어 예술가였던 할머니에게 영감과 응원을 얻은 그녀는 영국 왕립예술학교에서 텍스타일을 전공했다. 2003년 졸업 전시에 내놓은 작품이 완판되는 전설을 쓰기도 한 그녀는 11년이 흘러 전 세계에 두터운 팬 층을 둔 디자이너가 되었다.

도나의 컬러풀하고 상상력 넘치는 작품은 담요, 쿠션, 도자기, 목각인형, 의류 등 다양한 창작물로 선보인다. 지난해에는 10주년 기념 전시를 개최하고, 오랫동안 준비한 이사도 했다. 꿈꿔 오던 정원 있는 집에서 도나는 남편 존, 아들 일라이와 함께 셀레는 마음으로 인생의 다음 챕터를 여는 중이다.

크리처들(creature, 도나는 작품을 생명 있는 존재라 부른다) 중 가장 좋아하는 러비와 그의 친구 도비.

MY FIRST HOME
물가 높은 런던에서 마련한 첫 내 집

사과나무 한 그루가 열린 작은 정원 앞으로 붉은 벽돌집이 자리하고 있다.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둔 이 집은 런던에 있지만 시골 어딘가에 온 듯 전원적인 느낌을 주는 아늑한 공간이다. 물가 높은 런던에서 오랫동안 월세로 살아온 도나와 존은 가족의 첫 집인 지금의 공간을 찾는 데만 1년이란 시간을 들였다.

“지난가을, 아늑한 정원으로 둘러싸인 시골 코티지 같은 이 집을 만났어요. 보자마자 반했죠. 가족의 특색을 잘 살릴 수 있는 근사한 공간이었어요. 복도를 보곤 쾌재를 불렀지요. 런던에서 복도가 있는 집을 갖는다는 건 정말 럭셔리하잖아요.”

나무의 작은 조각을 체크나 기하학적 무늬로 다양하게 모아 붙이는 방식의 파케이(parquet) 마루와 빈티지 가구의 사용으로 멋스러운 거실. 집 안에서 가장 컬러풀한 이 공간은 도나 윌슨의 컬렉션을 한데 모아놓은 갤러리 같다.

소파, 의자, 퍼프는 모두 영국의 하우스 스타일 브랜드 SCP를 위해 디자인한 제품. 벽에는 예술가 친구들인 아비 미첼(Abi Mitchell)의 리놀륨 판화, 에린 매킨타이어(Erin McIntyre)의 종이 반죽 고양이 얼굴을 배치해 위트를 주었다. 도나 윌슨의 스테디셀러인 부엉이 쿠션 옆으로 스톡홀름 디자인 하우스 스티그 린드버그(Stig Lindberg)의 쿠션이 놓여 있다. 그는 요즘 도나가 가장 많이 영감을 받는 디자이너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좌) 높은 천장이 주는 공간감은 그녀가 이 집의 매력에 빠져든 이유 중 하나다. 오래전 전쟁 때 폭격을 맞은 한쪽 건물은 원래의 2층이 아닌 하나의 공간이 되었다. 친구 또는 가족을 초대해 요리를 즐기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곳으로 어른들을 위한 소셜 스페이스다. 존이 이베이에서 찾아낸 에콜의 빈티지 테이블과 의자가 노스탤지어 라이트(Nostaligia Light)와 어우러져 공간에 오래된 느낌을 자아낸다. 테이블과 벽난로 위의 액자는 존이 직접 만든 것.

(우)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복도 공간. 감각 좋은 존이 작업실 주변에서 반쪽짜리 테이블을 득템해 전화 테이블과 함께 매치했더니 빈티지한 멋이 난다. 창가 앞 에콜 의자는 지난해 도나 윌슨 10주년 전시를 위해 새롭게 제작한 것. 그 옆으로 피트 헤인 이크의 아이 의자가 놓여 있다.

집이 정원으로 둘러싸여 있어 주방 너머로도 싱그러운 자연이 액자처럼 걸린다. 주방 벽면에는 접시를 붙여 경쾌하게 연출했다. 도나의 접시 컬렉션과 함께 스티그 린드버그의 나뭇잎 접시도 보인다.

도나, 존, 일라이, 사랑스러운 가족의 행복한 휴일.

(좌) 아이 방과 부부 침실 그리고 욕실이 위치한 1층. 구르둔 릴라 군라우그스도티르(Gudrun Lilja Gunnlaugsdottir)의 작품과 함께 도나의 아트 페인팅이 예술적 감성을 전한다.

(우) 정원이 내려다보이는 근사한 욕실에는 단독 욕조가 비스듬히 놓여 있다. 페이퍼 아티스트 롭 라이언(Rob Ryan)의 작품과 스튜디오 토르트 본체(Studio Tord Boontje)의 종이로 만들어진 미드서머 라이트 샹들리에가 동화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집의 꼭대기 층에 있는 아담한 다락방. 페인팅으로 맑은 하늘빛을 낸 게스트룸에는 도나 윌슨의 사랑스러운 크리처들이 둥지를 트고 있다.

HAND-CRAFT HOUSE
공예의 감성으로 채운 집

텍스타일로 공간에 컬러와 생동감을 주는 도나 윌슨과 가구 디자인으로 책장, 테이블 등의 하드웨어를 담당하는 존은 지난가을 이곳으로 이사한 후 천천히 집을 꾸미고 있는 중이다. 집 안 곳곳을 장식한 모든 아이템은 도나의 친구들이자 디자이너들의 작품이다. 최근 들어 영국에 ‘공예’가 더욱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지만, 그녀에겐 새로운 이슈가 아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삶은 예나 지금이나 일상이기 때문이다.

‘메이드 인 브리튼(Made in Britain)’에 큰 의미를 부여해온 도나의 집에는 롭 라이언의 기묘한 종이 아트, 다이닝룸에 길게 내려온 영국 노스탤지어 라이트, 토르트 본체의 레이스 샹들리에를 닮은 조명 등 영국 작가의 작품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단지 디스플레이만이 아니라 작가들을 후원하고, 작품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는 그녀만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도나의 모든 제품 역시 영국에서 생산된다. 크리처는 스코틀랜드 오니크에서 제작하고, 블랭킷과 쿠션은 갈라쉴즈(Galashiels)에서, 세라믹 제품들은 스토크 온 트렌트(Stoke-on-Trent)에서 만든다.

지금보다 좀 더 한가해질 수 있다면, 꼭 자신의 세라믹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도나는 햇살이 부드럽게 스며드는 오션 뷰의 작업실에서 도기 제조와 페인팅을 하는 시간을 꿈꾼다. 그녀가 존경하는 스티그 린드버그가 그랬듯이 말이다.

크리처들과 함께 신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행복한 아기, 일라이.

동화 속 니트 월드를 선사한 일라이 방. 얼마 전 어린이 액티비티 책에서 영감을 얻어 아이방을 형광 분홍색의 거미줄로 장식했다. 작업은 아직도 진행 중. 엄마 도나는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방에 살고 있는 일라이가 자신의 방이 ‘보통’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익살스럽게 말한다.

평화로운 일요일 오후, 부지런한 워킹맘 도나의 작업실에서는 일라이 그리고 크리처들의 행복한 웃음이 쏟아져 나온다.

Rainy Day pop-up shop
작업실과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팝업숍 습격!

자연을 모티브로 한 일러스트, 화려하고 사랑스러운 색감, 팔다리가 길고 머리가 두 개이거나 눈이 이마 꼭대기에 붙은 희귀한 동물들 등 도나의 모든 작품에는 상상력과 위트가 넘친다. 2014 밀라노 디자인 위크, 메종&오브제 파리 박람회를 시작으로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인 그녀는 스스로 한계에 도전했다. SCP를 통해 아프리카 공예품을 닮은 우븐 디테일의 ‘블록&픽스’ 시리즈와 울 소재를 영국 웨일즈 지방의 전통적인 직물 가공법으로 제작한 ‘필드 데이’ 시리즈를 선보였다. 새롭게 디자인한 카리브(순록)과 고래 캐릭터를 넣은 블랭킷, 쿠션, 인형도 매력적이다.

그 밖에도 다양한 종류의 패브릭 컬렉션, 영국 존 루이스 백화점과 협업한 아기 옷, 여성 니트웨어 시리즈 등 그동안 접하지 못한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이며 제품군을 확장했다. 이 모든 창작물은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기간 중에 열린 ‘비 오는 날 팝업숍(Rainy Day pop-up shop)’에 소개되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좌) 나 윌슨의 작품은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어진다. 유형별로 같은 제작 과정을 거치지만 손으로 만들기 때문에 형태는 모두 다르다. 그녀 표현으로 5명의 ‘환상적인 팀’이 주문, 배송 관리, 웹사이트 운영 및 바느질과 디자인까지 거의 모든 부분에서 협력한다.

(우) 책상 앞 벽에는 2015 s/s 컬렉션의 인스퍼레이션 이미지 조각들이 붙어 있다.

2014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기간 중 열린 도나 윌슨의 팝업숍.

창가 앞에 놓인 나무 인형(Wooden Doll)의 갖가지 표정.

작업에 바쁜 도나와 크리처들 속에서 마냥 행복한 일라이. 자연, 가족, 꿈, 음악, 도자기, 북유럽 디자인 등 그녀는 일상의 많은 것들에서 영감을 받고 작품에 반영한다.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리는 무지갯빛 빗방울 아래로 니트 크리처들이 자유롭게 위치해 있다. 팝업숍에서 크리처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도나 윌슨. 그녀의 작품은 국내 다양한 리빙 편집숍과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다.

런던 동부 끝자락에 위치한 19세기 빅토리안 하우스에는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익살스러운 동물들과 온기 넘치는 수공예품들로 가득하다. 도나 윌슨의 예술과 공예는 이곳에서 행복한 꿈으로 다시 태어난다.

CREDIT INFO

진행
김일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