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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BYE KARL, REST IN PEACE

On April 0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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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9일,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향년 85세로 타계했다. 21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 중 한 명이었던 그가 떠나자 패션계는 깊은 슬픔에 빠졌다. 1955년 피에르 발맹의 어시스턴트로 패션계에 입문한 그는 1965년에 펜디, 1983년에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자리매김하면서 패션계의 상징적인 인물이 되었다. 샤넬의 디자이너로 임명된 당시 거센 여론의 반대에 부딪혔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프랑스인이 아닌 독일인, 거기에 쿠튀리에가 아닌 기성복 디자이너였던 그를 파리 패션계가 반길 리 만무했다.

하지만 혁신을 원했던 샤넬 하우스는 칼에게 믿음을 보여줬고 결국 그는 패션과 예술 그리고 대중과의 소통을 이뤄낸 전설적인 디자이너로 패션계에 획을 그었다. 살아생전 그가 연출한 샤넬의 패션쇼 무대 역시 거대한 공항부터 고대 그리스 유적지, 슈퍼마켓, 미술관, 마구간, 성대한 만찬이 열리는 파티장, 세월에 부식된 오페라 극장까지 다양한 공간으로 변신했다. 모델들은 칼이 그랑 팔레에 창조해낸 낙엽 숲을, 파도가 치는 해변을,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실제로 옮겨온 빙하가 녹아내려 물이 찰랑대는 캣워크를 걸었다. 그가 끝내 보지 못한 이번 샤넬 쇼장 또한 전나무와 산장, 가로등에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스키 리조트였고, 모델들은 다시 한번 그가 창조해낸 설원 가운데에 섰다.

“조용히 사라지고 싶다”는 생전 고인의 뜻에 따라 쇼 시작 전 묵념만을 담담하게 진행했고, 그의 유지에 따라 장례식 없이 소수의 지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화장됐다. 샤넬 쇼가 끝난 후 관객들의 손에는 ‘비트는 계속된다’(The beat goes on…)는 문구가 적힌 칼의 그림이 들려 있었다. 마지막 메시지처럼, 그는 사라졌지만 그가 남긴 패션만큼은 영원히 남아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할 것이다.

Credit Info

2019년 04월

2019년 04월(총권 1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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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지원
PHOTO
ⓒChan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