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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이런 거까지 해보고 싶어요

On August 29, 2017

사회적 통념 때문에, 혹은 여자 친구의 눈치가 보여서 할 수 없었던 것들이 있다면? 여자들에겐 이야기하지 않는 남자들의 소소한 위시 리스트.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방대한 운동화 컬렉션을
공개한 이기광.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방대한 운동화 컬렉션을 공개한 이기광.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방대한 운동화 컬렉션을 공개한 이기광.

방 한쪽 면을 걸 그룹 사진으로 도배하고 싶다

몇 달 전, ‘중고나라’를 수십 번 들락거린 적이 있다. 전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휴대폰 대리점의 ‘설현 입간판’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불손한 생각은 없었다. 그냥 그 사진이 예뻐서 ‘방 한쪽에 두면 참 좋겠다’는 생각만 했을 뿐.

하지만 가격이 생각보다 높아 이내 마음을 접었다. 그렇다고 설현의 열혈 팬은 아니다. 단지 여러 여자 아이돌을 두루두루 좋아하는 ‘순수한 삼촌팬’ 중 한 명일 뿐이다. 속으로 ‘부끄럽다’는 생각이 묵직하게 드는 걸 보니 아직 어디 가서 자신 있게 말할 순 없을 것 같다. 소개팅에서 “어떤 음악을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면 최근 힙합신의 히트 메이커 ‘퓨쳐’라든가 재즈 아티스트 ‘그레고리 포터’의 음악을 즐겨 듣는다며 음악 평론가 임진모가 빙의한 듯 빌보드 차트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떠들곤 했다. 실제로는 레드벨벳의 ‘Rookie’를 휴대폰 벨소리로 설정해 두고, 퇴근길엔 트와이스의 ‘Cheer Up’을 들으며 하루의 쌓인 피로를 풀면서 말이다. 걸 그룹을 좋아한다고 말하면 ‘아재’라든가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것 같아 지레 겁먹은 것일 수도 있다.

사실 아이돌 음악 시장이 커지며 그 수준 또한 하루가 다르게 진보하고 있다. 훗날 내 아내가 허락한다면 ‘삼촌팬’으로서 덕질을 계속하고 싶다. 월 10만원 이상 그들의 음원 구입비로 지출하기. 방 한쪽 면을 여아이돌 포스터로 채우기. 사인받은 멤버가 있다면 코팅해서 벽에 붙여두기. 같이 찍은 사진이 있다면 액자에 끼워서 자랑스럽게 아들에게 보여주기. 월 1회 팬 사인회나 음악 방송, 콘서트 응원 가기. 마지막으로 모닝콜만큼은 걸 그룹 음악으로 하고 싶다. 그래야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으니까. _박종훈(치과기공사)



남자 친구들과 동남아 여행을 가고 싶다. 여자 친구가 절대로 못 가게 한다.
남자들끼리 동남아 여행을 가면 내내 유흥만 할 것 같다는 인식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에 좋은 호텔에서 묵고 바다에서 스노클링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은가.
그렇다고 밤에 클럽을 안 가겠다는 건 아니지만. _이대현(보험설계사)

 

한 달에 당구비로 나가는 돈이 수십 만원 정도 된다. 당구가 생각보다 고급 스포츠다.
이 돈이면 차라리 거실에 당구대를 설치하고 친구들과 마음껏 치는 게 이득일 것 같다.
당구대가 1천만원인 건 둘째 치고 자장면 시켜 먹고 흡연까지 하면서
집에서 당구를 치겠다고 하면 아내가 거품 물고 쓰러질 것 같다. _김재용(의류회사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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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동안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 무인도에서 낚시하기. 들어갈 때는 먹을 걸 잔뜩 사가지고 가서 고기 잡은 걸로 매운탕도 끓여먹고 회도 떠먹고 술도 진탕 마시며 유유자적하게 여유를 즐기고 싶다. _사현진(무대감독)

아주 오래전, 아는 형님이 왁싱 숍을 오픈해서 공짜로 왁싱을 받아본 적이 있다.
너무 편하고 좋았다. 한결 청결하고 가벼워진 느낌.
하지만 공중목욕탕을 가거나 이성과의 잠자리에서 속옷을 내리는 순간,
상대방의 커진 동공과 마주했을 때는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그런데 왁싱을 하면 정말 편하다. 그걸 쳐다보는 시선이 불편해서 그렇지._박병은(법무사무실 근무)

얼마 전, 일본의 AV 배우 하네다 아이가 내한했다. 열성 팬으로서 월차라도 내고 팬미팅에 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진짜 분하고 분통하다. 만약 갔더라도 그 사실을 회사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어떤 뒷이야기를 할지 대충 짐작이 간다. 난 그냥 단순히 팬으로서 그녀를 만나고 싶을 뿐인데. _김동준(의무기록원)



타투로 양팔을 채우고 싶다
스무 살, 내 몸에 첫 타투를 하게 됐다. 해가 바뀔수록 하나둘씩 개수가 늘어나 곳곳에 크고 작은 그림이 자리를 잡아갔다. 도날드 덕, 닌자 거북이, 아이언맨 등 일관성은 없지만 모두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들이다.

반팔, 반바지를 입으면 쉽게 노출이 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여름이 되면 질문 세례가 쏟아진다. “결혼은 어떻게 하시려고요?” “회사 취직은 안 하시게요?” 얼마 전에는 “나중에 아들이나 손자는 어떻게 보시려고요?”라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 마치 내 타투가 훗날 수치가 될 것처럼 비꼬는 이들도 적지 않다. 타투가 아무리 대중화되고 그 숫자가 점점 늘어난다고 하지만 아직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내가 새기는 것들은 온전히 ‘내 취향’의 것들이다. 어린 시절, 내가 좋아했던 만화 캐릭터나 소설 속 인물 등. 훗날 이 그림들을 보며 그 시절을 추억하는 ‘사진 앨범’ 같은 느낌이랄까. 사회적으로 타투가 더 대중화된다면, 그리고 먼 훗날의 장인 장모가 이해해 준다면 좋아하는 캐릭터를 양팔 가득 새겨 넣고 싶다. 현재 가장 타투하고 싶은 인물은 ‘손무’. 오늘날까지 최고의 군사 고전으로 읽히는 『손자병법』의 저자다. _윤신영(시사 예능 프로그램 작가)



100시간 동안 게임하고 싶다
처음 온라인 게임을 시작한 건 1996년 ‘바람의 나라’가 출시되었을 무렵이다. 그때는 집이 아닌 PC방에서 몇 시간씩 게임을 하곤 했다. 1998년 리니지가 출시됐고, 2000년에는 스타크래프트가 출시했다. 그 뒤로 카트라이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아이온,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피파 온라인, 롤, 오버워치 등 둘도 없는 친구이자 인생의 동반자로 온라인 게임과 20여 년을 함께했다.

그런데 이제는 여친 눈치를 본다. 게임을 하다가도 전화가 오면 공손하게 받는다. 메시지가 오면 바로 답장도 한다. 퇴근 후 약 두 시간 정도 게임을 즐기는 건 허락받았지만, 양껏 즐기지 못하고 시스템 종료 버튼을 누를 때면 늘 아쉽다. 먼저 고가의 장비를 세팅하고 싶다. 모니터는 32인치로 두 개, 키보드는 기계식으로 바꾸고, 본체도 한 200만원 정도 들여서 근사한 놈으로 맞추고 싶다. 그리고 완벽 방음 헤드셋을 장착하고, 170도까지 뒤로 젖혀지는 최고급 의자에 앉아 맥주와 치킨, 피자, 안주를 쌓아두고 한 100시간 정도 밤새 게임만 할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 4일 밤을 새우더라도 꿀잠을 잔 것처럼 개운할 것 같다. 게임하는 남편을 전폭 지지해 주는 김가연과 결혼한 임요한은 전생에 이순신이었을까? _최동민(IT회사 개발자)


소유하고 있는 만화책만
6천 권, 지금까지 읽은
만화책은 5만 권에 달한다는
치과의사 김형규.

소유하고 있는 만화책만 6천 권, 지금까지 읽은 만화책은 5만 권에 달한다는 치과의사 김형규.

소유하고 있는 만화책만 6천 권, 지금까지 읽은 만화책은 5만 권에 달한다는 치과의사 김형규.

SNS를 통해
애니메이션 피규어
마니아라고 
밝힌 데프콘.

SNS를 통해 애니메이션 피규어 마니아라고 밝힌 데프콘.

SNS를 통해 애니메이션 피규어 마니아라고 밝힌 데프콘.

사회적 통념 때문에, 혹은 여자 친구의 눈치가 보여서 할 수 없었던 것들이 있다면? 여자들에겐 이야기하지 않는 남자들의 소소한 위시 리스트.

Credit Info

2017년 8월

2017년 8월(총권 93호)

이달의 목차
EDITOR
박한빛누리
PHOTO
Gettyimages.com, MBC, tvN, twitter.com/defconn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