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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화장품이 올드하다고요?

On March 1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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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을 개조해 만든
이스 라이브러리의 
소격동 쇼룸.

한옥을 개조해 만든 이스 라이브러리의 소격동 쇼룸.

한옥을 개조해 만든 이스 라이브러리의 소격동 쇼룸.

그간 ‘엄마가 쓰는 화장품’으로 인식돼오던 한방 코즈메틱들이 ‘올드하다’는 편견을 벗고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특유의 한방 향을 없애고 패키지 디자인을 모던하게 바꾸는 등 다양한 변화를 통해 고객층을 확대해가고 있는 것. 이런 변화의 도화선이 된 건 눈에 띄게 높아진 한방 뷰티 시장의 마켓 점유율이다. 글로벌 소비자 패널 전문 리서치 기업인 칸타월드패널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설화수와 LG생활건강의 더 히스토리 오브 후가 작년 국내 기초 화장품 전체 판매량에서 1,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더 히스토리 오브 후는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 단일 브랜드 최초로 2조원 매출을 돌파했다. 더불어 중국에서도 한방 뷰티 시장은 주목받고 있는 카테고리 중 하나다. 한방 뷰티의 잠재 시장 규모는 무려 200억 위안(약 3조4천억원)에 달하며, 연평균 10~20%씩 계속 성장해나갈 것으로 전망됐다.

이렇듯 한방 화장품 시장이 국내외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하자 여러 뷰티 브랜드는 시장 점유율을 한층 높이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LG생활건강은 더 히스토리 오브 후의 남성 라인인 ‘후 공진향 군’ 패키지를 업그레이드하고 ‘수려한’과 ‘사가수’를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 ‘수한방’을 새롭게 론칭하며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했다. 설화수는 최근 20~30대를 겨냥한 항산화 안티에이징 라인 ‘설린’을 출시했는데, 끈적임 없이 산뜻하게 발리는 강점을 앞세워 30대 고객들의 유입률을 높였다. 한방 화장품 시장의 무한한 잠재력과 성공 가능성을 엿본 신세계인터내셔날도 기획부터 제조까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며 뷰티 월드에 출사표를 던졌다. 한방 원료를 현대 과학으로 재해석한 고기능 스킨케어 브랜드 ‘연작’이 바로 그것. 론칭 직후 신세계 본점과 강남점, 센텀시티점에 단독 매장을 연달아 오픈했는데, 초반 목표 대비 182%의 수익률을 달성하는 등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한방 화장품 = 안티에이징’이라는 공식이 떠오를 정도로 스킨케어로서의 기능을 강조하던 이전과 달리 메이크업 라인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 역시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다. 색조 아이템에 한방 성분을 넣어 만든 미샤의 프리미엄 한방 라인 ‘초공진 달콤한 꽃 리미티드 에디션’이 대표적인 사례. 최지윤 한국화 화가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한국의 미를 표현했는데, 감각적인 패키지로 출시 직후부터 젊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기존 라인의 ‘초보양 비비크림’은 미샤 판매 랭킹 10위 안에 들 정도로 20~30대 소비자들의 구매율이 높은 편이다. 로하셀 한의원의 양한방 코즈메틱 브랜드 로하셀의 경우 베이스 메이크업 라인이 SNS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는데, 온라인 구매자 중 20~30대의 비율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뷰티 시장의 한방 열풍에 주목한 제약 회사들도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며 사업 영역을 적극적으로 확장하는 중이다. 대표적인 케이스로 광동제약은 오리엔탈 더마 코즈메틱 브랜드 ‘피부약방約芳’을, 동화약품은 ‘활명’을 출시했다. 최근 인테리어 디자이너 양태오가 론칭한 ‘이스 라이브러리’는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불면증 치료를 위해 처방받은 한방 차가 피부를 맑게 해주는 것에 착안해, 그 원료를 기반으로 담당 한의사와 국제 갤러리 큐레이터와 함께 코즈메틱 브랜드를 선보인 것. 한방 차에서 추출한 원료와 전통의 멋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모던한 디자인의 패키지가 특징이다. 이처럼 최근 론칭한 한방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전형적인 한방 화장품의 범주를 뛰어넘은 향과 텍스처, 디자인으로 세대 구분 없이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는 데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K브랜드사업부 연작팀 김혜지 과장은 “특유의 한방 향과 무거운 제형 등 한방의 불만족 요인들을 배제하고 모던한 디자인과 산뜻한 제형을 내세우는 2세대 한방 브랜드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 이상 엄마를 위한 고가 화장품이 아닌 대중적인 카테고리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는 한방 코즈메틱. K-뷰티 시장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른 한방 화장품의 약진이 기대된다.

연작 전초 컨센트레이트.

연작 전초 컨센트레이트.

연작 전초 컨센트레이트.

피부약방約芳
더 오리진 크림.

피부약방約芳 더 오리진 크림.

피부약방約芳 더 오리진 크림.

설화수 여온오일 홍서지향.

설화수 여온오일 홍서지향.

설화수 여온오일 홍서지향.

사가수 채화윤 선율 아이크림.

사가수 채화윤 선율 아이크림.

사가수 채화윤 선율 아이크림.

미샤 초공진 크림 팩트.

미샤 초공진 크림 팩트.

미샤 초공진 크림 팩트.

 





화장품 만드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스 라이브러리’ 양태오 대표 

이스 라이브러리 더 퓨어 원더 액티브 세럼.

이스 라이브러리 더 퓨어 원더 액티브 세럼.

이스 라이브러리 더 퓨어 원더 액티브 세럼.

코즈메틱 브랜드를 국내에 출시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약 10년 전쯤에 갑자기 불면증이 심해져서 한방 치료를 받았었어요. 그때 한방 차를 처방받아 마셨는데 3개월 정도 지나니까 피부가 갑자기 눈에 띄게 좋아지더라고요. 그 효능에 대한 확신이 생겨 오랜 준비 끝에 ‘이스 라이브러리’를 론칭하게 되었죠.

한방 브랜드치곤 분위기나 패키지가 굉장히 모던해요.
제가 기존에 해오던 공간 혹은 가구 디자인과 코즈메틱 브랜딩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스 라이브러리’에도 우리 전통의 것을 보다 현대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저의 목표를 그대로 담았죠. 대표 제품인 ‘더 퓨어 원더 액티브 세럼’의 패키지 디자인도 우리나라의 전통 한의학 고서가 쌓인 모습에서 모티브를 따왔고요.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층이 20대부터 50대까지 아주 다양하다고 들었어요. 비결이 뭔가요?
저는 ‘이스 라이브러리’가 단순히 피부를 위한 화장품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과의 조화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브랜드가 되길 바랬어요. 그래서 많은 사람이 차를 마시면서 음악도 듣고, 향도 맡으며 오감을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경복궁과 국립현대미술관 같은 여러 문화 예술 공간이 모여 있는 소격동에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했죠. 그런 위치 덕분인지 훨씬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이 찾는 것 같아요.

최근의 한방 뷰티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제품 개발을 담당하는 한의사 장동훈 원장님이 “한의학은 수천 년 동안 사람을 위한 마음이 쌓여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한방이 단지 과거에 머무는 게 아닌 시대를 초월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건강한 아름다움의 가치가 점차 높아짐에 따라 자연으로부터 온 한방 성분들로 본연의 아름다움을 되찾으려는 소비자들의 니즈 역시 더욱 늘어날 거라고 봅니다.

Credit Info

2019년 03월

2019년 03월(총권 112호)

이달의 목차
EDITOR
황서정
PHOTO
정지안, 최승혁(제품), Getty Images, 이스 라이브러리
ADVICE
김소형(LG생활건강 사가수 담당), 김혜지(신세계인터내셔날 K브랜드사업부 연작팀 과장), 이영지(로하셀 화장품 개발팀 팀장), 양정혁(광동제약 화장품팀 대리), 정선화(미샤 BM1팀 대리), 정지훈(설화수 브랜드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