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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UN GOES DOWN

On December 06, 2018

바쁜 하루를 보내고 나면 오늘 기억해야 할 것과 내일 해야 할 일, 그리고 언젠가 또 하고 싶은 것들을 적는다는 차학연. 그의 메모장에선 후회란 단어를 찾아볼 수 없다. 그렇게 그의 행복한 하루가 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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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건 하울린 by 비이커(Howlin by Beaker). 이너로 입은 니트 톱 코스(Cos). 데님 팬츠 커버트 by 비이커(Covert by Beaker). 부츠 무홍(Moo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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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턴 셔츠 코치(Coach). 터틀넥 아르마니 익스체인지 (Armani Exchange). 데님 팬츠 누디진(Nudie J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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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턴 셔츠, 레더 팬츠 모두 코치(Coach). 티셔츠 정글스(Jungles). 부츠 손신발(Sonshinbal). 네크리스, 브레이슬릿, 링 모두 거스큐(Gus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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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 MSGM by 한스타일닷컴 (MSGM by Hanstyle.com). 데님 셔츠 유저(Youser). 터틀넥 클럽모나코(Club Monaco). 체크 팬츠 아미 by 비이커 (Ami by Be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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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 오디너리피플 (Ordinary People). 니트 톱 베르사체(Versace). 데님 팬츠 디젤(Die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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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턴 셔츠 코치(Coach).

내가 내 일을 이렇게 좋아하고 설레어하며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무대도 연기도 그 준비 과정은 힘들지만 만들어놓고 활동할 땐 그 힘듦이 모두 잊히거든요.
이렇게 내가 즐겁게 살고 있다는 사실에 ‘난 참 복 받았구나’ 하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하죠.

요즘 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 촬영으로 바쁘게 보내고 있다면서요. 어떤 이야기인가요?
미스터리 스릴러로 굉장히 어두운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처음 시놉시스를 보고 이 작품은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약간은 무섭고 어둡지만 많은 사람이 알고 있어야 할 이야기들이에요. 그렇다고 무섭기만 한 작품이 아니라 인물 하나하나에 초점을 맞춰 시청하다 보면 그 인물 간의 관계도가 굉장히 흥미로울 거예요. 모든 캐릭터가 다 의심이 들고 스산한데 그를 통해 앞으로의 전개를 유추해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고요.


극 중 아동 센터에서 근무하는 이은호를 연기하죠.
굉장히 맑고 순수하고 깨끗한 인물인데, 오히려 깨끗함에서 오는 스산함이 있어요. 그렇다고 은호가 일부러 연기하는 게 아니라 순수 그 자체죠. 사실 작가님이 범인이 누구고,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말해주지 않으셔서 저 역시 범인이 누구인지 모르겠어요.


의외로 은호가 범인일 수도 있겠네요.
만약 은호가 범인이라면 그를 연기하는 저 역시 굉장히 많은 충격을 받을 것 같아요(웃음). 작가님이 캐릭터에 대해 설명할 때 은호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맑고 깨끗한 친구니 무언가 꾸며내려 하지 말고 진심으로 다가가면 될 것 같다는 말을 해주셨거든요. 그래서 저 역시 은호를 대할 때 그렇게 임하고 있어요.


실제 차학연과는 얼마나 비슷해요?
드라마 <아는 와이프>에서 환이를 연기할 때는 저랑 좀 반대의 인물이었는데 은호는 저와 비슷한 부분이 꽤 많더라고요. 맑고 깨끗한 느낌보다는(웃음) 아이들을 좋아하고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찾으려 하는 모습이 비슷해요. 게다가 평소 감정 기복이 거의 없는 편인데 그 모습조차도 은호와 유사하더라고요. 말하는 방식까지도.


작품에 들어가기 전 가장 고민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법을 많이 익히려고 해요.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눈다, 그의 이야기를 마음속으로 듣는다’와 같은 지문이 있으면 솔직히 잘 이해하지 못했어요. 연기 자체만으로도 워낙 부담이다 보니 상대가 대사를 하면 그 말을 듣는 게 아니라 제가 말해야 할 타이밍, 그리고 말을 하는 방식 같은 것만 생각하기에도 바쁘더라고요. 그래도 <아는 와이프>를 하며 선배님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어요. 상대와 말을 할 때 독백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많이 신경 쓰고 있죠.


그럼 은호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했어요?
우선은 아이들과 친해지는 게 제일 중요했어요. 요즘 어떤 게 유행하는지, 어떤 게임을 하고 노는지 많이 물어봤죠. 촬영 현장에서 저는 아이들과 부딪히는 신이 많아 그런 부분을 세심하게 신경 쓰려고 했어요. 실제로 제겐 7명의 조카가 있는데 아이들이 신나서 이것저것 알려줘(웃음) 많은 도움이 되었죠.


빅스의 멤버로 활동하다 연기에 도전했어요. 연기를 해도 좋겠다는 확신을 준 계기가 궁금해요.
그냥 차학연을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다가 <터널>이라는 작품을 만나면서 달라진 것 같아요. 빅스 엔의 모습을 빼기 시작하면서 또 다른 모습이 나오니까 연기가 재미있어지더라고요. 왜 가수들은 가장 화려할 때 멋있잖아요. 하지만 배우는 수수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모습일 때 가장 멋있는 것 같아요. 때로는 시든 모습까지도요(웃음). 이걸 알게 되면서 깊게 연구해서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빅스 엔과 배우 차학연으로 활동할 때 많이 달라요?
일단 차학연은 앤티크함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웃음). 옷도 수수한 스타일을 좋아하고 빛바랜 컬러에 꽂혀 있죠. 반면에 빅스 엔은 원색이에요. 굉장히 화려하죠. 언젠가 빅스는 ‘화려하게 핀 꽃과 같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배우 차학연은 늘 화려하지만은 않잖아요. 무대 위에서는 완벽해야 하지만 연기하는 차학연은 점점 다듬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배우 차학연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제가 촌스러운 면이 있어요(웃음). 그런 촌스러움이 동정이나 연민이 느껴지는 역할을 하는 데도, 그리고 그런 페이소스를 유발하는 데도 무기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감독님들도 많이 칭찬해주는 부분인데, 한 번은 제게 참 선하게 생겼는데 살인자의 역할을 했을 때 오는 반전과 충격이 크다는 말도 해주더라고요. 그게 곧 저의 장점인 것 같아요.


그럼 빅스 엔의 장점은요?
빅스 엔으로 활동할 때는 저의 촌스러움이 무대 위에서 도움이 되진 않아요. 하하하. 그래도 제가 가진 색을 많은 분이 좋아해주는 것 같아 정말 다행이에요.


이제 내 이름 앞에 배우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배우라는 수식어가 제 스스로도 어색하기 때문에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고 느껴요. 그동안 만난 선배님들이 연기하면서 참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그런 감정을 더 느꼈어요.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는 정말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았거든요. 그런데 연기는 하면 할수록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구나, 진짜 어려운 거였구나’를 느끼게 되더라고요.


배우로서 가장 큰 희열을 느낀 순간은 언제예요?
작품이 완성돼서 나왔을 때, 그리고 그 안에서 내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요. 드라마를 통해 제 자신을 볼 때 많지는 않지만 가끔씩 다른 사람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 희열이 느껴지더라고요. 준비 과정은 정말 부담도 되고 힘든데 막상 찍어놓고 작품이 완성되어 나오면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차학연을 만난다고 하니 주변에서 모두 칭찬 일색이더라고요. 참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본인이 생각하는 스스로는 어떤 사람인가요?
저는 사소한 것에 행복해해요(웃음). 오늘 아침에도 귤 한 박스를 주문했는데, 그 귤을 먹는다는 생각에 행복해지더라고요. 또 스케줄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일부러 예쁜 곳을 찾아가 사진을 찍곤 하는데 그 시간조차도 참 행복해요. 혹 누군가에게 “요즘 너 어때?”라는 질문을 받으면 “저는 참 행복해요”라고 답하는데 모두들 의아해하더라고요. 그런 이야기를 들은 지 굉장히 오래된 것 같다고 하면서요. 이렇게 일상은 물론이고 일에서도 행복함을 많이 느끼며 살고 있어요.


만약 거창한 꿈이나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면 행복하다는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을 거예요.
맞아요. 최근에 제가 왜 이런 것들에서 행복함을 느낄까 생각해본 적이 있거든요. 저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 않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 편이더라고요. 어쩌다 한번 치킨을 시켜 먹을 때도 ‘아, 내가 이렇게 마음대로 치킨을 시켜 먹을 수 있다니’ 하고 감동하기도 해요(웃음). 오늘도 그래서 너무 좋았어요. 이렇게 예쁜 곳을 알게 된 게 참 좋았고, 거의 3년 만에 라면을 부숴 먹었는데 그조차도 행복이더라고요. 하하하.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모습이 있나요?
일을 하거나 무언가 해야 할 배역이 있을 땐 깊게 파고들어서 힘들게 준비했으면 해요. 제 스스로 익숙해진다는 감정에 길들여지지 않았으면 하죠. ‘이번만큼은, 이번 한 번만큼은’이라는 생각들이 한 번씩 드는데 그게 참 무섭더라고요. 사진 하나를 찍을 때도, 연기를 준비할 때도 지금처럼 악착같이 매달리고 연구하면서 제가 힘들어했으면 좋겠어요.


외적으로는 편안한 모습이 좋다고 하면서 내적으로는 굉장히 치열하게 살고 있네요.
사실 저 자신만 보면 이런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작심삼일에 주변을 볼 줄도 몰랐는데 데뷔 이후 저를 보는 사람들이 많아지니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혹 저를 보거나 기대하는 사람이 없다면 조금 더 편하게 살 수 있겠죠. 하지만 저를 봐주는 팬이 있어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왜 연인 관계도 마찬가지잖아요. 적당한 긴장감이 관계에 도움이 되듯 질리지 않는,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이렇게 열정적으로 사는 차학연의 하루는 어떻게 마무리되는 편인가요?
집에 들어오면 일단 소파에 누워요. 제게 소파는 생각의 의자 같은 존재인데 이런저런 생각도 하고 다음 날 해야 할 것들을 다시 한번 읊조리는 시간이죠(웃음). 또 평소 잘 까먹는 편이라 내일 어떤 신을 찍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등 제가 기억해야 할 것들, 그리고 연락해야 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꼭 메모하는 편이에요.


어제는 어떤 메모를 남겼어요?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잠시만요, 봐야겠다. (스마트폰의 메모장을 열고) 어제는 한 번 더 봐야 하는 유튜브 영상 주소, 그리고 불꽃놀이라고 적었네요. 최근에 혼자 강릉에 다녀왔는데 그곳에서 하지 못해 아쉬웠던 일이라 나중에 다시 해보려고 적은 것 같아요(웃음).


최근 관심이 가는 일이 있다면 뭐예요?
요즘 영상을 공부하고 있어요. 예전엔 사진 남기는 것을 좋아했는데 이제는 움직이는 모습을 영상으로 남기고 싶더라고요. 눈으로만 담기엔 제가 너무 잘 까먹어서. 하하. 훗날 준비가 된다면 제가 만든 영상과 제가 느낀 감정 및 이야기들을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어요. 그러면 또 새로운 차학연의 모습을 많은 분이 알게 되지 않을까요? 아직은 너무 초보 수준이라 열심히 공부해야 돼요. 제 자신에게 엄격한 편이라 언제 공개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요(웃음).


어느 덧 20대도 두 달여 남았어요. 곧 서른을 앞두고 있는데 지금 기분은 어때요?
10대 때는 스물이 무서웠고 20대 때는 서른이 참 무서웠어요. 그런데 이제는 더 이상 두렵거나 불안하지 않아요. 오히려 저의 30대가 기대돼요. 앞으로 경험할 것도 많아지고 새로운 삶이 시작될 것 같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죠.


이제 곧 크리스마스잖아요. 어떻게 보낼지 계획 세웠어요?
드라마 촬영으로 바쁘게 보낼 것 같아 따로 계획은 세우지 않았어요. 그래도 최근에 가족 여행을 계획하고 있어 기회가 된다면 그때 여행을 하고 싶어요. 가까운 제주도라도 가면 참 좋을 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팬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일 거예요. 빅스 완전체는 언제쯤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멤버들과 계속 의논하는 중이에요. 또 앨범을 내면 어떤 모양새가 좋을까, 그전보다 더 좋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거든요.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지만 많은 대화를 하고 있으니 곧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작년에 연말 무대에서 공연했던 것처럼 올해 역시 그런 모습을 보여드릴 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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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준지(Junn.J). 스웨트셔츠 디젤(Diesel). 데님 팬츠 86로드(86Road). 부츠 바나나핏(Bananafit). 머플러 송지오옴므(Songzio Homme). 벨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베스트 준지(Junn.J). 스웨트셔츠 디젤(Diesel). 데님 팬츠 86로드(86Road). 부츠 바나나핏(Bananafit). 머플러 송지오옴므(Songzio Homme). 벨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지금 제 삶의 만족도를 점수로 매긴다면 92점 정도? 전 지금 너무 행복해요.
물론 연기나 음악으로 파고들면 높은 점수를 주긴 힘들지만
제 삶만 봤을 땐 한 계단 한 계단 잘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5~10년 동안 지금처럼 천천히 오르다 보면 언젠간 가장 높은 곳에
설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드니까 전혀 불안하지 않아요.

 

바쁜 하루를 보내고 나면 오늘 기억해야 할 것과 내일 해야 할 일, 그리고 언젠가 또 하고 싶은 것들을 적는다는 차학연. 그의 메모장에선 후회란 단어를 찾아볼 수 없다. 그렇게 그의 행복한 하루가 또 지나간다.

Credit Info

2018년 12월

2018년 12월(총권 109호)

이달의 목차
EDITOR
장정진
PHOTO
이영학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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