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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정원박람회에서 배우는 홈 가드닝

On October 16, 2013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9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찾는 발걸음은 아직 늦지 않았다.

지난 4월부터 전라남도 순천에서는

국제정원박람회가 진행되고 있다. 꽃이 만발했던 남도의 봄과 유난히 뜨거웠던 여름을 지나 순천은 어느새 가을의 문턱 앞에 서 있다. 우리가 뒤늦게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 다녀온 것은 그곳의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두 번의 계절 옷을 갈아입는동안 화려한 색채는 조금 바래졌지만, 각기 다른 콘셉트로 꾸민 83개의 정원을 통해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가드닝 아이디어를 담기 위해서다.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플라스틱 박스, 기름통, 폐목을 재활용한 업사이클 정원부터 독특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한 정원까지, 정원의 변신은 한계가 없었고, 가드닝의 방법은 무궁무진했다.

이번 박람회는 버려질 뻔했던 수목과 바위로 산책로를 꾸미고 갈대로 울타리를 만들어 자연으로의 회귀를 표방한 친환경 박람회다. 총 11개의 세계 정원과 61개의 참여 정원, 11개의 테마 정원으로 구성되어 평소에 볼 수 없었던 진귀한 정원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가드닝’이라는 말이 낯설게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실제로 가드닝은 그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흔히 볼 수 있는 단독주택의 마당과 아파트의 베란다 텃밭도 일종의 정원이다. 때문에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훌륭한 가드너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수많은 정원 중 가장 실용적이고 아름다운 11개의 정원을 뽑았다. 올 가을,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이곳에서 당신이 멋진 미래 정원을 꿈꿀 수 있도록 말이다.

  • 기간 ~10월 20일까지
    위치 전라남도 순천시 풍덕동, 오천동 일원, 순천만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9시(8월 31일까지), 오전 9시~오후 7시(9월 1일~10월 20일까지)
    입장료 성인 1만6천원, 청소년 1만2천원, 어린이 8천원
    문의 1577-2013, www.2013expo.or.kr
도심 속 나만의 텃밭, <네이처 다이닝>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소박한 재료들을 활용해 작은 정원을 만들었다. 버려진 플라스틱 박스 위에 대리석 상판을 올려 다이닝 테이블을 만들고, 박스 여러 개를 원하는 높이로 쌓거나 서로 연결해 화분, 스툴, 테이블로 재활용했다. 쌓아올린 박스들에는 그림을 그려 넣어 더욱 유쾌한 재미를 줬다.
몇몇 플라스틱 박스 안에는 재배가 쉬운 채소, 허브 등을 심어 도시에서도 저렴한 비용으로 간단하게 텃밭 정원을 조성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 박스 배치 방법에 따라 좁은 공간에서도 재현할 수 있어 실용적인 정원이다.

추억을 찾아 떠나는 여행, <일상>

지나간 시간을 주제로 한 이곳은 추억을 찾아가는 사색의 공간으로 정원을 조성했다. 원형의 동선은 라이프 서클로 시간의 흐름을 나타냈으며 아기 전용 의자, 자전거, 공중전화 등 각각의 오브제들은 시계 방향의 동선에 따라 어린 시절부터 노후까지의 일상을 담아냈다. 자작나무 숲이 있는 순백의 정원을 통해 잊고 지냈던 기억을 찾아 명상을 즐길 수 있고, 곳곳에 이끼로 꾸민 공간들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혼자만의 공간을 표현했다. 디딤돌을 따라 정원을 걷다 보면 지나온 세월을 찬찬히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위)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자연 힐링, <맑은 숨>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을 위한 자연 치유의 정원이다. 단순히 감상하는 정원이 아닌 쉼터로서의 역할을 강조한 이곳은 천연 자재로 만든 가제보 쉼터를 배치하고, 개울가에 족욕 샘터를 만들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전체적으로 건축과 정원이 조화를 이뤄 아름다운 조감을 연출하고 있으며 활용할 수 있는 공간 또한 다양하다. 허브 식물을 비롯한 다양한 꽃과 나무를 식재해 자연의 향기만으로 심신의 피로감을 줄이고, 이를 통해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꿀 수 있게 하는 정원이다.

(아래) 감각적인 유럽식 스타일링, <프랑스 터치 정원>

여자들이 좋아하는 핫핑크 컬러 자동차가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프렌치 스타일의 업사이클 가든인 이곳은 구형 시트로엥을 배치하고 보닛을 제거한 뒤 식물을 분재한 독특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시트로엥 자동차가 그 자체로 화분 겸 오브제 역할을 하면서 정원의 핵심 소재로 재탄생했다.
그 주변에는 플라스틱 음료 박스를 불규칙하게 쌓아 올리고 식물을 배치해 울창한 숲과 같은 정원을 만들었다. 또한 세계적인 와인 생산지인 프랑스의 정원답게 공중에 빈 와인병을 활용한 행잉 오브제를 더해 개성 있는 스타일링을 완성했다.

(좌) 사계절 내내 꽃이 시들지 않는 곳,

동화책을 펼쳐놓은 듯 아름다운 풍경을 품고 있는 정원이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행복이 더욱 커진다는 콘셉트로 만든 곳으로 다랭이논을 모티브로 한 독특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정원 곳곳에 계절 꽃이 순서대로 피어나 1년 내내 활짝 핀 꽃을 볼 수 있고, 각종 수생식물과 나무들을 심어 자연의 향기가 온몸으로 느껴진다. 빨간 대문의 미니 벽돌집에는 쉬어갈 수 있는 의자와 지금의 행복을 천천히 전해줄 느린 우체통이 자리 잡고 있어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가족에게 행복을 전하는 편지를 써볼 수 있다.

(우) 씨앗을 저축하는 은행식 정원, <하나 씨드뱅크 가든>

이곳은 지구 최후의 날을 대비해 씨앗을 모아두고 훗날 지구를 다시 복원시킨다는 의미로 4백여 개의 씨앗을 보관하고 있다. 정원은 낡은 화물용 컨테이너, 기름통, 폐목 등을 활용해 친환경 가드닝을 제시했으며 낙엽을 모아둘 수 있는 박스를 만들어 거름으로 재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버려지는 것들 또한 정원의 소재로 재창조될 수 있다는 자연 환원의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또한 이 정원은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자갈 정원을 조성해 가뭄에도 자연 상태의 강수량만으로 식물이 생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위) 소소한 가드닝의 행복, <정원 일의 즐거움>

가드닝 계획을 적어놓은 칠판과 벽에 걸어놓은 도구들은 그 자체로 정원의 데커레이션 요소다. 붉은 프레임 속 작은 정원에서는 화분을 기르고, 작은 텃밭을 통해서는 쌈 채소를 재배하는 소소한 재미가 가득하다. 자연의 소소한 노동은 인간의 삶을 건강하고 윤택하게 만들어준다. 많은 사람이 ‘가드닝’을 거창하게 생각하지만, 이처럼 단순한 작업들도 자연에 한발 가까이 다가갔다는 의미에서 가드닝에 포함된다. 이곳은 평소 그 가치를 잊고 살았던 공기와 물, 나무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느끼게 해주는 깨달음이 있는 정원이다.

(아래) 르네상스 예술의 서막, <이탈리아 정원>

평지가 적은 이탈리아에서는 구릉진 경사와 지형을 살려서 정원을 조성해 계단식 설계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막강한 부를 소유했던 메디치가의 후원 아래 건축, 조각, 회화, 문학 등 다양한 예술 장르가 발전했는데 정원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곳에 그대로 재현한 메디치가의 빌라 정원은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또한 분수, 수로, 조형물 등을 주요 소재로 사용하고 회양목, 꽃치자나무, 샐비어 등을 심어 구조와 패턴, 대칭 등이 전반적으로 매우 화려하다.

통제되지 않은 자연으로의 회귀, <영국 정원>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찰스 젱크스에게 자문을 구해 만든 영국 정원은 빅토리아 시대 폴리 팜 가든을 그대로 재현했다. 팜 가든은 꽃과 허브를 포함해 식탁에 바로 올릴 수 있는 채소가 함께 식재되어 있는 곳으로 정원을 일상 가까이 두고 즐겼던 영국인들이 가족 나들이를 하거나 결혼식을 올리기도 한 장소다. 영국 정원은 캔버스에 풍경화를 그린 듯 정원의 구도를 미리 계산하면서도 최대한 자연스럽게 전원의 풍경을 담아냈다. 잔디밭 사이에 놓인 오솔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영국의 국화인 장미꽃 향기에 흠뻑 취하게 된다.

(위) 강인한 생명의 에너지, <바위 정원>

바위틈 사이로 피어난 꽃과 나무가 운치 있는 경관을 연출하는 정원이다. 예부터 돌은 굳은 의지와 견고함을 상징해 십장생에 들어갈 만큼 귀하게 여겨졌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정원의 소재로 자주 활용된다. 바위 정원의 명물은 단연 6백 년 된 팽나무 한 그루다.바닷바람이 매서운 제주도 암반 지역에 살다 옮겨진 것으로 악조건 속에서도 스스로 몸에 구멍을 내 물이 스며들게 하는 등 놀라운 생명력과 강인함을 보여줬다. 그 밖에 소원을 이뤄주는 솟대와 고즈넉한 연못을 배치해 정통 한국식 정원을 완성했다.

(아래) 화려한 튤립의 향연, <네덜란드 정원>

세계 화훼사업을 이끄는 네덜란드는 유럽의 정원으로 불릴 만큼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네덜란드에 꽃이 피어야 유럽 사람들이 봄이 왔음을 실감한다고 할 정도다. 붉은색부터 짙은 자주색, 노란색, 흰색까지 다양한 품종의 튤립들이 저마다 본연의 색을 뽐내며 빛을 발한다. 정원의 중심부는 4개의 날개가 달린 커다란 풍차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육지가 바다보다 낮아 배수가 필요했던 네덜란드에서 가장 발달해 낮은 곳에 있는 물을 퍼 올리는 기능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정원의 멋진 조형물 역할을 해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9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찾는 발걸음은 아직 늦지 않았다.

CREDIT INFO

진행
이미혜 기자
사진
박병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