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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s the Upcoming Rookie?

On January 1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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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패션 브랜드 김해김(KIMHEKIM)의 디자이너 김인태입니다.

2020년 제15회 SFDF(삼성패션디자인펀드) 우승자가 된 것을 축하해요. 현재 한국에서 가장 핫한 디자이너라는 뜻이기도 한데, 소감이 어떤가요?
이제껏 SFDF에 당선된 분들 중 멋진 디자이너가 많은데 뒤를 잇게 돼 영광이에요.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질 거 같아 기대되고요.

지난 9월에는 2020 S/S 파리 패션위크에서의 쇼를 성공적으로 마쳤어요. 컬렉션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파리의상조합의 정식 멤버가 된 후 첫 공식 쇼였기 때문에 설레는 동시에 초조했지만 만족스럽게 마쳤어요. 주제는 ‘Attention Seeker’, 한국말로 번역하자면 ‘관종’이었어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잖아요, 관심받고 싶어서 뭐든 하는. 하지만 저는 사실 SNS상에서 이뤄지는 모든 포스팅이 결국 다른 사람에게 좋은 관심과 반응을 얻고자 하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관심을 바라는 건 어쩌면 모두가 당연히 갖는 바람이죠.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김해김의 방식대로 즐겨보자 생각했어요. 블랙 머메이드 드레스에 셀피 스틱을 들고 런웨이를 걷는다든지, 김해김이 쓰인 비타민 링거를 맞으면서 걷는다든지.

일상적인 룩에 매치된 고운 색감의 오간자 소재 옷이 인상적이었어요. 한복에서 영감받은 것인가요?
네. 도포, 두루마기, 치마, 저고리까지, 서울에 있는 한복 장인과 협업해 한복을 만들었어요. 한복은 변형 없이 한복 그 자체일 때가 가장 예쁘다고 생각해서. 은은한 색이 서로 잘 어울리는 오간자 소재를 두 단으로 겹친 짧은 한복 치마 룩이 있는데, 베스트셀러 톱 5에 들어요. 일상복으로서 한복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죠.

극도로 과장된 오버사이즈 실루엣 역시 재미있었어요.
오버사이즈계의 종결자가 되고 싶었어요. 『잭과 콩나무』의 잭이 거인에게서 옷을 훔쳐온 느낌으로, ‘모든 게 인간보다 2배 큰 거인이 있다면?’이라는 전제하에 패턴을 만든 거예요. 제 컬렉션에는 4가지 시리즈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이 잇 이프 유 캔’(Buy it if you can)이라는, 일명 ‘살 테면 사봐라’ 시리즈예요. 이번에는 그 시리즈를 메가 자이언트 오버사이즈 라인으로 만든 거죠.

그러면 그 4가지 시리즈는 매 시즌마다 가져가는 콘셉트인가요?
네. 도발적이고 과장되고 실험적인 디자인을 이끌어가는 ‘바이 잇 이프 유 캔’, 파티나 중요한 자리에서 멋스럽게 입을 수 있는 ‘투나잇’, 후디나 진같이 교복처럼 입을 수 있는 ‘마이 유니폼’, 서울의 한복 장인과 만드는 ‘김인태 김해김’이 그 시리즈예요. 이 4가지의 미적 원동력을 가지고 매 시즌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죠.

피날레에서 해맑게 팔 벌리고 뛰어나와 화제가 됐어요.
사실 뛰어나갈 계획이 아니었어요. 시크하게 나가서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막상 나가니 너무 긴장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그냥 꾸벅 인사만 하고 들어왔는데 ‘아, 이건 아니잖아’ 싶은 생각이 들어 에라 모르겠다 하고서 다시 뛰어나갔죠. 북받쳐 오르는 감정에 두 손을 벌리고 뛰었는데, 잘한 거 같아요(웃음).

파리에서 유학 후 10년 동안 커리어를 이어갔어요. 니콜라 제스키에르의 발렌시아가와도 함께했고요.
당시 발렌시아가의 디자인 스튜디오 컬렉션 팀원으로 일했는데, 맞은편 건물에 있는 발렌시아가 아틀리에를 오가며 디자인을 시각화하는 작업이 주 업무였어요. 기라성 같은 모델들이 피팅을 하고, 장인 정신을 가진 이들이 한 땀 한 땀 옷을 만들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지냈죠. 그때 ‘이렇게 즐겁게 작업할 때 아름다운 옷이 탄생하는구나’를 느꼈어요.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매일 아침 9시부터 저녁 11시까지 10분 이상 쉬지 않고 남성복, 여성복, 액세서리, 커머셜 등에 관련된 스케줄을 다 소화해냈죠. 정말 대단했어요. 명확하게 자신의 생각을 알린 뒤 여러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더 실용적인 디자인이 무엇인지 연구하고 만들어갔던 게 특징인데, 제 브랜드를 하면서 그의 정확한 디렉션 능력을 접목하려고 노력해요.

존경하는 패션 디자이너가 있다면 누구예요?
아제딘 알라이아요. 파리 마레 지구에 아제딘 알라이아의 부티크와 그의 작품이 전시된 갤러리, 서점, 아틀리에, 아제딘 알라이아 호텔이 있는 건물이 있어요. 인테리어부터 소품 하나까지 아제딘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게 없는데, 그만의 색이 분명해서 너무 아름답죠. 타계하기 전까지 패턴 제작은 물론이고 스스로 바느질까지 한 분으로 유명했거든요. 프랑스 사람이 아님에도 파리 패션계에서 사랑을 받았던 아제딘처럼, 저도 한국인이지만 파리에서 10년 동안 백그라운드를 쌓은 만큼 프랑스에서도 사랑받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김인태 김해김과 아제딘 알라이아, 어감이 주는 리듬도 왠지 잘 어울리지 않나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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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S/S 김해김 컬렉션에 등장한 비타민 링거, 셀피 스틱, 메가 자이언트 오버사이즈 룩.

2019 S/S 시즌에
선보였던 커다란
리본이 달린 오간자
드레스로, 김해김의
시그너처와도 같다.

2019 S/S 시즌에 선보였던 커다란 리본이 달린 오간자 드레스로, 김해김의 시그너처와도 같다.

2019 S/S 시즌에 선보였던 커다란 리본이 달린 오간자 드레스로, 김해김의 시그너처와도 같다.

스트리트적 무드가 강했던 패션계가 다시금 쿠튀르, 럭셔리, 클래식으로 회귀하는 것 같아요. 김해김이 추구하는 패션은 어느 쪽에 가깝나요?
저는 쿠튀르를 전공했고, 제 첫 번째 컬렉션 역시 쿠튀르 드레스 7벌이었어요. 쿠튀르는 재밌는 패션 요소예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옷, 맞춤복이라는 수식어가 달린 옷에 애착이 가죠. 실제로 많은 사람의 노력과 혼이 깃들어 있으니까요. 기계나 로봇이 할 수 없는 것이기에 앞으로 디자이너들에게 이런 능력이 더욱 요구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티셔츠에 한복 치마를 매치한 룩은 쿠튀르와 스트리트 룩의 접목을 의도한 건가요?
그건 제가 티셔츠를 입은 상태에서 쿠튀르 드레스를 입어보다가, 혹은 청바지에 쿠튀르 재킷을 걸쳐보다가 실제로 얻어낸 스타일링의 결과물이에요. 현시대에 입을 수 있고 실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 쿠튀르가 좋다고 생각하는데, 자연스럽게 그런 착장법이 탄생한 거 같아요.

2019년에 세운 목표는 다 이루었나요?
3월에 파리의상조합 멤버가 됐고, 9월에 첫 공식 컬렉션을 했고, SFDF에서 수상도 했고, 좋아하는 셀럽에게도 옷을 입혔고…. 감사하게도 2019년에 목표했던 것들을 줄줄이 사탕처럼 다 이뤘어요. 남은 목표는 지금 막 공개한, 7벌의 드레스로 구성된 블랙 쿠튀르 컬렉션을 잘 릴리즈하는 것과 한국에서도 김해김을 구입할 수 있게 온라인 쇼핑몰을 만드는 거예요. 한국에서 구매할 방법이 없다는 DM을 엄청 많이 받거든요.

2020년의 목표는 뭔지 궁금해요.
LVMH 프라이즈와 같은 세계의 각종 어워드를 휩쓸고 싶어요. 그래서 세계를 돌아다니며 인터뷰와 촬영을 하게 됐으면 좋겠어요. 또 파리 부티크를 오픈하는 게 꿈이죠. 서울 부티크를 여는 것도 목표고요. 2019년에는 후암동에 에스파스 김해김이라는 이름의 서울 쇼룸을 열었어요. 주말에 항시 오픈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프라이빗하게 김해김을 느낄 수 있도록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죠. 이처럼 김해김을 만나볼 장소를 세계 곳곳에 만들어놓고 그곳에 한 달씩 머무는 게 최종 목표예요.

메종 김해김의 옷을 어떤 여성들이 입기를 원하나요?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나는 언젠가 이렇게 하늘거리는 오간자 드레스를 입고 파티에서 춤을 출 거야’라고 꿈을 꿀 수 있는 여성 모두요.

디자이너 김인태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끝나지 않는 장편소설 같은, 계속 읽고 싶고 뒤가 궁금한 디자이너. 다음 편은 뭐지? 언제 나오지? 하면서 사람들이 궁금해한다면 더 바랄 게 없어요.

Credit Info

2020년 1월

2020년 1월(총권 122호)

이달의 목차
EDITOR
김지원
PHOTO
이영학, ⓒKimhekim

2020년 1월

이달의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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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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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학, ⓒKimhe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