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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복지 헌장'은 진짜 변화를 일으킬까?

On October 2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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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로랑의 2016 봄/여름 컬렉션. 정말 생로랑의 런웨이에서 마른 모델이 사라질까?

생로랑의 2016 봄/여름 컬렉션. 정말 생로랑의 런웨이에서 마른 모델이 사라질까?


루이비통, 펜디, 디올 등을 소유한 LVMH와 구찌, 생로랑, 발렌시아가를 보유한 키어링.
패션계 두 거대 기업이 손을 잡고 ‘모델 복지 헌장’을 발표했다. 지나치게 마른 모델의 기용을 막고 업무 환경에서 모델 복지에 신경 쓰겠다는 것.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들은 모델 사이즈와 대우에 관한 부당한 처사로 인해 논란이 일었기에 더욱 이목이 집중되었다(올해 초 발렌시아가 캐스팅 디렉터는 오디션 당일 모델들을 불이 안 들어오는 계단에 3시간 동안 대기시킨 채 식사하러 갔다는 논란이 일어 해고당했고, 구찌는 2016년 크루즈 컬렉션 캠페인에 지나치게 마른, 심지어 아파 보이는 모델을 기용해 영국 광고표준위원회로부터 지면 광고 금지령을 받았다).

사실 모델들이 받는 적절치 못한 대우와 보디 사이즈 이슈는 패션계의 공공연한 문제점 중 하나였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려는 움직임도 꽤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2000년 영국의 패션지들은 정부가 주최한 ‘체형 이미지 정상 회담’을 통해 자체적인 규제 방안을 모색했고, 2006년 스페인 마드리드 시의회는 패션박람회에 체질량 지수 18(키 175cm에 56kg은 나가야 한다) 이상인 모델만 세워야 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를 시작으로 유럽은 물론이고 미국에까지 ‘마른 모델’에 관한 문제가 계속 논의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비현실적인 몸매의 모델을 마주하고 있다. 이전 논의들이 대부분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은 데다, 강제성이 없는 권고 수준이었기 때문. 이번 ‘모델 복지 헌장’이 의미 있는 평가를 받는 데는 꽤나 상세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어서다.

화보 촬영이나 패션쇼에는 최근 6개월 이내에 발행한 건강진단서를 제출한 모델들만 설 수 있고, 이들은 프랑스 사이즈를 기준으로 여자는 34, 남자는 44 이상이어야 한다. 또한 모델들은 일을 하는 동안 패션 회사가 고용한 정신의학 전문의나 심리 상담사와 언제든 상담할 수 있고, 불편한 대우를 받으면 모델 에이전시나 캐스팅 디렉터 혹은 브랜드에 불평을 제기할 수 있다. 16세부터 18세의 모델들은 밤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 일을 시킬 수 없고, 16세 이하는 성인을 표현하는 쇼나 촬영에 고용할 수 없다는 사항도 포함되었다. 이 헌장은 지금 진행 중인 2018년 봄/여름 컬렉션부터 적용된다. 모델 복지 헌장은 단순히 모델에 대한 처우 개선이나 신체 사이즈 규제 외에 다른 측면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이즈’ 이슈는 남자보다 여자 모델들에게 유독 더 엄격했고, 때론 지나친 성적 대상화로 문제가 되기도 했으니까. 키어링 소속 브랜드 생로랑이 2017년 가을/겨울 광고 캠페인에 얼굴은 가린 채 팬티스타킹과 롤러스케이트를 신고 누워서 다리를 벌린 포즈를 취한 여자 모델의 이미지를 사용한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모델들의 권리는 물론이고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까지 고려한 건강한 논의들이 계속되길 바란다.
 

지난 2월 아담 셀먼의 런웨이에 선 모델은 어린아이의 몸이라 해도 믿을 만큼 말랐다.

지난 2월 아담 셀먼의 런웨이에 선 모델은 어린아이의 몸이라 해도 믿을 만큼 말랐다.

지난 2월 아담 셀먼의 런웨이에 선 모델은 어린아이의 몸이라 해도 믿을 만큼 말랐다.


다이어트를 하는 모델들을 보며
‘엄마’의 마음으로 안타까운 한편,
마른 모델을 원하는 디자이너들의 심리가 이해되기도 했다.
미묘한 차이에도 확연히 다른 ‘옷태’라는 게 존재하니까.
그런 점에서
이 발표는 의미 있고
용감한 행보의 신호탄이라 여겨진다.
부디 이 건강한 시도가 전 세계적으로 전파되길 염원한다. _신동선(YG K플러스 PR & 마케팅 디렉터)



뉴욕 에이전시로부터 런던 가기 전에
건강진단서를 받아 출국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바쁜 스케줄이었지만 뉴욕에서 진단서를 받아 갔다.
좋은 환경을 위한 변화가 시작됐단 의미니까.
_박희정(모델)



이번 발표는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식으로,
누구나 생각했던 이슈지만
누가 먼저 솔선수범 하느냐의
문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패션계를 리드하는 기업들인 만큼 업계 전반에서
모델의 복지를 고무시키지 않을까.
이들의 다짐이 ‘공지’만으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_이미령(에스팀 상무)

Credit Info

2017년 10월

2017년 10월(총권 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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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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