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투브 네이버 포스트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오늘의 이슈

Slowly Walking, FREITAG

On May 17, 2019

3 / 10
/upload/grazia/article/201905/thumb/41957-367322-sample.jpg

 

전 인류가 플라스틱과의 전쟁을 선포한 시대. 모든 분야에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25년 전 트럭 방수포로 만든 메신저 백에서 출발해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프라이탁은 현 시대가 요구하는 좋은 디자인의 가치를 온전히 보여주고 있다. 기능적이되 아름답고, 순환 가능할 것. 공동 설립자인 다니엘과 마르쿠스 프라이탁 형제는 그들의 첫 밀라노 디자인 위크 전시회를 통해 이에 관한 대화를 시도했다. 단, 트럭 방수포가 아닌 설치 미술을 통해서.

1 그래픽 아티스트 겸 비디오 아티스트인 조지 랜도프의 설치 미술 작품 ‘Unfluencer’.

1 그래픽 아티스트 겸 비디오 아티스트인 조지 랜도프의 설치 미술 작품 ‘Unfluencer’.

그래픽 아티스트 겸 비디오 아티스트인 조지 랜도프의 설치 미술 작품 ‘Unfluencer’.

2 밀라노 디자인 페어 프라이탁 전시장 안에 설치된 ‘고백의 방’. 관객들은 이곳에서 디자인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고백할 시간을 갖는다.

2 밀라노 디자인 페어 프라이탁 전시장 안에 설치된 ‘고백의 방’. 관객들은 이곳에서 디자인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고백할 시간을 갖는다.

밀라노 디자인 페어 프라이탁 전시장 안에 설치된 ‘고백의 방’. 관객들은 이곳에서 디자인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고백할 시간을 갖는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는 처음 참여하는 거죠?
맞아요. 2년 전 밀라노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긴했지만 디자인 페어에서 전시회를 여는 것은 처음이죠. 어제 프레스 세션을 열긴 했는데, 오늘이 공식 오픈 첫날이에요.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설치 미술전을 한다고 해서 놀랐어요. 어째서 이런 방식을 선택한 건가요?
사실 최근 출시한 신제품이 있었어요. 재활용 페트병을 활용한 신소재를 제품에 적용했거든요. 제품 담당자는 밀라노 디자인 페어에서 ‘우리의 최신 발명품’을 공개하자고 했어요. 그러면서 그래픽 아티스트이자 비디오 아티스트인 조지 랜도프(Georg Lendoff)에 대해 이야기했죠. 그의 작품 중 직물로 만든 설치 작품이 있으니 컬래버레이션하면 어떻겠느냐고요. 하지만 우리 생각은 좀 달랐어요. 제품을 보여주기보다 좋은 디자인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싶었거든요.


제품을 선보이는 것과 전시 준비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일인데요. 준비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우리는 항상 일종의 ‘응용 예술’에 도전하고 있다고 생각해요(웃음). 밀라노 디자인 위크 전에도 비슷한 전시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도 있고요. 이런 문화적 플랫폼을 통해 브랜드의 철학이나 신념을 투영하는 거죠. 개인적으로, 브랜드가 상업적인 프로젝트에만 집중한다면 그건 미래를 보는 전망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프로젝트를 함으로써 우리 역시 다른 시각을 갖게 되거든요.


‘Unfluencer’라는 전시 타이틀에는 무슨 의미가 담겨 있나요?
디자인 페어에는 볼 것도 많고, 상품도 많아요. 이 모든 것을 살피다 보면 너무 많은 ‘Influence’(영향)를 받죠. 우리는 사람들을 좀 느긋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Unfluence’(영향을 주지 않는)한 공간을 통해서요. 그곳에서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지, 디자인이라는 행위를 통해 저지르는 잘못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고요. 디자인에서 정말 중요한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우리가 생각하는 일종의 ‘미학’이자 ‘윤리학’인 거죠.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우리는 사람들을 ‘Un-Influence’하고 싶었어요.


전시에서 선보인 작품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이번 전시를 통해 협업한 조지 랜도프는 취리히 출신의 그래픽 아티스트이자, 비디오 아티스트예요. 그가 선보인 설치 작품 ‘Unfluencer’는 빛을 이용한 설치물이에요. 관객이 작품 속으로 직접 들어갈 수 있죠. 단순히 바라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뛰어들 수 있어요. 마치 가상세계 같지만, 진짜죠. 현존하는 빛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거예요. 관객들은 작품을 느끼면서 이 공간을 천천히 지나가요. 느리게 걸어가는 거죠. 요즘 밀라노에서는 그런 기회를 갖기 힘드니까요.

3 프라이탁 전시장 ‘고백의 방’을 나온 관객들에게 제공되는 핸드 프린팅 서비스.

3 프라이탁 전시장 ‘고백의 방’을 나온 관객들에게 제공되는 핸드 프린팅 서비스.

프라이탁 전시장 ‘고백의 방’을 나온 관객들에게 제공되는 핸드 프린팅 서비스.

4 프라이탁의 디자인 철학과 메시지를 담은 프린트를 관객의 가방에 새겨준다.

4 프라이탁의 디자인 철학과 메시지를 담은 프린트를 관객의 가방에 새겨준다.

프라이탁의 디자인 철학과 메시지를 담은 프린트를 관객의 가방에 새겨준다.

실제로 전시 체험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전시 공간에 들어서면 손을 까딱이는 일본 고양이 ‘마네키 네코’가 있어요. 이들은 각각 디자인 원칙을 제안하는 말풍선을 갖고 있죠. 읽으면서 전시장에 들어서면 조지 랜도프의 빛으로 만든 설치 작품이 나와요. 그곳엔 고해성사의 방도 있는데, 우리가 사람들을 데려다 놓으면 그들은 자신들의 디자인적 잘못에 대해 이야기해요. 그 방에서 나오면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긴 글을 프린트해주고, 관객들은 그 메시지를 가지고 거리로 나가는 거예요. 준비 하느라 엄청나게 수고스러웠죠(웃음).


직접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대해 설명해주면 좋겠어요.
우리는 길에서 얻은 재료(트럭 방수포)를 디자인화해서 거리로 가지고 나갔어요. 브랜드의 개성이죠. 약 70개의 백과 의류 라인을 갖추고 있지만, 모든 제품이 고유해요. 불완전한 매력과 투박함을 가지고 있죠. 그래서 브랜드 컬러도 공업적인 색채인 그린이에요.


이번 페어를 통해 ‘디자인 선언문’을 생각해냈다고 들었어요. 좋은 디자인이란 뭘까요?
‘지속 가능성’이죠. 좋은 물건이라면 당연히 좋은 방식을 통해 만들어져야 해요. 프라이탁은 순환을 통해 재창조한 제품이죠. 어떻게 보면 고쳐 쓴 거예요. 물건을 고치면 그것은 정말 고유한 특징을 갖게 돼요. 완전하지 않아도 오래 쓸 수 있고 고유한 것들이 좋은 디자인이 아닐까요?


실제로 친환경적인 생활을 하고 있나요?
가능하면 친환경적인 제품들을 사용하려고 하죠. 개인적으로는 우리 브랜드에 의류 라인이 있어서 좋아요. 저는 쇼핑에 소질이 없거든요(웃음). 인공 섬유도 아니고 면과도 다른, 100% 생분해 가능한 소재를 썼고, 단추는 이렇게 돌려서 떼어 다른 옷에 다시 사용할 수 있어요.


좋은 디자인에 관한 발상과 실천이 쉬운 것은 아니에요.
제 삶의 방식과 생각을 누군가에게 강요할 뜻은 없어요. 카페에서 제게 플라스틱 컵을 줬다고 해서 뭐라고 하겠어요? 선순환과 친환경적인 것들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것은 중요하지만, 완벽함에 대한 강박을 가질 필요는 없죠. 그런 것이 목표가 되어선 안 돼요. 삶을 즐기며 살 수 있어야 하죠. 이건 완벽주의에 관한 게 아니에요. 지속 가능한 삶으로의 발전에 대해 배우는 것이고,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것에 관한 문제죠.


프라이탁의 다음 계획은 뭘까요?
지난 25년간 프라이탁 제품을 성공적으로 선보여 왔다고 자부해요. 단순히 예쁘고 기능이 좋은 제품을 팔아온 것이 아니라, 그 안의 철학을 이해시켰다고 생각하죠. 덕분에 환상적인 팬들을 갖게 되었어요. 가치를 공유하는 수천 명의 사람들을요. 그 커뮤니티에 더 많은 경험을 제공할 공간을 만드는 것이 꿈이에요.

Credit Info

2019년 05월

2019년 05월(총권 114호)

이달의 목차
EDITOR
남미영
PHOTO
ⓒFreit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