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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성 평등? 젠더 담당자와 상의하세요

On May 1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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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8일 국제 여성의 날, 여성들이 ‘3시 Stop’을 외치며 행진하는 모습. 현재 국회에선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를 줄이고자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는 중이다.

3월 8일 국제 여성의 날, 여성들이 ‘3시 Stop’을 외치며 행진하는 모습. 현재 국회에선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를 줄이고자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는 중이다.

서울 시청이 정책 홍보물을 제작할 때 성 차별적인 요소를 최소화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가이드북. 젠더 담당자를 비롯한 주요 정책 관리자들이 성별 영향 분석 평가를 실시할 때 해당 내용을 참고한다.

서울 시청이 정책 홍보물을 제작할 때 성 차별적인 요소를 최소화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가이드북. 젠더 담당자를 비롯한 주요 정책 관리자들이 성별 영향 분석 평가를 실시할 때 해당 내용을 참고한다.

서울 시청이 정책 홍보물을 제작할 때 성 차별적인 요소를 최소화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가이드북. 젠더 담당자를 비롯한 주요 정책 관리자들이 성별 영향 분석 평가를 실시할 때 해당 내용을 참고한다.

서울 시청의 270여 개 전체 부서가 ‘1부서 1젠더 담당자’를 두게 됐다. ‘젠더 담당자’는 올 5월부터 서울 시청이 시행할 프로젝트에 성차별적인 요소가 섞였는지를 짚어보는 일을 맡게 된다. 이런 방침은 올 초 ‘성평등위원회’에서 처음 논의되었으며, 한국 최초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시도라는 것이 서울 시청의 설명이다. 신규 채용은 아니다. 부서별로 예산 집행과 심사를 담당하던 시청 직원이 예산 관련 업무와 더불어 ‘젠더 관련 업무’를 추가로 맡았기 때문.
270여 명의 젠더 담당자가 성 평등과 관련된 전문 지식을 갖추지 못한 비전문가인 만큼 ‘선장’ 역할을 해줄 사람이 필요한 건 당연하다. 그에 따라 서울 시청은 올 초 김연주(김고연주) 여성학자를 일명 ‘젠더 자문관’으로 임명했다. 앞으로 그녀가 2명의 팀원과 함께 젠더 담당자 대상의 교육과 협업 계획을 전담할 예정.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서울 시청이 2년 전 이미 젠더 자문관을 영입해 성 평등 실현을 앞당기려 했다는 사실이다. 다만 한 명의 젠더 자문관이 서울시 전체의 성 인지 수준을 높이려는 무리수를 둔 탓에 결과가 나빴다는 것이 문제. 이번엔 다를까? 서울시는 ‘시청 직원의 젠더 감수성을 향상시키는 일이 곧 시 전체의 성 평등을 앞당기는 길’이라고 설명하지만, 누구도 ‘꽃길’을 장담할 수는 없다. 실제로 예산 담당자가 젠더 담당 역할까지 해낼 수 있을지, 270여 명의 비전문가가 과연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가중되는 상황. <그라치아>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시청에 다녀왔다.

신선교 서울 시청 보육과 젠더 담당자_사진 왼쪽
김연주 서울 시청 젠더 자문관, 여성학자_사진 오른쪽

신선교 서울 시청 보육과 젠더 담당자_사진 왼쪽 김연주 서울 시청 젠더 자문관, 여성학자_사진 오른쪽

신선교 서울 시청 보육과 젠더 담당자_사진 왼쪽
김연주 서울 시청 젠더 자문관, 여성학자_사진 오른쪽

MINI INTERVIEW

어떤 계기로 각각 젠더 자문관과 젠더 담당자로 임명되었나요?
김연주 2015년에 혼자 젠더 자문관 역할을 도맡은 분이 있었어요. 그런데 시청 직원들이 ‘젠더’는 무엇이고, 젠더 자문관은 무얼 하는 사람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이다 보니 그분 홀로 고생하다가 결국 사임했죠. 이후 공석인 채로 몇 달이 흐르는 동안 ‘혼자서는 무리다’는 의견이 커졌고, 제가 올 초 서울 시청의 정식 ‘오퍼링’(Offering)에 지원하면서 임명됐죠.
신선교 4월 초에 ‘예산 담당자가 젠더 담당 업무를 맡아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두 가지 업무를 병행해야 하는 점이 좀 부담스럽지만, 한편으론 결과도 기대돼요.

예산 담당자가 젠더 담당 업무까지 맡게 된 배경이 있나요?
신선교 어떤 사업이든 실행 전에 예산을 집행하잖아요? 이 과정에서 사업의 전체 기획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예산 담당자가 성 차별적 요소를 따져보게 하려는 의도죠. 실무자의 입장에선 굉장히 합리적인 방침이라고 봐요.
김연주 사실 270여 개 전체 부서에 젠더 담당자를 배치한다고 했을 때 걱정이 앞섰어요. 시청 직원들의 성 인지 수준이 낮고, 심지어 그들이 성 평등에 대한 필요성조차 못 느끼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그래서 젠더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업무에 대한 동기 부여 교육부터 해나가는 중이에요.

5월 시행을 앞두고 젠더 담당자를 대상으로 어떤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나요?
김연주 직접 젠더 담당자들을 만나 실무 교육을 진행한 사례는 아직 없고요. 현재는 앞으로의 계획이 완성됐고, 그 콘텐츠를 만드느라 바쁜 상태예요. 젠더 담당자들에게 ‘성 주류화’(법규, 정책, 예산, 제도 등의 영역에서 성별에 따른 차이와 특성을 파악해 시정 전반의 성 평등을 이루게 하는 것)를 통해 시민의 삶이 긍정적으로 바뀐 국내외 사례를 알려줌으로써 새로운 업무에 대한 동기 부여 교육을 시행하는 중이죠.
신선교 얼마 전에 성별 영향 평가와 성 주류화 연구 사례가 담긴 책자를 읽었는데요, 무심코 지나친 일들 가운데 성 평등에 어긋나는 사례가 많더라고요. 이를테면 스웨덴에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눈이 내린 날 남성보다 여성이 입는 피해가 더 크대요. 차로 이동할 때보다 도보로 다닐 때 사고를 당할 확률이 훨씬 더 높기 때문이죠. 이때 발생하는 치료비가 제설 작업에 드는 비용보다 훨씬 더 크고요. 결론은 ‘여성이 주로 이용하는 보도 제설 작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거였어요.

보육과를 예로 들어 젠더 담당자의 업무를 설명해 주세요.
신선교 보육과에서 유치원 행사의 학부모 참여를 권장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다고 가정해 볼게요. 젠더 감수성이 낮은 직원은 ‘자녀 양육 = 엄마의 몫’이라는 고정관념을 지녔을 확률이 높죠. 이때 상대적으로 소수인 남성, 즉 ‘아빠’의 참여율까지 고려할 수 있도록 캠페인의 방향을 바로잡는 것이 젠더 담당자의 역할이라고 보면 돼요.
김연주 신선교 주무관님은 그나마 여성이 주를 이루는 보육과에서 일해 왔기 때문에 젠더 감수성이 높은 쪽에 속해요. 그런데 역설적으로 ‘왜 보육은 여성과 관련도가 높을까?’라는 의문부터 다시 짚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 남성들이 보육에 참여하지 않는가?’가 첫 번째, ‘어떻게 남성을 보육에 참여시킬 것인가?’가 두 번째 질문일 수 있겠죠. 사고를 확장하면, ‘왜 아이들이 유치원이나 유아원에서 성별화되어 돌아올까?’라는 질문까지 던질 수 있고요. 그럴 경우 교사 대상의 성 평등 교육까지 구상할 수 있어요. 타 부서에서도 이와 같은 전문적인 검증과 연구가 실행돼야 하죠.

박원순 서울 시장이 물러난 후 젠더 담당자가 사라질 가능성은 없나요?
김연주 저를 비롯한 많은 실무자가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있어요. 그래서 젠더 자문관, 젠더 담당자 제도를 ‘성 평등 조례’에 넣으려고 시도하는 중이죠. 뿐만 아니라 서울시가 전체 위원회의 여성 비율을 40%까지 끌어올리려고 애쓰고 있어요. 즉, 고위직 여성 관리자가 유리 천장을 깰 수 있도록 시가 돕겠다는 거죠. 이 모든 게 현실화되려면 시민들의 꾸준한 감시가 필요해요.

Credit Info

2017년 5월호

2017년 5월호 (총권 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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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수정
PHOTO
김효석(인물), 서울시청, 한국여성단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