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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을 규제할 법이 필요할까요?

On July 05,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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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우시에 자리한 로봇 테마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나르고 있는 로봇 웨이트리스 피멜(Female).

중국 이우시에 자리한 로봇 테마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나르고 있는 로봇 웨이트리스 피멜(Female).


세계는 지금 로봇을 인간에 준하는 법적 존재로 인정하고, 이들의 노동으로 생산되는 경제적 가치에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의견을 두고 갑론을박 중이다.
‘로봇세’의 개념은 1994년 카를로스 메넴 아르헨티나 대통령에게서 처음 나왔다. 자동화로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실직자 재교육과 실업 수당 지급을 위해 로봇세 징수를 고려하겠다고 한 것. 당시엔 허무맹랑 했던 이 화두가 20년이 지난 지금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컨설팅 전문 회사 맥킨지가 2055년 로봇이 전 세계 노동자의 절반가량을 대체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것처럼, 나날이 발전하는 인공 지능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그런 추세에 따라 로봇을 ‘전자 인간’으로 간주하고 이를 소유한 사람이나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걷겠다는 것이 로봇세의 요지다. 이미 유럽 연합에서는 지난 1월 ‘로봇시민법’이 결의되었다. 고도로 정교한 자동화 기능을 갖춘 로봇에 권리와 의무를 부여하겠다는 것.

즉, 로봇의 행동을 법으로 제정하자는 것인데 로봇이 사람을 적으로 간주해 공격하거나 ‘오판’하는 경우 이를 법으로 심판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 법이 실행된다면 현재 국내 일부 병원에서 암 진단 및 치료를 돕고 있는 ‘AI 의사’가 오진 혹은 의료 사고를 일으킬 경우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로봇을 ‘전자 인간’으로 인정하고 세금을 부과하는 법이 정말 필요할까?

로봇세 도입을 찬성하는 이들은 일자리를 잃은 인력에 대한 교육 자금 및 기본 소득 지급 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맞서는 반대 의견도 팽팽하다. 로봇으로 인해 더 나은 서비스를 받는 만큼 오히려 혁신에 대한 보조금을 줘야 한다는 것. 로봇시민법을 찬성했던 유럽 연합은 지난 2월 로봇세 도입을 반대하는 이들의 손을 들어 주었다. 당장은 로봇세가 로봇 기술 혁신에 걸림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어느 쪽 의견이 옳고 그른지는 섣불리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인공 지능은 점점 더 발달하고 이들의 발전이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오게 된 지금, 사회적 합의는 필요하지 않을까?

샌프란시스코와 홍콩에서 운영 중인 무인 카페, Cafe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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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을 실행한 후 로그인하면 저절로 결제가 되는 ‘아마존 고’. 현재 시애틀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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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YES


로봇으로 불거질 악영향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WORDS
유성민(IT 칼럼니스트)

킬러 로봇은 전쟁에 활용되는 로봇을 말한다. 사람 대신 로봇이 전투하는 셈이다. 킬러 로봇은 이미 상용화돼 여러 국가에서 활용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에도 킬러 로봇을 전방에 배치해 놓은 상태. 사람 대신 킬러 로봇을 활용하면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고 전투에도 효과적이라 여러 국가는 킬러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그러나 반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스티븐 호킹을 비롯한 1천 명의 석학은 “킬러 로봇을 양산하는 것은 인류의 종말을 자초하는 일과 같다”고 주장한다. 킬러 로봇이 우리를 향해 총을 겨눌 수 있기 때문. <터미네이터>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인공 지능 수준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일자리 위협은 물론이고 인류 종말까지 불러올 수 있다. 현실성 없는 소리로 들릴 수 있겠지만, 인공 지능의 핵심 기술인 딥 러닝(Deep Learning)의 알고리즘 구조를 살펴보면 사람이 학습하는 형태와 거의 유사하다. 이런 알고리즘들이 고도화되면 될수록 사람의 능력을 초월하는 건 시간문제인 셈. 테슬라 회장 일론 머스크는 이런 점을 우려해 사람과 컴퓨터를 결합한 ‘사이보그’를 제안하고, 이미 ‘뉴럴링크’(Neuralink) 회사를 설립해 관련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지금 논란 중인 이런 이슈들을 살펴보았을 때, 로봇에 제재를 가하는 법안 제정은 필수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유럽 연합은 ‘로봇시민법’을 제정, 로봇이 사람에게 어떤 위협을 가하지 못하도록 했다. 당장은 로봇이 우리에게 큰 위협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로봇의 발전 속도를 고려했을 때, 로봇이 사람에게 줄 악영향을 철저히 파악해 법으로 제정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IEEE’와 같은 국제 표준 기구는 로봇 윤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로봇 개발자들이 로봇을 개발할 때 이를 참조해 로봇이 인류에 위협을 가하지 못하도록 만들 테니까.

NO

NO 


로봇을 처벌한다고 로봇의 범죄 행위가 응징되는 것은 아니다
WORDS
이준정(미래탐험연구소 대표)

로봇을 의인화하는 건 인간의 업무를 로봇이 대신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6년 미국의 노동 시장을 기준으로 로봇으로 대체 가능한 일자리 임금을 산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로봇 임금이 시간당 15달러 정도라고 한다. 단순히 경제성만을 본다면 이보다 임금이 높은 업무는 로봇으로 대체 가능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런 맞비교가 가능하려면 작업자의 업무는 대량 조립 라인에서 일정한 패턴 작업을 담당하는 경우처럼 로봇이 인간의 작업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OECD의 미래 일자리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일자리는 로봇이 감당할 수 없는 업무들이 뒤섞여 로봇으로 완전히 대체 가능한 경우는 5%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업무 자동화 문제는 하드웨어인 로봇보다 소프트웨어인 인공 지능이 더욱 강력하다. 사무 노동자들이 단순 반복하던 업무들이 모두 자동화되면 일자리를 잃을 공산이 크다. 인공 지능의 발달이 복잡한 업무를 간소화시키고 업무 능률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가 크지만, 반면에 단순 서비스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가 낮아지면서 일자리 감소를 부추기게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로봇세를 도입한다면 비즈니스의 혁신을 가로막고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억제시키는 역기능만 커질 뿐 국가적으로 실익은 없다. 따라서 정부는 근로 소득세를 낮추고 기업의 영업 이익에 대한 세율뿐 아니라 부동산이나 주식 거래에서 발생하는 비노동 차익에도 세율을 높여 세수를 늘려야 한다. 그리고 그 세수의 일부를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 보조비로 지원해 계층 간의 소득 격차 문제를 일부나마 해소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 로봇이 인간의 규범에 맞춰 도덕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자율 로봇이 실생활에 도입되면 로봇 행위의 법적 책임이 도마 위에 오를 텐데, 로봇을 부수고 처벌한다고 로봇의 범죄 행위가 응징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로봇을 소유한 인간에게 모든 법적 책임을 지게 하면 기존의 법체계에서 로봇의 자율적 도덕성을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로봇은 자동화 기계일 뿐 인격 대상이 아니지 않나.

Credit Info

2017년 6월

2017년 6월(총권 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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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장정진
PHOTO
Getty Images, Cafe X(www.cafexapp.com), 아마존(www.Amaz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