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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 퀸? 이상하게 볼 필요 없어요

On January 2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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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 퀸(Drag Queen)?
화려한 헤어와 메이크업으로 여장을 한 남성의 과장된 퍼포먼스를 ‘드래그’(Drag)라 하고, 그 쇼에 오르는 퍼포머를 ‘드래그 퀸’이라고 부른다. 1960년대 미국에서 성 소수자 공동체의 한 카테고리로 분류되었는데, 최근 드래그 퀸을 주제로 한 영화나 예능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하며 점점 양지의 문화로 부상하고 있다.




드래그 퀸에 대해 이상하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드래그 퀸은 오직 무대와 퍼포먼스가 좋기 때문에 그걸 선택한 사람들이에요.
불안정한 미래와 수입조차도 기꺼이 감수하면서 말이죠.
‘저런 걸 왜 해?’라는 판단의 잣대를 들이대기보단 그저 보고 즐기는 문화의 한 종류로 이해해주면 좋겠어요.

컨셉추얼한 의상이 
돋보였던 퀴어 문화 축제의 드래그 퀸 퍼포먼스.

컨셉추얼한 의상이 돋보였던 퀴어 문화 축제의 드래그 퀸 퍼포먼스.

컨셉추얼한 의상이 돋보였던 퀴어 문화 축제의 드래그 퀸 퍼포먼스.

인터뷰 제안을 받고 기분이 어땠어요?
기쁘고 신기했어요. 아직 부족한 게 많은데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니 너무 좋았죠.


그만큼 화제의 인물이라는 의미인데 대중들의 관심을 체감하나요?
처음 드래그 퀸을 시작할 때만 해도 사람들의 시선이 차가웠던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요즘은 일부러 공연을 찾아오거나 다양한 협업 제안이 들어올 정도로 관심이 확대된 것 같아 확실히 대중의 시각이 변했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활동명이 ‘보리’잖아요.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본명은 김기석이에요. ‘보리’는 저희 집 강아지 이름인데 함께 오래 살아서 가족 같거든요. 입에 착 붙는 이름이기도 한데 사람들이 ‘보리야’라고 부르면 그냥 딱 저를 부르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보리’를 활동명으로 쓰게 됐죠.


어떻게 드래그 퀸으로 무대에 서게 되었나요?
21세쯤 천안에서 서울로 와 클럽에 가게됐는데 거기에서 드래그 퀸의 무대를 보게 되었어요. 처음 무대를 봤을 땐 ‘저 사람이 남자인가? 아니면 트랜스젠더인가?’라는 단편적인 생각만 했는데 점점 쇼 자체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죠. 뮤지컬 <헤드윅>의 영향도 있었고요. 그러다가 정말 우연한 기회에 무대에 오르게 되었는데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클럽을 그만두니까 딱히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지 않은 거예요. 그래서 제가 배운 걸 살려볼까 싶어 헤어스타일리스트 어시스턴트로 일을 했는데 진짜 재미가 없더라고요(웃음). 미래를 생각한다면 안정된 직장을 선택해야겠지만 제 스스로 만족하고 즐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다시 도전하게 됐죠. 그 이후 감사하게도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저도 조금씩 발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드래그 퀸을 하기 전에는 어떤 사람이었어요?
대학생 때는 그냥 춤추는 걸 좋아했어요. 근데 졸업을 하고 나니까 뭘 해야 할지 막막하더라고요. 그러다가 미용 기술을 배워서 헤어 숍의 어시스턴트로 일하기도 했는데 제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서울로 오게 됐고, 지금의 드래그 퀸이 된 거죠.


첫 무대는 어떤 공연이었어요?
그 당시 <무한도전>의 ‘토토가’ 열풍이 한창일 때라 저도 1990년대를 콘셉트로 잡아 가수 김현정의 노래들을 커버한 무대를 선보였어요. 사실 그때는 메이크업 테크닉도 형편없었고 드래그 퀸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죠. 그냥 무대에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때 엄청 떨었던 기억이 나는데 다행히 첫 무대부터 관객들의 반응이 좋아 용기를 얻었죠.


흔히들 트랜스젠더와 헷갈리는 사람도 많은데요. 어떤 점이 다른가요?
트랜스젠더는 말 그대로 ‘젠더’를 바꾼 건데, 드래그 퀸은 정체성은 남자인 상태에서 과장된 여장으로 퍼포먼스에 집중하는 것이 다르다고 할 수 있어요. 물론 트랜드젠더도 화려한 루킹으로 무대를 꾸밀 때가 있지만 드래그 퀸만큼 강렬하진 않은 것 같아요. 해외에서는 트랜드젠더인 드래그 퀸도 존재하는데 국내에는 아직까지 트랜스젠더 드래그 퀸이 없어요.


트랜스젠더인지를 묻는 질문을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요.
네, 많이 받았죠. 하지만 저는 트랜스젠더는 아니에요(웃음). 저의 성 정체성은 동성애자지만, 제가 드래그 퀸이 된 건 오직 퍼포먼스가 좋았기 때문이죠.


국내에서 드래그 퀸이 주목을 받게 된 데는 미국 예능 프로그램 <루폴의 드래그 레이스>가 견인차 역할을 한 점도 있어요. 특히 한국인 드래그 퀸 ‘김치’의 활약이 돋보였죠. 혹시 영향을 받았나요?
주변 지인들이 김치 형과 친분이 있어서 한국에 왔을 때 함께 공연도 했어요. 그분의 메이크업 스킬이나 무대 장악력 등은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클래스가 다른 느낌이랄까요(웃음)?


국내의 드래그 퀸들은 보통 어떻게 활동을 하나요?
저보다 선배인 드래그 퀸들은 공연을 많이 하는 편인데 사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보편화된 게 아니라서 공연만으로는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할 수 없어요. 그래서 ‘투잡’을 하는 드래그 퀸도 많아요. 낮에는 직장을 다니다가 밤에는 공연을 하는 식이죠. 저도 마찬가지고요. 평일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해요(웃음).


국내에서 활동하는 드래그 퀸은 몇 명이나 되나요?
열 명이 넘지 않아요. 워낙 많지 않다 보니 서로 사이가 돈독한 편이죠.


드래그 퀸의 상징은 아무래도 현란한 메이크업에 있잖아요. 오늘 메이크업도 본인이 직접 한 거예요?
맞아요. 처음엔 메이크업을 전혀 할 줄 몰랐는데 독학으로 하나씩 배우면서 점점 스킬이 늘었어요. 메이크업뿐만 아니라 헤어나 의상도 직접 준비하고요.


어떤 식으로 독학했어요?
그냥 반복된 시행착오의 결과죠(웃음). 많이 망쳐도 보고 그러면서 하나씩 습득해 나갔어요.

메이크업 박스에 특별한 아이템이 있다면 뭐예요?
해외에서 직구로 구입한 풀이 있어요. 원래는 메이크업용이 아닌데 그 풀을 눈썹 위에 브러시로 여러 번 겹쳐 바르고 컨실러로 채우면서 눈썹을 아예 지우죠. 그렇게 눈썹을 백지 상태로 만든 후에 눈 화장을 눈썹 위까지 과장되게 그리는 거예요.


메이크업 콘셉트는 어떻게 잡나요?
SNS나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콘셉트를 찾는 편이에요. <루폴의 드래그 레이스>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고요.


뷰티 크리에이터 레오제이와 드래그 퀸 메이크업 튜토리얼 영상도 찍었잖아요. 어떻게 함께하게 된 건가요?
레오제이가 먼저 제안을 했어요. 여러 가지 주제를 떠올리다가 드래그 퀸 메이크업을 해보고 싶다며 저에게 SNS로 DM을 보냈죠. 마침 저도 평소에 레오제이 영상을 보며 메이크업을 따라 해봤던 터라 흔쾌히 수락을 했어요. 처음 만났을 땐 꿈꾸는 느낌이었달까(웃음)? 워낙 유명한 뷰티 크리에이터인데 함께 작업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그때의 작업을 계기로 지금은 친한 친구 사이가 되었죠.


최근 여러 패션과 뷰티 브랜드 행사의 퍼포머로 초대를 받기도 했어요. 색다른 작업이었을 것 같은데요.
너무 기분 좋았어요. 작은 꿈을 이룬 느낌이랄까요. 드래그 퀸 활동을 다시 시작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나를 찾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현실로 이루어진 느낌이었죠. 포기하지 않고, 남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스스로를 지켜온 것에 대한 선물 같았어요.


드래그 퀸이 많이 알려졌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선입견이 남아 있는 게 사실이에요. 아직 낯설어하는 이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그냥 이상하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드래그 퀸은 오직 무대와 퍼포먼스가 좋기 때문에 그걸 선택한 사람들이에요. 불안정한 미래와 수입조차도 기꺼이 감수하면서 말이죠. ‘저런 걸 왜 해?’라는 판단의 잣대를 들이대기보단 그저 보고 즐기는 문화의 한 종류로 이해해주면 좋겠어요.


공연을 끝낸 뒤, 어떤 말을 들었을 때 가장 기분이 좋아요?
그냥 ‘너무 좋았어요’라는 한마디. 그 말 하나면 더 바랄 게 없어요.
 

PROFILE

본명 김기석
드래그 퀸 네임 보리
인스타그램 @bori_suk
나이 25세
데뷔 2015년 1월 르퀸 클럽 공연
주요 무대
Trunk, 이태원 파운틴, 네온 밀크 콘서트, 퀴어 문화 축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오프닝 파티, 버드와이저 × 참스 협업 패션쇼 엔딩 공연 등

2018 멀버리 A/W 컬렉션 애프터파티에서 선보인 드래그 퀸 퍼포먼스.

2018 멀버리 A/W 컬렉션 애프터파티에서 선보인 드래그 퀸 퍼포먼스.

2018 멀버리 A/W 컬렉션 애프터파티에서 선보인 드래그 퀸 퍼포먼스.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뷰티 박스 못지않은 보리의 메이크업 아이템들.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뷰티 박스 못지않은 보리의 메이크업 아이템들.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뷰티 박스 못지않은 보리의 메이크업 아이템들.

Credit Info

2019년 01월

2019년 01월(총권 110호)

이달의 목차
EDITOR
최인실
PHOTO
이영학
HAIR
김찬

201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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