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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 어워드의 주인공은 테일러 스위프트

Grammy Girl, Taylor Swift

On March 13, 2013

제55회 그래미 어워드의 주인공은 테일러 스위프트였다.서커스 콘셉트의 공연으로 그래미 어워드의 시작을 알리며관중을 사로잡았다. 제이크 질렌할, 존 메이어로 점철된연애의 훈장도 그녀에겐 조그마한 액세서리에 지나지 않았다.그녀의 가치는 무대 위에, 그리고 앨범에 있었다. 그래미를7번이나 거머쥔 테일러 스위프트를 해부한다.

  • 2013 그래미 어워드 오프닝 무대의 테일러 스위프트.

"그래서 걔가 전화하더니 이러는 거야. '난 아직 널 사랑해.' 그래서 내가 그랬지. 저기 있잖아, 나 지금 그래미 오프닝 공연 중이라 바쁘거든?"
테일러 스위프트는 지난 2월 11일 그래미 시상식의 오프닝 무대에서 'We are Never Ever Getting Back Together'에 삽입된 내레이션 부분을 위와 같이 바꿔 불렀다. 모두가 얼마 전 테일러와 헤어진 원 디렉션의 해리 스타일스를 떠올렸다. 그래미는 미국 녹음예술기술협회에서 주최하는 시상식이다. 다른 시상식과는 달리 앨범 판매 집계 차트 순위를 넣지 않고 음악적 성취도와 예술성만을 고려해 수상자를 뽑는다.

그래미의 그래머폰(축음기 모양의 트로피)이 다른 모든 트로피와 차별화되는 이유다. 노미네이트된 것만으로도 동료 뮤지션들의 존경을 받고 삼대가 노동의 굴레를 벗을 수 있다는 그래미의 '위엄 넘치는' 오프닝 무대에서 이토록 자유롭게 사적인 발언을 내뱉는 배짱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지. 그런데 저 때 뜨끔했던 사람이 해리 스타일스뿐이었을까?

그동안 대중음악의 역사는 남성 뮤지션들의 여성 편력으로 점철됐었다. 대중은 믹 재거, 키스 리처즈, 지미 헨드릭스, 로비 윌리엄스의 여성 편력에 도덕의 잣대를 들이밀지 않았다. 그들의 음악이 훌륭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일러 스위프트는 조금 달랐다. 누군가의 뮤즈가 되길 거부하고 오히려 뮤즈 컬렉터가 됐다. 19살의 나이에 두 번째 앨범 <피어리스>(Fearless)로 그래미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음악계의 기대주로 등장하는가 싶더니, 정작 진정한 재능은 다른 데 있었다. 그녀는 오히려 연애의 천재였다. 테일러는 지난 3년 동안 존 메이어와 제이크 질렌할을 포함해 최소 13명의 스타와 연애를 했다. 남자 친구들의 엄청난 클래스 때문에 질투 어린 질타를 받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오히려 미국 10대들의 우상이 되었다. 소녀들은 '다시 태어난다면 테일러가 될 거야. 지금 제이크 질렌할과 사귀는데 전 남자 친구가 존 메이어라니 너무 멋져'라며 테일러를 롤 모델로 삼았다.

  • 일부러 영국식 발음을 사용하며 해리 스타일스를 비꼬았다.

그런 그녀가 그래미 시상식을 전후해서 질타의 대상이 됐다. 발단은 영국의 아이돌 스타 해리 스타일스와의 결별 때문이다. 해리가 휴양지에서 다른 여자와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화가 난 테일러가 먼저 짐을 싸서 돌아와 버렸다. 사귄 지 고작 2달 만이었다. 이별의 과정이 납득하기 힘들 만큼 가볍게 느껴졌다. 이 이별이 그녀의 연애 패턴에 싫증 난 팬들의 심기를 단단히 건드리면서 그녀의 지나간 연애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제이크 질렌할과 헤어지고 마치 달리는 트램 버스에 올라타듯 잭 에프런으로 갈아타더니, 코너 케네디와의 이별에 팬들이 심려를 표하기도 전에 해리 스타일스로 환승했던 전적 말이다. 그녀의 팬들은 테일러의 사랑이 진심이었는지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간 히트송 대부분이 헤어진 연인에게 보내는 후회와 질투의 송가였던 것도 문제였다. 조 조너스와 헤어지고 나서는 조너스를 빼앗아간 커밀라 벨을 암시하며 '네가 입은 옷도, 너라는 존재도 교양 있어 보이진 않아'라고 직설적으로 폄하했다. 존 메이어와의 이별 후에는 '당신이 그런 식으로 망쳐버리기엔 난 너무 어린 나이 아니었나요?'라며 자신을 '그가 하는 체스 게임'에 말려든 가녀린 소녀로 묘사했다. 대중은 점점 그녀의 연애를 '곡을 만들어내기 위한 도구'로 여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에릭 클랩턴의 '레일라'(Layla)나 매리앤 페이스풀을 위해 믹 재거와 키스 리처즈가 선사한 ' 애즈 티어스 고 바이'(As Tears Go By) 같은 곡들이 우리에게 더 감동적인 이유는 영감의 원천을 알기 때문 아닐까? 등장인물을 연상하기 쉬울수록 감정이입이 쉬워진다면 그녀의 전략은 직업인으로서 오히려 칭찬받아야 할 지혜가 아닐까? 게다가 '당신이 그렇게 내 마음도 불태워 버리기 전에 나는 당신의 성냥을 뺏어버렸죠' 같은 가사를 전략적으로 쓰기란 쉽지 않다. 테일러의 사랑이 짧기도 짧고 작전 같은 냄새가 남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재능'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THE LOOK AND THE SONG
그 남자들을 위한 옷과 노래


테일러는 카멜레온 같은 여자다. 패션 잡지에 자주 등장하는패셔니스타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만나는 남자들에 따라스타일 또한 미묘하게 달라진다. 그래서인지 노출을 꺼렸던제이크 질렌할의 사진을 빼고는 누가 봐도 연인이라고 생각할수밖에 없는 투 샷이 가득하다. 180cm의 축복받은 기럭지때문인지 어떤 스타일도 잘 어울려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그 남자에 어울리는 그 노래를 감상하는 것 역시 빼놓을 수없는 즐거움이다. 그녀의 히트송을 듣고 있자면 소녀의일기장을 훔쳐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테일러의 연애사가아름다운 멜로디 위에 빼곡히 올라 앉아 있기 때문이다.이쯤에서 정리해 보는 그녀의 송가들.

조 조나스, 2008년 7월~10월
THE LOOK 고등학교 졸업 파티에 가는 애들처럼 테일러는 화려한 드레스를, 조 조너스는 말쑥한 슈트를 주로 입었다.

THE SONG 테일러 로트너와 연애할 때 에 등장해서 조에게 '전화로 헤어지자고 했던 이야기를 여기서 시시콜콜 까발리진 않을 거야'라고 까발렸듯이, 그와의 이별은 테일러에게 큰 충격이었다. 조 조너스와의 이별 직후 만든 'Forever and Always'에서 그녀는 조에게 '베이비, 말해 봐. 대체 왜 그런 거야?'라며 흐느낀다.

테일러 로트너, 2009년 10월~12월
THE LOOK 고등학교 졸업 파티 스타일을 벗고 편안한복장으로 서로의 수위를 맞췄다. 두 테일러는 이 시기에편안한 셔츠와 청바지를 주로 입었다.

THE SONG 테일러 로트너에게 보내는 'Back toDecember'에는 한없는 애정과 미안함이 담겨 있다. 그와헤어졌던 12월의 밤을 회상하며 '자존심 따윈 버리고 너와함께했던 시간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네 앞에서 말해 주고싶어'라고 속삭인다.

존 메이어, 2009년 말~2010년 초
THE LOOK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남자와 연애하면서 블랙 계열의 심플한 드레스로 성숙미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THE SONG 'Dear John'을 듣고 존 메이어가 '수치스럽다'고 반응했고, 거기에 대해 테일러가 '자신에 대한 노래라고 생각했다니 참 주제를 모르는군요'라고 받아쳤단 이야기는 너무도 유명하다. 존 메이어에 대한 감정은 수많은 노래에 조금씩 흩뿌려져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제이크 질렌할, 2010년 10월~12월
THE LOOK <브로크백 마운틴>의 카우보이 제이크가패딩 점퍼나 입는 바람에 테일러도 남자 친구를 배려해편안해 보이는 옷을 주로 입었다.

THE SONG 'All to Well'에서는 제이크와의 즐거웠던추억, 그의 여동생과 이야기 나눴던 시간을 노래했다. 이별후 첫 앨범인 <레드>(RED)에선 '그와의 사랑은 빨강,그리움은 파랑, 어두운 고독은 잿빛'이라 노래하며가사만큼 처연한 멜로디로 가슴을 후려쳤다.

코너 케네디, 2012년 7월~9월
THE LOOK 케네디 가문의 귀공자 코너 케네디와 연애할 당시엔 코너의 할머니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의 스타일에 푹 빠졌었다.

THE SONG 헤어진 지 몇 달이 채 되지 않았고 그동안 신곡을 발표한 게 없으니 노래가 없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그와 그다지 좋게 헤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조만간 재밌는 노래가 한 곡 나올 것 같다.

TAYLOR'S METHOD
테일러의 연애 공식


미국 10대들이 농담으로 주고받는이야기지만 알고 보면 사실에 가까워서더욱 무서운 테일러의 연애 공식. 자신이음악에 재능이 있다면 통기타를 하나사서 테일러의 연애 공식을 따라 해보라.당신도 연애 박사가 될 수 있다.

테일러는 항상 자신이 "보기보다는 혼자 있는 것을 즐긴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녀는 자의식이 생각보다 강해서 존 메이어 같은 '위험한' 남자에게도 휘둘리지 않고 해리 스타일스처럼 무심한 어린애들에게도 좀처럼 매달리지 않는다. 그래서 그녀가 택하는 길은 항상 이별이다.

영감의 원천은 항상 사랑 아니었던가? 그와 함께했던 소중한 추억이 노래의 앞부분에 등장하고 '우리 이렇게 좋았는데 왜 그랬니'라고 중간에 한 번 물어준다. 그러다 절정인 후렴구가 되면 '사랑은 빨강, 이별은 블루'라고 관계의 일반론을 전달한다. 삶에서 나온 노래에 진정성이 묻어난다.

진정성이 묻어나는 컨트리 송은 항상 전문가들의 귀를 자극하기 마련. 게다가 이렇게 아름다운 미모의 키다리 여신이라면 그래미가 부르지 않을 리 없다. 그래미에서 '올해의 앨범'과 '올해의 보컬' 등 메이저 상을 포함해 총 7번을 수상했고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는 11번을 수상했다. 후보로 오른 경우는 셀 수 없이 많으니 넘어가자.

그래미는 항상 돈을 부른다. 몬트리올 출신의 촌뜨기 밴드 아케이드 파이어가 그래미에서 상 하나 받고 얼마나 많은 돈을 긁어 모았던가? 증명할 순 없지만 데뷔 초기 A컵이던 가슴이 지금은 분명 B컵 이상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그 돈 중 일부가 그녀의 가슴속에 보관되어 있다는 의혹을 피하긴 힘들다.

남자들이 가슴골 때문에 여자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슴골이 있다고 싫어할 남자는 없다. 가슴골은 여러 겹의 빗장 중 하나를 벗기는 열쇠가 될 수 있다. 그녀가 사귀었던 남자 친구들의 존재도 남자들의 호기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이 여자가 21세기 기타의 신 존 메이어의 여자였단 말이지?'

호기심과 성적 매력이 결합되면 자의식 강한 남자는 흐르는 강물처럼 그녀에게 넘어갈 수밖에 없다. 게다가 활짝 웃는 그녀는 누구보다 우아하고 매력적이다. 명심할 것. 남자를 꼬드기는 마지막 키는 그의 실없는 농담에 큰소리로 웃어주는 것이다.

제55회 그래미 어워드의 주인공은 테일러 스위프트였다.서커스 콘셉트의 공연으로 그래미 어워드의 시작을 알리며관중을 사로잡았다. 제이크 질렌할, 존 메이어로 점철된연애의 훈장도 그녀에겐 조그마한 액세서리에 지나지 않았다.그녀의 가치는 무대 위에, 그리고 앨범에 있었다. 그래미를7번이나 거머쥔 테일러 스위프트를 해부한다.

Credit Info

2013년 03월 02호

2013년 03월 02호(총권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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