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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에 빠진 브렉시트

On December 0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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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의회 앞에서 브렉시트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는 친EU 시위대.

런던 의회 앞에서 브렉시트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는 친EU 시위대.

올해 영국인들은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게 되었다. 12월 12일로 예정된 총선이 바로 그것. 2016년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유럽 연합에서 탈퇴가 결정되었던 영국은 3번의 데드라인을 넘겼음에도 여전히 유럽 연합에 속해 있다. 오래된 논쟁 속에 혼란만 가중되면서 이제는 EU 탈퇴를 원하는 건지, 아니면 다른 무엇을 위해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인지 정하지 못한 채 다툼만 계속되고 있는 것. 현재 영국의 정치 상황도 딱 그렇다. 브렉시트의 블랙홀에 갇혀 계속되는 위기를 겪으면서도 뾰족한 해결책을 내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영국인들 사이에선 더 이상 행복하지 않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그렇다면 12월 12일에 진행되는 총선으로 이 답답한 상황을 조금은 벗어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꼭 그렇지만은 않을 거라고 의견을 내놓는다. 어느 정당도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의회가 생겨날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 그리고 이는 계속된 교착 상태와 더불어 아무것도 얻지 못한 브렉시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노동당과 관련된 여론 조사에서 상당한 우세를 얻었던 보리스 존슨 총리는 테리사 메이가 2017년에 한 것과 비슷한 계산을 했다. 제러미 코빈 대표가 이끄는 노동당 정부가 보수당인 토리당에 다수 의석을 제공할까 두려워한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지난 11일 나이절 패라지 브렉시트당 대표는 12월 총선에서 집권 보수당의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브렉시트 찬성파들 사이에서 보수당과 브렉시트당을 놓고 표가 분산될 경우 브렉시트 반대 정당들의 의회 장악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와 더불어 브렉시트 2차 국민투표가 실시될 위험이 높아질 거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믿음은 지난번엔 극적인 역효과를 내기도 했지만 현재 영국 내 분위기는 이전과는 다르다. 2019년 총선 역시 늘 그래 왔듯 그냥 흘려보낼 수도 있지만 많은 이들이 정치적 교착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의회에서는 그 어떤 형태의 유럽 연합 탈퇴 계획에도 충분한 지지를 보내지 않고 있다. 때문에 존슨 총리는 그의 두 번째 브렉시트 협의서를 통과시킬 수도 있겠지만 하원 의원들에 의해 거부되거나 수정될 수도 있다는 위험 가능성 또한 간과할 수가 없다. 그에겐 여전히 보수당 9석과 함께 과반의 찬성표라는 과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지난 3년간 정치적인 과부하를 고통스럽게 겪어낸 영국은 또 한 번의 의미 있는 4주를 앞두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시점에서 <그라치아> 영국판에 의견을 밝힌 저널리스트 로사문드 어윈은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치에 참여하는 거야말로 영국을 바로 세울 방법이라고 주장하면서 말이다. 만약 영국이 1월 31일 혹은 그 이전에 유럽 연합을 탈퇴한다고 해도 그것은 그저 시작에 불과하다. 존슨 총리는 이미 EU 탈퇴에 대한 협상을 모두 끝냈다. 그리고 영국과 유럽 연합 사이에는 더 이상 어떠한 관계도 보이지 않는다. 이 논쟁은 지난 몇 해간 지속되어왔고, 더 냉정하게 본다면 브렉시트 지지자들 중에는 대중이 브렉시트를 원한다고 믿게 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혹여 이 생각에 동의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정치적 마라톤으로 가는 첫 단계라는 것을 깨닫길 바란다며 로사문드 어윈은 다시 한번 당부한다. 영국은 지금 거대한 혼돈 속에 빠져 있다. 모두가 똑같은 뉴스의 굴레에 갇혀 고통스러운 질문만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대체 브렉시트는 언제 끝나는 거야?” 그 답을 12월 12일 총선이 끝나고 들을 수 있길 기대해본다.

Credit Info

2019년 12월

2019년 12월(총권 1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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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장정진
PHOTO
Getty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