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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Soeul이냐고요? 재미있잖아요

On November 1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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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송 디자이너 송자인과 그녀가 서울 바이 제인송 매장에서 가장 애정하는 공간 ‘슈트 바’.

제인송 디자이너 송자인과 그녀가 서울 바이 제인송 매장에서 가장 애정하는 공간 ‘슈트 바’.

2020 S/S 컬렉션이 코앞으로 다가왔어요. 누구보다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을 텐데, 어떻게 지냈어요?
말 그대로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안다즈 호텔 오픈 시기와 서울 바이 제인송 매장 오픈 시기를 맞춰야 하는 상황에서 쇼까지 준비해야 했으니까요.

9월 5일 서울 바이 제인송 매장을 오픈했죠. 새 공간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한남동에서 모 제인송 매장을 5년 정도 운영하다 문을 닫았어요. 그 후에 11월까지 휴식 겸 공백 기간을 가졌고요. 요즘엔 온라인 구매처가 많이 생겼기 때문에 백화점 매장은 큰 메리트가 없는 데다 전국에 매장을 소유한 브랜드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막상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매장이 없으니까 불편하더라고요. 그렇다고 온라인만으로 판매를 유지하기에는 컬렉션을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었고요. 매장이 반드시 있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좋은 기회로 제안을 받았어요. 매장 규모가 생각했던 것보다 커서 사무실까지 같이 이전했죠.

어떤 콘셉트의 매장인가요?
사무실을 열린 공간처럼 만들어 디자이너들이 옷 제작하는 과정을 볼 수 있는 게 특징이에요. 제작뿐 아니라 브랜드에서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까지 모두요. 철저히 서울을 기반으로 만든 브랜드라 서울의 문화를 같이 보여주고 싶었죠. 아무래도 호텔 안에 있는 매장이라 외국인 관광객도 많더라고요. 그들에게도 우리의 문화를 공유하며 브랜드를 흥미롭게 보여주고 싶어요.

서울을 테마로 삼은 이유는 뭐예요? 특히 스토어 이름을 Seoul이 아닌 Soeul로 표기한 점도 눈에 띄는데요.
사실 특정한 의미를 두진 않았어요. 그냥 재미있잖아요.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이 좋았어요.

그렇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서울의 이미지는 어때요?
초현대적인 도시라 생각해요. 문화를 주도하는 부분도 많고요. 특히 시내에 오래된 모습과 현대적인 모습 두 가지가 공존하는 게 매력적인 것 같아요. 경복궁에만 가도 주변이 다 빌딩이잖아요.

안다즈 호텔 1층에 자리한 서울 바이 제인송.

안다즈 호텔 1층에 자리한 서울 바이 제인송.

안다즈 호텔 1층에 자리한 서울 바이 제인송.

웨어러블한 옷이 주를 이루는 제인송 컬렉션.

웨어러블한 옷이 주를 이루는 제인송 컬렉션.

웨어러블한 옷이 주를 이루는 제인송 컬렉션.

매장 한쪽에 마련된 ‘담소’ 공간.

매장 한쪽에 마련된 ‘담소’ 공간.

매장 한쪽에 마련된 ‘담소’ 공간.

서울 바이 제인송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을 꼽자면 어디예요?
‘슈트 바’요. 제가 좋아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어요. 말 그대로 슈트를 추천해주는 공간이에요. 재킷은 오래전부터 관심이 많기도 했고, 가장 중요시하는 아이템이었거든요. 한국 여자들이 제인송 재킷 하나씩 입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매장에 오는 고객들의 취향이 모두 다 달라요. ‘슈트 바’에서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재킷이나 슈트를 제각각 추천했을 때, 그분들이 만족했으면 좋겠어요. 재미난 디테일이 더해진 스타일은 컬렉션에서 주로 보여드리고, ‘슈트 바’에서는 현실에서 입고 다니기에도 무리 없는 디자인과 소재로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먼 훗날에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까지 할 생각이고요.

‘담소’라는 공간도 있던데요.
스토어 인테리어를 구상하면서 옷 가게뿐만 아니라 함께 즐기고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안다즈 호텔 1층엔 마침 괜찮은 카페들도 있으니, 그곳의 음료를 들고 와서 쇼핑도 하고 책도 보고 수다도 떨고 가길 원해요. 아직은 썰렁하지만 더 채워 나갈 예정이죠.

제인송이 가장 중요시하는 디자인적 요소는 무엇인가요?
제가 늘 다짐하는 게 있어요. 기본에 충실하고 과하지 않지만 특별한 것. 그 적절한 지점을 찾는 게 핵심인 것 같아요. 두 가지가 공존할 수 있는 접점을 찾는 게 디자이너의 일이기도 하고요.

디자인할 때 영감은 주로 어디서 받나요?
모든 것에서 받아요. 영화나 음악은 물론이고 여행을 다니며 만나는 사람들에게서도 많이 받고요. 매일 지나다니는 동네 주민들, 심지어는 영감님들에게서도 받죠(웃음). 예전에 평양냉면 집에 간 적이 있어요. 냉면 집에서 창밖을 내다봤는데 멋쟁이 할아버지가 삼베로 만든 재킷을 입고 계시더라고요. 거기에서 또 영감을 받기도 했어요. 이렇게 말하고 보니 그냥 지나칠 만한 것도 자세히 보게 되는 습관이 직업으로 인해 생긴 듯하네요.

제인송의 컬렉션에는 모피나 리얼 레더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 그렇게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동물을 좋아해요. 브랜드를 론칭하고 초반의 대여섯 컬렉션 정도에는 리얼 레더를 사용했어요. 디자이너에게 레더는 굉장히 매력적인 소재니까요.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소재가 되기 위해 태어나 죽임을 당한다는 생각에 이르고 나니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용납이 안 되더라고요. 결심한 지는 9년 됐어요. 대체할 만한 소재를 찾는 게 힘들었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레더와 모피를 사용하는 디자이너들에게 뒤지지 않도록 계속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 스스로를 더 발전시키고 있거든요. 동물 소재에 대한 거부감이 들고 나서부터 그 소재를 입고 뽐내는 사람들이 멋져 보이지 않더라고요. 꼭 필요한 게 아닌 과시용 같아 보이고. 그걸 사용하지 않는 제가 너무 좋아요.

동물에 대한 입장뿐 아니라 가드닝에도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는 기사를 봤어요. 어떤 점이 매력 있던가요?
가드닝까진 아니고 작은 플랜팅 정도? 원래 아버지가 가드닝을 전문적으로 즐기셨거든요. 저는 관심까진 없었는데, 식물이 조금씩 자라는 걸 보니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사람이 만들어내는 게 아닌데 계속 새로운 것이 생겨나잖아요. 그게 신기하고 예뻤어요. 지금은 거리의 식물마저 좋아해요. 심지어 과일 먹고 남은 씨앗을 키우면 그게 자라더라고요. 재미가 붙어서 엊그제는 감자를 심었어요. 감자 싹이 난 걸 반 잘라 흙에 묻으니 감자가 주렁주렁 열리는 거예요. 너무 신기하지 않아요?

요즘 패션계의 큰 이슈 거리기도 하죠. 지속 가능한 패션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요?
쉽게 만들고, 소비하고, 버려지는 제품을 보면 공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어요. 하나라도 더 의미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디자이너의 책임이기도 하고요. 지갑을 열게 하는 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거잖아요. 의미 있게 만들지 않는다면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고 느껴요.

2004년부터 브랜드를 운영하며 패션계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패션을 오래 직업으로 삼으며 지내는 삶은 어떤 것인가요?
사회생활을 처음 할 때부터 지금까지 디자이너였어요.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이라면 지나칠 만한 것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게 훈련되어 있죠. 저라는 사람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크게 달라진 것 없이 계속 이래 왔던 거 같아요. 물론 작품 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서 상업적인 면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직업이기 때문에 부담과 책임은 점점 더 무거워지죠. 디자이너가 아닌 인생은 어떨지 궁금하기도 해요. ‘나는 왜 맨날 옷을 만들어야 하는 사람일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요(웃음). 옷은 모든 사람이 입잖아요. 제가 만든 옷을 입는 사람은 극히 일부고요. 그럼에도 디자이너를 해야 하는 이유는 저만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겠죠. 제인송과 비슷한 브랜드는 없는 것처럼 말이에요.

2018년 평창 올림픽 때에는 전통 한복을 제외한 개·폐막식의 모든 의상을 디렉팅했어요.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과 모던함이 공존한 의상이 화제였는데요. 올림픽 의상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무게감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황당하기도 했어요. 현대 의상 디자이너에게 전통적인 옷을 만들어내라고 하니까요. 그래도 제게 요구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겠지 싶어서 새로운 방향으로 우리나라의 문화적인 부분을 세련되게 제시했어요. 외국인이 보면 신기하고, 재미있고, 예쁘게끔 말이에요. 동시에 우리나라 사람이 봤을 때도 부끄럽지 않는 게 중요하다 생각했고요. 지금까지 볼 수 없던 걸 만들어야 했어요. 다행히 좋게 평가해주셨죠.

다시 한번 그런 제안이 들어온다면 또 할 의향이 있나요?
그럴 것 같아요. 큰 규모의 작업은 하기 힘든 만큼 매력적이니까.

제인송의 앞으로 10년은 어떨 것 같아요?
정말 모르겠어요(웃음). 조금 더 안정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는 게 목표예요. 오랫동안 존속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됐으면 좋겠어요.

서울 바이 제인송이 어떤 곳으로 남길 바라나요?
이 동네에 오면 꼭 들르고 싶은 곳.

Credit Info

2019년 11월

2019년 11월(총권 120호)

이달의 목차
EDITOR
조윤주
PHOTO
이영학(인물), 김지훈, 제인송
ASSISTANT
김진수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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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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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학(인물), 김지훈, 제인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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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