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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제 읽지 말고 들어보세요

On May 2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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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과 변요한을 기용한 ‘밀리의서재’의 리딩북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병헌과 변요한을 기용한 ‘밀리의서재’의 리딩북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세계 오디오북 매출 성장률
* 2018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자료 참고

독서 습관이 변화하고 있다. e-북(e-Book) 플랫폼의 진화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e-북 시장의 매출 규모는 약 2천억원이었다. 웹소설이나 웹툰 등을 제외한 순수 단행본 판매 수익 기준이다. 약 10여 년 정도의 기간 동안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을 거듭해온 e-북 시장은 최근 단순 전자책 생산에 그치지 않고 ‘2차 콘텐츠’ 개발을 통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리디북스의 ‘책 끝을 접다’와 같은 웹툰 형태의 티저 콘텐츠와 밀리의서재 및 네이버 오디오 클립 등이 공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오디오북이 대표적이다. 점점 늘어나는 북 콘텐츠 영상도 이에 해당한다. 자체 영상을 제작하는 밀리의서재와 리디북스 외에 기존 북튜버를 적극 활용하여 오프라인 모임으로까지 연결하고 있는 ‘예스24 북클럽’이 그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밀리의서재 홍보팀 김경식 매니저는 “웹툰이나 영상, 리딩북을 통한 2차 콘텐츠의 목표는 독서 경험의 확장에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이들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고 있는 콘텐츠는 리딩북이다. 책의 내용을 그대로 오디오에 옮긴 전통적인 오디오북과 달리, 요즘 리딩북은 책의 내용을 약 30분 내외의 길이로 요약하여 들려주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때로는 리더(Reader)의 주석과 해석이 더해져 빠른 이해를 돕는다. 올해 초 배우 이병헌과 변요한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밀리의서재와 네이버 오디오 클립은 리딩북 제작에 가장 적극적인 플랫폼이다. 밀리의서재는 이병헌과 변요한은 물론이고 구혜선, 유병재, 뮤지컬 배우 김소현, 차지연 등 다양한 셀럽을 기용해 리딩북 제작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결과는 성공적. 밀리의서재 리딩북 1위를 차지한 이병헌 낭독의 『사피엔스』는 일주일 만에 1만5천 명이 구독했다. 작년 7월 첫 오디오북 제작에 나선 네이버는 김훈의 『칼의 노래』와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 등의 베스트셀러를 포함한 총 28권의 오디오북을 제작했다. 네이버 역시 유명인을 낭독자로 선택하는 파격을 감행했다. 이솜은 『쇼코의 미소』를, 정해인은 『오, 헨리 단편선』을, 김영하 작가는 『살인자의 기억법』을 직접 낭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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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해도 생소하게 느껴졌던 ‘오디오북’이 지금은 우리에게 익숙한 용어가 된 것 같아요.
이제는 책을 출간할 때, 종이책과 더불어 전자책 또는 오디오북 론칭도 당연하게 여겨지는 추세입니다.

_신수경(서울문화사 출판팀장)


밀리의서재와 마찬가지로 성공을 거둔 네이버는 지난해 7월 베타 서비스 당시 30여 권에서 시작했던 오디오북을 현재 1250여 권으로 확장한 상태다. 카카오도 이를 관망하고 있지는 않다. 카카오는 팟빵과 손을 잡고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카카오 페이지를 통해 지난 4월 초에 선보인 첫 오디오북 『빨간 머리 앤』은 출간 하루 만에 13만 명의 독자가 1회분을 다운받았다. 이들만이 아니다. 교보 문고는 ‘낭만서점 낭독극장’으로 오디오북을 제공하고, 알라딘은 줌파 라히리의 『축복 받은 집』과 김혼비의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로 오디오북 제작에 뛰어들었다. 출판사들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문학과지성사는 시인이 직접 읽어주는 리딩 콘텐츠를 선보였으며, 문학동네는 김영하 단편선 오디오북 공모전을 열었다.

오디오북을 둘러싼 열기는 전 세계적이다. 미국출판협회(AAP)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시장 내 전자책 매출은 전년도 대비 3.6%가 감소했고, 오디오북은 37.1%가 증가했다. 현재 미국 오디오북 시장 규모는 약 3조1783억원에 달한다. 독서 강국으로 꼽히는 일본의 오디오북 역시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일본의 ‘오디오북닷제이피’ 회원 수는 2014년 10만 명에서 2018년 30만 명으로 늘어났다. 아마존에서는 이미 오디오북 오더블(Audible)로만 출간하는 책도 출간되었다. 베스트셀러 『5초의 법칙』 저자 멜 로빈스는 지난해 5월 출간한 『킥애스 위드 멜 로빈스』를 오디오북으로만 제작했다. 미셸 오바마 역시 자서전 『비커밍』을 직접 낭독했을 정도. 오디오북의 열기가 이토록 뜨거운 이유는 무엇일까? 문학과지성사 마케팅 담당자는 “2030 독자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독서 습관의 변화로 이어진 거죠. AI 스피커의 보급화 역시 오디오북의 성장에 기여했고요”라고 설명한다. 변화한 라이프스타일에 가장 적합한 독서 방식인 셈. 오디오북의 성장 속도가 10년간 느리게 성장해온 전자책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것도 이 점에서 유추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에도 불구하고 국내 오디오북의 성장이 비교적 느린 이유는 제작에 드는 시간과 비용 때문이다. 이런 현실을 고려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상반기에 오디오북 제작 지원 센터를 열기로 했다. 바야흐로 읽지 않고 듣는 책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Credit Info

2019년 05월

2019년 05월(총권 1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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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남미영
PHOTO
리디북스, 밀리의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