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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을 향해, 충주

중앙탑이 물가에 우뚝 선 충북 충주는 고즈넉한 자연이 무게중심을 지키는 아름다운 도시다. 우륵이 가야금을 탄 풍류가 지금도 흐르는 듯, 다양한 작품이 충주를 찾았다.

UpdatedOn May 2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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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남쪽 끝과 북쪽 끝에서 사람을 각각 출발시키도록 해라. 그들이 어디서 만나는지 보자.” 785년에서 798년까지 재위한 통일신라 제38대 원성왕 시절의 전설이다. 보폭이 같은 두 사람이 걸었고, 마침내 마주치자 거기를 나라의 중심이라 여겨 탑을 세웠다고 한다. 국보로 지정된 탑평리 칠층석탑이라는 공식 명칭보다 중앙탑이라는 이름이 익숙한 탑에는 공식 기록 대신 이렇듯 정다운 이야기가 전한다. 현재 이름 충주 또한 한자 ‘충(忠)’을 파자하면 ‘중심(中心)’이니, 여러모로 재미있는 우연의 일치다.

충청도 지명의 한 축을 담당하는 충주는 고즈넉한 자연이 무게중심을 지키는, 산과 강과 들판이 어우러진 도시다. 남한강과 충주호, 우륵이 가야금을 탔다는 탄금대, 월악산국립공원과 수안보온천 등 전통 여행지에 이어 ‘차박’ 명소로 떠오른 수주팔봉, 비내섬, 앙성온천 등이 충주를 다시 찾게 한다. 소박한 풍경의 원도심에서는 착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충주 사람의 얼굴이 보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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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이 영상 제작자를 충주로 불렀다. 특히 접근하기 편하면서도 남다른 깊이가 느껴지는 충주의 자연은 인공물 없는 화면이 필요한 사극이나 북한을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 빛을 발한다. 비내섬이 대표적 예다. 갈대와 억새가 무성하고 사방으로 온통 자연만 눈에 들어오는 이곳에서 드라마 <정도전> <육룡이 나르샤> <징비록> 등을 찍었다. 6‧25전쟁 중에 남한 군인과 북한 군인이 조우해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영화 <서부전선> 배경도 비내섬이다. 어느 날 갑자기 전쟁터에 내몰린 평범한 개인에게 전쟁이 어떤 의미인지, 이념과 상황을 떠나 사람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귀한지를 말하는 작품의 화면을 비내섬의 자연이 감싸준다.

물론 충주가 어제의 모습에만 머무르진 않는다. 세운 지 1200년이 넘는 중앙탑 일대는 조각 작품을 군데군데 설치하고 산책로를 내어 공원으로 조성했다. 탑 아래에 둔 대형 달 모형이 독특한 분위기를 더한다. 21세기의 풍류다. 그 옛날에도 지금도 변함없는 물, 오래된 석탑, 오늘의 작품이 한눈에 잡히는 공원은 호젓하고 낭만적이라 혼자 사색하기에도, 사랑하는 이와 걷고 쉬기에도 좋다. 충주가 지금 국토의 진짜 중심은 아니지만 여행에, 추억에 중심으로 삼는 건 가능하다. 충주의 매력을 담은 작품이 여행의 힌트가 될 수 있겠다.

ⓒ 신규철

ⓒ 신규철

ⓒ 신규철

이곳에서 촬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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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RAMA

<빈센조>

#중앙탑공원, 탄금호무지개길

냉혹한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가 조직에서 배신당하고 한국에 와 마피아나 다름없는 거대 권력을 응징해 나간다. 음모, 폭력, 계략이 난무하는 가운데 작품에는 시종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독기 오른 주인공이 잠시 느슨해지는 곳이 충주의 수주팔봉, 중앙탑공원, 탄금호. 물과 산, 옛 석탑과 바람이 그에게 숨 쉴 구멍을 내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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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VIDEO

<개화>

#탄금대

가야의 우륵이 나라가 기우는 것을 보고 신라에 귀화하자 왕은 충주에 정착하게 했다. 고향과 나라를 잃은 망명객은 강가의 낮은 산에 올라 가야금을 연주했으니, 바로 탄금대다. 젊은 연주자가 여기서 다시 가야금을 탄다. 몽환적 소리를 내는 악기 핸드팬이 가야금 소리와 잘 어울린다. 탄금대 풍경도, 가야금 소리도 언제나처럼 고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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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

#활옥동굴

탈영병은 무조건 부적응자고 나쁜 사람이다? 군무 이탈 체포조인 D.P.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는 탈영병 뒤에 숨은 사연을 담아 내며 호평받았다. 6화에서 한 탈영병이 자신을 괴롭힌 상사를 납치해 끌고 간 곳이 활옥동굴이다. 극에서는 절박함과 분노를 극대화하는 배경이지만, 실제 활옥동굴은 관람용으로 예쁘게 단장하고 손님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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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불시착>

#비내섬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북한에 불시착한 세리가 북한군 장교 정혁을 만난다. 정혁은 세리가 남한에 돌아가도록 돕고, 귀환 예정 전날 마지막 소풍을 떠난다. 갈대와 억새 우거진 비내섬에서 즐겁고 애틋한 한때를 보내는 그들. 삶의 방식도, 가치관도 다른 두 사람이 아름다운 자연을 함께 바라보고 어느새 같은 마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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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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