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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을 믿어요

On December 18, 2019

2020 S/S 서울 패션위크를 위해 지금 런던에서 가장 핫한 디자이너 중 한 명인 애슐리 윌리엄스가 한국을 방문했다. 정자를 연상시키는 위트 넘치는 프린팅, 키치한 액세서리 등으로 젊은 층에게 무한한 사랑을 받고 있는 애슐리 윌리엄스. 컬렉션 공개 하루 전날, 말간 눈빛으로 담담히 인터뷰를 이어나가는 모습에선 마치 그녀가 만든 옷처럼 소녀스러움과 성숙함이 공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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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디자이너 애슐리 윌리엄스입니다. 브랜드를 론칭한 지는 어느덧 6년이 되었어요. 여성복을 주로 다루지만 유니섹스 옷도 함께 만들고 있죠. 연령대는 10대, 20대를 타깃으로 하고요.

서울 패션위크를 위해 방문한 한국은 어떤 느낌인가요?
시차 때문에 조금 피곤하지만 기분은 좋아요. 이번이 첫 방문인데, 첫인상이 아주 흥미로웠죠. 아직 많이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한국에 온 이후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어 행복해요. 이번 주 토요일에 제대로 관광해보려고요.

런던과 한국의 패션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가장 큰 차이는 런던에 비해 한국이 전체적으로 더 많은 걸 시도하고 새로운 걸 찾으려 한다는 거예요. 한국인 대부분이 패션을 중요시하고, 다양한 스타일에 도전하려는 것 같더라고요.

이번 시즌 컬렉션에 대해 살짝 힌트를 주자면요?
좋은 취향과 나쁜 취향의 경계를 허물고자 했어요.

경계를 허문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쉽게 말하자면 예쁘면서 동시에 못난 것을 만들고 싶었어요. 예쁘고 못난 것을 어울리게 만들어서 통상적으로 우리가 아는 예쁨이 아닌, 색다른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거죠. 컬러, 프린트 등을 믹스해서 예상치 못한 아름다움을 만들며 거기서 만족을 느끼는 거예요.

믹스 앤 매치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네요?
맞아요.

브랜드 애슐리 윌리엄스의 이미지는 키치하면서도 스트리트 문화에 고딕 감성이 결합된, 다크한 매력이 느껴져요.
그 표현이 정확해요. 소녀스러운 동시에 어두운 면을 내포하고 있는 이미지가 좋아요. 귀엽고 예쁜 옷을 입었는데 예상치 못한 다크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죠.

브랜드의 색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초록색이오. (컬렉션에 공개할 가방을 가리키며) 저 가방 같은 초록색.

매 컬렉션마다 강렬한 레터링과 프린팅 그리고 혁신적인 스타일로 위트 있는 패션을 선보이잖아요. 이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나요?
10대 때부터 패션은 제게 감정 표현의 수단이었어요.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다른 이의 생각은 어떤지 등 서로의 감정과 생각을 나누는 게 사람과 관계를 맺는 법이라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매 시즌 쇼를 할 때마다 그래픽과 프린팅으로 감정과 생각을 직관적으로 반영하고자 했어요. 뻔한 표현보단 그때그때 느끼는 걸 드러내는 식으로.

영감은 주로 어디서 받아요?
모든 곳이오. 영감을 얻기 위해 인터넷 서핑을 할 수도 있고, 서점에 갈 수도 있고, 특정한 어딘가로 여행을 떠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일상의 모든 곳에서 영감을 받으려고 해요. 색다른 이미지나 사람들이 길을 걸어갈 때 입은 옷 등. 뚜렷하게 정의 내리긴 어려워요. 매일의 삶, 여행,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저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에서 영감을 받는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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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을 지켰으면 좋겠어요.
먼저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낸 후에 그 신념을 따르고 중심을 지키세요.

롤 모델이 있나요? 혹은 요새 눈여겨보는 패션 아이콘이 있나요?
제레미 스캇이오. 제가 어렸을 때 가장 처음 알게 된 디자이너이기도 하고, 그를 만난 이후로 패션을 단순한 옷이 아닌 그 이상으로 사랑하게 됐어요. 지금도 여전히 가장 좋아하는 디자이너예요. 참, 마크 제이콥스도요.

지난 2019 F/W 컬렉션에서 선보인 정자 프린팅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생각해낸 계기가 있나요?
특별한 계기는 없었고요. 처음에는 그저 쿨하고 멋진 걸 하고 싶었어요. 그러다 정자 프린팅을 더했는데 의외로 그래픽적인 부분에서 멋있기도 했고, 또 어떻게 보면 정적이고 자연스럽더라고요. 제겐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프린팅이었지만, 다른 사람이 느끼기엔 어색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할 수 있죠. 이런 식으로 사람마다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는 이미지를 더하고 싶어요. 상반된다는 점이 흥미롭잖아요.

그렇다면 어떤 컬렉션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지금 준비하고 있는 컬렉션이오. 컬렉션을 진행할 때마다 그 과정이 정말 즐거워요. 그래서 매번 해당 시즌이 가장 재미있다고 느끼죠. 막상 끝나면 더 이상 신경 쓰고 싶지 않지만요(웃음).

컬렉션에서 선보이는 믹스 매치는 실제로 직접 따라 해보고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에요. 믹스 매치나 스타일링에 관한 본인만의 팁이 있나요?
‘이 아이템은 이것과 잘 어울린다’ 같은 공식은 없다고 생각해요. 완전히 안 어울릴 것 같아도 스스로가 좋아하는 걸 입으면 돼요. 물론 균형도 중요하죠. 화려한 옷을 입을 땐 플랫 슈즈나 심플한 아이템을 매치해 무드를 다운시키는 식으로요. 룩이 너무 캐주얼하다 느끼면 액세서리를 더하거나 화려한 힐을 신어 믹스 매치해요.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자신감을 갖고 스타일링하라는 말이죠?
바로 그거예요!

평소 본인의 스타일은 어때요? 컬렉션의 무드와 일맥상통하는 편인가요?
매번 바뀌지만 캐주얼한 면에서는 비슷해요. 점퍼, 티셔츠, 데님 팬츠 위주로 입거든요.

비교적 어린 나이에 2013년부터 브랜드를 이끌어온 만큼 시행착오도 많았을 텐데요. 그 과정에서 얻은 교훈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교훈은 ‘모든 게 괜찮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에요. 막상 말보다 행동은 더 어렵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고 최대한 즐기려고 하죠. 열심히 했을 땐 결과가 잘못되더라도 괜찮다는 걸 배웠어요.

지미추, 반스 등 다양한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도 꾸준히 진행 중이잖아요. 협업을 할 때엔 두 브랜드의 이미지를 동시에 보여주기가 힘들 것 같은데, 어떤가요?
힘들 때도 있고, 재미있을 때도 있어요. 예를 들어 지미추는 매우 재미있었죠. 지미추와 애슐리 윌리엄스는 색이 너무나도 다른 두 브랜드였지만, 같이 일할 때 제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줬거든요. 아무래도 영국을 베이스로 활동하는 브랜드이다 보니 제가 이해하기도 더 쉬웠고요. 협업할 때에 가장 중요한 건 서로가 믿고 의지해야 한다는 점 같아요.

이 외에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브랜드가 있다면?
스포츠 브랜드와 함께 작업해보고 싶어요. 나이키 같은….

애슐리 윌리엄스 옷을 처음 구매하는 이들에게 가장 먼저 추천할 아이템을 꼽아주세요.
액세서리요. 가격도 합리적이고, 어느 룩에나 예쁘게 잘 어울릴 거예요. 저지나 니트웨어 아이템들도 인기가 많아 시도하기 좋고요.

이미 에딕티드 서울에도 입점되어 있지만, 더 많은 애슐리 윌리엄스 매장이 한국에 생겼으면 좋겠어요. 한국 시장 진출에 대해 앞으로의 계획이 있나요?
당연하죠! 서울에 매장이 있는 건 여러모로 좋은 경험이라 생각해요. 많은 바이어와 한국 고객이 우리 브랜드에 더 친숙해질 수 있을 테니까요. 오프라인 매장이 있으면 고객이 원하는 아이템을 그 자리에서 바로 추천해줄 수도 있고요. 많은 매장이 서울에 입점했으면 좋겠어요.

애슐리 윌리엄스를 보고 디자이너로서의 꿈을 키워나가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먼저 알아낸 후에 그 신념을 따르고 중심을 지키세요. 지금 당장은 패셔너블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트렌드는 계속 바뀌니까요. 중심을 잘 지켜나가면 언젠가는 사람들이 인정해줄 거예요. 처음에는 많은 사람이 좋아해주지 않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먼저 지켰으면 좋겠어요.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업계에서 앞으로의 애슐리 윌리엄스는 어떨 것 같아요?
변화에 귀 기울이지만, 지금 하고 있는 것을 계속할 것 같아요. 중심을 잘 지키되,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기술이나 경제·사회 분위기에 맞춰 그에 따른 변화도 함께 주고요. 지금 제가 좋아하고 추구하는 것들을 좇으면서 이어나갈 수 있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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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 의상을 직접 피팅 중인 디자이너.

쇼 의상을 직접 피팅 중인 디자이너.

  • 쇼 의상을 직접 피팅 중인 디자이너. 쇼 의상을 직접 피팅 중인 디자이너.
  • 애슐리 윌리엄스의 2020 S/S 서울 패션위크 백스테이지 애슐리 윌리엄스의 2020 S/S 서울 패션위크 백스테이지
  • 디자이너 애슐리 윌리엄스는 쇼 전날 모든 피팅을 순조롭게 마쳤다고 전한다.디자이너 애슐리 윌리엄스는 쇼 전날 모든 피팅을 순조롭게 마쳤다고 전한다.
  • 브랜드 특유의 통통 튀는 디자인으로 제작된 슈즈들. 브랜드 특유의 통통 튀는 디자인으로 제작된 슈즈들.
  • 성공적인 피날레.성공적인 피날레.

2020 S/S 서울 패션위크를 위해 지금 런던에서 가장 핫한 디자이너 중 한 명인 애슐리 윌리엄스가 한국을 방문했다. 정자를 연상시키는 위트 넘치는 프린팅, 키치한 액세서리 등으로 젊은 층에게 무한한 사랑을 받고 있는 애슐리 윌리엄스. 컬렉션 공개 하루 전날, 말간 눈빛으로 담담히 인터뷰를 이어나가는 모습에선 마치 그녀가 만든 옷처럼 소녀스러움과 성숙함이 공존했다.

Credit Info

2019년 12월

2019년 12월(총권 121호)

이달의 목차
EDITOR
조윤주
PHOTO
김혜수, ©Ashley Williams

2019년 12월

이달의 목차
EDITOR
조윤주
PHOTO
김혜수, ©Ashley Willi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