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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을 이끄는 스토리텔링의 힘

On April 20, 2020

매달 한 명의 멤버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그룹을 완성한 이달의 소녀는 각 멤버별 별자리가 다르다는 단편적인 세계관을 확장하고 있다.

매달 한 명의 멤버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그룹을 완성한 이달의 소녀는 각 멤버별 별자리가 다르다는 단편적인 세계관을 확장하고 있다.

매달 한 명의 멤버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그룹을 완성한 이달의 소녀는 각 멤버별 별자리가 다르다는 단편적인 세계관을 확장하고 있다.

올해 초 갓 데뷔한 신인 그룹부터 수년 차 아이돌의 컴백 앨범까지 고유의 이야기를 품지 않은 그룹이 없다. 세계관을 처음 정립한 엑소는 데뷔 후부터 지금까지 모든 앨범과 뮤직비디오에 이를 적용했다. 뒤를 이은 아이돌 그룹 역시 세계관 콘셉트를 차용하면서 성공 신화를 이뤘다.

세계적인 스타로 자리매김한 BTS는 세계관 콘텐츠를 가장 성공적으로 확립한 사례. 지난 2월 새 앨범 <Map of the Soul : 7>을 통해 컴백한 이들은 지난해 발매한 EP <Map of the Soul : Persona>에서 파생한 ‘자아 찾기’ 스토리를 확장했다. BTS의 공식 팬클럽인 ‘아미’의 다수는 이들의 세계관에 담긴 메시지로 인해 팬이 되었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BTS의 노래를 듣기 전까지 ‘자아’라는 개념은 태어나자마자 부여되는 것이라고 여겼죠. 그런데 그들이 자아와 정체성을 노래하면서 내면을 들여다보고 본인의 상처를 직접 감싸 안으라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생각했던 거 같아요. 사회가 정의하는 내가 아니라, 내가 바라보는 나는 어떤 사람일까 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세계관이 적지 않은 위로가 되었어요.” 세계관의 역할은 팬들과의 정신적 연결 고리를 형성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DDP에서 열린 베로니카 얀센스의 <커넥트, BTS>전은 이 세계관을 반영한 개념을 설치미술 작품으로 표현한 것이다. 하나의 개념과 세계관이 다양한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으로 파생된 셈.

이런 현상들 때문에라도 아이돌의 세계관은 계속해서 탄생하고 확장된다. 지난 2월 말 컴백한 여자친구는 새 앨범 <回 : Labyrinth>를 통해 그들만의 히스토리를 공고히 했다. 데뷔를 앞둔 신인들 역시 정식 데뷔일 전에 티저 형태의 세계관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호기심을 낳고 이해를 통해 팬층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이렇다 할 세계관이 없었던 아이돌까지 콘셉트를 만들어서 스토리텔링으로 재정비한 앨범으로 컴백하는 추세다. 단적으로 요약하자면, 케이팝의 강력한 글로벌 팬덤이 가능할 수 있었던 데에는 세계관이 큰 몫을 차지한다. 그렇다면 이런 스토리는 누가 어떻게 만드는 걸까?

“새 앨범을 작업할 때마다 우주소녀의 이미지와 그룹의 주체성을 1순위로 생각해요. 세계관과 이어지는 앨범 콘셉트와 곡 작업, 프로덕션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죠.” _스타쉽 엔터테인먼트

 “글로벌 팬덤이 아이돌 세계관을  확장했죠”

“글로벌 팬덤이 아이돌 세계관을 확장했죠”

_대중문화 평론가 차우진

아이돌의 세계관은 누가 만드는 건가요?
기획사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스토리텔링을 기획하는 팀이 있어요. 대형 소속사는 전담 팀을 꾸려서 데뷔 그룹을 기획할 때부터 세계관을 잡고 멤버를 섭외하죠. 얼마 전 JYP 엔터테인먼트는 스토리텔링 팀을 따로 채용했어요. 그보다 소규모 소속사 또는 대형 소속사에서도 필요에 따라 세계관을 구축할 때 TF팀처럼 꾸리기도 하는데, 작가 구성이 재미있죠. 엔터테인먼트 전문가만이 아니라 웹소설이나 웹툰 경력 작가들, 게임이나 드라마 시나리오 작가를 영입하기도 하니까. 이들을 기용하는 이유는 사실 콘텐츠 셀링에 그 목적이 있기도 한데요. 결국 세계관 자체는 아이돌의 다양한 퍼포먼스와 콘텐츠를 확장하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에, 스토리 확장성에 강한 드라마 작가들의 센스를 반영할 필요가 있었던 거죠.

엑소 및 X-엑소의 대결에서 파생되는 갈등, 집착 등 
여러 감정을 담은 다채로운 곡들이 담긴 앨범 <옵세션> 커버.

엑소 및 X-엑소의 대결에서 파생되는 갈등, 집착 등 여러 감정을 담은 다채로운 곡들이 담긴 앨범 <옵세션> 커버.

엑소 및 X-엑소의 대결에서 파생되는 갈등, 집착 등 여러 감정을 담은 다채로운 곡들이 담긴 앨범 <옵세션> 커버.

세계관은 아이돌에게 어떤 의미를 갖나요?
차별화죠. 다른 그룹과 다른 색깔을 지니는 것. 엑소의 경우는 이미 SM 엔터테인먼트에서 먼저 데뷔한 선배 그룹과 다른 개성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판타지를 결합한 세계관을 적용했고, 이것이 주효했죠. BTS 역시 세계관을 통해서 글로벌 팬덤을 확장했다고 봐도 무리가 없습니다. 케이팝 스타들에게는 각국의 팬들과 소통하는 데 있어서 복잡한 언어보다 기호와 스토리가 중요하거든요. 지속 가능성의 이유도 있고요. 멋있는 외모와 퍼포먼스, 음악은 처음에는 팬들의 관심을 끌지만 그것만으로 3년에서 5년 이상을 넘기기 힘들어요. 그 시기가 지나면 팬들 사이에는 ‘내가 왜 이들을 좋아하고, 이들의 콘텐츠를 구독해야 하나’라는 자연스러운 의문이 생길 수 있죠. 그 이유를 계속 제공하는 거예요. 연속성을 지닌 이야기를 통해 그룹을 정의하는 거죠. 일종의 브랜드 정체성과도 같아요.

브랜드 정체성이라는 관점이 흥미롭네요.
비유하자면 그렇다는 거죠. 패션 브랜드로 따지면 나이키나 무지와 같은 브랜드는 처음에 그 담백함이나 디자인이 좋아서 빠지지만, 이후에는 브랜드가 가진 스토리를 자신의 이야기에 대입해서 입는 것이 팬들의 심리예요. 시작은 예뻐서이지만, 그 이후에는 그 이야기에 빠져서 감정을 이입하고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면서 일종의 브랜드 충성도가 생기는 거죠.

정체성이 가지는 실질적인 의미가 있나요?
세계관은 아이돌 그룹의 수익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IP(지적 재산권) 콘텐츠의 기반이에요. 음원 시장이 보편화되면서 앨범은 이제 굿즈에 가까워졌어요. 굿즈가 형성되려면 세계관과 이에 맞는 캐릭터가 있어야 하죠.
BTS의 <화양연화>가 이를 증명한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예요. 세계관이 반영된 노트를 앨범에 첨부하고, 웹툰을 만들어 미국·일본·중국 등 7개국에 동시 연재하면서 메가 히트를 기록했거든요. 음원의 시대에 음반이 팔리도록 파생 콘텐츠로 팬덤을 묶는 거죠. 아이돌 세계관이 등장한 시기가 한국에서 음반 판매가 저조해진때라 팬들이 음반을 사야 할 이유가 필요했고요. 탄생 스토리에서 파생된 결과물을 퍼즐처럼 맞춰가면서 일종의 놀이를 제공하는 거예요. 그래서 때로는 일부러 세계관을 촘촘하게 짜지 않고 팬들의 상상력이 끼어들 여지를 마련하거나, 다음 스토리의 단서를 막연하게 던지기도 해요. 다음 앨범이 나오기까지의 공백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떠올리며 즐길 수 있는 오락적 요소를 제공하는 거죠.

앞으로도 세계관을 지닌 아이돌이 계속 등장할까요?
당분간은 그렇게 되리라고 봐요. 실제로 세계관을 적용하는 그룹 범위가 확장되고 있거든요. 기존에는 남성 그룹 위주로 세계관이 형성되었는데, 한류 열풍이 미국과 유럽으로 번지면서 걸 그룹도 세계관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우주소녀와 이달의 소녀 등이 그 사례를 정확히 적용한 사례예요. 영미권 팬들의 경우는 스토리텔링 콘텐츠에 굉장히 익숙해요. 마블 시리즈의 성공이나 <스타워즈>의 충성도 높은 팬들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거예요. 문화적으로 이런 이야기에 익숙하죠. 일종의 ‘헤비 유저’로 볼 수 있어요. 세계관 시장이 더 중요해진 이유 중 하나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하는 세계관을 꼽자면 뭔가요?
엑소와 BTS요. 엑소의 경우는 세계관이 하나의 판타지 소설에 가까워요. 기원부터 진화까지 촘촘하죠. 그보다 면밀하게 짜인 세계관을 가진 아이돌은 아직까지 없다고 봐도 무방해요. BTS 역시 확장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은 뚜렷한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팬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고 있어요. 특히 ‘러브 유어 셀프’가 던지는 메시지가 그렇죠. 세계관이 직접적으로 인기를 견인하는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세계관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까요?
아무래도 메시지가 중요하겠죠. 스토리의 재미를 넘어 아티스트 자신들의 이야기와 팬들의 공감 형성이 가능한 메시지요. 결국 이들의 세계관은 팬과 가수를 이어주는 공감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요. 종착점에서는 감동과 울림이 있어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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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의 입장에서 느끼기에 ‘러브 유어 셀프’의 세계관은 ‘이해 없고 자비 없는 세상에서 나는 너의 편이 되어줄게.
끝없이 흔들리고 버텨내렴’이라는 메시지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큰 위로가 되죠.”
_김혜정(BTS 공식 팬클럽 아미)

Credit Info

2020년 04월

2020년 04월(총권 125호)

이달의 목차
EDITOR
남미영
PHOTO
Mnet, SM 엔터테인먼트,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블록베리 크리에이티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