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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 SPECIAL

THE CINEMATIC FACE

On August 05, 2019

칼날처럼 서늘한 눈매와 투명한 갈색 눈동자, 예민한 얼굴선. 첫 주연 영화 <악인전>으로 칸에 입성한 김성규는 관객의 심리를 예리하게 자극하는 시네마틱한 얼굴을 가졌다. 그 얼굴에는 캐릭터를 극단으로 끌고 가는 힘이 있다. 이 배우가 오래 보고 싶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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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 패턴 재킷, 니트 톱 모두 에트로(E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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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 패턴 반팔 셔츠 에트로(Etro). 베이지 와이드 팬츠, 베이지 컬러 부츠 모두 오디너리피플(Ordinary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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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비 재킷, 팬츠 모두 꼼데가르송 옴므 플러스(Comme des Garcons Homme Plus). 화이트 부츠 오디너리피플 (Ordinary People). 패턴 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먼저 나서서 주도하는 성격은 아니에요.
연기할 때나 화보를 찍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서면 ‘에라, 모르겠다’ 하는 마음이 되죠.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내려놔요. 사람들은 제가 익숙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피하면 더 어색해지니까 그러는 거죠.

화보 경험이 많지 않을 텐데, 꽤 능숙했어요. 시뮬레이션이라도 했나 싶을 정도로.
실은 속으로 굉장히 어색했어요. 긴장을 좀 했죠. 촬영장에 오면서 이런 느낌으로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왔어요. 다른 배우들은 어떻게 찍었나 여러 화보를 보기도 했고, <킹덤 2> 촬영장에서 형들에게 조언도 구했고요.


뭐라고 조언하던가요?
연기라 생각하고 자꾸 움직이라고요. 그럼 좀 안 어색하다고. 화보 찍으러 간다고 하니까 형들이 장난치면서 한참 재미있게 놀렸어요(웃음).


<킹덤 2>를 찍느라 주로 지방에 있다고 들었는데, 촬영장 분위기는 어때요?
좋아요. 시즌 1때부터 같이했던 선배들과 쭉 함께하는 것이기도 하고, 지방 촬영이다 보니 동고동락하죠. 밥을 매번 같이 먹으니까 촬영 끝나고 자주 같이 걸으면서 이야기하는 시간도 많고요. 이젠 정말 편해졌어요.


그간 촬영한 <범죄도시>, <악인전>, <킹덤>에서 합을 맞춘 동료들이 대부분 남자예요. 로맨스나 드라마에서 여배우들과 연기해보고 싶은 바람은 없나요?
바람보다는 걱정이 있어요. 언젠가 그런 작품을 하게 되면 상대 배우와 친해져야 연기도 더 잘되고, 좋은 호흡도 나눌 수 있는데 아직 경험이 적어서요. 연극을 할 때는 긴 시간을 연습해서 자연스럽게 친해지긴 하는데, 영화 현장을 떠올리면 아무래도 걱정되죠.


상대역이라고 하긴 애매하지만, 배두나와의 호흡은 어때요?
사실 <킹덤>에서 선배님을 처음 만나기 전에 걱정을 많이 했어요. 내가 준비한 것들과 안 맞으면 어쩌지, 이상하게 불편한 기운이 있으면 어쩌지 이런 걱정들이오. 막상 만나 보니 생각보다 너무 편한 분인데, 억지로 가까워지려고 무리하는 타입도 아니어서 더 좋았던 거 같아요. 역시 사람은 부딪쳐봐야 아는 거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먼저 사람들한테 다가가는 편인가요?
낯가림이 심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여러 작업을 하면서 처음 만나는 배우나 스태프들과 자주 어울리다 보니 ‘그렇게까지 심하진 않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첫 대면은 아직도 어색하죠.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만난 게 아니라 목적이 있는 자리에서 만나는 거니까. 처음 현장에 가면 저는 선배들을 알고 있지만, 그분들은 저를 모르니까 저를 소개하고 빨리 적응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이젠 좀 나아졌어요?
조금은요. 현장에서 선배들에게 가장 많이 배우는 것이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방식이에요. 여러 스태프와 고루 대화하려는 모습, 유쾌함을 이끌어내는 태도들 같은 거요. 저도 전보다 한 번 더 말을 걸어보려고 노력해요. 아주 억지스러워 보이지 않게요.


<악인전>으로 칸에 다녀왔어요. 팬이 좀 늘었나요?
늘었죠. 아니지, 생겼죠. <악인전> 이후에 생긴 거 같아요. <범죄도시>는 외향적으로 워낙 영화적인 인물이라 알아보는 분들이 거의 없었어요. <킹덤>은 사극이라 그랬고요. <악인전> 후에 알아보는 분들이 생겼는데, 편히 다가오지는 못하더라고요. 그 영화를 봐서 그런지(웃음).


칸에 간다는 건 배우에게 특별한 경험이잖아요.
처음엔 멍해져서 ‘어? 왜지?’ 이런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칸 영화제를 떠올릴 때 막연하게 작가주의 영화나 상업성을 배제한 예술 영화들이 간다고 생각했나 봐요. 잘 몰랐죠. 게다가 영화를 보기 전이라 걱정이 앞섰어요. 관객들이 제 역할에 박수 쳐줄까, 그 타이틀에 상응하는 연기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거든요. 아직 부산국제영화제도 못 가봤으니까. 주지훈 선배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더니, 사람들이 알아보고 좋아해주는 것에 감사하고 인사만 잘하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 후로 ‘그냥 즐기자’라는 마음이 되었어요.


정말 제대로 즐겼더라고요. 포토타임에 단상에 올라가서 포즈도 취했잖아요.
하하하. 첫날 일정을 마치고 숙소에서 혼자 생각했어요. ‘내가 왜 그렇게 업이 됐었지?’라고. 칸의 포토월은 분위기가 달랐어요. 다 웃고 환호하는데 같은 포즈를 한두 번 하고 나면 급다운돼요. 빨리 다른 걸 보여 달라는 분위기랄까. 그래서 좀 무리수를 뒀는데, 하여튼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아,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선을 넘을 수 있구나’라는 기분이었죠. 원래 계획은 차분하게 격식을 갖춰서 찍을 생각이었는데(웃음).


칸에서 인터뷰 중에 유럽의 밤거리를 걷고 싶다고 했는데, 소망은 이루고 왔나요?
일정이 끝나고 1박 2일 정도 파리에 들렀는데, 그때 많이 걸었어요. 낮에도 걷고, 밤에도 걷고…. 너무 좋더라고요.


아까도 <킹덤> 선배들과 자주 걷는다고 했는데, 걷는 걸 좋아하나 봐요?
생각이 많을 때 걷는 거 같아요. 운동의 개념보다는 산책처럼. <킹덤> 촬영을 하면서 주지훈 선배가 종종 산책하자고 제안을 해요. 언젠가 “걸을래? 걷고 밥 먹자” 하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나갔는데 난생처음으로 4시간을 걸었죠. 그때 많은 이야기를 했어요.


주지훈과 가깝게 지내나 봐요.
오래 함께 촬영을 해서 더 그렇긴 해요. 대화도 많이 하고 장난도 많이 치죠. 함께 지내면서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아요. 현장에서의 태도나 선배가 지금까지 겪어온 시간들과 거기서 얻은 경험으로 쌓아온 것들에 대해 대화하면서 배우게 되죠. <범죄도시>에서 함께했던 윤계상 선배나 진선규 선배랑도 여전히 가깝게 지내고요. 지금도 단톡방에서 서로 안부를 주고받아요.


그간 해온 역할에 모두 액션 신이 있었어요. 몸을 잘 쓴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운동을 하는 게 있어요?
복싱을 하고 있어요. <악인전> 할 때 감량을 해야 해서 헬스장을 다녔는데, 지겹더라고요. 그래서 이참에 배워볼까 생각했던 복싱을 배웠어요. 그 후로 계속 다니고 있죠. 작년 가을부터 시작했으니까 한 10개월 됐네요. 재미있어요.


10개월이면 이제 잘하겠네요.
잘하는 건 아니고요. 혼자 가서 운동하고 스트레스 푸는 식이에요. 관장님은 더 많이 가르쳐주려 하고 마우스피스도 조만간 맞추자고 얘기를 하는데, 저는 좀 천천히 하고 싶어요. 보통 촬영 중간에 스트레스 풀 겸 땀을 쫙 흘리러 가는데 그게 너무 좋거든요. 스트레스 받으면서 하고 싶지 않아서요. 일종의 취미랄까, 잘 배우고 있어요.


그림도 그린다고 들었어요.
거창하게 그린다고 하긴 좀 그러네요. 아주 어릴 때 만화가가 되고 싶어서 만화 캠프도 가곤 했었어요. 지금도 낙서하는 걸 좋아해요. 언젠가 정식으로 드로잉부터 배우고 싶긴 하죠. 요샌 일이 없을 땐 아무것도 안 하고 쉬거나 필름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으러 다녀요.


사진이오?
네, 사진 찍은 지는 꽤 됐어요. 잠시 연기 고민을 하던 시기에 잡은 게 카메라거든요. 그 무렵에 해외에 나가게 돼서 촬영하며 조금씩 재미를 느꼈던 것 같아요.


취미가 많네요. 고양이도 키운다고 들었는데.
네, 2살 된 고양이가 있어요. 이름은 ‘드니’이고요. 턱시도에 아주 예쁜 아이예요. 예전에 친구가 지방에 갔다가 박스에 담아서 데려가라고 내놓은 것을 보고 데려온 아이죠. 그 친구는 가족과 함께 살아서 저에게 부탁했는데 그 뒤로 쭉 같이 살고 있어요.


<킹덤 1>이 끝나고 산티아고 순례를 떠났다가 중간에 돌아왔다고 들었어요.
네, 다 못 걷고 왔어요. <악인전> 캐스팅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돌아왔죠. 산티아고에는 정확히 한 달 있었어요. 원래는 두 달을 계획하고 간 거였거든요. 900km 코스는 남자 순례자들이 평균 한 달 정도를 걷는데, 일부러 천천히 걸으려고 두 달을 잡고 갔죠. 그러다 소식을 받고 한 도시에서 조금 쉬다가 돌아왔어요.


<악인전>은 캐릭터 때문에 혼자 고민하느라 힘들었다고요.
K의 연기는 결국 제가 선택하고 해야 하는 것이어서 감독님이나 다른 배우들과 나누는 데는 한계가 있었죠. 역할 자체가 그랬던 것 같아요. 고민도 많고 어려웠어요.


역할에 많이 몰입하는 편인데, 심적으로 무거워지지 않나요?
의도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간의 역할이 일상적인 인물이나 상황이 아니어서 그랬죠. 스스로 납득이 가야 하니까 생각도 많이 하고, 시간도 많이 할애했어요. 그런 것이 영향을 주는 것 같긴 해요. 준비할 때는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품고 지내니까.


그 여운을 어떻게 떨쳐내나요?
연극할 때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시간이 가버렸어요. 저는 끝나면 금방 돌아오는 거 같아요. 여운을 억지로 씻어내려고 했던 적은 없었어요. 그래도 <악인전>은 끝나고 좀 편했던 것 같아요. “아, 드디어 끝났다. 휴 정말” 이런(웃음).


영화를 시작하고 빠르게 인지도를 얻었어요. 갑작스러울 수 있는데 불안감은 없나요?
연기를 시작한 후 쭉 그 생각을 했어요. ‘불안할 수밖에 없구나, 연기한다는 게.’ 연극 때문만은 아니었어요. 영화에서 좋았던 배우들이 보이는 횟수가 줄어들면 배우라는 직업이 결국 사랑받을 때 주어질 수 있는 역할이 있고, 각자 이미지에 따라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걸 받아들였어요. 지금 미리 불안해하진 않아요. 일이 없을 수도 있고, 잘되다가도 잘 안 될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해요. 언젠가 나도 그런 상황이 되면 그런대로 받아들여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연극을 오래 하다가 지금 잘되고 있어서 가족들이 기뻐할 거 같아요.
좋아하시죠. 특히 아버지가요. 믿어주시긴 했는데, 연극하면서 서른을 넘겼을 때는 걱정하는 눈치이긴 했어요. 어머니는 다른 일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운을 떼신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좋아하세요. 영화도 챙겨 보시고요. 제 캐릭터 때문에 이젠 다른 걱정을 하세요. 워낙 무거운 작품들이고, 액션도 많으니까요. 그리고 혼자 사니까 반찬도 너무 많이 보내시고. 지방에서 촬영하느라 집에 잘 없으니 그만 보내라고 해도(웃음).


극단에도 여전히 나가고 있죠?
그럼요. 하지만 올해는 배우로서 무대에 설 계획이 없어요. 스케줄이 안 맞기도 하고. 언젠가 좋은 기회가 되면 연극 무대에도 설 생각이에요.


<킹덤 2> 촬영이 끝나면 하고 싶은 게 있어요?
사실 다시 산티아고를 갈까 생각하고 있어요. 못 채운 거리를 걷고 싶기도 하고. 아직은 모르겠어요. 촬영이 다 끝나고 정하려고요. 한동안 부모님을 자주 못 뵈어서 쉴 때 같이 시간을 보낼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잘 모르겠어요, 지금은.


식상한 질문일 수 있지만, 배우 김성규는 어떤 인상으로 남고 싶다는 소망 같은 것이 있나요?
저한텐 안 식상한 질문인데요? 요즘 그런 생각을 하는 거 같아요. 배우로서 외부에서 만들어진 어떤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타이틀로 포장되고, 전문가들에 의해서 다양한 면에서 멋진 이미지로 노출되고. 아직 그런 이미지들이 실제 저와는 차이가 있지만, 어느 순간 그 경계가 흐릿해지면서 포장이 아닌 진짜 그런 모습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리고 계속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배우가 되고 싶죠. 뭔가, 아직 다 보지 못한 것 같아서 더 보고 싶은…(웃음). 그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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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종 코트 CDG. 화이트 팬츠 우영미 (Wooyoungmi). 블랙 스터드 뮬 파르팔라 by 유니페어 (Farfalla by Unipair). 실버 뱅글 존하디 (John Hardy). 반팔 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블루종 코트 CDG. 화이트 팬츠 우영미 (Wooyoungmi). 블랙 스터드 뮬 파르팔라 by 유니페어 (Farfalla by Unipair). 실버 뱅글 존하디 (John Hardy). 반팔 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간의 역할이 모두 평범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가끔 친숙한 일상을 다룬 극에서 연기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죠.
누군가가 제가 밥은 먹었는지 궁금해할 법한.

칼날처럼 서늘한 눈매와 투명한 갈색 눈동자, 예민한 얼굴선. 첫 주연 영화 <악인전>으로 칸에 입성한 김성규는 관객의 심리를 예리하게 자극하는 시네마틱한 얼굴을 가졌다. 그 얼굴에는 캐릭터를 극단으로 끌고 가는 힘이 있다. 이 배우가 오래 보고 싶은 이유다.

Credit Info

2019년 08월

2019년 08월(총권 117호)

이달의 목차
EDITOR
남미영
PHOTO
이영학
HAIR
김선희
MAKEUP
최시노
STYLIST
문진호
LOCATION
갤러리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