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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을 하면서 희열을 느끼죠

On November 2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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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 코트 플랙(Plac). 재킷, 셔츠, 터틀넥, 팬츠 모두 휴고보스(Hugo Boss). 부츠 코스(Cos).

PROFILE
이름 황찬섭
소속 연수구청 씨름단
2019년 1월 인천 연수구청 씨름단 태백급 선수로 입단하여 프로 데뷔 1년 차로 활동 중이다. 대학 시절 경장급 선수로 전국 장사 씨름 대회에서 7관왕을 차지한 바 있다. 당시 경기 영상 중 하나인 전국체육대회 대학부 경기가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고 200만 뷰를 돌파하며 씨름 부흥기를 이끌었다. 11월 23일 방영되는 <씨름의 희열>에 또래 선수들과 출연할 예정.

지난해 황찬섭 선수의 대학 경기 내용이 갑자기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었어요. 씨름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자 ‘200만 뷰의 사나이’로 불리고 있는데, 기분이 어때요?
쑥스럽죠. 특히 그렇게 불릴 때마다 얼굴이 빨개져요. 사실 화제가 된 씨름 경기 영상은 1년 전 거였어요. 서서히 화제가 되기 시작했는데, 실감한 시점이 언제예요? 10만 뷰 정도가 넘어섰을 즈음이에요. 어느 날부터인가 SNS로 모르는 사람들이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죠. 막 멋있다고(웃음). 추석을 앞두고부터는 그런 식으로 오는 연락이 훨씬 많아져서 유튜브 영상을 봤더니 조회 수가 계속 올라가더라고요. 그걸 보고 있으니까 조회 수가 더 올라갔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났어요. 아, 이왕 올라가는 거 쭉쭉 올라가라. 이런 마음이었죠. 그 무렵에는 저도 매일 휴대폰만 보고 있었던 거 같아요.

아직도 신기하고, 반응이 궁금하고 그래요?
지금은 그러려니 해요. 하하.

어떻게 씨름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에 씨름부가 있었어요. 씨름부에 들기 전에 학교 체육대회에서 씨름 경기가 있었는데, 거기서 제가 저보다 큰 아이들을 계속 넘기니까 코치님이 씨름부에 들라고 권유하셨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면서 처음엔 노는 기분으로 다니게 해주다가 학년이 올라가면서 서서히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키셨어요.

씨름 자체가 굉장히 격렬한 운동인데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없었어요?
왜 없었겠어요? 초등학교 때에도 그만두고 싶어서 동아리에 안 나간 적도 있고, 코치님 전화를 피해 다닌 적도 있었어요. 힘드니까. 그러다 눈물 쏙 빠지게 혼나고 맛있는 거 사주면 또 다시 나가고…. 사실 코치님이 저를 아들처럼 예뻐하셨어요. 저도 성적을 잘 냈고요. 그래서 계속한 거 같아요. 그래도 워낙 힘드니까 중고교 시절에도 종종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있었어요. 씨름부에 나가지 않고 방황한 적도 많았는데, 그렇게 며칠 쉬면 ‘아, 씨름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항상 돌아갔죠. 그렇게 계속한 거예요.

다른 운동을 할 수도 있었잖아요. 유도나 레슬링처럼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종목이오.
다른 운동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어요. 학창 시절에 레슬링부에서 섭외 제안이 온 적이 있는데 흥미가 안 생기더라고요. 씨름이 더 재미있었어요.

사람들에게 젊은 씨름 선수로 주목받으면서 변화가 많았을 거 같아요.
인터뷰를 정말 많이 했어요. 일간지에서도 하고, 방송이나 유튜브 쪽에서 출연 섭외도 많이 들어오고요. 그런 경험이 처음이라서 매일 바쁘게 이리저리 뛰어다녔죠. 지금도 여러 제안이 오고 있는데, 당분간은 선수 생활과 <씨름의 희열>에만 집중하려고요.

말이 나온 김에 <씨름의 희열>은 어떤 프로그램인지 궁금해요.
11월 23일에 첫 방송을 하는데요. 언론에 포장된 것처럼 ‘씨름판 프로듀스’ 같은 이미지의 프로그램은 아니에요. 외모가 출중한 선수들이 나와서 경쟁하는 것도 아니고요. 지금 현역에 있는 씨름 선수들이 출연해서 승점제로 시합을 하는 것이 메인이에요. 외모를 비교하거나 예능 프로그램 같은 내용으로 진행된다고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어서요. 씨름이라는 스포츠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경기 내용에 중점을 두고 구성된 프로그램이에요. 승점제로 탈락자가 발생하는 프로그램이죠. 체급이 가벼운 태백급과 금강급이 주로 출연해요. 체급별로도 시합하고, 섞어서 하기도 하고요.
 

처음 관심받기 시작했을 때는 기분이 좋았어요. 한동안 들뜬 것도 사실이고요.
그러다 어느 순간 정신이 확 들더라고요.
내가 운동선수인지, 방송인인지 헷갈려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여전히 씨름을 알리는 일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씨름의 희열>에 출연하기로 결심한 것은 토너먼트식 경기를 예능처럼 중계하는 프로그램이라서 씨름 홍보도 하고, 선수들끼리 경합도 벌일 수 있어 부담스럽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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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 셔츠, 터틀넥, 팬츠 모두 휴고보스(Hugo Boss). 반지 소운스웬(Sewn Sw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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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데뷔 후 태백급으로 체급을 올린 황찬섭 선수가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고 환호하는 모습.

그럼 승점에 따라 탈락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네요?
맞아요.

인터뷰 중인 오늘까지는 어때요? 아직 살아남아 있나요?
그럼요(웃음). 실은 내용상 아직 탈락자 발생 전이에요.

올해 1월에 프로팀에 입단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대학 시절에는 7관왕까지 했는데도 아직 ‘장사’ 타이틀이 없더라고요.
맞아요. 프로 입단이 얼마 되지 않긴 했지만, ‘장사’ 타이틀을 꼭 따고 싶다고 목표를 잡고 있어요. 다만 요즘은 씨름을 알리는 것이 필요한 시기 같아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씨름 홍보에 시간을 쏟고 있어서 큰 시합에는 나가지 않지만요. 준비가 안 된 상태로 나가면 스스로에게도 실망스러우니까요.

자신에게 엄격한 편인가 봐요?
몹시 그래요.

현재 씨름 랭킹이 어떻게 되나요?
씨름은 전통 스포츠라서 가장 높이 치는 랭킹이 민속씨름대회 랭킹이에요. 다른 스포츠에서 이야기하는 선수권대회, 대통령기는 일반 대회라고 한다면 민속씨름대회가 씨름 선수들에게는 올림픽처럼 가장 크고 권위 있는 대회죠. 저는 현재 민속씨름대회 승률 5위예요.

아무래도 프로 데뷔 첫해인데, 대학 시절처럼 성적을 올리기가 쉽지 않겠어요.
사실 그래요. 프로팀에 오면 만만한 선수가 한 명도 없어요. 다들 전국에서 랭킹 1위를 해보고 올라온 사람들이니까. 솔직히 대학 시절에는 조금 만만한 선수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한 판 한 판이 다 힘들죠. 그래도 전 그게 더 낫더라고요. 아직 장사 타이틀은 없지만, 성적도 염려한 것보다는 잘 나오고 있어요. 더 열심히 해야겠지만.

스스로 아쉽거나 보완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뭘까요?
솔직히 힘이라든가 기술면에서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체격이 작다 보니까 불리한 점들이 있죠.

체격이 작은 편인가요?
네. 대학 시절에는 75kg 경장급으로 뛰었는데, 프로팀에 오면서 80kg으로 증량해 태백급 선수로 뛰고 있어요. 그런데 시합에서 만나는 다른 선수들은 대체로 85kg 이상의 몸무게를 유지하다가 시합 전에 빼고 나오거든요. 그 사실만 봐도 체급 차이가 엄청나요. 그런 데서 부딪히는 한계가 좀 있거든요. 그래서 체격을 크게 만들기 위해 체중 증가에도 신경 쓰고 있어요.

들배지기가 장기라고 들었어요. 그 기술을 잘하려면 어떤 장점을 갖춰야 하나요?
일단 들배지기는 상대를 들어 올려서 넘어뜨리는 기술이라 집중력이 좋아야 해요. 신체적으로는 허리의 힘과 하체 중심이 좋아야 할 수 있는 기술이고요. 상대를 끌어당겨서 들어야 하니까요.

그러고 보니 훈련 영상에서 웨이트 운동을 많이 하더라고요. 훈련은 주로 어떤 걸 해요?
기초 체력을 쌓고 부상을 막기 위해 웨이트 운동은 꼭 해요. 저는 일반 운동 외에 체스트 기구에 샅바를 연결해서 당기거나 고무줄을 걸어서 당기는 훈련도 같이하고 있어요. 그런데 사실은 씨름을 잘하려면 다른 운동보다 ‘씨름’을 많이 해야 해요. 다른 근력 운동은 몸을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한 보조 운동이죠.

아직 씨름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어떤 관전 포인트로 봐야 할까요?
시합을 시작하기 전에 보면 선수들이 샅바를 잡고 어깨싸움을 해요. 이걸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서로 잡고 지루하게 자세를 잡는 것으로 보일 수 있는데, 이게 승패를 결정하는 것 중 하나거든요. 선수들이 유리한 자세를 선점하기 위해 어깨싸움하는 걸 주목해서 보면 경기가 덜 지루하게 느껴질 거예요.

전보다 경기장에 젊은 팬이 많아졌을 거 같은데, 느껴지는 변화가 있나요?
큰 변화가 있죠. 우선 예전엔 파스 냄새가 가득했는데(웃음), 지금은 향기로워졌어요. 씨름장이 밝아졌습니다. 하하.

이젠 눈에 익는 팬들도 좀 있을 거 같아요.
있죠. 지방 경기에도 같이 와주는 팬들도 있어요. 시합 끝나면 제가 밥을 사주기도 해요.

같은 팀 선수들이 질투하지 않아요?
사실 저 보러 왔다가 다른 선수의 팬이 되어서 뿔뿔이 흩어지는 사람이 많아 괜찮아요. 하하.

이제 막 프로로 시작했는데, 최종 목표나 롤 모델이 있을까요?
최종 목표라기엔 좀 그렇고, 선수 생활 중에는 본업에 충실하고 싶어요. 장사 타이틀도 따야 하고, 은퇴한 후에는 지도자가 되고 싶거든요. 롤 모델은 딱히 없지만, 굳이 꼽자면 이만기 선배님이오. 체급도 낮은데 백두급 선수들까지 물리치고 장사로 등극한 분인 데다 비슷한 체급이라서 그런지 닮고 싶어요. 방송 촬영하면서 뵈니까 여유 있는 모습도 멋있더라고요.

이만기 선배가 어떤 격려의 말이라도 해줬나요?
말이 많으신 편이 아니라서…. 전에 한 번 저를 보고 어깨를 툭 치면서 “어, 잘하고 있다”라고 하신 게 다예요.

사나이네요.
그러게요(웃음).  

스웨트셔츠 엠포리오 아르마니(Emporio Arm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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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2019년 12월

2019년 12월(총권 121호)

이달의 목차
WORDS
남미영
FASHION EDITOR
추은실
PHOTO
이영학, 인천 연수구청
HAIR&MAKEUP
이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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