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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우리가 궁금한 남자들

On February 01, 2019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그리고 알고 싶은 4명의 배우들을 만났다. 각자의 방식과 매력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는 이들의 도전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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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치코트 오디너리피플(Ordinary People). 셔츠, 레더 팬츠 모두 코치(Coach). 슈즈 컨버스(Converse).



 

KIM JAE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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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 오디너리피플(Ordinary People). 니트 집업, 팬츠 모두 코스(Cos). 슈즈 이티스 × H&M(Eytys × H&M).

김재영
생년월일 1988년 9월 30일
데뷔 2013년 영화 <노브레싱>
별명 모델 중 발이 제일 커서 왕발(자로 재면 300mm인데 신발은 290mm 신어요)
취미 자전거 타기
캐치프레이즈 ‘하면 된다’ (매일 제 꿈과 목표를 생각하려고 해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자꾸 일깨워주고 되새기면서 제 스스로가 발전할 수 있도록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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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 코치(Coach).

그냥 옆에 있는 사람처럼 늘 친근한 느낌을 주는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혹자들은 성공하면 어쩔 수 없이 변한다고 하지만 저는 제 모습을 지켜나가고 싶어요.
제 자신만
잘 다잡는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봐요.



오래전 모델로 활동할 때 만났는데, 이젠 배우로 다시 만나게 됐네요. 언제부터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거예요?
<꽃미남 캐스팅, 오! 보이>라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당시 연기를 배워야 하는 내용이라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리고 2013년 영화 <노브레싱>으로 운 좋게 데뷔하면서 발을 들이게 되었죠.


모델에서 배우로 업을 바꾸면서 힘든 점은 뭐였어요?
일단 모델로 카메라 앞에 서다 보니 표정이 좀 딱딱한 편이에요. 그리고 말을 할 때 좀 웅얼거리는 스타일이라 이런 점들을 고치려고 노력했죠.


반대로 모델 경력이 도움이 되기도 했나요?
요즘에는 모델 출신 배우에 대해 좋게 생각하는 분위기예요. 실제로 활동하는 분들도 많고요. 아무래도 키가 크고 신체 조건이 좋다 보니 찾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요즘 드라마 <은주의 방>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 서민석으로 살고 있어요. 19년 지기인 은주를 좋아하지만 표현하지 못하고 키다리 아저씨처럼 곁에서 도움을 주죠.
민석의 관심사는 오로지 일과 은주라는 친구뿐이에요. 하지만 티를 내지 않죠. 아무래도 19년 친구이다 보니 자칫 사귀다가 헤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런데 개인적으론 둘이 사귀지 않더라도 각자 다른 이성 친구가 생기면 멀어지는 건 똑같지 않을까요?


그럼 같은 상황에서 김재영의 선택은 고백일까요?
평소의 저라면 굉장히 빨리 고백하죠(웃음). 마음에 들면 빨리 말하고 사귀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은주의 방>을 하면서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관계라는 게 굉장히 중요하더라고요. 고백해서 애인이 될 수도 있지만 곁에 있으면 의지가 되고 배울 수 있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럴 땐 조금 더 조심스럽게 다가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헤어져도 친구로 지내는 경우가 있잖아요. 이런 관계가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아니라고 봐요. 진짜 동성 같은 이성 친구도 자주 만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감정을 갖게 될 것 같거든요. 그러다 자연스레 여자로 보일 테고요. 그러니 그런 사이가 가능하다면 너무나 좋겠지만, 그런 관계도 깊어지면 어쩔 수 없이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기면서 영원한 친구란 힘들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여자 사람 친구가 없어요(웃음). 친구로 시작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은주의 방>은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요즘 가장 치열하게 사는 젊은 세대의 삶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 시절에 김재영은 어떤 고민들을 했나요?
연기를 하다 보면 미팅과 오디션을 볼 기회가 굉장히 많아요. 제가 28, 29세일 때는 감독님들이 이제 군대도 다녀왔으니 ‘앞으로 열심히만 하면 잘되겠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그런데 서른을 넘기니 빠져나갈 돌파구가 없더라고요. 군대가 남자들에겐 힘든 시기일 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론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거든요. 앞으로의 계획도 세울 수 있고요. 서른을 넘기고 나니 이런저런 고민이 많아졌어요. 그전에도 배우로서 잘되고 싶다는 조바심이 있었는데, 이제는 얼른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싶다는 마음이 커요.

좀 전에 화보 촬영하며 말했던 것처럼 요즘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더 그런 걸까요? 유난히 생각이 많아 보여요.
새해가 시작되었는데 예전처럼 마냥 기쁘지만은 않네요. 올해부터는 뭘 어떻게 해야겠다는 계획도 없고요. 나이만 먹었지 눈에 보이는 변화가 없어서 그런가 봐요(웃음).


그동안 크고 작은 작품들에 많이 참여했어요. 지금까지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궁금해요.
<백일의 낭군님>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가 참여한 작품 중 시청률이 제일 높았거든요(웃음). 제가 잘하지 못한 부분도 많지만 역할 자체는 참 멋있었어요. 그 작품 이후로 배우로서의 입지가 생기고 저를 알아봐주는 분들도 늘었고요. 덕분에 제게는 고마운 작품이자 새롭게 시작하는 계기가 됐죠.


데뷔하고 나서 연기하길 참 잘했다고 느낀 순간도 있나요?
배우가 되고 나서 영화 시사회에 부모님을 초대할 때 참 뿌듯해요. 재미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 자리에 초대해서 무대 인사를 할 때 참 좋더라고요.


처음 데뷔했을 때와 지금을 비교한다면, 스스로 발전했다고 느끼는 부분은 뭐예요?
아무래도 직접 경험을 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발전하는 부분이 있기는 해요. 그런데 제 스스로 눈에 확 띄게 변했다고 느끼는 건 아직 없어요.


그럼 여전히 현장에서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도 있어요?
연기할 때 정말 많은 준비를 하고 가요. 특정 상황에서 대사를 조금 바꿔보기도 하는데,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더라고요. 특히 다른 선배들이 디테일하고 깊이 있게 연기하는 것을 보면 그런 부족함이 더 느껴지죠.


조금 더 경험이 쌓이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왜 모델도 보면 포즈나 감성 등 타고나는 게 있잖아요. 배우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어떤 장면을 찍을 때 표현하는 방식이나 개성에서 굉장히 특출난 사람이 있어요. 그런 모습을 볼 때 참 신기하죠.


언젠가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뭐예요?
멜로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 <은주의 방>은 멜로라기보다는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다루고 있잖아요. 정말 사랑에 대해서만 표현하는 작품이 하고 싶어요. 제 나이에 맞는, 20~30대가 느낄 수 있는 멜로. 그래서 요즘 멜로 영화도 많이 찾아보고 있죠. 하하.


모델에서 배우가 되었어요. 혹 기회가 된다면 또 다른 도전을 꿈꾸기도 하나요?
옛날부터 요리사가 꿈이었거든요. 그동안 게을러서 시작조차 못했는데 조금 더 자리 잡고 시간이 난다면 요리도 배워보고 싶어요. 지금도 물론 시간은 있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네요(웃음).


드라마 <은주의 방>은 ‘인생 DIY’라는 부제를 달고 있잖아요. 만약 나의 인생을 직접 설계할 수 있다면?
아직은 연기자로서 제 색깔을 조금 더 찾는 게 중요해요. 그 목표를 이룬다면 배워보고 싶었던 것들을 시작할 수 있겠죠(웃음)? 일단은 서른다섯을 목표로 잡았는데 그때쯤이면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럼 김재영의 관심 분야는 뭐예요?
어릴 때부터 ‘빨리 성공하자’는 생각밖에 안 한 것 같아요. 내가 좋아하는 것 혹은 잘하는 게 무엇인지 모른다는 게 참 슬프더라고요. 이제부터라도 알아가 보려고요.


연기가 있잖아요.
연기는 좀 다른 것 같아요. 너무 좋아서 하는 것들은 스트레스도 풀리고 하잖아요. 그런데 연기는 스트레스가 풀리는 동시에 받기도 해요. 아무래도 직업이라는 생각 때문에 마냥 힐링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에요. 그러니 여유가 될 때 제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보려고요.


아직 찾지 못했어요?
요리와 악기 정도? 피아노도 한번 배워보고 싶어요.


그런 면에서 배우라는 직업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역할에 따라 새로운 것을 배울 기회가 많잖아요. 언젠가는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연기를 하면서 새로운 분야를 배우고 알아가다 보면 좋은 감정도 있지만 어떻게든 익혀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즐기기보단 ‘빨리 해내야겠다, 해치워야겠다’는 생각이 앞설 때가 더 많아요. 그래도 첫 영화를 찍으면서 3개월 정도 수영을 배워놓으니 쓸 때가 많더라고요(웃음).


요즘 무얼 할 때 가장 즐거워요?
자전거 타고 한강에 가면 그것만 한 힐링이 또 없어요. 사람 구경도 하면서 제 스스로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거든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도 있고요. 한번은 낚시도 해봤어요. 재미있긴 한데 은근히 노동력이 많이 들더라고요. 사람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행복해야 하는데 힘들다고 느끼면 아니라고 해서 낚시는 그만뒀어요. 하하.


집에 있을 때는 뭘 해요?
자기 계발서나 소설 같은 책을 읽거나 영화를 많이 봐요.


최근에 본 책 중 하나만 추천해주세요.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라는 책을 추천할게요. 평소 제가 궁금해하던 내용이 담겨 있어요. 신앙심과 이성에 대한 사랑이오. 단순히 이성을 좋아하는 감정일 수도 있고 그보단 더 큰 무엇일 수도 있어요. 내게 하나밖에 없는 이성일 수도 있고 대화가 통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요. 그리고 저를 조금 더 변화시키고 발전시켜줄 수 있는 존재일 수도 있죠. 요즘 멜로에 빠져 있어서 이런 것만 눈에 들어오나 봐요(웃음).


요즘 김재영에게 가장 큰 화두는 사랑인가 봐요?
그러게요. 요즘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나 봐요. 하하.


또 어떤 생각들로 가득한가요?
제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많이 생각해요. 평소에도 쓸데없는 걱정을 많이 하는 편인데 어쩌면 프리랜서라는 직업의 특성인 것 같아요. 정해진 스케줄이 끝나면 소위 백수가 되잖아요. 백수가 되면 한 일주일 정도는 행복하고 좋은데 그 시간이 지나면 또 무뎌져요. 그러면서 나라는 사람이 없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죠. 그래도 좋은 작품을 볼 때마다 ‘나도 이런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많은 자극을 받고 있어요.


2019년은 어떻게 보낼 계획인가요?
일단은 연기자로서 입지를 다지는 게 우선인 것 같아요. 아직도 ‘모델 출신 배우’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사실 전 그 말이 참 좋아요. 아직도 “너는 모델이야, 배우야?” 하고 묻는 분들이 종종 있어요. 그런 분들에게 연기자로서 실력을 쌓아 배우 김재영이라는 타이틀을 얻고 싶어요.


배우로서 이루고 싶은 최종 꿈은 뭔가요?
지금 같은 이 성격이 변하지 않았으면 해요. 그냥 옆에 있는 사람처럼 늘 친근한 느낌을 주는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혹자들은 성공하면 어쩔 수 없이 변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저는 제 모습을 지켜나가고 싶어요. 제 자신만 잘 다잡는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봐요.





 

CHO BYEONG K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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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 라프 시몬스(Raf Simons). 팬츠 비욘드클로젯(Beyond Closet). 스트라이프 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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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베스트 모두 비욘드클로젯(Beyond Closet). 셔츠 아워레가시(Our Legacy). 팬츠 아미(Army). 레이스업 슈즈 닥터마틴(Dr. Martin).

사랑받고 싶어요. 대중적인 관심으로 발현된 것이든, 배우에 대한 애정이든, 작품에 대한 사랑이든 다 좋아요.
더 솔직하게 말하면
그 모든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죠. 요즘처럼 사랑받는다는 기분이 많이 들 때가 없어요.
그래서 진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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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듀로이 재킷 비욘드클로젯(Beyond Close′). 피케 셔츠 골든구스 디럭스 브랜드(Goldengoose Deluxe Brand).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조병규
생년월일 1996년 4월 23일
데뷔 작품 2015년 드라마 <후아유 - 학교 2015>
취미 사색하기
별명 방구리(이유는 모르겠는데 아버지가 그렇게 불러요)
캐치프레이즈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야’(무슨 일이든 어렵고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심플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미)




어릴 때 축구를 했다고 들었어요. 연기로 꿈을 전향한 계기가 뭔가요?
중학교 1학년 때 축구를 위해 뉴질랜드로 유학을 갔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권태랄까, 회의감이 몰려왔죠. 특별한 이유가 없이 말이에요. 어떤 문제가 있으면 극복하려고 노력했을 텐데, 그냥 하기가 싫더라고요. 그러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2개월 전쯤 뉴질랜드에서 우연히 연기 수업을 받게 됐어요. 그때 재미를 느껴 연기에 빠졌죠. 집에서는 반대했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하잖아요(웃음)?


연기를 하면서는 싫증을 느낀 적은 없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초반에는 이 일이 끝까지 재미있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진심이 될수록 ‘아, 연기는 재미로 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죠. 재미가 없다는 것과는 좀 다른 이야기인데요. 그 뒤로 마냥 웃고 즐길 수만은 없어졌어요. 더 잘하고 싶어서겠죠. 어떤 면에서의 회의감은 항상 있어요. 그런데도 축구처럼 포기할 수는 없더라고요.


<SKY 캐슬>에는 쟁쟁한 선배가 많잖아요. 혹시 연기적인 부담감을 느끼진 않나요?
천성적으로 압박을 많이 받는 편이 아니에요. 부담감을 느끼지도 않고요. 긴장도 잘 안 하는 편인데, 그런 면은 장점인 거 같아요. 물론 긴장되는 상황이 아예 없지는 않은데, 그런 기분을 즐길 때도 있어요.


그럼 지금 신이 나 있는 상태인가요?
원래 업다운이 심한 편이 아니거든요. 진짜 신나도 평상시처럼 행동하고, 힘들고 슬픈 일이 있어도 겉으로 티를 잘 안 내죠. 감정 밸런스를 유지하려고 항상 노력하는 편이에요.


현장에서 만나는 선배들은 어때요? 가장 많이 배우는 점이 있다면 뭘까요?
연기적인 부분에서는 무얼 보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안 하는 편이에요. 그보다는 현장에서 인간적으로 챙겨야 할 것이나 상황에 따라 신경 쓸 부분이 무엇인지를 가장 많이 배우죠. 그것도 배우에게 중요한 몫임을 알게 되었어요.


구체적인 예를 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촬영장에서는 배우가 발언하는 순간 많은 이목이 집중되기 때문에 그 자체가 조심스러워요.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정확한 순간에 정확하게 전달하는 분들이 있어요. 상황에 따라 누군가는 불편할 수도 있죠. 그럼에도 확실하게 판단하고 짚어주는 선배들 덕분에 돌이켜보면 더 매력적인 신이 탄생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런 판단력과 예리함을 많이 배우려고 하죠.


드라마도 잘되고 있는 데다, <걸 캅스>와 <우상> 같은 영화의 개봉도 기다리고 있다고 들었어요. 일이 잘 풀리는 듯한데, 연기하길 잘했다고 느끼는 날들은 언제인지 궁금하네요.
특정 작품의 성과 때문에 그런 기분을 느끼진 않고요. 지난 시간을 쭉 돌이켜보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인연을 맺은 기억들 덕분에 이 일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물론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나면 상처도 받지만 비슷한 비중으로 행복한 기억도 많아져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런 것들이 다 좋은 거 같아요. 원래 과거는 미화되기 십상이잖아요? 하하.

그간 해온 작품 중 가장 좋았거나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뭐예요?
굳이 꼽자면 <독고 리와인드>요. 세훈 형이 원 톱이지만, 남자 셋이 이끌어가는 웹 무비거든요. 주연 외에도 남자 배우가 38명이나 등장하고 액션 신이 굉장히 많아요. 서울액션스쿨에서 한 달간 훈련을 받았는데, 그곳에서도 더 이상의 합이 없으니 저희더러 한번 짜보라고 할 정도였어요. 남자들끼리 몸을 부딪치면서 찍은 영화라 그런지 모두 굉장히 친해졌어요. 작품에서 만난 최은종 감독님과는 거의 매일 보는 사이가 됐고요. 일하면서 만난 정말 좋아하는 어른 중 한 분이죠.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요?
지금의 나를 가장 반영할 수 있는 역할이오. 작품마다 그 캐릭터를 입는 과정이 있는데, 한번쯤은 그 과정을 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죠. 저를 닮아서 편하고 자연스러운 인물이라면 가능할 것 같아요.


그렇다면 지금의 조병규는 어떤 상태인가요?
막연히 고민이 많고 불안한 시기. 스스로에 대해 질문을 많이 하고 있어요. 연기에서 시작해서 스스로에 대한 질문으로 넘어가죠. 항상 성장통을 앓고 있는 기분이에요.


겉보기엔 고민 없어 보이는 명쾌한 캐릭터인데, 의외네요.
어둡거나 그런 건 아닌데 고민이 많은 거 같아요. 혼자 침잠하는 시간이 종종 있죠. 보기보다 말수도 많지 않아요.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이것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다 보면 말을 적게 하게 되죠. 그래서 무뚝뚝한 사람으로 오해받기도 해요.


그런 점 때문에 오해를 받을 수도 있잖아요?
그럴 수도 있지만, 다행히 제 모습 그대로를 인정해주는 분들이 많아요. 호감을 얻기 위해 가면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자신감을 주는 분들이 곁에 있거든요. 평판을 아예 무시할 생각은 없지만, 좋아하는 사람들의 말에 더 집중하려고 하죠.


올해 개봉을 앞둔 <걸 캅스>와 <우상>에서는 어떤 역할을 맡았나요?
<걸 캅스>에선 아직 열정이 남아 있는 열혈 막내 형사 역이에요. 영화사 대표님의 말로는 제가 영화에서 귀여움을 담당한다고 들었는데, 수염이 많이 나서… 확신이 없네요. 하하. <우상>에서는 사랑을 못 받고 자란 아이라 내면이 아픈 캐릭터인데요. 현실과 많이 동떨어져 있어요. 세상을 혼자 살려고 하는 아이죠. 겁도 많고, 표현하기가 어려운 인물이에요.


그간 해온 캐릭터 중에 자신과 가장 닮은 역을 꼽는다면?
하나에 국한되지 않는 거 같아요. 혼자서 고민에 빠져 있을 때는 <우상>의 그 아픈 캐릭터를 닮았고요. 이제 막 가까워지기 시작한 사이에서는 발랄하기도 해요. 아직까지 에너지가 가득 차 보이는 <걸 캅스>의 막내 형사처럼요. 일할 때는 <SKY 캐슬>의 기준처럼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고 싶어요.


기준이 자신이 지향하는 모습을 닮았나요?
일을 대하는 자세가 비슷한 거 같아요. 또래 친구들과 놀고 있을 때는 해맑지만, 옳지 않은 상황이 발생하면 무엇이라도 해야겠다, 이 상황을 타파해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어요. 문제에 부딪혔을 때 가볍게 넘기려 하거나 얼버무리지 않으려는 모습이 저를 좀 닮았다고 생각해요.


오늘이 첫 화보 촬영인데, 옷을 잘 소화하더라고요. 평소에도 패션에 관심이 많아요?
제 옷 중 제가 산 게 하나도 없어요. 지금 입고 있는 옷도 스타일리스트 누나와 팬들이 준 거고, 슬리퍼는 현장 소품이에요. 꾸미는 걸 안 좋아해서 촬영이 없을 땐 수염도 많이 난 상태로 돌아다녀요. 슬리퍼 신고, 모자도 안 쓰고 다녀서 회사에서 걱정하죠.


이제 그러면 안 될 거 같은데?
최근에 그걸 느꼈어요. <내 안의 그놈> 시사회에 초대받아서 갔는데, 극장에 들어서자 사람들이 갑자기 우르르 몰려오더라고요.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라 정말 놀랐어요. 당황하고 있는데 라미란 선배가 VIP 대기실로 오라고 해서 갔더니 배우들이 저한테 사진을 찍자고 하더라고요. 놀라우면서도 왠지 모를 행복감을 느꼈어요. ‘어? 이제 잘 입고 다녀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하하.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생길 텐데, 해보고 싶은 게 있나요?
가장 하고 싶은 건 연극 <햄릿>이에요. 연극할 때 가장 살아 있다는 기분이 들어요. 기회가 되면 또 하고 싶어요. 그중에서도 <햄릿>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인데요, ‘운명적으로 내가 꼭 해야 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배우로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건너야 할 중간 다리예요.


그럼 같이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정유미 선배님이오. <연애의 발견>에서 너무 예쁘게 연기 하셔서 깜짝 놀랐어요. 극 중에서 코를 찡긋하며 웃을 땐 너무 사랑스럽고, 우는 연기를 할 땐 저도 마음속으로 따라 울어요. 아, 이상형 이야기가 아닙니다. 연기를 같이하고 싶다고요.


연기 외에 가장 관심 있는 분야가 있어요?
글쓰기요. <알쓸신잡>을 챙겨 보는데 김영하, 유시민 작가님들을 보면서 감탄해요. 학식이 굉장히 뛰어난 분들인데, 모든 것에 호기심이 넘치더라고요. 저조차 가끔 다 아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는데 말이죠. 사소한 것도 지나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그게 인문학적인 탐구심인가라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어떻게 허무해지지 않지? 나도 글을 쓰면 냉소적인 태도를 바꿀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글쓰기에 관심이 생겼죠.


읽는 것에도 관심이 많을 텐데, 좋아하는 작가가 있나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은 다 좋아해요.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은 인생 책이고요. 위지안 작가의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도 ‘이거 내 이야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공감이 되었어요.


배우에 한정 짓지 않고, 인간 조병규로서 이루고 싶은 최종적인 꿈이나 바람이 있나요?
사랑받고 싶어요. 대중적 관심일 수도 있고, 배우에 대한 애정일 수도 있고, 작품에 대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 모든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어요. 사랑받는다는 게 참 좋은 거 같아요. 사람들이 요즘 저를 만나면 “다들 좋아해주니까 좋지?”라고 묻는데 그때마다 “응, 좋아”라고 대답해요. 담담하게 말하지만 정말 좋아요, 사랑받아서. 그게 정말 감사하고요.





 

KIM GUN 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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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님 셔츠, 팬츠 모두 캘빈클라인 진(Calvin Klein Jeans). 슈즈 컨버스(Conve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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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트 오디너리피플(Ordinary People). 티셔츠 코스(Cos). 슈즈 반스(Vans).

저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때보다 촬영할 때가 정말 즐겁거든요.
앞으로 작품이 하나씩 늘 때마다 부담감도 덩달아 늘어나겠죠.
그래도 아직은 갈 길 먼 신인이니 막중한 책임감이 없는 지금 이 순간을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방금 했어요.



김건우
생년월일 1992년 1월 10일
데뷔 2017년 드라마 <쌈, 마이웨이>
취미 커피 마시기
캐치프레이즈 후회 없이, 즐겁게 살자(자기가 한 말을 지키는 건 참 힘들지만 최소화하려고 해요. 그렇게 생각한 것을 하며 즐겁게, 후회없이 살자. 이 말 진짜 좋은 말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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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 와이드 팬츠 모두 문수권(Munsookwon). 메시 톱 코스(Cos). 슈즈 컨버스(Converse).



생애 첫 화보 촬영이라면서요. 솔직히 준비 좀 하고 왔죠?
오기 전에 사진들을 많이 보긴 했어요. 그런데 사진 찍을 때마다 머릿속이 하얘져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요즘 드라마 <나쁜 형사>에서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범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어요. 실제론 어떤 사람일지 궁금했는데 생각했던 모습과 다르네요.
원래 제 모습은 드라마 속 캐릭터와는 많이 달라요. 실제로는 장난도 잘 치고 굉장히 밝은 성격이죠.


그런데 요즘 시청자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어요. 어떻게 참여하게 된 거예요?
작품을 하기 전부터 나쁜 놈인 건 알았지만 이 정도로 살인을 많이 하는 캐릭터인 줄은 몰랐어요(웃음). 사실 미리 알았더라도 하고 싶었을 거예요. 장형민이라는 인물은 직업적으로도 검사와 연쇄 살인마를 오가는 이중적 매력을 지니고 있죠. 뭔가 나쁘지만 섹시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욕심이 났고,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장형민’이라는 인물은 상식적이라는 말이 적용되지 않는 캐릭터잖아요. 그가 되기로 결심했을 때 어떤 마음으로 다가갔나요?
초반에는 마치 밥 먹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좀 부족했어요. 그래서 그다음엔 ‘숨 쉬는 것같이 자연스러워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왜 무의식중에도 숨은 쉬잖아요. 내 의식이 무의식일 때도 행할 수 있는, 그런 편안한 마음을 먹는 게 제일 중요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대본을 읽을 때도 대사를 외우기보다는 ‘내가 평상시에 하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자연스러운 생각들이고 말들이다’라고 계속 되새겼죠.


보통 자연스러운 연기를 위해 촬영할 때만큼은 작품 속 인물로 산다고 하잖아요. 본인도 그랬나요?
골방에 갇힌다든지 실제와 가까운 상황에 처하는 등 특별한 메소드는 일상에서 배제했어요. 정말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리얼함을 찾고 싶어서 혼잣말도 많이 하고 친구들에게 다짜고짜 전화해서 대사를 하기도 했죠(웃음).


친구들 반응은 어땠어요?
왜 그러냐며 당황스러워하더라고요. 나중에야 연기라고 말해줬죠(웃음).


그럼 연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뭐예요?
제 자신을 지우는 것. 작품을 쉬는 동안에는 평범한 일상의 김건우로 살잖아요. 그래서 저라는 사람을 완전히 배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연기할때 자신을 완전히 지우기보다는 캐릭터를 자기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어요.
29년 동안 이렇게 살아온 제가 단 두 달 만에 완전히 없어질 수는 없어요. 제가 이렇게 극단적으로 생각해도 절대 없어지지 않아요. 그래서 ‘아예 다 없애버리자’라는 생각을 해요. 아무리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대사를 하고 움직이면 어느 순간 제 본모습이 섞여버리거든요. 그래서 시작할 때만큼은 최대한 배제한다는 마음으로 임하죠.


데뷔 이후 3번째 작품에서 주연 배우로 우뚝 섰어요. 이렇게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요?
지금까지 저와 함께한 감독님 모두가 신인에게 참 관대했던 것 같아요. 하하. 새로운 시도를 하는 모험에 기꺼이 저를 동참시켜줬거든요. 감독님들의 이런 용기 덕분에 제가 이 자리에까지 오지 않았나 싶어요.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노래를 했어요. 중·고등학교 합쳐 6년간 밴드 활동을 했는데, 그전까지는 밴드의 합주 속에 묻혀 잘하는 줄 알았죠. 그런데 어느 날 나만 생각하니 ‘답이 없다,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결론이 나더라고요. 많은 사람에게 큰 감동을 줄 실력은 아닌 것 같다는, 스스로의 한계를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흥미진진한 게 또 무엇이 있을까를 찾던 중 친구 따라 연기 학원에 가게 되었죠.


그러다 <쌈, 마이웨이>를 만나게 된 거군요.
수많은 오디션 중의 하나였어요. 차곡차곡 떨어지던…(웃음). 학교를 졸업한 뒤 회사에 들어오고 1년 동안 정말 열심히 보러 다닌 것 같아요. 그렇게 회사에 너무 미안하다는 마음이 들려는 찰나에 합격 소식을 들었죠.


그 오랜 시간 동안 어떻게 버텼어요?
처음에는 자책만 했어요. ‘내가 이렇게 연기를 못하나? 왜 아무도 날 써주지 않지?’ 근데 생각해보니 저는 선택받는 입장이잖아요. 그때부터 생각을 달리 했죠. ‘그저 나와 맞지 않을 뿐이다. 이 작품에 더 필요한 사람이 있었을 뿐 내가 못난 사람은 아니니 나를 필요로 하는 작품이 있을 거다’라고. 물론 저도 합격하고 나서야 알았어요.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선택을 기다리고 있을 많은 배우들이 알았으면 해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요.


저 역시 그 말이 굉장히 와 닿아요. 그렇게 시작해서 결국엔 주연 자리까지 올라왔잖아요.
그렇죠. 저… 주연이죠(웃음)?


‘연기하길 참 잘했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예요?
굉장히 식상한 말인데 제가 연기하는 걸 정말 좋아해요. 연기하는 사람은 참 특별한 사람들인 것 같아요. 나라는 사람에서 벗어나 헤어나 메이크업, 스타일까지 모두 다 바꾸고 다른 사람으로 산다는 건 굉장히 특별하고 매력적인 경험이거든요. 그래서 새로운 작품을 할 때마다 ‘정말 연기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데뷔 작품인 드라마 <쌈, 마이웨이>에선 비열한 이종격투기 선수, <라이브>에선 예스맨 순경, 그리고 <나쁜 형사>에선 연쇄 살인범까지. 매번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었어요. 이제 막 세 번째 작품을 끝냈지만,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는다면 뭘까요?
음… 정말 어렵지만 그래도 <쌈, 마이웨이>인 것 같아요. 첫 번째 모험을 한 작품이자 정말 많은 것을 배운 작품이거든요. 그전까지는 연기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어요. 감독님이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정말 친절하게 다 알려주셨죠.


가만 보면 세 작품 모두 다 잘됐어요. 좋은 작품을 고르는 안목이 있는 걸까요?
제게 선택지는 없었어요. 그 세 작품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으니까요. 모두 다 우연히 만나 잘된 작품이죠.


행운의 여신이 김건우 편인가 봐요?
저는 늘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시청률 요정’이라고. 하하하. 많은 감독님이 알아주셨으면 해요. 저를 선택하면 중간은 간다, 망하지는 않는다는 걸요(웃음).
그럼 감독님들에게 다시 한번 어필해보죠, 배우 김건우의 장점은 이것이다 하고.
다양한 연기를 소화할 수 있다는 것. 물론 저만의 생각입니다만(웃음).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도 있어요?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 지금 저를 보면 상상이 안 되잖아요.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어라? 뭔가 잘 맞아’ 하는 반전 매력을 선사하는, 그 틈새시장에 들어가 보려고요. 정통 멜로가 아닌 약간 코믹하기도 한 저만의 스타일로 납득시켜보고 싶어요.


데뷔 초와 비교했을 때 스스로 발전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뭔가요?
대본을 보는 눈이오. 대본의 전체 흐름을 다 파악하고 가더라도 순서와 상관없이 뒤죽박죽으로 촬영하는 현장에서 흐름과 선을 놓칠 때가 많았어요. 다행히 주변에서 많이 도와줘 하나둘 맞춰왔는데, 이제는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잘 맞춰지는 힘이 생긴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은?
상상력이 조금 더 풍부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현장에 가서 세팅된 공간을 보고 나서야 상황을 깨닫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부분이 아직도 부족하다고 느껴요.


일이 아닌 일상의 모습이 궁금해요. 김건우는 어떤 사람인가요?
재미있으려고 무던히도 노력하는 사람. 제 스스로가 재미있게 사는 것은 물론이고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모두 재미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럼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뭐예요?
제 자신을 사랑하는 것. 저는 저를 꽤나 많이 사랑해요. 어렸을 때부터 그랬던 것 같아요. 만약 제가 저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구를 사랑할 수 있겠어요. 그리고 제 곁에서 저를 믿어주는 사람들도 제겐 큰 힘이 돼요.


참 긍정적인 마인드네요. 작품이 없을 땐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해요.
일단은 많이 먹습니다(웃음). 먹는 걸 워낙 좋아해서 항상 야식을 챙기죠. 자주 먹는 조합은 엽기 떡볶이와 노랑 통닭. 오늘도 먹을까 생각 중이에요. 하하.


얼마 전 촬영이 끝났다면서요.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뭔가요?
여행이오. 함께 떠나려고 계획 세운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요즘 커피 뽑느라 굉장히 바빠요. 양세종 이라고(웃음), 그 친구와 함께 일본 여행을 가려고 해요.


이제 막 시작된 2019년은 어떻게 보낼 계획인가요?
함께 사는 룸메이트가 있는데 집 비밀번호를 각자 의미 있는 숫자로 정하자고 했어요. 작년에 이사해서 이제 비밀번호를 말할 수 있는데, 그때 저는 2835라는 숫자로 정했죠. 28세에 3개의 작품에서 5천만원을 벌자는 의미였는데 실패했어요(웃음). 그러니 올해는 2929로 정하려고요. 올해 스물아홉이니까 29, 그리고 생각보다 1년에 3개 작품을 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2개의 작품으로 하는 대신 수입을 올릴게요, 9천만원으로. 하하


배우로서 이루고 싶은 최종 꿈은 뭔가요?
언젠가는 꼭 아카데미 시상식에 가고 싶어요. 너무너무 어렵겠지만 막연한 꿈이에요. 아시아에서, 하물며 우리나라만 해도 연기 잘하는 사람이 정말 많잖아요. 그리고 정말 네이티브 수준으로 영어도 잘해야 하고요. 어떤 역할이라도 좋아요. 그냥 그 자리에 꼭 한번 가보고 싶어요.






 

PARK SUNG 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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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 팬츠 모두 우영미(Wooyoungmi). 톱 H&M. 스니커즈 골든구스 디럭스 브랜드 (Goldengoose Deluxe Br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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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럴 패턴 코트, 와이드 팬츠 모두 오디너리피플(Ordinary People). 티셔츠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 Westwood). 레이스업 슈즈 유니페어(Unipair).

현장에서 좋은 선배들을 통해 배우는 건 연기적인 부분보다 ‘태도’에 관한 것들이 많아요.
공동 작업이지만 아무래도 배우들이 현장에서 주목받게 되죠.
그럴 때 자신의 몫인 연기는 물론이고 주위를 배려하는 모습에서 정말 크고 귀한 지혜를 배워요.



박성훈
생년월일 1985년 2월 18일
데뷔 2008년 영화 <쌍화점>
별명 박스, 박스아범(반려견 박스와 닮아서)
취미 요리, 맛집 다니기
캐치프레이즈 ‘Nothing, Everything’(영화 <킹덤 오브 헤븐>의 명대사로 전쟁 중 “도대체 우리가 뭘 위해 싸우는 거죠?”라고 묻는 두 수장의 질문에 대한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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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 유니클로(Uniqlo). 데님 팬츠 프라다(Prada). 웨스턴 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출연 중인 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이 시청률 40%를 넘었어요. 연말에 신인상도 수상했는데, 변화를 많이 느끼나요?
아무래도 주말극에 출연하다 보니 어르신들이 부쩍 많이 알아보세요. 식당에서도 반갑게 맞아 주고, 서비스도 많이 주고. 예전에는 드라마나 영화를 촬영하고 있으면 지나가던 분들이 “누구야?” 했는데, 이제는 저를 보고 “고래(극 중 이름)다!” 하니까 훨씬 힘이 나죠. 가장 좋은 점은 부모님이 기뻐하신다는 거예요. 이전에 연극만 할 때와 비교하면 아무래도 지인이나 친척들이 연락을 많이 하시니까요.


가족들이 기뻐하는 걸 보니 감회가 남다르겠어요.
지난 연말 시상식 때 김원해 선배님의 조연상 수상 소감이 정말 공감이 되었는데요. 수십 년간 연극을 해왔는데, 아무래도 여러 사람이 접하기 쉽지 않다 보니 어머님 친구들이 늘 연기한다는 아들은 어디서 볼 수 있냐는 질문을 많이 했다고. 그래서 수상 소감 말미에 “30년간 아들은 언제 TV 나오느냐는 소리를 들었을 어머니께 이 상을 바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는데, 제가 느낀 기분과 너무 비슷해서 정말 가슴에 와 닿았죠.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어요?
사실 제가 외국어 고등학교를 졸업했어요. 그냥 남들처럼 성실히 공부만 했을 뿐 연기에 대해 별다른 관심이 없었는데, 진학을 앞둔 고3이 되니까 고민이 많아지더라고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뭐지? 무엇을 하고 싶지? 그 고민을 깊이 하다가 교회를 다니면서 성극을 종종 한 경험 등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고3 여름방학 때부터 연기 학원을 다니며 입시를 준비했는데, 다행히 좋은 결과를 얻었죠. 운도 좋았던 거 같고요.


갑자기 연기 공부를 한다고 하니 당시엔 반대하는 지인도 많았겠어요.
일단 친구들이 많이 황당해했어요. 비웃기도 하고, 갑자기 무슨 연기냐고…. 사실 제가 원래 좀 내성적이고 낯을 가려요. 그래서 아마 더 그랬겠죠. 저도 한동안은 확신이 없었어요. 그러다 대학에서 워크숍으로 연극을 올리며 첫 주연을 맡게 된 적이 있는데, 그때 무대에 오르고 나서 이게 내 길이라는 믿음이 생겼죠.


지금 찍는 드라마 촬영장에는 대선배가 많잖아요. 부담스럽거나 하진 않아요?
전혀요. 저희 촬영장 분위기가 정말 좋아요. 현장에서 큰 소리가 나는 법이 없어요. 주축이 되는 선배님들이 워낙 편하게 이끌어주시거든요. 특히 박상원 선배님이 첫 회식 때 이렇게 말하셨어요, 후배들이 마음껏 연기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겠다고. 그런데 실제로 그 말을 그대로 지켜주고 계세요. 다른 선배님들도 연기적으로 요구를 하기보단 후배들의 연기에 맞춰주려고 하시고요.


그런 촬영장을 통해 배우는 것이 많을 듯해요.
가장 많이 배우고 느끼는 건 현장에서의 선배들 태도예요. 일단 스케줄이나 촬영 시간에 있어서 늘 정도를 지키고 배려하세요. 연차가 많다고 마음대로 스케줄을 조정하거나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는 분이 한 분도 안 계시죠. 후배들이 연기할 때도 자신들은 조금 더 기다려도 되니까 신경 쓰지 말고 편하게 연기하라고 배려해주시고요. 드라마는 많은 사람이 만드는 공동 작업이잖아요. 그런 모습이 연기에서도 묻어나는구나 하고 절실히 느끼죠.

드라마 작업 외에도 최근 영화 <천문>의 촬영도 마쳤는데, 어떤 작품인가요?
<천문>은 ‘하늘에 묻다’라는 뜻이에요. 허진호 감독님이 메가폰을 잡고, 한석규 선배와 최민식 선배가 <쉬리> 이후 20년 만에 호흡을 맞춘 작품인데, 세종대왕과 장영실에 관한 이야기죠. 두 인물의 업적과 우애 혹은 브로맨스가 어우러진 정통 사극이에요. 저는 세종의 아들인 세자 이향 역을 맡았어요. 훗날의 문종이죠. 영화에서의 세종은 잘 알려진 것처럼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과 강한 의지를 이어가는 인물로 묘사돼요. 그분이 이룬 여러 업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사건과 인물들이 등장하고 갈등이 시작되죠. 그 과정에서 흔들리는 아버지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안타까워하고 응원하는 효자 역할입니다. 하하.


드라마에서도 그렇고 이번 영화에서도 그렇고, 효자 전문 배우네요?
그러네요. 어쩌다 보니 자꾸 효자 역할을 맡고 있는데, 이번에 어머니께 죄송한 일을 했어요. 연말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말할 때 너무 긴장한 나머지 어머니 이야기를 못했거든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말해드리고 싶어요.


영화에서 만난 한석규와 최민식 두 배우 모두 훌륭한 연기자이지만, 스타일이 다르잖아요? 실제로는 어땠나요?
저는 세자 역할이라 현장에서 한석규 선배랑 함께하는 신이 많아요. 선배는 보이는 이미지처럼 연기란 행위에 대해 굉장히 깊게 고민하는 편이죠. 차분하고 신중하고…. 최민식 선배는 의외로 굉장히 유쾌하고 장난기 많은 소년 같은 매력이 있어요. 두 분이랑 같이 작업하면서 주연 배우로서의 소임이 무엇인가를 많이 배웠죠. 본인의 것을 넘어 현장의 다른 배우나 스태프들을 챙기면서 현장 분위기가 처지지 않게 신경 쓰는 걸 보며 저런 부분도 주연 배우의 역할이구나 싶더라고요.


본인은 어떤 타입인가요?
맡은 역할에 따라 달라지는 거 같아요. 이번 영화에서는 비교적 차분한 편이었죠.


최근 작품들 외에 그간 해왔던 작품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뭐예요?
작년에 했던 KBS 단막극 <나의 흑역사 오답노트>요. 전소민 배우와 제가 주연으로 출연했는데, 출연진이 우연찮게 다 또래였어요. 감독님까지도요. 그래서인지 급속도로 모두가 친해졌죠. 단막극은 원래 회차도 적고 함께하는 시간이 적어 가까워지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런데도 다들 마음이 너무 잘 맞아서 급속도로 가까워졌어요. 작년 여름이 엄청 더웠잖아요? 작품이 늦가을과 겨울을 배경으로 해서 두꺼운 옷을 입고 했는데 누구 하나 인상 쓰는 사람이 없었죠. 아이스크림과 음료수를 서로 사주려고 했을 정도로 즐거운 분위기였어요. 아직도 서로 연락해요. 안 그래도 다음 주 중에 다 같이 만나기로 했어요.


현장 분위기를 많이 타는 편인가 봐요.
타지 않는다고는 못해요. 다행히 저는 인복이 진짜 많은 거 같아요. 아직까지 현장에서 만난 선후배와 동료들 중 안 좋았던 인연이 하나도 없었어요.


예전부터 동경하거나 닮고 싶었던 배우가 있나요?
여자 선배로는 나문희 선생님이오. 어릴 때부터 굉장히 동경했어요. 남자 선배는 신구 선생님. 나문희 선생님은 아직 뵙지 못했는데, 이번에 영화 <천문>을 찍으면서 신구 선생님과 한 작품을 하게 되어 현장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죠. 그것만으로도 너무 벅찬 기분이 들었어요. 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저런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연기도 워낙 훌륭하게 잘하는 분이지만 고된 촬영 중에도 한숨 한 번 내쉬시는 걸 본 적이 없어요. 올해로 여든넷이 되는데도 말이죠. 아, 저분이야말로 소위 우리가 이야기하는 ‘꼰대’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깊이 감동받았어요. 제가 신인상을 받았을 때도 분장실까지 찾아오셔서 직접 “이제부터 시작이니, 더 좋은 작품 많이 하라”고 덕담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죠.


진심으로 감동받은 것이 느껴져요.
네, 아주 오랫동안 동경하고 좋아했던 선배님이니까요. 예전에 <네 멋대로 해라>라는 작품을 보면서 반했었어요. 연기하는 모습이나 눈동자를 보면 그 선함이 피부로 느껴지잖아요. 직접 뵌 선생님은 실제로도 여지없이 그렇더라고요. ‘아, 내가 본 것이 맞구나. 그 사람의 성격과 인품은 확실히 이렇게 전달이 되는 거구나’란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그렇게 멋있고 너그럽게, 바르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영화나 드라마 외에 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나요? 예능이라든가 CF 같은 거요.
평소에 맛집을 찾아다니거나 집에서 요리하는 걸 즐기는 편이에요. 노래를 엄청 잘한다거나 춤을 즐긴다거나 하는 쪽이랑은 거리가 멀어서…. 만약 예능에 나간다면 <수요미식회>에는 꼭 나가보고 싶어요. 전에 한동안 <수요미식회>가 휴식기를 가져서 굉장히 불안했었는데, 재기했더라고요(웃음).


먹는 것과 요리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좋아요?
먹는 걸 더 좋아하는데 섬세하게 맛 표현하는 것이 서툴러요. 그래서 차라리 요리하는 게 마음 편해요.


제일 잘하는 요리가 뭐예요?
알리오 에 올리오 파스타요. 닭 가슴살이랑 베이컨이 필수 재료죠. 요리해준 지인들도 맛있다고 인정했어요. 제 앞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하하.


작품이 없을 때는 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요?
주로 요리해요. 요리보다 많이 하는 건 맛집 찾아다니는 거. 꽤 긴 맛집 리스트를 가지고 있는데, 지역별로 저장해놨어요. 캡처도 많이 해뒀고.


작품 중에도 아직 못해본 것들이 많을 텐데요. 막연하게 이런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것이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관심 가는 스토리 포맷이 있긴 해요. 한정적인 공간에서 한 인물이 변해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들이 몇 있잖아요? 그런 작품을 굉장히 재미있어 하고 좋아하는 편이에요. 할리우드 영화로 치면 <폰 부스>, 한국 영화는 <터널>이나 <더 테러 라이브> 같은 작품이오. 굉장히 흥미로운 스토리라고 생각해요. 연기적으로도 도전이 될 거 같고…. 꼭 한번 해보고 싶어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그리고 알고 싶은 4명의 배우들을 만났다. 각자의 방식과 매력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는 이들의 도전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Credit Info

2019년 02월

2019년 02월(총권 111호)

이달의 목차
EDITOR
장정진, 남미영
PHOTO
이영학
HAIR
이에녹(김재영, 김건우)
MAKEUP
이준성(김재영, 김건우)
HAIR & MAKEUP
승준열(조병규), 유소라(에스휴)(박성훈)
STYLIST
황금남(김재영, 김건우), 진성훈(조병규, 박성훈)
ASSISTANT
박교희, 박서연(김재영, 김건우), 김지훈(김건우)

2019년 02월

이달의 목차
EDITOR
장정진, 남미영
PHOTO
이영학
HAIR
이에녹(김재영, 김건우)
MAKEUP
이준성(김재영, 김건우)
HAIR & MAKEUP
승준열(조병규), 유소라(에스휴)(박성훈)
STYLIST
황금남(김재영, 김건우), 진성훈(조병규, 박성훈)
ASSISTANT
박교희, 박서연(김재영, 김건우), 김지훈(김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