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투브 네이버 포스트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오늘의 이슈

유전자 교정이 가능하게 된다면, 벌어질 일은?

On September 20, 2017

3 / 10
/upload/grazia/article/201709/thumb/35994-258058-sample.jpg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크리스퍼 기술 반대 운동 현장. 유전자 교정이 ‘맞춤형 아기’를 만들어내는 데 오용될 수 있음을 우려했다.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크리스퍼 기술 반대 운동 현장. 유전자 교정이 ‘맞춤형 아기’를 만들어내는 데 오용될 수 있음을 우려했다.



마음대로 고쳐 쓰는 유전자
인간의 DNA를 마치 테이프처럼 얼마든지 잘랐다 붙였다 할 수 있게 됐다. 과학자들은 특정 유전자만 잘라낼 수 있는 크리스퍼(CRISPR : 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의 약자) 기술이 발명된 후부터 지난 10여 년 동안 DNA 수정 실험에 열을 올려왔다.

여기서 잠깐! 크리스퍼 기술이란 뭘까? 패션에 빗대어 예를 들면, 게놈이라는 원단을 사용한 오트 쿠튀르라고 할 수 있다. 원단을 자르고 바느질해 옷을 만드는 것처럼 DNA를 자르고 다듬어 원하는 대로 유전자를 교정하는 기술인 셈. ‘유전자 가위’라고도 불리며 1만 가지의 유전 질환 및 희귀 불치병 치료를 가능하게 해줄 차세대 생명공학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한국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 교정 연구단장팀과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공동 연구팀이 이 크리스퍼 기술을 통해 인간 배아 단계에서 유전자를 교정하는 데 성공했다. 인간의 수정란에서 돌연사의 주범으로 꼽히는 비대성 심근증의 돌연변이 유전자를 제거했고, 그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것. 국내외 과학계를 중심으로 유전 질환의 대물림을 근본적으로 차단시킬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큰 업적 및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유전병 예방이라는 순기능과 함께 인간이 태어나기 전부터 유전자를 변형하거나 원하는 대로 조작하는 이른바 ‘맞춤형 아기’에 오용될 수도 있다는 우려 역시 제기됐다. 날로 발전하는 과학 기술만큼 그로 인한 폐단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



맞춤형 아기 탄생의 예고 VS 유전병 치료의 희망
현재 인간 배아 연구는 나라마다 규제 수준이 다르다.

가장 완화된 곳은 중국과 미국. 한국은 배아 유전자 변이가 수반된 연구 자체를 법률로 금하고 있다. 때문에 김진수 연구단장은 기술력을 갖추고도 연구를 위해 미국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고충에 대해 토로했다. 덧붙여 “유전 질환 치료법을 위해 연구를 허용하는 것이 합당하다. 현재 국내에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한 일부 질환에 대한 연구 목적으로 인공 수정 후 폐기 예정인 잔여 배아를 활용하는 일은 허용하고 있지만, 이러한 배아 중에는 유전자 변이가 알려진 게 없기 때문에 돌연변이 교정을 위한 유전자 가위 연구에는 무의미하다. 생명윤리법을 개정해 배아 연구는 허용하되, 강화 목적으로 배아 유전자를 수정·출산하는 걸 금지하는 법률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쁘고 똑똑한 아이가 태어나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만고의 진리다. 그런 상황에서 과학의 힘으로 유전자 개선이 가능해진다면 과연 제대로 태어나는 아이가 몇 명이나 될까? 지난 2월,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는 이런 우려를 종식하기 위해 크리스퍼 기술을 유전 질환의 대물림을 방지하는 의료 목적으로만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미국 의회 역시 수정된 배아의 이식을 강력하게 금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다. 날로 발전하는 과학 기술로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구도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이 놀라운 기술들이 반드시 긍정적인 목적에 사용되길 희망한다.
 


인간 배아에서 유전자 변이를
교정해
정상 유전자로 복구시키는 기술을 성공시킨
기초과학연구원(IBS) 김진수 연구단장은
<그라치아>와의 인터뷰에서
“인간 배아 연구는 허용하되, 강화 목적으로 배아 유전자를 수정·출산하는 걸
금지하는 법률을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하며 국내 생명윤리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Credit Info

2017년 9월

2017년 9월(총권 94호)

이달의 목차
EDITOR
김루비
PHOTO
Getty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