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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난 것 같아요

양악 수술은 정말 마법일까

On April 25, 2013

고등학생도 하고 연예인도 한다. 양악 수술은 이제 희귀한 경험이 아니다. 그러나 흔해졌다고 해서 안전까지 보장받을 수 있을까?

양악수술

“고2 학생이고 주걱턱이야.
이번 여름방학 때 양악 수술을 하려고 하는데 어디가 괜찮아?” “언니들! 나 고1인데 치과에서 중3 때부터 선교정 시작해서 이제 끝났다고 (양악) 수술 가능하대.” 기껏해야 쌍꺼풀이었다.
방학이 끝나고 반쯤 닫힌 눈으로 교실 문을 열면 우르르 몰려와 질문 세례를 던졌다. “절개?” “아니, 그냥 집었어.” “안 아팠어?” “좀….” 이젠 스케일이 달라졌다. 요즘 애들은 방학 때 양악 수술을 한다.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양악 수술이 보편화되었다는 거니까.

얼마 전 뷰티 카페에 올라온 고2의 병원 문의 글 밑에는 ‘00대 000교수님 1천만원, 00대 000교수님 1100만원’ 등 데이터베이스가 정리된 댓글이 순식간에 달렸다.
이 외에 생생한 경험담은 하루에도 몇 개씩 올라온다. “2주 동안 입 묶어 놓는대. 지금 일주일째인데, 아직도 치아 다 묶어놓고 입도 못 벌리고 있어.” “입 벌리기 운동 얼마나 했어? 난 손가락 하나 정도 벌어짐.” 원래 양악은 치료를 목적으로 한 시술이었다.
하지만 후기들은 하나같이 양악 수술이 가져온 마법 같은 변신 효과에 혀를 내두른다. “솔직히 안 예뻐지는 사람 거의 없어. 나 인생 역전했잖아.” “내원할 때마다 양악한 사람들 한두 명씩 보는데 안 예쁜 사람 못 봤음.”

연예인들 사이에서 양악은 진작부터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었다. 새로운 인생을 가늠해 볼 수 있을 만큼 외적인 변화가 크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양악 수술로 화제가 된 룰라 전 멤버 김지현 역시 수술 이유로 ‘인생의 전환점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성형 트렌드의 중심에 서 있는 양악 수술.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이 수술이 뜨거운 감자가 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잘못될 경우 그야말로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이 바로 양악 수술의 맹점이기 때문이다.

다시 웃고 싶어요

얼핏 봐도 40kg이 안 돼 보였다. 비쩍 마른 다리로 휘적휘적 카페로 들어온 송지연(36세) 씨는 자리에 앉기도 전에 주위를 살피며 바깥에서 이야기하면 안 되겠냐고 했다. 꽃샘추위가 유난히 심한 날이었다. 공원 벤치에 앉아서도 불안정한 눈빛으로 한참을 두리번거린 다음에야 그녀는 잔뜩 쌓인 말을 게워냈다. 관련 인터넷 카페를 수소문해 어렵게 만난 양악 수술 경험자였다.
“활짝 웃어보는 게 소원이에요.” 지연 씨가 처음 수술을 받은 건 스무 살 때였다. 돌출된 입이 콤플렉스였던 그녀는 수술 자격이 되자마자 국내 최초로 양악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갔다. “병원에서도 교정부터 하라고 했어요. 근데 그러면 너무 오래 걸리니까 어린 마음에 싫다고, 바로 수술해 달라고 했죠.” 결과는 참담했다. 치아가 필요 이상으로 들어가 합죽이가 따로 없을 정도였다.

병원에 항의를 하자 교정 치과 한 곳을 소개해 주었다. 그녀에게서 웃음을 앗아간 그곳이다. “치아가 잘 보이게 양악을 다시 빼고 턱 길이를 짧게 해달라고 했는데 저한테 동의도 구하지 않고 윗잇몸을 완전히 올려버린 거예요. 전보다 치아는 더 안 보이고 코밑에서 인중까지는 오랑우탄처럼 툭 튀어나오게 됐어요. 그런데다 하악은 꺼져 있으니까 균형이 더 안 맞는 거예요.”
눌러쓴 모자 아래로 그녀는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번갈아 뒤집어 보였다.
흥분한 목소리는 공원을 쩌렁쩌렁 울릴 만큼 커졌지만 여전히 허공을 보며 말을 이었다. 몇 년째 대인 기피증과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했다. “잇몸만 나오고 치아는 안 나오니까 그 사이로 입술이 벙벙하게 떠서 웃으면 윗입술이 확 말려 올라가요.” 그녀는 익숙한 손길로 주머니에서 작은 손거울을 꺼내 웃어보였다. “여기, 입술 말리는 거 좀 보세요.” 이뿐만이 아니다.
하관이 지나치게 당겨진 탓에 입 속 공간이 좁아져 ‘2’를 발음할 때 혀가 입천장에 걸린 듯이 답답한 소리가 난다. 몇 번의 재수술 끝에 그녀는 가진 재산을 탕진하고 고향으로 내려가 있는 상태다. 병원은 그녀의 모든 지적을 부인하고 있다.
“미용 목적으로 양악 수술하시려는 분들, 정말 말리고 싶어요. 다 저같이 되진 않겠지만 한 번 잘못되면 되돌릴 수 없으니까요.”
인터뷰를 마치고 서울로 향하는 버스 안, 길고 피곤한 잠을 잤다. 처음 보는 이에게 지난했던 10년을 몽땅 털어놓고 돌아선 그녀의 가는 몸이 생각났다.

다시 태어난 것 같아요

이 정도로 환자에게 끼치는 영향이 큰 것은 병원 측에서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입소문이 중요한 성형외과의 경우, 수술 실패로 병원의 가치가 추락할 때 깨지는 기회 비용을 고려하면 굳이 감당하지 않아도 될 부담이다. 양악이 아니어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여러 군데를 고치니까. “다른 수술에 비해 부담이 있긴 하죠. 계획부터 정밀 검진, 수술, 수술 후 과정까지 전체적으로 집중해서 환자를 돌봐야 하니까요.” 페이스라인 성형외과의 윤혜영 팀장이 말했다. “그만큼 니즈가 생겼기 때문이에요. 예전엔 겁이 나서 못했다면 지금은 시행 빈도도 높아지고 원하는 효과를 드라마틱하게 볼 수 있으니까 환자분들이 보다 쉽게 수술을 결정하시는 것 같아요.” 그녀가 말한 드라마틱한 효과를 제대로 누리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이들도 많다.

모델 겸 배우 지망생인 김가람(25세) 씨도 그중 하나다. “길고 돌출된 입 때문에 오디션 보러 가서 개그맨 같다는 독설을 들었어요. 몸매는 좋으니 에로 배우 하자는 제안을 받았을 땐 정말 많이 울었죠. 그 뒤부터 몸 대역 모델만 했어요. 유명 여배우 대역도 했지만 진짜 ‘나’는 어디에도 없었죠.” 수술 직후, 그녀는 잔뜩 부은 얼굴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다. 얼굴이 확실히 바뀐 게 느껴졌기 때문. “오디션 원서를 넣을 때도 서류 전형은 무조건 통과예요. 예쁜 외모가 확실히 많은 기회를 얻는 건 맞구나, 하루하루 느끼고 있어요.”

부정 교합으로 부득이 양악 수술을 해야 했던 임윤아(가명. 29세) 씨도 마찬가지다. “수술하자마자는 코로 숨 쉬기도 너무 힘들고 턱을 만져도 내 것 같지 않아서 이상했어요. 10일 정도는 먹는 것도 쉽지 않았고요. 그런데 부정 교합 턱이 잘 맞춰지면서 꼭꼭 씹어 먹을 수 있게 됐고 덕분에 소화도 잘돼 더 건강해졌어요. 전엔 턱이 아프니까 대충 씹고 삼키는 버릇 때문에 위장 장애를 달고 살았거든요.” 미용 목적은 아니었지만 임윤아 씨 역시 가장 체감하는 건 외적인 변화라고 했다.
“처음엔 부정 교합만 치료하면 만족이라고 생각했는데 주위에서 자꾸 예쁘다고 하니까 점점 외모 변화에 대한 만족감이 커지더라고요. 미용 목적으로 수술하는 사람들이 이해됐어요.” 외적인 변화는 내면까지 바꾼다. “예전엔 누가 가까이서 보면 내 턱만 보는 것 같아 눈도 못 마주쳤는데 지금은, 특히 밥 먹을 때나 누군가를 근접한 거리에서 대할 때가 가장 편하고 자신감이 생겨요.”
양악 수술후 6개월, 만족하며 잘 지내고 있다는 경험자의 마지막 말이다.

과연 이 시대의 마법인가

우리 사회의 외모 지상주의는 지나치다. 그걸 투덜대면서도 많은 여성이 나대로의 삶보다 사회의 틀에 맞추는 편을 택한다.
아무리 경각심을 일깨워도 압구정역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건 성형외과 광고판이고 그만큼 병원을 기웃대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왕 할 거, 잘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결과에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좋은 의료진을 만나기 위한 노력만이 양악 수술을 결심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이다.

가장 믿을 만한 건 발품. 인터넷 경험담이나 사진만 보고 혹하지 말고 직접 여러 병원을 다니며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적어도 100가지 케이스 정도 들어보고 결정할 것을 추천한다. 경탄할 만한 애프터 사진 뒤엔 포토샵이라는 친근한 복병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연계된 치과와 성형외과 두 병원의 후기를 모두 확인하고 잘못된 경우는 없는지, 있다면 어떻게 대처했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같은 인생에서 지금껏 살아온 것과는 다른 형태의 삶을 가능케 하는 양악 수술은 분명 마법, 아니 기적이다. 그 마법을 잘 부릴 수 있는 이가 신이 아닌 의사이라는 것이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 양악수술 FAQ +

양악 수술이란?
원래 부정 교합(치아 배열이 가지런하지 않거나 위아래의 맞물림 상태가 정상 위치를 벗어난 상태), 비대칭, 주걱턱, 돌출 입 등의 치료를 위해 개발된 수술이다. 치아를 포함한 위턱과 아래턱 전체를 이동시켜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꿔준다. 대칭이 맞지 않는 부분의 균형을 잡아주기 때문에 자연히 미용 효과도 따른다. 양악 수술만 하면 턱의 길이가 줄어들면서 얼굴이 넓적해 보이기 때문에 보통 윤곽 수술을 병행한다

비용
1000만~1500만원 선. 이보다 지나치게 싸다면 의심해 볼 것. 미용 성형으로 분류될 경우 비급여 대상으로 보험 적용이 불가하다. 양악 수술 특성상 보험이 적용되는 케이스는 교정 치료 전의 상악과 하악 교합 차이가 10mm 이상인 경우, 부정 교합 정도가 심해 1~2개의 치아 이하만 맞물리는 경우, 상악과 하악이 마주치는 치아 중앙선이 10mm 이상 어긋난 경우거나 기형이 있는 경우 등이다.

수술 가능한 나이대
턱뼈의 성장이 멈추면 할 수 있다. 보통의 경우 턱뼈는 18~20세 정도가 되면 멈춘다. 그러나 개인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성장판 검사를 정확히 한 후 닫혔으면 양악 수술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한다.

수술 실패의 대표적 원인
적합한 대상도 아닌데 무리하게 미용 목적으로만 수술하는 경우. 원하던 결과에서 조금만 틀어져도 불만족일 수밖에 없고 그만큼 스트레스도 크다.

수술 전 확인해야 할 것
재수술이 쉽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위험 사항에 대해 확실히 인지할 것. 그래도 꼭 하고 싶다면 담당 집도의의 경험, 숙련도가 관건이다. 턱에는 중요 신경, 혈관 등이 모여 있기 때문에 경험이 풍부한 의사를 만나야 계획한 대로 수술이 이루어진다. 상담은 반드시 두 군데 이상의 병원에서 받고 인터넷 후기를 지나치게 맹신하지 말 것.

도움말 페이스라인 성형외과 이진수 원장

EDITOR : 김소영
PHOTO : Gatty Images

발행 : 2013년 4호

고등학생도 하고 연예인도 한다. 양악 수술은 이제 희귀한 경험이 아니다. 그러나 흔해졌다고 해서 안전까지 보장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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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4월 02호

2013년 04월 02호(총권 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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