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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우 거리에 잔치 열린 날

On July 28, 2016

형식적인 청첩장도, 딱딱한 주례사도 없었다. 축하하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든 들어와 먹고 마시고 춤추고 노래했다. 셰프이자 사진가이자 방송인인 장진우가 결혼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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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리단길 한복판에서 이렇게 흥겨운 결혼식이라니, ‘골목대장’ 장진우라서 가능했다.

경리단길 한복판에서 이렇게 흥겨운 결혼식이라니, ‘골목대장’ 장진우라서 가능했다.

오래 알고 지내던 친구에서 연인으로, 이제는 부부로 새롭게 시작하는 두 사람.

오래 알고 지내던 친구에서 연인으로, 이제는 부부로 새롭게 시작하는 두 사람.

오래 알고 지내던 친구에서 연인으로, 이제는 부부로 새롭게 시작하는 두 사람.

경리단길의 골목대장 장진우 대표와 갤러리 프리다의 아트 디렉터 김지현이 지난 5월 29일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의 결혼식 테마는 멋있는 결혼식이 아닌 ‘맛있는 결혼식’. 이 결혼식엔 청첩장이 따로 없었다. 대신 인스타그램에 모두를 위한 초대장을 포스팅했다. 장진우는 거기에 이런 말을 남겼다.

“아름다운 웨딩보다 맛있는 웨딩을 하려고 합니다. 식순보다 음식이 더 중요한 장진우다운 잔치를 준비합니다. 청첩장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나는 초대를 못 받았다’ 이런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와 추억이 있는 모든 분을 초대합니다. 동네 형이 결혼한다 생각하고 즐기러 오세요! 드레스 코드는 당신의 옷장에서 가장 멋지고 화려한 옷입니다.”

장소는 당연히 장진우 거리. 얼마 전 오픈한 스핀들마켓의 널따란 옥상에 간이 테이블과 의자가 놓였다. 1층의 ‘규우’는 이날 장가가는 사장님을 위해 영업을 중단했고, 스태프들은 두 팔을 걷어붙이고 자신들의 장기를 뽐냈다. 뜨끈한 설렁탕에 해산물 파에야, 각종 샐러드와 디저트, 두 사람이 정성껏 고른 와인과 맥주 등이 1천 인분 준비됐다.

소박한 무대도 마련된 건 당연지사. 레게 뮤지션 김반장부터 국악고 동기 동창까지 두 사람의 절친한 친구들이 간헐적으로, 혹은 내키는 대로 무대에 올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한쪽에선 사진가 빽가를 비롯해 아티스트 친구들이 리듬에 맞춰 춤을 췄고. 결혼식보단 동네잔치라는 표현이 더 적절해 보였다. 실제로 지나가던 동네 사람들도 오늘 무슨 날이냐며 식장에 들어와 함께 잔치를 즐기기도 했다.

오후 3시에 시작한 경리단길 마을 잔치는 자정 무렵이 돼서야 겨우 끝이 났다. 두 사람은 어떻게 이런 결혼식을 올리게 된 걸까? 신부에게 물어봤다. 어쩌면 이들의 잔치가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특별한 결혼식을 꿈꾸는 이들에게 좋은 참고 사항이 될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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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는 결혼보단 맛있는 결혼을 하고 싶다던 장진우의 계획은 성공한 듯하다. 오후 3시에 시작한 결혼식은 자정 무렵이 되어서야 마무리됐다. 음악과 술과 음식과 좋은 사람들이 함께하니 누구 하나 지루한 기색이 없었다.

멋있는 결혼보단 맛있는 결혼을 하고 싶다던 장진우의 계획은 성공한 듯하다. 오후 3시에 시작한 결혼식은 자정 무렵이 되어서야 마무리됐다. 음악과 술과 음식과 좋은 사람들이 함께하니 누구 하나 지루한 기색이 없었다.

위층에서 대기하던 <그라치아> 카메라를 향해 건배 제의를 하는 두 사람.

위층에서 대기하던 <그라치아> 카메라를 향해 건배 제의를 하는 두 사람.

위층에서 대기하던 〈그라치아〉 카메라를 향해 건배 제의를 하는 두 사람.

와인 하나하나까지 자신들의 취향껏 신경 써서 골랐다.

와인 하나하나까지 자신들의 취향껏 신경 써서 골랐다.

와인 하나하나까지 자신들의 취향껏 신경 써서 골랐다.

축가에 맞춰 연신 몸을 흔들던 빽가의 모습.

축가에 맞춰 연신 몸을 흔들던 빽가의 모습.

축가에 맞춰 연신 몸을 흔들던 빽가의 모습.

주 메뉴였던 파에야.

주 메뉴였던 파에야.

주 메뉴였던 파에야.

축하 무대를 준비 중인 절친 김반장.

축하 무대를 준비 중인 절친 김반장.

축하 무대를 준비 중인 절친 김반장.

해 질 무렵의 재즈 뮤직이 분위기를 더욱 돋우었다.

해 질 무렵의 재즈 뮤직이 분위기를 더욱 돋우었다.

해 질 무렵의 재즈 뮤직이 분위기를 더욱 돋우었다.

차이킴의 한복 드레스를 입은 신부와 차이킴의 김영진 디자이너.

차이킴의 한복 드레스를 입은 신부와 차이킴의 김영진 디자이너.

차이킴의 한복 드레스를 입은 신부와 차이킴의 김영진 디자이너.

예물 또한 파격적이었다. 티로즈의 방패 모양 웨딩링.

예물 또한 파격적이었다. 티로즈의 방패 모양 웨딩링.

예물 또한 파격적이었다. 티로즈의 방패 모양 웨딩링.

활짝 웃는 이날의 주인공 김지현 씨.

활짝 웃는 이날의 주인공 김지현 씨.

활짝 웃는 이날의 주인공 김지현 씨.

남다른 결혼식을 기획한 이유는? 신부에게 물어봤다.

스몰 웨딩, 셀프 웨딩, 하우스 웨딩까지…. 요즘 웨딩 트렌드라 불리는 요소는 다 포함된 것 같아요.
사실 스몰 웨딩은 아니죠. 전체적으로 들어간 비용만 따지면 호텔 결혼식이랑 별반 차이가 없으니까. 다만 어디에 무게를 더 두느냐가 다를 뿐이에요. 솔직히 호텔 결혼식에 가면 한두 시간 안에 다 끝나고, 음식도 맛없고, 형식적이잖아요. 그러고 싶진 않았어요. 둘 다 형식에 얽매이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우리가 원하는 스타일대로 밀고 나갔죠.

원하는 스타일이 어떤 건데요?
실속이죠. 멋을 부리려면 부릴 수도 있었겠지만, 둘 다 실용성을 굉장히 중시해요. 꽃이나 웨딩 데커레이션도 많이 안 했죠. 오히려 그 비용을 음식이랑 술에 투자한 것 같아요. 저희 둘 다 워낙 술을 좋아하고 먹는 걸 좋아하니까 딱 거기에 주력한 거죠.

양가 부모님의 반응은 어땠어요?
걱정을 많이 했는데, 되게 만족해하셨어요. 부모님과 부모님 친구들도 재밌다며 밤늦게까지 함께 즐기셨거든요.

처음에 계획을 듣고 반대는 없었나요?
마음대로 해도 되는데 친척들을 부를 수 있게는 해라, 이거 하나만 강조하셨어요.

그래서 1부와 2부로 시간대를 나눈 거예요?
1부는 어른들과의 시간, 2부는 친구들과의 파티로 분리했죠. 지금 생각하면 잘한 게, 이런 식의 예식은 변수가 많잖아요. 손님이 얼마나 올지도 모르고, 갑자기 한꺼번에 몰릴 수도 있으니까요.

셀프 웨딩을 준비하면서 어떤 드레스를 입어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이 많더라고요. 너무 과해도 문제, 밋밋해도 문제. 드레스는 어떤 기준으로 골랐어요?
맨 처음 입었던 흰색 드레스는 디자이너 이광희 선생님이 직접 손바느질로 리폼해서 선물해 주신 거예요. 액세서리도 다 빌려주시고. 두 번째 입은 보라색 드레스는 가지고 있던 건데, 한 2만원 주고 산 것 같아요.

마지막 차이킴 한복 드레스도 예쁘던데요?
그것도 부모님 모임에서 해주셨어요. 한복 하길 잘한 것 같아요. 레이스가 많이 달린 전형적인 웨딩드레스는 너무 입기 싫었거든요.

왜요?
웨딩홀에서 했다면 입을 수도 있었겠지만, 장소를 고려하자면 좀…. 이런 장소에서 웨딩드레스를 입고 돌아다니는 건 웃길 것 같더라고요. 남편 옷도 다 평소에 입던 걸 수선하는 정도였고요. 그나마 투자한 건 반지 하나?

모양이 특이하던데 어떤 의미를 담았나요?
방패예요. 앞으로 서로에게 방패가 되어주자는 의미로….

하우스 웨딩을 하기에 괜찮은 장소를 추천해 준다면?

이곳 스핀들마켓을 대관해도 좋고, 하얏트 호텔 옆에 있는 이광희 부티크 건물의 옥상도 스몰 웨딩을 하기에 괜찮더라고요. 사실 쉽진 않아요. 하객들을 컨트롤할 수 있는 면적이나 동선이 딱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니까 변수도 많고요. 일부분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길 추천해요.

그런데 이 모든 준비를 장진우 대표가 혼자 했다고요?
그분은(웃음) 워낙 기획력이 좋잖아요. 그런 남편조차 준비 기간 동안 너무 예민해져서 신부 스트레스에 걸렸었다니까요. 지금껏 준비한 행사 중에 제일 힘들고 어려웠다더라고요. 결혼식은 정말 두 번은 할 게 아닌 것 같다며…. 하하.

이번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두 사람은 어떤 이야기를 나눴어요?
지금까지 둘 다 ‘아, 저렇게 하고 싶다’는 결혼식이 한 번도 없었어요, ‘저거 절대 하지 말아야지’는 있었어도. 우리나라 결혼식에 워낙 허례허식이 많잖아요. 남들 하는 건 다 해야 할 것 같아 불안하고. 그럴 땐 ‘우리’가 뭘 좋아하는지 생각하세요. 남의 결혼식이 아니고 바로 ‘우리’ 결혼식이니까요.

형식적인 청첩장도, 딱딱한 주례사도 없었다. 축하하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든 들어와 먹고 마시고 춤추고 노래했다. 셰프이자 사진가이자 방송인인 장진우가 결혼하던 날.

Credit Info

2016년 07월 01호

2016년 07월 01호(총권 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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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손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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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형, 이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