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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어디까지가 진짜예요?

On August 19, 2016

'음악의 신'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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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신> 박준수 PD

<음악의 신> 박준수 PD

 

<음악의 신> 시즌 2가 나오기까지 4년이나 걸렸어요. 프로그램을 다시 만들게 된 계기와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해요.
솔직히 시즌 2까지 만들 생각은 없었어요. 그때와는 상황이 많이 변했잖아요. 이상민 형도 방송계에 어느 정도 정착한 것처럼 보였고요. 그런데 작년 말쯤 뮤지한테 탁재훈 형을 한 번 같이 보자고 연락이 왔더라고요. 그래서 만났는데 역시나 뭐, 재미있었죠(웃음). 그동안 충분히 반성도 했다 그러고 상민 형과도 인연이 있어 복귀작으로 <음악의 신>이 딱 떠올랐어요. 디스와 드립이 난무하는 콘셉트인 만큼 재훈 형도 금방 녹아들 것 같았죠.

페이크 다큐인 걸 알면서도 헷갈릴 때가 있어요. 어디까지가 제작진이 준비한 대본인가요?
사전에 대사와 지문이 적힌 대본을 준비해요. 드라마나 시트콤처럼 정말 세세한 상황까지 꼼꼼하게 담겨 있죠. 그만큼 작가들이 엄청 고생해요. 그 외의 애드리브는 출연진들 몫이고요. 간혹 돌발 상황을 위해 깜짝 등장인물을 출연진 모르게 투입시키기도 해요. 출연진이 서로를 속이는 경우도 있어요. 이렇게 대본, 애드리브, 몰래 카메라 상황을 염두에 두고 촬영한 뒤 편집으로 그 상황을 한 번 더 각색하죠. 결과물을 봤을 때는 60%가 대본, 40%가 애드리브로 풀리는 것 같아요.

길 가는 고등학생들이 탁재훈에게 “당신 연예인이에요?”라며 시비 거는 장면에서 엄청 웃었거든요. 그들은 실제 고등학생인가요?
아니요. 고등학생이 아니라 성인 연기자들이에요(웃음). 껄렁껄렁하고 날라리 같은 친구들이 필요했는데, 작가들이 급하게 섭외했는지 너무 유순하고 착하게 생겨서 조금 당황했던 기억이 나요. 탁재훈 형을 속이기 위해 철저히 비밀로 준비한 촬영이었어요. 감쪽같이 속더군요. 길거리에서 촬영할 때 어떤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만든 에피소드예요.

페이크 다큐가 아직은 대중들에게 낯선 장르일 수 있어요. <음악의 신 2>에서 추구하는 웃음 포인트는 뭔가요?
B급 정서죠. 비주류 연예인들이 대세인 척 허세를 부리다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려요. 그러고 있는 자기 자신도 어이가 없는 거죠. 가상 연예 기획사지만 왠지 현실에서도 있을 법한 이야기로 에피소드를 만들어요. 특히 어두운 면을 더 부각시켜서. “저게 진짜일까?” 하는 의구심에 자꾸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각양각색의 출연진들이 등장해서 ‘게스트의 신’으로도 불려요. 밀젠코, 정진운, 경리 등의 섭외 과정이 궁금해요.
의외로 밀젠코의 섭외가 수월했어요. 프로그램 제목이 마음에 쏙 든다고 흔쾌히 승낙했거든요. “진짜 음악의 신은 나다”라고 인터뷰할 때도 말했고요. 정진운은 걸 그룹 C.I.V.A를 만들 때 안무가로 내정돼 있었어요. 원래 끼가 많은 친구거든요. 임형준과 뮤지는 탁재훈 형의 최측근이라 자연스럽게 출연했고요. 나인뮤지스 경리는 비서로 일하는 가은이가 4년이 지나도 후배가 없는 게 이상하다는 생각에 섭외했어요.

LTE 엔터테인먼트의 현실화를 기대해 볼 수는 없을까요? 실제로 LTE의 활동을 기대하는 시청자들이 많아요.
내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이기도 해요. 단순히 프로그램으로 끝나기에는 아쉬운 면이 많잖아요. 며칠 전에 C.I.V.A가 음원을 발매했죠. 살짝 귀띔을 하자면 브로스 2기의 ‘2016 Win Win’의 음원 발매도 계획하고 있어요. 아직 계획 단계니까 애쓰는 중이죠. 지금까지 프로그램을 통해 내뱉었던 말들이 거짓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거든요.

직원이나 연습생으로 LTE에 합류하고 싶은 이들이 많아요. 혹시 ‘선호하는 인재상’이 있나요?
피해 의식이 많고 자존감이 낮을 것. LTE는 안하무인이면서 눈치 없는 사람과는 함께할 수 없어요. 매사에 의욕이 없고 감정 기복도 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열정이 과한 사람을 두려워하거든요. 주성치를 사랑하고 영국식 유머 감각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 루저의 감성과 유머 소재에는 한계가 없음을 이해해 달라는 얘기예요.

학력은 안 보지만 간식을 사올 때 단짠의 비율을 잘 맞추는 센스는 꼭 갖췄으면 좋겠어요. 극단적인 외모는 결격 사유가 됩니다. 너무 못생겼거나 너무 잘생겼거나. 이는 주변 사람들을 이유 없이 불편하게 만들어요. 저희는 현실적인 외모를 선호하거든요. 마지막으로 반전 있는 분들을 환영해요. 예상치 못한 캐릭터가 바로 LTE의 인재상이에요.

 


출연자들이 직접 겪은 페이크 다큐

LTE의 대표 이상민

LTE의 대표 이상민

 

제 첫 복귀작이 <음악의 신 1>이었어요. 룰라 때도 예능을 꺼려 했던 사람인지라 <음악의 신 1>을 촬영하며 비로소 방송의 매력을 알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물론 지금도 배우는 중이고요. <음악의 신>의 소재는 결국 제 과거거든요. 방송에 비쳐지는 것들이 사실인지 허구인지에 대해 사람들이 계속 반신반의하도록 해야 페이크 다큐로서의 의미가 있어요.

저와 연결 고리가 있는 탁재훈, 디바, 김성수 등이 등장하는 것도 그런 현실성을 높여주기 위한 장치죠. 간혹 출연자들이 저의 약점을 가지고 희화화할 때도 있지만, 그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어요. 촬영하면서 제 심기가 불편하고 그 장면을 보는 시청자들이 불쾌하다면 그 프로그램은 안 하는 게 맞죠. 하지만 전 재미있거든요. 박준수 PD가 적절한 선을 지켜서 편집하는 능력도 뛰어나고요.  

LTE의 경리, 나인뮤지스 경리

LTE의 경리, 나인뮤지스 경리

 

처음에 제의가 들어왔을 때, 지난 시즌 방송을 모두 찾아봤어요. 순간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페이크 다큐라는 장르가 생소했거든요. 대체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구별이 되지 않아서 “연기를 해야 하는 건가?”라는 고민도 했어요. 그러던 중 <유세윤의 아트 비디오>를 보며 감을 잡았죠. 그래서 억지로 연기하기보다는 그냥 물 흐르듯 촬영하고 있어요. 정말 웃길 때는 그냥 웃어요.

매니저로 출연하는 영광 오빠가 매일 구박받잖아요. 실제로는 그렇지 않거든요. 어느 날 상민 오빠가 애드리브로 “너는 신발을 훔쳐서 신고 있으면 어떡하니!”라며 화를 냈는데, 저도 그 장면에서 영광 오빠가 진짜로 신발을 훔친 거라고 생각했어요. 촬영이 끝난 후에 “형, 사람들이 진짜로 신발을 훔쳤다고 생각하면 어떡하죠?”라고 걱정하더라고요. ‘이게 바로 페이크 다큐구나’ 싶었어요. 옆에 있는 우리도 몰랐다니까요. 

LTE의 프로듀서  B1A4 진영

LTE의 프로듀서 B1A4 진영

 

평소 너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출연하겠다고 했죠. <음악의 신>을 하려면 망가짐에 대한 부담감도 없어야 하니까 아예 놔버리기로 했어요. 페이크 다큐라는 장르가 익숙지 않아서 늘 고군분투하고 있긴 해요. 한번은 소희와 채경을 속이는 몰래 카메라를 하기로 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친구들에게 “LTE와 계약 기간을 17년으로 하자”고 밀어붙이는 장면이었죠.

선배님들은 정말 능청스러웠는데, 저는 웃음을 참지 못해서 힘들었던 기억이 나요. 또 한번은 사무실에 갑자기 쥐가 들어오는 사건이 벌어졌어요. 오죽하면 ‘이게 실제 상황인가? 아니면 훈련받은 쥐가 연기를 하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니까요. 아직까지도 그때 사건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어요.

'음악의 신'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묻다.

Credit Info

2016년 08월 01호

2016년 08월 01호(총권 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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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박한빛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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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