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투브 네이버 포스트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오늘의 이슈

강아지를 키우려면 세금을 내라고요?

On February 28, 2020

이달의 핫 이슈. <그라치아>가 던진 이야기에 답한다.

3 / 10
/upload/grazia/article/202002/thumb/44255-403844-sample.jpg

“내 강아지를 키우는데, 국가에 세금을 내라고요?” 얼마 전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축산부)의 ‘2020~2024년 동물복지종합계획’ 발표에 천만 반려동물 가구가 들썩였다. 2022년부터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보유세 또는 부담금을 부과할 계획이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기 때문. 농축산부는 늘어난 반려동물 가구에 대비하여 반려동물을 위한 제도 마련과 유기 동물 방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지만, 이를 둘러싸고 찬반 의견이 극명하게 갈렸다. 발표가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반려견 보유세’ 도입을 반대한다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올라왔고, 한 달도 되기 전에 2만 명이 뜻을 같이했다. 해당 제도를 찬성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유기 동물의 확산을 막고, 정부 차원에서의 반려동물 복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반려인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10년째 반려견을 키우는 직장인 김성현 씨는 반려동물 보유세에 대해 근본적인 의구심을 드러냈다. “세금은 수익이 발행하는 것에 한해 지불하는 돈이라고 알고 있어요. 또한 세금을 내는 의무를 행함에 있어서 당연히 돌려받는 혜택도 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설명은 명확하지 않죠. 그런 상황에서 무턱대고 세금을 매긴다는 것이 납득되지 않습니다. 세금을 어떻게 활용해서 반려동물 가정에 돌려줄 계획인지를 밝힌다면 기꺼이 찬성할 수 있죠.” 장기적인 관점에서 꼭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동물을 위한 행동’의 전채은 대표는 “보유세 도입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을 이해합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정부 차원에서의 보호와 복지가 이뤄지기 위해 선진국 형태로 변모하는 성장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라고 지지 입장을 밝혔다.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우희종 교수는 보유세 논란 직후 이뤄진 라디오 인터뷰에서 “명칭부터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물건에 매겨지는 ‘보유세’라는 이름을 없애고, ‘양육세’로 바꾼 뒤에 도입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작업입니다. 받아들이는 개념 자체가 완전히 달라지니까요”라고 말했다.

현재 반려동물 등록 세금제를 실시 중인 유럽 국가로는 스위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독일 등이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반려견 1마리당 연간 약 15만원 정도를 내고 있다. 선진 반려견 문화로 유명한 독일의 경우는 훨씬 체계적이다. 견종에 따라 세금을 달리 매기고 있어 연 14만원에서 77만원까지 다양하다. 적지 않은 세금을 내는 대신 관리도 철저하다. 반려견 입양 시 기관에서 주어지는 펜던트를 불시 검사하고, 착용하지 않았을 경우 벌금을 매긴다. 보호 시설은 철저하게 관리되어 입양률이 90%에 달한다. 성공적인 사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영국에서는 과거 반려동물 보유세를 시행했으나, 유기견 수가 느는 등 실효성을 의심받아 폐지된 바 있다. 보유세를 반대하는 반려인들의 다수 의견 중 하나는 “이미 동물병원에서 진료비 부가세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999년, 국내에서 동물병원 수가제를 폐지하면서 진료 항목별 표준화된 정보 제공 체계가 사라진 것이 그 원인이다. 현재 동물병원 진료비는 수의사가 자의로 정하는 상황. 같은 진료도 최대 6배까지 차이가 나는 현실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반려동물 보유세 정착으로 이 같은 불합리한 의료비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찬성하겠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세금 납부에 따른 사회적 혜택이 주어진다면 기꺼이 동참하겠다는 의미다. 결국 반려동물 보유세를 둘러싼 문제의 쟁점은 따지고 보면 다른 세금 이슈와 다르지 않다. ‘나의 세금이 어떻게 쓰이느냐’에 대한 질문인 것. 이에 어떤 답을 내놓느냐에 따라 정부의 반려동물 정책의 성패가 갈릴것으로 보인다.

  •  

    12만
    1천77마리
    2018년 한 해 동안 유기된 동물 수
    _농림축산검역본부
  •  

    135억
    8500만원
    2019년 동물 보호·복지 예산
    _농림축산식품부
  •  

    13만
    3462마리
    지난해 구조·보호된 유기 동물 수
    _동물구조 119

And you said...
@graziakorea
“반려동물 보유세,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에 <그라치아> 독자들이 의견을 내놓았다.

제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결과를 내야 안정적으로 시행되지 않을까요? 대뜸 세금부터 내라면 누가 환영하겠어요?
반려동물은 길게는 20년을 함께하는 가족인데, 긴 시간 책임감 있게 이들을 돌보는 반려인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았으면 해요. instagram: ballerina0117

아직 시의적절해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제 의견입니다. 반려인들 사이에서 조세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아요.
책임감이 약한 사람들은 세금에 대한 부담을 느껴 유기 동물이 늘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현재로서는 부정적으로 느껴지네요. instagram: ooohm1

해외 대비 국내는 반려동물 관련 법규조차 미비합니다. 그런데 정부가 도움 및 복지를 주는 것이 아니라 세금 ‘먼저’ 걷어간다고요?
아직까지는 반대 입장이네요. 보유세가 어떻게 쓰일 것인지 확실한 설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요. instagram: kkk_kookoo

이달의 핫 이슈. <그라치아>가 던진 이야기에 답한다.

Credit Info

2020년 3월

2020년 3월(총권 124호)

이달의 목차
EDITOR
남미영
PHOTO
Getty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