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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환경이 만나다, 디자이너 손준태의 친환경 주택

On October 16, 2013 0

어느 곳에서나 푸르고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이 눈에 들어왔다. 생태 건축이 무엇인지 배우고, 느끼고 돌아왔다.

▲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시간에 따라 움직이며 장식 없이 소박하고 조용한 공간을 채운다.

▲ 긴 데크 옆으로 개울물이 조용히 흐르고 뒤로는 산이 따뜻하게 감싸고 있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삶이 어떤 것인지 실감됐다.

▲ 왼 편의 집과 오른 편의 작업실 사이로 바람이 돌아나가고 햇볕이 들어온다.

네모, 세모를 형상화한 집

“자연과 집을 어떻게 함께 담아야 할 것인가가 건축의 시작입니다.” 생태건축사무소 ‘노둣돌’의 이윤하 대표가 말한다.
“깎아지른 듯한 산과 계곡의 물소리, 바람소리, 태양의 움직임을 담고 싶었어요. 건물 안, 생활하는 공간에서도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고민했죠.”

노둣돌에서 작업한 텍스타일 디자이너 손준태의 집은 움직이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건강한 생활이 가능하도록 고려해 만들었다. 혼자 지낼 곳이기에 주거 공간이 넓을 필요는 없었다. 넓은 부지에 딱 적절한 크기의 집을 짓고 밖은 그대로 두었다. 집 옆으로 계곡이 흘러 담을 세우는 대신 길게 데크를 깔아 개방적인 구조의 집을 지었다.

손준태 작가는 사람보다는 자연이 더 좋아서 전원생활을 결심했고, 노둣돌의 친환경 건축 철학이 마음에 들어 그곳에 작업을 의뢰했다. 어렸을 때 여행을 다녔던 기억과 부모님의 전원생활로 자연이 익숙하고 좋아 양평으로 이사를 결심했다. 데크와 중앙의 연못을 넘어 집으로 들어서며 손준태 작가가 지난여름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계곡과 뒷산을 보고 결정한 양평 라이프는 조용하고 포근했던 봄과 달리 의외로 시끌벅적한 여름이었다 회상한다. 담을 포기하고 자연과의 어우러짐을 택한 마당을 통해 힘차게 흐르는 계곡물소리, 동네 아이들, 휴가 온 피서객들, 낚시꾼들이 한데 모여 계곡에서 노는 소리까지 여과 없이 마당을 넘어 집 안으로 들어왔다. 여름에 손준태 작가의 집 주변은 그야말로 핫 플레이스였다. 짜증이 났을 법도 한데 그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얘기하듯 웃어넘긴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구경하자고 들어와요. 여기 뭐 하는 곳이냐며. 알고 보니 동네에 우리 집이 갤러리라고 소문이 났더라고요.”
그럴 법도 했다. ㄷ자 구조인 이곳은 살림집과 작업실 2개의 건물임에도 높이가 달라 외부에서 바라보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노출 콘크리트와 붉은 나무를 사용한 개방적인 형태의 집은 익숙하게 보아오던 집과는 분명 달랐다.

▲ 집 어디에서나 밖이 보인다. 1층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2층 브리지에서도, 거실 책장 사이로도.

▲(왼쪽) 손준태 작가가 심혈을 기울인 공간. 자작나무로 만든 수납장은 집에 놀러 오는 지인들의 아이들을 위해 놀이 공간 겸 침실 겸 만든 다용도 가구다.
(오른쪽) 바닥 마감재에 변화를 주어 주방과는 또 다른 분위기의 거실.

▲(왼쪽) 침대에 누우면 창밖으로 하늘이 펼쳐진다.
(오른쪽) 화장실 안쪽에 공간을 만들어 욕조를 두었다. 뒷산의 정취가 보이는 욕조 앞 창문은 액자 프레임 같다.

▲ 브리지를 사이에 두고 왼편은 침실, 오른편은 욕실과 손님 방을 둔 2층.

▲ 손준태 작가의 작품이 흰 벽에 담겨 군더더기 없이 단순하고 깔끔한 주방에 뚜렷한 인상을 남긴다.

▲ 앞마당이 한눈에 보이는 침실의 창문.

빼고 또 빼서 완성한 공간

집 안의 부실별 공간은 아담하고 심플하게 구성했다. 152㎡의 공간을 층을 만들어 나누고, 각 공간마다 콘셉트를 조금씩 달리했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집 내부가 한눈에 가늠되는 것이 싫어 2층으로 가는 계단을 만들고, 계단 아래 수납공간을 만들어 시야를 한 번 막았다.

현관 옆으로는 짙은 타르색 타일을 깔고 다이닝 테이블과 의자 외에는 아무것도 두지 않은 심플한 주방과 한 층 낮은 거실, 그 안쪽으로는 어머니가 가끔 와서 지내시는, 작은 고가구를 둔 하얀 오각 형태의 작은 방이 있다. 도형 3개가 연달아 붙어 있는 듯 재미난 구조다. 아늑한 느낌의 작은 공간을 선호하기도 하고 그간 관심이 많았던 공간 활용을 적극적으로 실현시킨 결과물이다.

디자인도 복잡한 것보다는 심플한 것을 선호한다는 그의 설명처럼 집 안에는 꼭 필요한 것 외엔 두지 않았다. 여러 가지가 복잡하게 섞이기 때문에 단점이 안 보이는 것뿐, 단순하고 명쾌한 것을 좋아하는 그의 성향이 인테리어에서도 엿보였다. 2층 역시 침실과 욕실, 손님방만 두었다. 불필요한 것들은 빼고 기본적인 것들, 제자리에 있어야 할 것들만 두었다. 손준태 작가가 손님방에서 연결되는 2층 데크를 보여주며 맨발로 성큼 나섰다.

“비가 오는 날 특히 좋아요. 비를 맞은 데크가 붉게 변하는데, 보고 있으면 정말 아름다워요. 다른 생각이 안 나요.” 전원생활에 한껏 매료된 그가 혼자 생각에 잠긴 듯 말을 이었다. 나이가 드니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도시의 답답함 그런 것들에 지치기도 하고, 단순하고 조용한 전원생활에 마음을 뺏기더라고, 보이는 것이 온통 산과 물, 하늘이니 생활이 조금 여유로워지고 조용해져서 그런 것 같다고.

4월에 입주해 봄과 여름을 났고, 이제 가을을 만났다. 계곡과 산으로 둘러싸인 이 집은 “지난여름이 그렇게 무더웠다며?”라고 말하게 할 만큼 시원했다. 에어컨 한 번 켜지 않고 보냈다. 동네 분들이 겨울은 상상 이상으로 추울 거라며 벌써 겁주기 반, 걱정 반으로 예고하셨다. 손준태 작가는 집 마감재가 차가운 소재인 탓에 걱정이 되면서도 겨울의 집 밖과 안은 또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고 말한다.

“4월에 집에 들어와 살기 시작했는데, 꼽등이나 연가시 같은 벌레들이 창문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거예요. 그런데 5, 6월 지나면서 싹없어지더라고요. 2층 데크는 비가 오면 신기하게도 개구리들이 올라와 있기도 하는데. 안쓰러워서 내려줄까 싶어 다음 날 올라가면 어느새 사라졌어요. 한 번은 마당에 나뭇가지가 떨어져 있기에 치우러 갔더니 뱀이더라고요. 지네도 집으로 들어오고. 지네는 5, 6월이 산란기라고 하더라고요. 별걸 다 알게 돼요. 벌레도 곤충도 때마다 달마다 나오는 것이 모두 다르고, 풀이 나는 것도 그렇고. 재밌어요. 밖이 변하니까 집 안도 함께 변하는 것 같아요. 도시에 살면 그냥 모르고 넘어갔을 것들을 알게 되니 전원생활이란 게 참 재미있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지내요.”
전에는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되는 일, 자연과 어우러지는 양평의 이곳에선 가능한 듯 보인다.

▲ 가까이 두고 싶었던 욕망의 작업실. 러프한 마감 처리로 집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주었다.

▲(왼쪽) 회벽에 마당을 가꾸는 장비들을 일렬로 매달았다. 숨은 공간을 찾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오른쪽) 집 뒤쪽으로 단차를 두어 차고를 만들었다.

어느 곳에서나 푸르고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이 눈에 들어왔다. 생태 건축이 무엇인지 배우고, 느끼고 돌아왔다.

Credit Info

진행
이지영 기자
사진
양우상(프리랜서)
촬영 협조
건축사사무소 노둣돌(02-776-3051)

2013년 10월호

이달의 목차
진행
이지영 기자
사진
양우상(프리랜서)
촬영 협조
건축사사무소 노둣돌(02-776-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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