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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역무원과 미래 기차역에서 만나요

지난 11월 경기도 광명역에 로봇 역무원이 나타났다. 이를 기획하고 연구한 한국철도공사 최성필 책임연구원과 대화를 나눴다.

UpdatedOn November 2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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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로봇 역무원을 직접 기획하고 연구하셨다고요. 우선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반갑습니다. 저는 한국철도공사에서 로봇, 스마트 내비게이션 개발 연구 등을 맡아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연구 과제는 철도 수송 수요 예측 연구와 공사 내의 현안을 해소하는 자체 R&D, 미래 철도를 구현하기 위한 국가 R&D로 나뉩니다. 최근에는 국가 R&D로 ‘철도 역사 내 안내 및 수하물 이송 자율 주행 로봇 개발·검증’ 과제, 그리고 한국산업기술진흥원 R&D인 ‘교통 약자를 위한 도시 철도 역사 내 맞춤형 스마트 내비게이션 개발’ 과제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로봇 역무원은 앞서 설명한 국가 R&D 과제를 거쳐 나온 중간 단계의 연구 성과물이지요.

Q. 지난가을 로봇 역무원이 광명역을 떠들썩하게 했죠. 로봇 역무원은 어떻게 탄생했나요?
A.
최근 디지털 경영이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경영 정책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지요. 사람이 하던 단순 반복 업무를 로봇이 대체해 여러 비용을 절감하는 겁니다. 사실 로봇 역무원은 2019년 초부터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광명역의 거대한 규모 때문에 출입구나 길을 찾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에 안내 로봇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한 것이지요. 다만 고객으로 붐비는 역사에 로봇을 도입했다가 동선 방해나 부딪힘 등 안전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잠시 보류했습니다. 그러던 2021년, 한국 최대 로봇 박람회인 로보월드를 참관했습니다. 한국 로봇 기술 동향을 살피던 중 기차역처럼 많은 사람이 모이는 대형 병원과 쇼핑몰에서 안전성을 검증해 ISO 국제 인증을 받은 자율 주행 로봇을 마주했지요. 이때 영감을 얻어 본격적으로 철도 역사에 로봇을 도입하는 방안을 궁리했습니다.

Q. 로봇 역무원이 실제로 한 일은 무엇인가요?
A.
역사 내 경로 동반 안내와 수하물 운반 기능을 수행해 고객에게 더 나은 철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역무원의 업무를 경감하는 역할을 합니다. 모바일 앱 코레일톡과 승차권 QR코드 정보를 연계해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특징입니다. 승객이 광명역 도착 20분 전에 코레일톡으로 로봇을 호출하면 로봇이 지정 장소에서 미리 대기합니다. 이후 승차권 QR코드를 로봇 카메라에 인식한 뒤, 캐리어 등 수하물을 로봇에 싣고 로봇 화면에서 목적지를 선택해 자율 주행으로 운반하게 합니다.

Q. 승객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A.
로봇 역무원은 11월 한 달 시범 운영 기간에만 운영했습니다. 아직 로봇이 생소한지 많은 고객님이 머뭇거리다가 운영 도우미에게 사용해도 괜찮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로봇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받고 나서는 철도 승차권 정보와 연계한 수하물 운반, 에스코트 안내 기능을 신기해하시며 굉장히 편리하다는 반응이었어요. 특히 아이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관심을 보이기도 해서 뿌듯했답니다.

Q. 로봇 역무원이 서비스를 제공하기까지 많은 부서와 협력했겠네요.
A.
물론입니다. 공동 개발에 참여한 자율 주행 전문 기업 트위니와 한국철도공사 관련 부서인 미래전략실, IT운영센터, 여객사업본부, 디자인센터, 광명역, 수도권광역본부 관계자분들의 협조와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무엇보다 연구원 내부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셨고, 여러 연구원분의 관심과 격려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지면을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Q. 책임연구원님이 앞으로 진행하실 연구가 더욱 궁금해집니다. 2024년에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A.
이번 시범 운영 결과 나온 개선점을 반영해 철도 역사 내에 로봇을 상용화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로봇 역무원 개발 사업은 2026년까지 단계별 검증을 거쳐 경기도 광명·충북 오송·부산역에 상용화할 예정이고, 챗GPT를 도입한 인공지능형 대화 기능 등도 추가할 계획입니다. 이 외에 산업통상자원부 국가 R&D인 ‘교통 약자를 위한 도시 철도 역사 내 맞춤형 스마트 내비게이션 개발’ 과제도 꾸준히 연구 중입니다. GPS를 지원하지 않는 철도역 내에서 모바일 앱을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내비게이션 길 안내를 제공하는 기술이지요. 이러한 연구가 결실을 거두어 고객이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철도를 이용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승객분들이 로봇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받고 나서는 철도 승차권 정보와 연계한 수하물 운반,
에스코트 안내 기능을 신기해하시고 굉장히 편리하다는 반응을 보였어요.
아이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관심을 보이기도 해서 뿌듯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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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남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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