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투브 네이버 포스트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오늘의 인물

DEEP BREATH

On December 11, 2019

하나, 둘, 깊은 숨을 들이쉰다. 이도현은 마치 계획이 다 있는 것처럼.

3 / 10
코트, 톱, 팬츠 모두 디올 맨(Dior Men).

코트, 톱, 팬츠 모두 디올 맨(Dior Men).

  • 코트, 톱, 팬츠 모두 디올 맨(Dior Men).코트, 톱, 팬츠 모두 디올 맨(Dior Men).
  • 코트, 톱, 팬츠 모두 디올 맨(Dior Men).코트, 톱, 팬츠 모두 디올 맨(Dior Men).
/upload/grazia/article/201912/thumb/43493-394349-sample.jpg

하이넥 톱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

/upload/grazia/article/201912/thumb/43493-394350-sample.jpg

화이트 셔츠 휴고보스(Hugo Boss). 데님 팬츠 요지 야마모토(Yohji Yamamoto). 슈즈 8 by 육스(8 by Yoox).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하거나 밖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살아 있다고 느끼거든요.
그런 기운을 저뿐만 아니라 저를 만나는 분들도 모두 느꼈으면 해요.

3 / 10
/upload/grazia/article/201912/thumb/43493-394351-sample.jpg

스트링 디테일의 테일러드 재킷, 팬츠 모두 코스(Cos).

스트링 디테일의 테일러드 재킷, 팬츠 모두 코스(Cos).

3 / 10
/upload/grazia/article/201912/thumb/43493-394345-sample.jpg

화이트 셔츠 휴고보스(Hugo Boss).

화이트 셔츠 휴고보스(Hugo Boss).

요즘 드라마 <스위트홈>을 촬영 중이라고 들었어요.
웹툰 원작인 작품으로 한 아파트에서 일어나는 일이에요. 정체불명의 괴물이 나타나고 사람들은 아파트를 탈출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괴물과 맞서 싸우죠. 그런데 이 괴물이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변하는 거라 누구나 괴물이 될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어요. 갇힌 사람들끼리 점점 불신이 쌓이는 모습을 보여주죠.

스릴러라는 장르 특성상 그동안 보여주지 않은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가 커요. 이은혁은 어떤 인물인가요?
여동생을 지극 정성으로 아끼는, 집안을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부담을 강하게 지닌 인물이에요. 그렇다 보니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철이 많이 들었죠. 그는 굉장히 현실적이면서도 냉철해서 이득을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고 어떻게든 쟁취해요.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적대적으로, 혹은 차갑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캐릭터죠.

이도현과는 비슷한 면이 있나요?
저는 부당한 걸 싫어해서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성격이에요. 정말 ‘불의’라고 생각하면 해결해야 하고 그렇다 보니 싸움에 휘말린 적도 있죠. 물론 대부분 말리는 입장이었지만 그런 상황에 닥치면 저도 모르게 힘이 세지더라고요.

제아무리 정당한 일이라도 얼굴이 알려진 입장 탓에 조심스러울 것 같아요.
물론 그런 면도 있어요. 그래서 웬만하면 참으려고 해요. 그러나 진짜 아니다 싶은 일에는 직접 나서게 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옆 테이블에서 직원들에게 좋지 않은 언행을 한다. 그런데 한두 번이 아니라 계속 지속되거나 더 강하게 나온다면 “그렇게 하지 마세요!”라고 말하게 되더라고요.

/upload/grazia/article/201912/thumb/43493-394346-sample.jpg

니트 톱, 셔츠, 체크 팬츠, 뮬 모두 구찌(Gucci). 양말 에디터 소장품.

요즘 세상이 흉흉하잖아요. 나의 행동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은 없어요?
그래서 도와주기 쉽지 않아요. 그래도 부모님께 배운대로 앞으로도 똑같이 행동할 것 같아요(웃음).

얼마 전 방영된 <드라마 스페셜 - 스카우팅 리포트>를 봤어요. 데뷔작도 야구 선수였는데 첫 주연작도 야구 선수로 돌아왔네요. 인연인 걸까요(웃음)?
아버지가 야구를 하셨던 터라 어렸을 때부터 취미로 야구를 했어요. 그런데 야구 선수 역으로 배우 데뷔를 했으니, 정말 인연인가 봐요. 하하.

신기하다. 이런 뒷이야기는 모르고 캐스팅된 거죠?
네. 그래서 늘 오디션을 보러 가면 “야구를 했었구나. 데뷔작이 야구구나” 하는 이야기가 오가요. 심지어 <호텔 델루나> 빼고는 작품 속 캐릭터가 모두 운동선수 역할이라… 진짜 운동이랑 좀 인연이 있나 봐요.

실제로 만나 보니 운동선수 이미지는 아닌데….
안 꾸미면 무조건 체대 학생처럼 보여요. 하하하.

<스카우팅 리포트>에서 재원은 어깨 부상으로 다시는 야구를 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임에도 선발로 나서요. 그는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운동하는 분들이라면 모두 공감할 거예요. 저 역시 농구를 했었기에 부상을 입으면 운동으로 그 부상을 낫게 한다는 신념이 있거든요. 이러한 제 경험을 토대로 ‘비록 내가 부상을 입었지만 승부는 승부고, 이 승부에서 내 힘으로 이겨내고 싶다’는 자존심, 그리고 승부욕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 던지려 했을 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진짜 마지막일 수도 있잖아요.
제가 해석한 재원은 앞날만 보고 살아가는 사람이에요. 엄마와 단둘이 살면서 생계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마음에 ‘어떻게든 먹고살아야 한다, 그러려면 야구 선수가 되어야 한다’는 상황에 직면했을 테고요. 그러니 계획적으로 사는 아이는 아닐 거라 생각했죠.

재원처럼 무언가를 절실하게 바란 적이 있나요?
그럼요. 저 역시 배우가 되기 위해 연극영화과에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재수까지 해서 중앙대에 들어간 걸요. 그때 시험을 보러 갔는데 한 기획사에서 캐스팅 제안을 받았어요. 당시 가수들이 많이 소속된 큰 회사였는데 당차게 거절했죠. “저는 연기를 하고 싶습니다. 배우가 될 겁니다” 하고요.

솔직히 후회했죠?
아니요. 근데 어머니가 후회했어요(웃음). 저는 출발은 꼭 연기자로 시작하고 싶었거든요.

연기를 전공한다고 모두 배우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나름의 모험이기도 했을 것 같은데요.
제 머릿속에는 이미 계획이 세워져 있었어요. 대학에 입학하고 2학년까지 열심히 다니면서 회사를 알아보고 최대한 빨리 데뷔할 거라는. 다행히 회사에 들어가는 것까지는 운이 좋았는지 계획대로 되었어요. 그런데 그 후로 1년간 공백이 있었죠. 휴학까지 했는데 ‘왜 나는 아무것도 안 되지’ 하는 자책감에 빠질 때쯤 데뷔작인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오디션을 볼 기회가 생겼어요. 정말 미친 듯이 열심히 준비했죠. 그런데 또 너무 열심히 준비하면 넘어지더라고요. 너무 부담스럽게 연기하고 강하게 어필했나 봐요. 그래도 한 번 더 기회를 주셨고 그제야 제 본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죠.

배우로서의 첫 촬영 신, 기억나요?
그럼요. 집에서 라면을 먹는 신이었는데 평소 먹는 연기만큼은 잘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거든요. 그 누구보다 먹음직스럽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슛 들어가자마자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근데 감독님이 이런 말을 하시더라고요. “너 그거 연결 맞출 수 있겠니?” 하고요. 순간 ‘연결이 뭐지?’ 했어요. 카메라 감독님에게 여쭤보니 촬영을 다각도에서 하니 젓가락질 순서와 횟수, 그리고 어느 대사 타이밍에 냄비 뚜껑을 놓았는지 등을 계산해서 똑같이 연기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덕분에 그날 라면을 엄청 먹었어요. 하하하.

아무래도 이론과 실전은 다를 수밖에 없죠. 가장 크게 느꼈던 적은 언제인가요?
<호텔 델루나>에서 만월의 칼에 찔려 죽는 신을 앞두고 많은 연습을 하고 갔어요. 그런데 컨디션이 준비되었다고 제 연기가 나오는 건 아니더라고요. 현장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그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는 유연한 상태로 갔어야 하는데, 제 스스로를 너무 가둔 거예요. ‘나는 네모야’ 하고 갔는데 현장은 동그라미, 세모,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계속 변하니 집중이 되지 않았죠.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무척 아쉬운 장면이에요. 다시 촬영하고 싶었지만 아이유 누나가 이런 말을 해주더라고요. 다시 촬영한다고 해도 지금만큼 하지 못한다고. 그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제가 최선을 다하지 않은 건 아니었더라고요. 누나한테 하나 더 배웠어요.

시간이 지나고 그날 느낀 설렘과 떨림이 무뎌지는 날이 오겠죠. 그럼에도 변하지 않았음 하는 것이 있을까요?
늘 마음속에 지니고 다니는 말이 ‘초심’이라는 단어예요. 부모님과 동생의 꿈을 이루게 해주는 게 제 목표죠. 지난 25년간 저를 키우느라 많은 것을 희생하셨으니 얼른 성공해서 하고 싶은 것 맘껏 할 수 있게 해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매 순간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꿈이 이루어져야 마음 편하게 연기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배우 이도현의 장점은 뭘까요? 생각해본 적 있어요?
음… 하나 있는데 저는 목소리가 좋습니다(웃음). 좋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최대한 활용하려고 연습도 많이 해요.

이제 스물다섯 이도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스스로 생각하는 이도현은 어떤 사람인가요?
이야기하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인터뷰하는 것도 좋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아해요. 귀가 잘 열려 있는 덕분에 지인들에겐 고민 상담소 같은 역할을 하고요. 힘들 때마다 연락하는 친구나 동생들이 많거든요. 누군가 힘들다고 하면 힘내라고 꼭 한마디 해주는데 그럴 때마다 제게 잘 털어놓더라고요.

무언가 의지하고 싶은 형 같은 느낌이에요.
사람들을 잘 챙기는 게 제 매력인 것 같아요. 하하.

자유 시간에는 주로 무얼 하며 보내나요?
취미가 농구라 농구도 많이 하고, 강아지를 키우고 있어서 함께 산책도 많이 나가는 편이에요. 공기 좋은 외곽으로 나가 애기가 맘껏 뛰놀 수 있게 해주죠. 덩달아 저도 맑은 공기 마시고.

애기라고 불러요?
네, 저희 딸내미 가을이오. 2살 이가을(웃음).

최근 이도현의 관심을 끈 것이 있다면?
요즘 다이어트를 하면서 헬스에 관심이 생겼어요. 평소엔 구기 종목만 좋아했지 굳이 돈 내고 가서 왜 무거운 것을 들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헬스를 하면 할수록 점점 발전하는 제 몸을 보니 뿌듯하더라고요. 이제는 관련 영상을 찾아보고 근육이 자극받는 데도 디테일하게 살펴보면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근래 소소하지만 행복했던 적은 언제예요?
얼마 전 동생 생일에 저도 간만에 쉬는 날이라 가족이 다 함께 모여 외식했어요. 그리고 스크린 야구장을 갔는데 아버지가 간만에 공을 치니까 참 좋으셨나 봐요. 굉장히 해맑게 즐기시더라고요. 그때 소소하지만 행복하다고,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달았죠.

이도현의 삶에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건 뭘까요?
간만에 만난 동기들과도 ‟연기 안 하면 뭐 하고 살래?” 하며 이야기한 적 있어요. 연기를 그만둔 친구들도 있는데 저는 생각해보니 연기 말곤 할 게 없더라고요. ‘내가 연기를 그만둔다면 다른 일을 하면서 이렇게 행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처음 배우가 되기로 결심한 건 언제였어요?
19세 때였어요. 대학 시험을 준비하면서 ‘내가 왜 이 학교에 가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사실 그전까진 대학에 관심이 없었어요. 오롯이 운동만 하던 아이였는데 아버지가 반대하면서 그럼 난 뭘 해야 하나 막막해진 거죠. 그러다 우연히 연기 학원에 갔는데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그렇게 연기가 제 꿈이 됐어요.

그럼 지금이 한창 재미있는 시기일 것 같아요. 꿈이 실현되는 중이니까.
정말 감사하게도 빨리 꿈이 실현된 편이죠. 저도 이렇게 빨리 될 줄은 몰랐거든요. 이제 앞으로가 더 중요하지만요.

좀 전에 대학에 입학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웠다는 말을 했어요. 평소에 계획을 세우는 편이에요?
아직까지는 그래요. 먼 미래 계획까진 아니더라도 1년의 계획은 세워요. 1년 후 내가 원하는 모습이 되기 위해서는 무얼 해야 하는지, 그 세부적인 계획을 잡다 보면 당장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보이더라고요.

올해는 어떤 계획을 세웠어요?
2019년은 2018년도의 연장선이에요 ‘나의 해로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었는데 2018년 12월 31일에 내년으로 미루자, 신년 계획으로 다시 세우자 해서 1년 미뤘거든요(웃음).

그럼 계획대로 되었네요. 이도현이라는 이름을 대중에게 알렸잖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래서 다음에는 무얼 하든 주인공은 꼭 해보자는 목표를 세웠어요(웃음).

훗날 2019년을 되돌아본다면 어떤 시간으로 기억될까요?
시작이라는 단어와 잘 어울릴 것 같아요. 배우로서 데뷔한 날이 시작일 수도 있지만 배우 이도현이라는 이름 석 자를 알린 게 2019년이잖아요. 그러니 제겐 이도현의 연기 인생이 제대로 시작된 해라 할 수 있죠.

혹시 배우로서 듣고 싶은 칭찬도 있어요?
“네 덕에 다시 살아간다.” 제게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냐고 물으면 사람 살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하거든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희망을 얻거나 낙담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저는 제 연기를 통해서 희망을 주고 싶어요. “도현아, 작품 잘 봤어.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라는 말 한마디면 정말 뿌듯할 것 같아요.

하나, 둘, 깊은 숨을 들이쉰다. 이도현은 마치 계획이 다 있는 것처럼.

Credit Info

2019년 12월

2019년 12월(총권 121호)

이달의 목차
FASHION EDITOR
조윤주
WORDS
장정진
PHOTO
김혜수
HAIR
연두(라메종뷰티)
MAKEUP
모레(라메종뷰티)
STYLIST
정지윤
ASSISTANT
김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