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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워드로브 웰니스 생활

On April 3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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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은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손꼽혀왔다. 의류 생산, 사용, 폐기 등 모든 과정에서 엄청난 자원을 소모하기 때문. 세계에서 하루 평균 폐기되는 옷은 약 7억 벌. 청바지 한 벌을 만드는 데 드는 물은 7천 리터, 이산화탄소 32.5kg, 매립된 옷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가스는 자동차 730만 대 분량이다. 이렇게 끊임없이 많은 옷을 만들어내고 또 버려왔던 패션계에서 최근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의미 있는 움직임이 꾸준히 일고 있다. 현재 패션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가 ‘지속 가능성’인 이유다. 브랜드들은 이제 지속 가능에 대한 비전과 자연 보호를 위한 책임감을 강조한다.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고 버려진 옷을 재활용하기도 하고, 제품 디자인과 소싱 및 제작 과정에서도 윤리를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대단한 일이 아니더라도, 그저 옷을 버리지 않은 것이야말로 친환경 패션을 위한 가장 실용적이고 중요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싫증 나면 교체하고 조금 낡으면 버리는, 새것만 선호하는 소비 패턴은 환경을 더욱 오염시킨다. 신중하게 고민해서 옷을 사고, 옷을 잘 손질해 오래 입는 패션 라이프가 너무도 절실하게 필요한 때다.

“옷장을 살펴봤을 때 자신이 가진 옷에 대해 자부심이 느껴지는 것.
입고 싶고, 입었을 때 기분이 좋으며, 나에게 잘 맞고, 품질과 내구성이 뛰어난 옷이 해당돼요. 관리가 잘된 옷 역시 워드로브 웰니스죠.”
_마틸드 토프 매더(바이 말렌 비르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의
한 장면. 정리 컨설턴트 곤도 마리에가옷장 정리에
대한 솔루션을 진행한다. 옷장 정리는 옷을
오래 잘 입어서 섬유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첫걸음.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의 한 장면. 정리 컨설턴트 곤도 마리에가옷장 정리에 대한 솔루션을 진행한다. 옷장 정리는 옷을 오래 잘 입어서 섬유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첫걸음.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의 한 장면. 정리 컨설턴트 곤도 마리에가옷장 정리에 대한 솔루션을 진행한다. 옷장 정리는 옷을 오래 잘 입어서 섬유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첫걸음.

옷을 덜 버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을 이리저리 찾던 중 ‘웰 워드로빙’ ‘워드로브 웰니스’라는 개념을 접했다. 옷장을 뜻하는 워드로브(Wardrobe)와 웰(Well), 혹은 웰빙(Well-being)과 행복(Happiness) 그리고 건강(Fitness)이 합해진 웰니스(Wellness)의 조합으로 탄생된 단어로, 나와 사회 전반에 유익하고 가치 있는 옷장을 의미한다. 브랜드 바이 말렌 비르거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틸드 토프 매더는 워드로빙에 관해 “옷장을 살펴봤을 때 자신이 가진 옷에 대해 자부심이 느껴지는 것. 입고 싶고, 입었을 때 기분이 좋으며, 나에게 잘 맞고, 품질과 내구성이 뛰어난 옷이 해당돼요. 관리가 잘된 옷 역시 워드로브 웰니스죠”라고 설명한다.

네타포르테는 지속 가능을 추구하는 브랜드만을 선정해 선보이는 플랫폼 ‘넷 서스테인’ 컬렉션을 선보이는 중인데, 바이 말렌 비르거는 그 브랜드 중 하나인 윤리적 브랜드다. “가진 옷들을 잘 관리해주기만 해도 수많은 섬유 폐기물들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니트를 빗어주거나, 면을 차가운 물로 세탁한 뒤 에어 드라이를 해주고, 효소가 들어 있지 않은 세제로 천연 섬유 옷을 세탁하는 행위들이 이에 해당한다. 유행 타는 스타일이 아닌 클래식을 추구하는 것 역시 한 방법이다. “지속 가능하게 옷을 입는다는 것은 결국 윤리적으로 만들어진 가장 좋은 소재의 옷을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개인 스타일이 어떻게 바뀔지는 예측이 불가능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들에게 잘 어울리는 실루엣과 컬러 그리고 패턴에 대한 직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행을 타는 스타일보다 이러한 스타일을 주로 선택하게 되면 계속해서 갈아치우고 싶은 옷장보다 함께 성장하는 옷장을 가질 수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지속 가능한 패션 브랜드를 선정해 선보이는 네타포르테의 넷 서스테인 컬렉션. 친환경 소재 사용과 섬유 폐기물 줄이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속 가능한 패션 브랜드를 선정해 선보이는 네타포르테의 넷 서스테인 컬렉션. 친환경 소재 사용과 섬유 폐기물 줄이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속 가능한 패션 브랜드를 선정해 선보이는 네타포르테의 넷 서스테인 컬렉션. 친환경 소재 사용과 섬유 폐기물 줄이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옷장을 잘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어떻게 보관하느냐에 따라 옷의 생명력이 결정되니까. “모든 정리 정돈은 내 물건에 대한 관심부터 시작됩니다. 정리가 어려운 사람들은 가지고 있는 물건의 양을 잘 몰라요. 그래서 비슷한 옷을 재구매하는 거죠.” 정리 전문가 정희숙 대표의 조언이다.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를 위한 옷만 남기세요.”

즉 ‘정리는 곧 선택’이라는 생각으로 사이즈에 맞지 않거나 유행이 지난 건 과감히 버려 옷장에 공간을 만드는 것 역시 웰 워드로빙의 시작이란 이야기다. 책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와 동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로 유명한 정리 컨설턴트 곤도 마리에 역시 기념으로 간직하는 옷, 샀는데 안 입어서 버리기 아까운 옷, 그럭저럭 괜찮은 옷, 평소 본인 스타일이 아니라서 어색한 옷, 소재가 좋지 않아 불편한 옷 등은 버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이렇게 여유가 생긴 옷장에는 소중한 나를 빛내주고 설레게 해줄 옷만 남겨 그 옷들을 매일 입고 잘 사용하도록 한다.

새 양말이나 새 속옷을 미리 사두는 것, 무심코 공동 구매나 세일 시 사는 행동 역시 옷장 디톡스를 위해 자제하는 것이 좋다. 양보다 질을 따지는 습관도 의류 쓰레기를 줄여주는 방법. 소재가 좋아 오래 입을 수 있는지를 따져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나아가서는 지속 가능하고 윤리적으로 인정받는 옷인지를 생각하는 습관도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준다.

패션 산업에서의 지속 가능성은 친환경 소재 사용 및 자원 보호 등을 아우르는 환경적인 기준, 노동자의 인권 보호 및 공정 노동이 포함된 사회적인 기준, 공정 무역과 같은 경제적인 기준, 다양한 인종과 다문화를 아우르는 문화적인 기준 등 총 4가지로 나뉜다. 이를 모두 만족시키는 옷을 찾기는 어렵더라도, 사람과 동물 그리고 환경 모두를 고려해 완성된 옷이라면 가치가 있고 구입할 만하다.

이렇게 고심 끝에 고른 옷 한 점 한 점을 최선을 다해 관리해주는 것이 워드로브 웰니스를 위한 마지막 단계. 세탁 표시 라벨을 꼼꼼히 살피고 그에 맞게 소재별로 관리해준다. 캐시미어와 같은 고급 소재는 대체로 커버를 씌워두는 게 좋은데 면 소재나 부직포 소재가 좋다. 세탁소 비닐은 오히려 정전기로 먼지를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게 낫다. 또 빡빡하지 않고 여유 있게 걸어둬야 옷의 손상을 막는다. 옷장의 환경을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의류도 숨을 쉬어야 하기 때문에 습하지 않게 환기시켜주고 신문이나 숯으로 습도를 조절해주도록 한다. 이제 자신의 옷장을 한번 살펴보자. 그런 다음 비워내고, 좋은 옷으로 채우고, 정성스레 가꿔보길. 옷장이 멋져질수록 패션과 환경도 공생할 수 있을 테니까.

WELL WARDROBING TO DOs

부피가 큰 패딩 옷을 보관하려면
큰 사이즈의 쇼핑백에 패딩 옷을 넣은 뒤 반으로 접거나 3등분으로 접어 옷장 맨 위쪽 선반에 올리거나 긴 옷을 걸어둔 아래 짜투리 공간에 수납한다. 세탁망을 활용해도 좋다. 큰 사이즈의 세탁망에 넣어 역시 옷장 위 선반이나 긴 옷을 걸어둔 아래에 수납한다. 여행을 자주 다니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캐리어를 1년에 한두 번 사용하고 빈 채로 두기 마련. 여행용 가방은 유용한 도구다. 패딩 옷 5벌까지도 수납 가능하기 때문에 활용하는 것이 좋다.

니트웨어를 잘 보관하려면
패딩 웨어 다음으로 공간을 차지하는 니트. 걸어두면 늘어나기 때문에 예민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수명이 짧아진다. 많이 쌓을 수 있도록 넓게 접어서 리빙 박스나 선반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코트를 잘 보관하려면
무조건 걸어둬야 한다. 밍크, 가죽 아우터 역시 마찬가지. 접는 순간 망가지기 쉽다.

_정리 전문가 정희숙 대표

Credit Info

2020년 05월

2020년 05월(총권 1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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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지원
PHOTO
Getty Images, ©Net-A-Porte, Neflix
ADVICE
정리 전문가 정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