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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돌아온 말레피센트

On October 2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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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개봉하는 <말레피센트 2>는 지난 1편과 어떻게 다른가요?
일단 너무 재미있어요. 스토리가 세계를 무대로 펼쳐지고, 제 종족(말레피센트)을 만날 수도 있거든요. 줄곧 혼자라고 생각했던 말레피센트가 치웨텔 에지오포(Chiwetel Ejiofor)가 이끄는 종족 ‘다크 페이’를 만나요. 또 하나의 재미 요소는 배우에서도 찾을 수 있어요. 상대역인 미셸 파이퍼가 영화에서 너무 멋지게 나오거든요. 오로라 공주 역의 엘르 패닝이 성인이 되었기 때문에 이번 편은 새 장을 열고, 새 이야기가 시작되는 거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꽤 큰 거 같은데요. 말레피센트는 어떤 인물인가요?
어느 캐릭터든 연기할 때는 그 캐릭터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게 말레피센트를 대하는 내 생각이에요. 비록 내가 맡은 역할이 악하더라도, 말레피센트인 자신을 위해 모든 행동과 행위를 결정해야 하죠. 말레피센트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렇게 성질이 나쁘고, 이 세상과는 어울리지 않는 점도 재미있고요. 오로라 공주를 너무 사랑하는 점과 모성도 맘에 들어요. 완전히 비이성적이면서 미친 것 같지만 엄청난 모성을 발휘하거든요. 정상은 아니지만 정말 흥미롭고 재밌는 캐릭터예요.

단순한 호기심인데요. 혹시 아이들이 어릴 때 말레피센트 분장을 한 채로 집에 와서 아이들에게 장난친 적 있나요?
딱 한 번 아이들에게 그런 장난을 해본 적이 있어요. 한 명이 너무 무서워해서 다시는 하지 않았지만요. 누구였는지는 밝히지 않을게요(웃음). 당시에는 재미있을 거라고 짐작했는데, 어린아이에게 엄마가 어떤 의미인지를 잘 알지 못했어요. 애들 앞에서 분장을 다 벗고 “나야, 괜찮아!”라고 소리치니 아이들은 금방 익숙해했지만, 한 명의 반응이 너무 안 좋았어요. 처음에는 아이가 장난치는 줄 알았는데 진심이었더라고요. 지금은 괜찮아졌어요. 그 뒤로 엄마가 악마 같은 존재로 변신하면 아이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부모로서 보기에, 디즈니라는 콘텐츠 매개체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어떤가요?
너무 중요하죠. 오늘날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콘텐츠가 노출되는데, 그걸 관리하고 지도하는 방법을 알기가 힘들거든요. 부모로서 디즈니의 콘텐츠에 대한 믿음이 있어요. ‘그래, 마블, 디즈니,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라면 괜찮을 거야. 아이들에게 좋은 내용이 들어 있잖아’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고요. 요즘에는 부모가 직접 교육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잖아요. 그런 점에서 좋은 콘텐츠를 선별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죠.

<말레피센트 2>가 다시 나오기까지 5년이 걸렸어요. 시간이 제법 지났는데, 기분이 어때요?
우선 엘르 패닝이 많이 컸어요(웃음). 1편 때는 14세였는데, 이제는 성인이 되어 너무 좋네요. 제 아이들도 많이 컸고요. 1편을 촬영하던 당시에는 아이들이 너무 어려서 지금처럼 연기를 즐기며 하지 못했거든요. 이젠 가족 같은 느낌이 들어요.

한국에 안젤리나 졸리의 팬이 굉장히 많아요. 작품 개봉을 기대하는 팬들에게 인사 좀 건네주세요.
사실 제가 인터뷰 몇 주 전에 한국을 방문했어요. 다시 갈 수 있으면 좋겠네요. 영화도 즐겁게 봤으면 좋겠고요. 배우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했어요. 작품에 좋은 의미도 담겨 있고, 재미도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의 관객들이 공감해주고, 메시지가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전작과 비교하면서 보지 않을 수 없는데요. <말레피센트>의 묘미는 다른 작품에서 볼 수 없던 분장한 안젤리나 졸리의 모습이잖아요. 전작과 비교해 달라진 분장 포인트가 있나요?
일단 전작의 경우는 원작에 충실한 부분이 커요. 말레피센트가 되어가는 모습이 담겨 있죠. 다크한 캐릭터로 변해가는 모습이 나오잖아요. 이번엔 조금 더 샤프하게 분장했어요. 이빨도 더 날카롭게 표현했고요.

<말레피센트 2>에서 관객을 흥분시키는 장면을 하나 꼽자면 뭘까요?
미셸 파이퍼와의 저녁 식사 장면이오. 두 사람이 처음 만나는 장면이거든요. 각자의 세계가 충돌하게 되는 상황이 흥미진진해요.

이번 작품에서 딸인 오로라를 품에서 떠나보내는데요. 그 마음을 어떻게 표현했나요?
개인적으로 제게도 둥지를 떠나간 아이가 있기 때문에 감정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매덕스가 한국에서 대학 생활을 하고 싶어 했기 때문에 그 과정을 겪었죠.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매덕스를 보낼 때는 어떤 기분이 들었어요?
저는 너무 많이 울었어요. 매덕스는 정말 다정한 성격이에요. 그래서 울고 있는 저를 오래도록 꽉 안아줬죠. 그렇게 스스로 돌보고 괜찮은 사람으로 커가는 걸 거예요. 그 상황만 이야기하자면, 매덕스는 괜찮았는데 저만 엄청 울었어요(웃음).

엄마로서 아이의 그런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였나요?
너무 힘들었지만 한편 흥미롭기도 했어요. 제 아이는 준비가 되어 있었고 똑똑하거든요. 정말 자랑스러운 아이예요. 그 아이의 선택에 대찬성할 수밖에 없었죠.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가서 전작보다 새로워진 점을 하나 꼽아주세요.
전작에서 말레피센트는 상처가 많은 캐릭터로 등장해요. 잃어버린 것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죠. 그 과정에서 어두운 캐릭터가 되어버렸고요. 자신이 누구인지를 잊어버리고 따뜻함도 잃어버리게 되었죠.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이미 가족이 있는 상태로 이야기를 시작해요. 그리고 그 딸이 결혼을 하는데 상대 집안이 바로 인간의 왕국인 거예요. 말레피센트는 인간 왕국을 믿지 않아요. 우리는 다르다고 생각하죠. 영화 속에서 어떤 사람은 비전에 집착하는가 하면, 상대를 불신하거나 존중하지 않는 사람, 두려움에 쌓인 사람을 볼 수 있어요. 미셸 파이퍼가 맡은 잉그리스 왕비 캐릭터가 그런 인물이에요. 그녀는 극 중에서 자신의 모습을 깨달아 가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어요. 말레피센트의 경우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강한 모습들이 있죠. 그래서 뿔을 가리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좀 더 작아지지 않을까? 좀 차분해지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시작해요. 그런데 알게 돼요. 뿔을 가린다고 갑자기 다른 인물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요. 그래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여성, 엄마라는 캐릭터를 그려내죠. 영화 밖의 우리와 닮았어요. 같은 여자라도 모두 다른 모습을 갖고 있어요. 미셸과 저의 캐릭터 역시 보이는 것과 내면에 갖고 있는 것들이 다채롭죠. 그런 것들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하면 될 거 같아요.

요아킴 뢰닝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사실 어떤 것이든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면 어려움이 따라요. 모두에게 도전인 셈이죠. 새로운 것을 신선한 시각으로 보게 된다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요. 다른 사람의 가치관이라든가 다양한 모습을 보면서 성장하는 기분을 느꼈어요.

상대역이었던 엘르 패닝이나 미셸 파이퍼와의 호흡도 굉장히 궁금한 부분이에요. 대립하거나 애증하는 입장이었는데, 현장 분위기는 실제로 어땠나요?
미셸 파이퍼는 저와 완전히 대립하는 관계였는데도, 슛이 들어가기 전에는 촬영장에서 매일 웃고 즐겼어요. 극 중의 말레피센트는 그녀를 정말 싫어했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큰 팬이었거든요. 당연히 그녀와의 작업이 좋았습니다. 엘르 패닝은 제게 있어서 진짜 ‘오로라’ 같은 존재예요. 아주 부드러운 매력을 가진 데다 사랑스럽기까지 하죠. 요즘 사회에서는 여성들이 강인해지고 더 거칠어져야 한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어요. 그럼에도 저는 이 영화에서 가장 강력한 캐릭터가 오로라라고 생각해요. 사랑스럽고 강하죠. 그게 엘르예요. 훌륭한 경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겸손하고 굉장히 사랑스러워요. 그런 면들이 실제에서도 전혀 변함이 없어요. 영화계에서 보석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요.

마블 시리즈의 일원이 되었다는 소식도 접했어요. <이터널>에 합류한 소감도 이 자리에서 짧게 들어볼 수 있을까요?
우선 너무 기뻤어요. 저 역시 제 가족의 다양성을 너무 사랑하거든요. 그게 옳다고 생각하고 오늘날의 가족이란 이래야 하지 않을까라는 기분도 들었고요. 테나는 실제로 전사이기 때문에 액션 훈련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신났죠. 액션 연기를 원래 좋아하거든요.

마지막으로 <말레피센트 2>를 기대하는 한국 팬들에게 인사 한마디 건네주세요.
직접 한국에 방문하지 못해서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이번 영화는 재미도 있지만 좋은 메시지가 많이 담겼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가능한 한 많은 분이 보셨으면 좋겠어요. 내일 매덕스가 한국으로 돌아가는데요. 제 사랑을 같이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Credit Info

2019년 11월

2019년 11월(총권 1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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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장정진
PHOTO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