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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연이랑 덤덤하고 소소하게…

On July 21, 2016

며칠 전 미용실에 다녀온 얘기, 요즘 빠져 있는 드라마 얘기, 그리고 1위 가수가 되면 어떤 점이 좋은지도. 왠지 백아연과는 이런 시시콜콜한 주제로 떠들고 싶었다. 마치 그녀의 노래 가사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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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 뷔스티에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티셔츠, 뷔스티에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어, 메이크업을 하고 왔네요?
좀 어설프지 않아요(웃음)? 낮에 라디오 방송이 있었는데, 숍에 들르기 뭣해서 제가 직접 했어요. 어차피 화보 촬영하면 메이크업이랑 헤어를 다 해주니까, 그전에 지울 생각으로 대충 쓱쓱 그렸죠.

머리가 ‘분홍분홍’ 해서 그런지 ‘대충했다’는 느낌이 안 드는데요? 그나저나 이 헤어스타일, 정말 귀여워요. 분홍색이 백아연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느낌이랄까?

괜찮아 보여요? 그동안 색이 좀 빠져서 어제 다시 염색을 했어요. 예쁜 분홍빛을 유지하려면 2주에 한 번씩은 염색해야 하거든요. 박진영 PD님은 단발머리가 잘 어울린다고만 했지, 머리 색깔이 예쁘다는 말은 안 하더라고요(웃음).

당분간 공연과 라디오에만 집중한다고 했던 기사를 봤어요.

음악 방송에서 제가 무대에 오르는 시간은 고작 3분 남짓밖에 안 돼요. 그 짧은 시간에 노래도 불러야 하고 화면에도 예쁘게 나와야 하죠. 성격상 그게 어렵더라고요. 털털한 성격이라 팬들과 수다도 떨고 교감할 수 있는 걸 선호하는 편이에요.

‘이럴 거면 그러지 말지’ 때는 역주행이라는 단어가 호칭처럼 따라다녔는데, 이번에는 음원이 출시되자마자 1위를 했어요.

‘이럴 거면 그러지 말지’는 그 누구도 예상 못한 일이었어요. 순위권 밖에 있는 노래가 다시 재진입한다는 게 흔한 일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이번 앨범 발매 전에도 걱정을 많이 했죠. 그때보다 성적이 안 좋으면 회사 사람들한테 미안하니까요.

음원이 출시되는 순간, 스마트폰으로 보고 있었어요?
그럼요. 손으로 꼭 붙잡고 있었죠. 매 시간 정각마다 순위가 바뀌거든요. 밤 12시에 공개됐는데, 새벽 1시가 되면서 딱 1위에 뜨더라고요.

그 장면, 캡처했어요?
당연하죠(웃음). 음원 사이트, 포털 사이트 등등 일일이 들어가서 다 캡처했어요. 그날은 그렇게 새벽 5시까지 1위에 이름이 올라 있는 걸 보다가 잠들었던 것 같아요.

그전까지는 트와이스의 ‘Cheer Up’이 꾸준히 1위를 하고 있었는데, 그 자리를 뺏은 거잖아요. 이런 걸 두고 집안싸움이라고 해야 되나요(웃음)?
그 단어가 꼭 나쁜 의미는 아니잖아요? 우리 회사 아티스트가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뜻이니까. 그만큼 윈윈 하는 것일 수도 있고요. 솔직히 말하면 그 당시에는 트와이스 팬들이 조금 무섭긴 했어요(웃음).

음원 차트뿐만 아니라 얼마 전에는 음악 방송에서도 1위 트로피를 거머쥐었어요.

음악 방송은 실시간 문자 투표 외에 음반 판매량, 방송 출연 횟수 등에 따라 순위가 달라져요. 그래서 아예 기대도 안 했죠. 그냥 1위 후보 화면에 제 얼굴이 나오는 게 신기해서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리고 있는데 제 이름이 불리더라고요. 얼떨떨해서 수상 소감으로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앙코르 송을 부르면서 참았던 눈물이 터져 정말 많이 울었죠. 심지어 화장이 다 지워질 정도로요.
 

티셔츠, 팬츠 모두 투플라시보(2Placebo). 신발 반스(Vans).

티셔츠, 팬츠 모두 투플라시보(2Placebo). 신발 반스(Vans).

티셔츠, 팬츠 모두 투플라시보(2Placebo). 신발 반스(Vans).

참았던 눈물이라면, 어떤 의미인지?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이하 〈k팝스타〉) 이후로 마음고생이 심했거든요. 데뷔는 발라드로 했지만, 그다음 곡은 귀여운 노래를 불렀죠. 저한테 어울리는 콘셉트도 못 잡고 있을 때라 ‘백아연의 매력이 뭔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그런 점들이 생각나서 더 눈물이 났나 봐요.

백아연이 1위를 하는 이유는 뭘까요?
일상에서 나눌 수 있는 이야기를 가사로 쓰기 때문이 아닐까요? 저는 대화체를 애용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가사 자체도 그냥 혼잣말하듯이, 누구한테 이야기하듯이 써요. 그게 공감이 된대요. ‘쏘쏘’ 가사를 쓸 때만 해도 그런 감정을 저만 느끼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맞아요. 저도 그 노래를 듣고 ‘백아연이 날 아나?’ 싶었다니까요. 이번에도 철저히 본인 얘기를 쓴 건가요?
네. 좋아하는 사람이 없는 게 슬프기도 하고, 주변에서는 심각하다고 걱정하는데 저는 정작 아무렇지 않거든요. ‘연애를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다가도 때로는 혼자 있는 게 너무 좋을 때도 있어요. 정말 그런 감정을 그대로 적었거든요.

요즘은 그런 걸 느낄 새도 없이 바쁠 것 같아요. 그런데 또 바쁜 일정을 끝내고 집에 갔을 때 밀려오는 공허함이 있잖아요.
맞아요. 특히 공연하는 날 그런 감정을 많이 느껴요. 집에 가면 새벽 한 시쯤 되는데, 가족들이 다 자고 있으니까 왠지 외로운 감정이 북받쳐 오르더라고요.

그럴 땐 그런 감정을 어떻게 달래요?
정말 슬프고 우울할 때는 펑펑 울어요. 드라마를 보거나 노래를 들으면서 울기도 하고.

가장 최근에 운 건 언제예요?
얼마 전에 드라마 <또 오해영>을 보며 울었어요. 거기서 여주인공이 “나 생각해서 일찍일찍이 좀 다녀주라!” 하며 서글프게 우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저도 같이 엉엉 울었어요.

감수성이 예민하네요. 그럴 때 연애도 더 잘되던데….
그런가요? 회사에서 제발 연애 좀 하라고 난리예요. 그래야 사랑 가득한 가사가 나올 것 같다면서.

그럼 달달한 노래가 나오는 순간, ‘백아연이 연애하는구나’라고 알면 되는 거예요?
음, 노코멘트 하겠습니다(웃음). 꼭 그런 것만은 아니겠죠? 가사라는 게 옛날 일을 가지고 쓸 수도 있으니까.

바보 같은 질문 하나만 할게요. 1위 가수가 되면 뭐가 좋아요?
음, 사람들이 알아본다는 것(웃음). 선배들은 ‘그 순간을 즐기라’고 말해요. 어깨 펴고 당당하게 다니라면서. 그래도 누가 “여~, 이게 누구야? 1위 가수 아니야!” 하면 막 숨고 싶어져요.

〈K팝스타〉때에 이렇게 될 줄 예상했어요?
전혀요. 그때 당시 제가 스무 살이었는데, 주변에서 ‘연습생을 하기에도 나이가 너무 많다’고 했거든요. 심지어 1등도 아니었으니 소속사 선택을 못 받을까 봐 혼자 전전긍긍했죠. 이렇게 될 줄은 상상조차 못했어요.

〈K팝스타〉를 보면서 백아연 이름 밑에 ‘경기도 성남’이라는 자막이 따라다녔던 게 생각나요.
그렇죠, 백아연 하면 성남이죠(웃음). 라디오에서도 ‘백아연 목격담’ 하면 ‘성남 OO에서 봤어요’ 같은 문자가 꼭 와요. 아직도 성남에 살고 있고, 성남에서 열리는 행사에도 자주 다니거든요. 그냥 전 ‘성남의 딸’인 것 같아요(웃음).

 

티셔츠 롱샴(Longchamp). 핫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티셔츠 롱샴(Longchamp). 핫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티셔츠 롱샴(Longchamp). 핫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어렸을 때 악성 림프종(소아암) 투병 생활을 꽤 오래 했잖아요. 그때도 음악이 큰 힘이 되었다고 들었어요.
늘 노래를 부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소아병동에서 열렸던 노래 대회마다 꼭 참가해서 상도 타고 그랬거든요. 병실에서도 음악 프로그램을 항상 틀어놨고요. 아팠을 때의 기억은 생각보다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어요. 병원에서 사귄 친구들과 의사·간호사 선생님들과도 아직 연락하며 지내죠.

만약 〈k팝스타〉에 출연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뭐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아마 실용 음악 학원 보컬 선생님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아니면 실용 음악과 교수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르고요.

실용 음악이라면 작사와 작곡이 필수잖아요. 첫 자작곡 ‘이럴 거면 그러지 말지’ 이후로 작곡 실력은 많이 늘었나요?

아, 난감한 질문이다(웃음). 제가 작곡을 하면 어디서 들었던 노래 같대요. 그래서 고민이에요. 어떤 곡을 만들어도 ‘어? 이거 OO랑 비슷한데?’ 이렇게 되니까, 점점 자신이 없어지기도 하고.

백아연이 작곡한 노래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요.
뭐랄까, 우울하고 재미없는 느낌? 딱 ‘쏘쏘’ 같은 느낌이 많이 나요.

그게 본인 색깔일 수도 있잖아요. 백아연의 음악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뭐랄까?
음… 친구 같지 않아요?

친구요?
상담 잘해 주는 친구요. 제가 조언을 잘해 주는 편은 아니지만, 들어주는 건 정말 잘하거든요. 음악 할 때도 그래요. ‘나는 너희들과 다르지 않아. 나도 똑같은 여자 사람이고 비슷한 감정을 느끼면서 살고 있어’라는 걸 꼭 메시지에 담으려고 해요.

맞아요. 저도 인터뷰할 때마다 연예인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르지 않음을 느낄 때가 많거든요. 백아연은 유독 더 그런 것 같고.
예전에는 ‘평범하다’, ‘일반인 같다’ 이런 반응이 정말 싫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좋아요. 그만큼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매력이 있다는 거니까.

자신의 매력을 정확히 알고 있네요. 앞으로도 계속 공감할 수 있는 음악 할 거죠?
그럼요. 애절한 발라드는 저랑 안 어울리는 것 같아요. 저는 좀 덤덤한 노래, 슬프지만 눈물이 안 나는 그런 느낌이 있는 노래가 좋아요.

며칠 전 미용실에 다녀온 얘기, 요즘 빠져 있는 드라마 얘기, 그리고 1위 가수가 되면 어떤 점이 좋은지도. 왠지 백아연과는 이런 시시콜콜한 주제로 떠들고 싶었다. 마치 그녀의 노래 가사처럼 말이다.

Credit Info

2016년 07월 01호

2016년 07월 01호(총권 80호)

이달의 목차
EDITOR
박한빛누리
PHOTO
김보성
HAIR
안미연
MAKEUP
최란(더 셀럽)
STYLIST
정다정
ASSISTANT
강석영
장소 협찬
프린트베이커리(www.printbake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