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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집콕 생활

On April 02, 2020

전국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이 절반 이상 정지된 느낌이다’라고 답한 이들이 59.8%에 달할 정도로 현 코로나19 사태는 우리의 삶을 완전히 바꾸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체적으로 즐길 수 있는 문화가 하나둘 등장했고, 조금은 불편하지만 한편으론 편하기도 한 언택트 서비스가 짧은 시간 안에 폭발적으로 발전했다. 이렇게 자발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선택하며 달라진 우리들의 라이프스타일 키워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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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1

재택 경제
집에서 모든 생활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경제 형태를 일컫는 말. 생산 및 소비 활동뿐 아니라 새롭게 창출되는 모든 부가가치 영역을 아우르는 만큼 인터넷 쇼핑이나 모바일 생방송, 배달 서비스, 원격 교육, 재택근무 지원 서비스 등 다양한 업종이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한 보고서를 통해 예견되기도 했다. 지난 8월 미국의 컨설팅 회사 그랜드뷰 리서치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2025년까지 화상 회의 관련 시장만 65억 달러, 약 7조8천억까지 성장한다고 예상했다. 그리고 코로나19는 이 시기를 한층 더 앞당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불가피한 대면 업무나 회의, 보고 등 필수 출근 인력을 미리 조사해 주 1~2회 정도 출근하는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어요. 주로 이메일이나 사내 메신저를 통해 소통하는데, 회의가 필요할 경우 화상 회의나 T전화 동시 통화 등의 방법으로 진행하고 있죠. 초기에는 다소 회의적이었던 임원급들이 업무가 이뤄지는 것에 대해 놀라워하며 앞으로 재택근무가 확대, 도입될 거라는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_김성현(SK이노베이션 기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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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2

홈족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에서 배달 키워드로 빅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기 하루 전인 1월 19일에 배달 키워드의 정보량이 3879건이었던 반면, 확진자 수가 600명을 넘긴 2월 23일에는 7013건으로 치솟았다. 이는 2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 실제로 배달의 민족 앱을 통한 주문 건수는 2월 전월 대비 10.5% 늘었는데 전염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아예 원천 봉쇄하기 위해 외식보다는 주문해서 먹는 배달족들이 늘어난 결과다. 이러한 소비 행태는 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 플랫폼인 ‘맥 드라이브’에도 영향을 줘 20%나 매출이 오르기도 했다. 이런 홈족을 겨냥하기 위해 외식 브랜드들은 앞다투어 맞춤 메뉴를 선보이는 중. CJ 푸드빌은 빕스, 계절밥상, 더플레이스, 제일제면소의 O2O 및 테이크아웃 메뉴를 출시했는데 지난 한 달간 약 40% 이상 주문이 늘었다고 한다. 대표적인 패밀리 레스토랑 중 하나인 아웃백 역시 배달 메뉴를 업그레이드 출시해 홈족 겨냥에 발 빠르게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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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3

방구석 1열
지난달 15일부터 25일까지 7개 OTT와 IPTV에 대한 온라인 정보량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던 시기의 일별 키워드 정보량이 36.4%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한정된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와 접촉할 수도 있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문화생활을 중단한 결과. 사람들은 극장을 멀리했고, 예정된 공연들도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되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며 사람들은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소소한 재미를 찾기 시작했고 클릭 한 번으로 드라마부터 영화까지 수백 수천 편의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넷플릭스, 왓챠 등의 OTT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들이 연이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 역시 본방 사수하는 시청자들이 늘어난 결과라는 다소 웃픈 카더라 뉴스가 나올 정도. 연극 및 뮤지컬 업계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공연장 방문을 꺼리는 관객들을 위한 온라인 중계가 진행되고 있는 것. 최근에는 ‘V 뮤지컬’을 통해 뮤지컬 〈마리 퀴리〉의 실황 녹화 중계가 상영되었고, 바이올리니스트 김덕우는 개인 SNS를 통해 라이브로 토크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언론 시사회도 온라인 시사회로 변경, 진행되고 있어요. 사전 신청을 통해 온라인 스크리닝 링크를 전달하는 식. 링크를 받으면 일정 기간 동안 영화를 시청할 수 있는데 극장에서 볼 수 없다는 아쉬움도 잠시, 조금 더 집중해서 그리고 여러 번 시청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더라고요. 개인적으론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어도 이 시스템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하고 싶을 정도죠.” _장정진(〈그라치아〉 피처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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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4

테이블 오더
지난 2014년 스타벅스에서 도입한 사이렌 오더를 시작으로 우리 생활에서 스마트 오더 시스템은 대중적으로 자리 잡았다. 투썸플레이스, 폴바셋, 할리스커피, 이디야 등 다양한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앱으로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는 스마트 오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것.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픽업 혹은 배달 주문을 할 수 있는 앱 서비스도 나왔다. 파스쿠찌, 배스킨라빈스,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등 SPC 그룹에서 선보이는 픽업 혹은 배달 주문 서비스 ‘해피오더’, 가까운 매장을 찾아 미리 주문 후 음식을 픽업할 수 있는 KFC의 ‘징거벨 오더’ 등이 대표적. 혹여 매장에서 식사를 하더라도 직원을 대면하지 않고 모바일로 주문, 결제하는 테이블 오더 시스템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그리고 코로나19 사태는 이를 더 활성화시키는 촉진제가 되고 있다.

“요즘 같은 시국에는 직접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는 키오스크 매장이 참 반가워요. 손가락으로 터치해야 하니 불안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주문 후에 깨끗하게 씻으면 그만이니까. 직접 대면해서 주문하고 결제하는 과정을 생략해도 되니 오히려 더 안심이 돼요.” _김지현(회계사)

NHN 페이코
스마트폰에서 주문과 결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 페이코 사용자들은 카운터로 갈 필요 없이 테이블에 앉아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다. 매장 테이블에 비치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주문 완료! 앞으로는 미리 주문하고 포장 제품을 받아갈 수 있는 픽업 오더, 주문부터 배달까지 제공하는 배달 오더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네이버 테이블주문
매장 안 QR코드를 찍어 주문하고 네이버 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 매장마다 다른 메뉴판을 구성해 실제로 매장에서 주문하는 듯한 경험을 선사하는데 주문이 잘 들어갔는지 준비 중, 조리 중, 서빙 완료같이 진행 상황을 보여주는 것도 네이버 테이블주문만의 특징이다.

카카오 챗봇
매장 방문 및 대기 없이 주문, 결제, 스탬프 적립 등을 카카오톡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이 특징. 매장 안내부터 옵션 추가, 결제를 매장 채팅 방에서 해결할 수 있다.

KEYWORD 5

퇴근 후 2교시
오프라인 강의나 스터티 모임 등이 취소되며 집에서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의 수요가 점점 늘고 있다. ‘클래스 101’은 드로잉, 피아노 연주 등 본격적으로 취미를 즐길 수 있게 돕는 강의부터 자신의 노하우를 가감 없이 전하는 유명 크리에이터들의 강연까지 500개가 넘는 클래스를 수강할 수 있어 인기를 끄는 대표 앱. 이와 함께 관련 제품의 판매량도 급증했다. 집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유화용품은 2배, 수채화용품은 4배 가까이 늘었고, DVD 판매량은 2배 이상, 소설은 58%, 에세이는 269% 등 그 수치가 크게 증가했다.

윌라
눈의 피로도 없이 100% 성우의 목소리로 신간부터 베스트셀러까지 즐길 수 있는 리딩 북. 책 한 권, 영화 티켓 한 장 정도의 가격으로 다양한 책과 인문학 강의를 누려보자. www.welaaa.com

에어클래스
동영상 강의 플랫폼으로 모든 브라우저와 디바이스를 지원한다는 점이 큰 장점. 6128개의 클래스에서 13만5363편의 동영상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대학 강의, 자격증, 어학 등 높은 수준의 클래스를 만날 수 있다. www.airklass.com

탈잉
‘언제 어디서나 튜터를 내 손 안에’라는 슬로건 아래 오프라인 외에도 VO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무 노하우, 돈 버는 법, 인플루언서가 되는 법, 디자인 배우기 등 실용적인 정보들로 가득하다. taling.me

폴인
각 분야의 전문가가 전하는 전문적인 읽을거리가 있는 곳. 브랜딩이란 무엇일까, 내 커리어는 어떻게 될까 등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한 기획자라면 집에서도 의미 있는 브레인스토밍을 할 수 있다. www.folin.co

화제의 해시태그 BEST 6

#돌밥돌밥
코로나19로 밖에서는 생사를 오가는 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집에서는 끼니 전쟁이 한창이다. 하루 세 끼를 모두 집에서 해결하다 보니 메뉴 선정도 일이기 때문. 돌아서면 밥때가 온다고 해서 ‘돌밥돌밥’ 혹은 ‘코로나삼시세끼’라는 해시태그까지 등장했다. 이와 관련해서 요리를 쉽게 할 수 있는 밀키트의 판매량이 급증했는데, SSG닷컴에선 전년 대비 1020%가 늘어나며 2월 가장 잘 팔린 식품 1위를 기록했고 ‘심플리쿡’은 전월 동기 대비 182.5%나 증가했다.

#달고나 커피
배우 정일우가 예능 프로그램 〈편스토랑〉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화제의 음료로 떠올랐다. 집에만 있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인증하기 시작하며 하나의 유행처럼 번졌는데, 최근에는 유튜버 스타 박막례 할머니까지 달고나 커피 만들기에 도전하기도 했다. 팔이 아파도 400번은 꼭 채워 저어야 한다는 게 완벽한 달고나 커피를 만드는 황금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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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놀이 챌린지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의 휴교가 장기화되면서 아이들이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24시간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사람들은 곤혹스러울 수밖에. 밖에 나갈 수도 없는 아이들과 실내에서 한정된 자원으로 재미있게 놀아줘야 하는 부모들은 새로운 놀이 방법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유행처럼 번진 아무놀이챌린지는 ‘가정 보육 기간을 성공적으로 플렉스할 집단 지성’이란 슬로건 아래에서 ‘세상 모든 집의, 세상 모든 놀이를 모아보자’라는 캠페인. 이에 참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집에서 아이들과 갇혀 놀거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찍어 올리면 끝!

#방구석 여행챌린지
코로나19 사태로 직접적인 피해를 받은 곳을 꼽는다면 여행 업계다. 지난 2월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20% 수준으로 감소했는데 하나투어는 85%, 모두투어는 77%의 감소율을 기록하며 생존의 위험에 처했다. 이는 여행 블로거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는데 새로운 여행 콘텐츠를 올리는 것이 어렵게 되자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방구석 여행 챌린지, 하우스 캠핑 등 대체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여행을 못 가는 이들을 위해 방구석에서 떠나는 지구촌 세계 여행을 제안하는 것. 이를테면 여행 영화를 추천하는 식. 혹은 집에서 텐트를 치고 생활하는 하우스 캠핑 등 기발한 아이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 #홈 트레이닝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피트니스 센터 이용이 감소하면서 홈 트레이닝 제품의 매출도 급증했다. ‘요가와 필라테스’ 상품의 판매는 58% 증가했고 ‘짐볼과 폼롤러’ 상품은 94% 증가하며 그 인기를 입증했다. 이는 곧 면역력 증진을 위해 다이어트는 잠시 미루고 잘 먹어야 한다던 사람들이 ‘확찐자’가 되면서 겪는 후폭풍이 아닐 듯싶다.

  • #코로나 블루
    코로나19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언제 어디서 감염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집 밖 외출을 삼가면서 사회적인 관계가 단절되고 그에서 오는 외로움을 겪거나 혹여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주변인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우울감이나 불면증에 시달리는 것. 일명 ‘코로나 블루’로 명명한 이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질병관리본부는 한국심리학회와 함께 심리적 방역 차원의 심리 상담을 시작했다. 전화 한 통화만 하면 무료로 진료 가능하니 관련 증상을 겪고 있다면 도움의 손길을 청해보자.

KEYWORD 6

당신의 근무 환경, 어떻게 달라졌나요?
일상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뚜렷한 현상은 ‘재택근무’다. 출퇴근 개념이 사라지고 업무 미팅을 전화로 해결해야 하는 새로운 근무 패턴의 변화는 누군가에게는 소통의 어려움을, 다른 누군가에게는 일상의 여유로움을 제공했다.

생애 첫 재택근무에 대해 물었습니다
1 재택근무를 하면서 달라진 일과는?
2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업무 내용은?
3 평소 재택근무에 대해 가졌던 로망이 있다면?
4 또다시 재택근무를 하게 된다면?

‘집’의 의미가 모호해졌어요

‘집’의 의미가 모호해졌어요

남기범(생명공학 연구원)
1 매일 실험실 붙박이로 사는 일상이었는데, 실험을 하지 못하게 되어 미완성으로 남은 보고서들이 쌓였어요. 연구원은 규칙적인 근무 패턴을 가지고 있어서 아침 9시에 출근해 저녁 6시면 퇴근하는데 지금은 그럴 수 없게 되었고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을 때만 해도 바로 재택근무를 하지 않았는데 갑작스럽게 대구와 경북 지역의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재택근무 조치가 내려졌죠. 그 뒤로 팀 온라인 메신저로 업무 내용을 주고받으며 일하고 있어요.
2 실험이 필요한 보고서를 미완으로 남기거나 교대 근무일까지 미뤄야 한다는 사실 외에는 크게 달라진 점이 없어요. 하지만 기존 업무가 밀리고 일정이 꼬인다는 점은 말보다 훨씬 많은 불편 사항을 초래하죠. 최근의 가장 큰 변화는 3월에 예정되었던 해외 학회가 취소된 거예요. 지난해 12월부터 발표 내용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출장이 취소되면서 이 모든 연구 내용을 메일로 주고받게 되었죠. 부담감이 컸던 프로젝트라 그런지 시원섭섭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3 평소에 생각해본 적 없는 일이어서 재택근무에 대한 어떤 로망이 없었어요. 다만 겪어보니 생각보다 심적으로 불편하더라고요. 무엇보다 ‘집’이라는 공간의 정의가 모호해졌어요. 철저하게 쉬는 공간으로 인식해온 곳에서 일을 하려니까 연구 효율이 좋을 리가 없죠.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일도 많지만, 결국 실험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공란으로 남겨놓고 다음 문제로 넘어가야 하니까요. 아무래도 제대로 된 일처리를 하지 못하니까 기분이 상쾌하지가 않네요.
4 제 업무에 한정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효율적인 근무 환경이 갖춰지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무래도 실험 셋업을 만드는 것은 온라인으로 할 수 없으니까 실험 셋업을 자동화 설계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재택근무 효율을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소속사 배우들을 위해 다양한 작품을 찾고 배역에 맞는 역할을 추천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어요. 업무 특성상 대면 미팅이 중요한데 코로나19로 인해 미팅이 줄었죠. 방송국 출입도 비교적 자유롭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제약이 심해졌고요.”_전재민(엔터테인먼트 이사)

나태해지지 않기 위해 더 많이 긴장하게 돼요

나태해지지 않기 위해 더 많이 긴장하게 돼요

임소연(메리어트 인터내셔널 PR)
1 기존의 업무는 9시에 시작해 6시에 종료하는 규칙적인 출퇴근 패턴을 유지했어요. 호텔에 특별한 행사가 있지 않는 한 고정적으로 지켜지던 업무 패턴이죠.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본사 직원이 주 2일씩 교대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요. 하지만 여전히 근무 시간은 정확히 지키고 있죠. 장소만 달라졌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다만 집에는 사무실만큼 편한 책상과 의자가 없어서 목이 좀 뻐근하고 피곤하다는 차이가 있달까요?
2 아무래도 업무적으로 실수하지 않게 더 많이 긴장하는 것 같아요. 한시적인 재택근무 기간에 패턴이 풀리게 되면 정상 업무 패턴으로 돌아갔을 때 더 힘들어질 테니까요. 스스로를 다잡고 있어서 업무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지만, 확실히 대다수의 호텔 행사 취소라든가 외부 미팅이 사라진 점은 체감이 되는 변화예요. 미팅을 대체한 온라인 업무가 늘기는 했지만요.
3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호텔 업무 특성상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 말고 외근도 많기 때문에 재택근무에 대한 로망이 별로 없거든요.
4 앞서 말한 것처럼 마음을 다잡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어요. 하지만 근무 환경을 효율적으로 만들어줄 새 책상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자택 내 업무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사태로 하늘길이 닫혀서 스케줄이 눈에 띄게 줄었어요. 현재는 국내선 위주로만 비행 중이어서 자택 대기나 휴무일이 많아졌네요. 공항은 지금 비행기 주차장으로 변한 상태이고요.” _주우주(파일럿)

화상 회의를 처음 할 때는 꽤 쑥스럽더라고요

화상 회의를 처음 할 때는 꽤 쑥스럽더라고요

성병권(조명 및 인테리어 디자이너)
1 디자인 업종의 특성상 간소한 도구만 있으면 사실 어디든 업무 공간이 될 수 있어요. 미팅을 위한 외부 출장이 아니면 책상에 앉아 집중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일상이거든요. 그럼에도 재택근무가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출퇴근에 소요되던 시간이 단축되었다는 점이죠. 통근 시간이 보통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걸리기 때문에 교통 혼잡 시간을 피해 자발적인 야근을 하는 경우가 잦았거든요. 출퇴근에 소요되던 3시간가량을 온전히 업무에 집중하다 보니 효율도 올라가고 가족과 보내는 저녁 시간도 늘었어요.
2 현재 협업 관계에 있는 한 IT 업체는 코로나19로 인해 100% 재택근무제로 돌입해서 미팅 금지 명령도 내려졌어요. 부득이하게 미팅이 연기되며 메신저와 이메일, 화상 통화로 업무를 진행하게 되었죠. 외국에서는 흔한 화상 비즈니스 회의가 국내에서는 낯설기에 처음에는 다들 부끄러워했던 기억이 나네요. 사실 제 주위의 건축 및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은 더 바빠졌어요. 코로나19로 인해 손님 수가 줄어든 업주들이 차라리 이 기간에 리뉴얼과 리모델링을 하자고 결심해서 디자인이나 시공 작업이 늘었거든요.
3 조직원들과 팀을 이루어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무조건 함께해야만 하는 일이 있어요. 출퇴근뿐 아니라 야근도 당연하게 여겼죠. 진행하다 수정하고 다시 아이디어 내고, 또다시 만들어가야 했으니까요.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여유롭지 못해 재택근무가 로망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파트너들과 협업을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니 재택근무는 제 스스로 스케줄 조절을 통해 좀 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의 변화 정도로 생각하게 되었죠.
4 업무 환경을 위한 공간적 세팅이 필요할 거 같아요. 보통의 집에는 서재라는 공간이 존재하지 않잖아요. 그래서 유니크하게 디자인된 가구를 들여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만약 재택근무가 보편화된다면 리빙 쪽에서 유행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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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회사와의 작업이 많은 편이에요. 그런데 작업물의 공개일이 계속 늦어지고 있는 점이 안타깝죠. 얼마 전 촬영을 마친 한 가수의 솔로 콘서트는 티켓팅까지 모두 마친 상태였지만, 공연 일주일 전에 잠정 연기되었거든요.” _김혜수(포토그래퍼)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했으면 좋겠어요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했으면 좋겠어요

전은영(갤러리 큐레이터)
1 재택근무는 출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에요. 현재 모든 업무는 이메일과 전화 통화로 대체하고 있죠. 업무 특성상 해외 작가나 갤러리스트들과 연락할 일이 많은데, 재택근무 중에는 외국 시차에 맞춰 자유롭게 시간을 조정해서 처리할 수 있어 좋더라고요.
2 업무 특성상 직접 사람을 만나는 미팅이 많았어요. 그런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팅이 모두 무기한 연기되거나 취소되었고, 갤러리 전시도 방문객의 안전을 위해 취소됐죠. 전시 운영 기간에 하던 업무는 줄었지만, 대신 자료 조사나 국제 정세 흐름 파악 및 추후 대비를 위한 추가 기획 업무가 늘어났어요. 연간 계획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에 아티스트들과의 전시 일정 조율도 추가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았고요.
3 예전에는 막연하게 오피스텔에 자기만의 작업실을 꾸리고 일하는 프리랜서나 해외 우수 기업의 사례들만 떠올렸던 것 같아요.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근로 복지에 다소 보수적인 우리나라 기업들이 앞다투어 재택근무 조치를 취하고 또 그 필요성을 모두가 공감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에, 현재의 사태가 얼마나 위험하고 범국가적 차원의 위기인지를 피부로 실감하고 나니 환상이 사라졌어요.
4 실시간으로 담당자와 연결이 어려운 경우 커뮤니케이션의 지연 때문에 업무 처리가 늦어지는 일이 종종 발생하더라고요. 재택근무 중에도 상호 간의 업무 시간을 지정하여 지켰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한국은 화상 미팅이 일상화되어 있지 않은데 다자간의 화상 미팅 문화도 정착되어 로케이션에 상관없이 바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좀 더 효율적인 재택근무 옵션이 장착되었으면 좋겠고요.

전국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이 절반 이상 정지된 느낌이다’라고 답한 이들이 59.8%에 달할 정도로 현 코로나19 사태는 우리의 삶을 완전히 바꾸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체적으로 즐길 수 있는 문화가 하나둘 등장했고, 조금은 불편하지만 한편으론 편하기도 한 언택트 서비스가 짧은 시간 안에 폭발적으로 발전했다. 이렇게 자발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선택하며 달라진 우리들의 라이프스타일 키워드 6.

Credit Info

2020년 04월

2020년 04월(총권 125호)

이달의 목차
EDITOR
장정진, 남미영
PHOTO
Getty Images, Getty Images Bank, 그린나래미디어, 영화사 진진, CGV 아트하우스, 더쿱
ASSISTANT
강다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