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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T OF YOUTH

On September 19, 2018

오늘을 살아가는 작가, 코코 카피탄과 그녀의 작품 세계에 대해 나눈 이야기.

나는 코코 카피탄, 오늘을 살아가는 너에게
<Is It Tomorrow Yet?>

구찌, 멀버리, 메종 마르틴 마르지엘라, 컨버스 등 세계적인 브랜드와 매체가 주목하는 젊은 작가 코코 카피탄의 전시.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전시로, 작가가 성장 과정에서 겪은 여러 감정과 고민 그리고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는 청춘의 성장통을 페인팅·핸드라이팅·사진·설치 작품 등 다양한 장르로 담아냈다. 2층부터 4층까지 세 개의 층에서 총 150여 점의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는 전시는 대림미술관에서 2019년 1월 27일까지 전개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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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전시관 앞에서 포즈를 취한 코코 카피탄.

3층 전시관 앞에서 포즈를 취한 코코 카피탄.

열렬히 꿈을 좇는 사람들, 그렇게 살아가는 너를 응원해.
그러한 노력은 오지 않은 내일보다 ‘오늘’을 살 수 있게 할 거야. _코코 카피탄


Boys in Socks, London, UK, 2017, C-Type Print, ⓒ Coco Capitan

Boys in Socks, London, UK, 2017, C-Type Print, ⓒ Coco Capitan

Boys in Socks, London, UK, 2017, C-Type Print, ⓒ Coco Capitan

한국에서 전시를 열게 된 소감은 어때요?
유럽의 갤러리에서 작품을 전시한 걸 제외하고, 미술관에서 처음으로 하는 개인전이에요. 한국은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데 문화적인 환경이 다른 한국의 관람객들이 작품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되네요.


전시 공간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곳이 있다면 어디인가요?
가장 작은 공간인 2-2번 방, ‘빅 팝 이후의 예술과 상업’이 마음에 들어요. 공간이 작기 때문에 마치 작품끼리 서로 대화를 나누고 소통하는 듯한 느낌이 들거든요.


당신의 작품에는 파란색이 많이 쓰이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그건 본능에 가까워요. 파란색을 가장 좋아하긴 하지만 의식적으로 파란색을 쓰려고 하지는 않죠. 하지만 항상 다른 색을 쓰다가도 파란색에 끌려서 자연스럽게 쓰게 되더라고요.


작품의 주요 모티브로 가상의 쌍둥이 형제가 등장하는 게 흥미로워요. 왜 하필 ‘쌍둥이 형제’인가요?
실제로는 여동생과 남동생을 둔 맏이에요. 그래서 저랑 같은 나이인 동갑의 형제들과 같이 놀고 싶다는 발상에서 시작됐죠. 어린 시절의 판타지 같은 거랄까?


평소 작업할 때 철학이 있나요?
‘I want to live before I die’라는 문구를 모토로 삼아서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이려고 해요. 사진으로 시작하긴 했지만 회화나 문구, 페인팅 등의 작업을 하는 것도 그 이유죠.


작업을 할 때, 가장 경계하는 것은 뭔가요?
그런 것에 제한 두지 않고 자유롭게 작업을 하는 스타일이에요. 처음에 특정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시작하긴 하는데, 항상 그대로 가는 것도 아니고 작업하는 과정에서 많이 바뀌기도 하죠. 핸드라이팅 작업을 할 때도 글씨가 너무 지저분하게 나왔거나 생각한 대로 나오지 않으면 중간에 바꾸기도 하고요.


다양한 핸드라이팅 작품이 인상 깊었는데, 그 안의 쓰인 문장들은 어디서 영감을 받은 건가요?
평소에 메모를 굉장히 많이 합니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그중에서 가장 좋은 문구를 꼽아서 작업을 하죠. 주변 사람들이 하는 말에 관심을 가지며 경청하기도 하고, 책에서 읽은 구절에 내 생각을 더해서 쓰기도 해요.


아이 같은 글씨체가 특히 눈에 띄더라고요.
어린아이 같은 글씨체로 적으면 내용이나 문맥이 어려워도 쉽게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일부러 그렇게 의도해서 써요.


당신에게 글자는 디자인적인 요소인가요? 그렇다면 아예 모르는 외국어를 볼 때는 어떤 생각을 하나요?
사실 제가 관심 있는 건 글자의 디자인보다 문맥과 내용이에요. 외국어의 경우, 문맥을 파악하기 어려우니까 이해하기가 힘들어 별 감흥을 느끼지 않죠.


글을 창작하는 것에도 흥미를 느끼나요?
모든 영감의 기반은 읽는 것이에요. 제 글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상업과 예술 사이의 경계에 대해 쓴 대학 논문이죠. 문학이나 역사, 철학 등 학문을 기반으로 글 쓰는 걸 좋아하고 실제로도 그런 글이 많은 편이고요. ‘빅 팝 이후의 예술과 상업’ 섹션은 평소에 관심이 많던 프랑스의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의 이론에서 영향을 받기도 했어요. 요즘 사람들은 긴 글을 잘 안 읽으려 하고 짧은 텍스트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작업할 때는 몇 개의 문장을 뽑아서 하죠.


좋아하는 장르나 인상 깊게 읽은 책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평소 미국 문학을 좋아하고 즐겨 읽는 편이에요.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으로는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샘 셀번(Sam Selvon)의 『The Lonely Londoners』, 제프리 유제니디스의 『미들섹스』를 꼽을 수 있겠네요. 세 작품 모두 작가가 가진 지식을 뽐내기보다 독자들을 배려해 쉽게 썼다는 점, 그리고 캐릭터에 쉽게 이입하게 만들어 감동을 준다는 점이 맘에 들어요.


앞으로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것도 있나요?
여태까지 사진을 스냅 샷으로 즉석 사진처럼 많이 찍었는데, 앞으로는 대형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서 화면을 크게 확대하고 디테일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을 많이 시도해보고 싶어요.

 

에디터가 뽑은 관람 포인트 3
1 예술과 상업의 경계에서
2층에 위치한 ‘돌아가고 싶은 동화를 믿었던 시절’ 전시실에서 코코 카피탄은 예술과 상업의 경계에 위치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며 오늘날 예술이 상업과 분리될 수 있는 것인지, 그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구찌와의 2017 가을/겨울 컬래버레이션 화보와 본인의 글을 접목시킨 구찌 티셔츠를 활용한 설치 작품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초상화다. 마치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들이 자신의 후원자를 그린 초상화를 연상시키는 작품으로, 구찌를 현대적 개념의 예술 후원자로서 정의하며 브랜드와 아티스트 간의 이상적인 협업의 형태를 제시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한국에서 작업한 핸드라이팅 작품인 ‘We just wanted to be loved’도 이곳에 자리한다.


2 나는 죽기 전에 살고 싶다
3층의 ‘결국은 사라질 것들, 그리고 죽음에 대한 불안’ 전시를 통해 코코 카피탄은 ‘Before I die, I want to live’(죽기 전에 나는 살고 싶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핸드라이팅으로 표현된 이 문구는 스스로에게 던지는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작가는 죽음의 어두운 일면만을 강조하지 않고, 죽음을 삶의 한 부분으로 이해함으로써 지금 현재를 살아가고자 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삶은 결국 죽음으로 향하는 여정이지만 작가는 그것이 의미 없다고 얘기하는 대신 죽음이 있기에 현재를 더욱 충실히 살아야 한다고 피력한다. 이는 이번 전시를 관통하고 있는, ‘오지 않을 내일을 걱정하기보다는 오늘을 살아가자’는 메시지와도 결을 같이한다. 2017년 여름 미국 서부를 여행하며 마주한 빈 건물들과 버려진 도로, 교회와 묘지 등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촬영한 사진들로 구성되었다.


3 치열하게 살아가는 청춘을 향한 찬사
‘주 6일, 하루 10시간의 노력 스페인 올림픽 싱크로나이즈 선수단’을 주제로 한 4층에는 코코 카피탄의 작품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실제 수영장을 연상시키는 설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관 한가운데 위치한 작은 수영장에는 ‘I’m floating in the middle of the pool, the only news is I won’t sink’(나는 수영장 한가운데 떠 있고, 나는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란 글이 쓰여 있다. 벽에는 싱크로나이즈 선수들을 촬영한 사진 시리즈와 함께 연습에 매진하는 선수들의 노력을 응원하는 대형 핸드라이팅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나는 수영장을 채우고 있는 백만 개의 물방울 중 하나이다. 나는 당신이 올림픽 수영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수많은 시간의 일부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작가, 코코 카피탄과 그녀의 작품 세계에 대해 나눈 이야기.

Credit Info

2018년 09월

2018년 09월(총권 1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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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정지원
PHOTO
이대희, 대림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