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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로 떠나는 여행 스위스 쿠어

쿠어엔 고풍스러운 중세 거리의 낭만이 흐른다.

UpdatedOn December 2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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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를 빼고서 스위스를 제대로 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중세 시대 건물이 늘어선 구시가, 레스토랑·박물관·갤러리가 가득한 도심, 광활하게 펼쳐진 숲과 고개를 슬쩍 올리기만 해도 새하얗게 보이는 만년설….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쿠어는 유럽 여행자를 위한 깜짝 선물 같은 존재다. 기대한 만큼 만족스러운 여행이 되겠고, 기대하지 않았다면 숨은 보석을 발견한 듯 기뻐할 것이기에.

쿠어에선 가장 먼저 구시가를 둘러봐야 한다. 5000년도 더 전에 인류가 정착한 흔적 외에도 유구한 역사가 이곳에 다양한 자취를 남겼다. 알프스가 둘러싸다시피 한 자그마한 골짜기를 많은 나라가 통행로로 주목해 손에 넣으려 했기 때문이다. 켈트족부터 동고트족, 프랑크족에 이르는 민족이 차례차례 점령하고 문명을 쌓았다. 그 결과 오늘날 구시가지는 아득한 옛날 거리를 그대로 옮긴 양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나하나가 구경거리인 가운데, 특히 언덕에서 구시가를 굽어보는 성모 승천 대성당은 쿠어라는 도시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여행지다. 과거에 주교가 머무르던 궁전으로 요새처럼 안뜰을 두른 구조가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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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가에서는 그라우뷘덴주의 주도답게 지역 역사를 망라한 레티셰 박물관과 500개 넘는 상점이 여행객을 기다리며, 광장은 때마다 장터가 되어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낭만에 낭만을 더해 주는 쿠어는 반전 매력까지 갖춰서 도무지 여행객을 놓아주지 않는다. 영화 <에이리언> 디자인에 참여한 세계적 화가 H. R. 기거의 고향으로, 그가 창조한 기괴한 조형물을 곳곳에 설치해 뜻밖의 강렬한 순간을 선사하는 것이다. 인구 3만 6000명의 작고 조용한 도시 쿠어는 스위스 여행의 기억에서 가장 크게 남을지도 모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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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규보
photographer 김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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