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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아야죠

On July 01, 2016

''지소울스럽다’는 것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유창한 한국말을 구사하면서도 제스처에선 미국 느낌이 묻어난다. 맑은 날은 맑은 대로 좋고, 우중충한 날은 또 그 우중충한 느낌이 좋다고 한다. 어디 한 곳에 오래 있는 걸 못 버티는 성격이지만,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자신의 침대 위라고 답한다. 일탈을 즐기는 타입은 아니지만 바스키아처럼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고 싶다는 그. 이번 인터뷰도 그랬다. 무심한 듯 덤덤하게 이야기를 나눴지만 속에 있는 많은 감정을 꺼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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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 티셔츠 모두 베이에잇(Vei-8). 팬츠 리바이스(Levis).

재킷, 티셔츠 모두 베이에잇(Vei-8). 팬츠 리바이스(Levis).

좀 전에 촬영할 때, 근처에 있는 가게에서 지소울의 노래 틀어준 것 들었어요?
‘Dirty’라는 곡이었는데 처음이었어요, 누군가가 그 노래를 틀어준 거. 그리고 사장님이 유쾌하더라고요. 노래 틀어줬으니까 이따가 저녁은 자기네 주꾸미 집에서 먹고 가래요(웃음).

그래서 먹고 갈 거예요?
시간 되면 그러고 싶은데, 다음 스케줄 때문에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어요.

어때요, 요즘? 앨범 나온 지 딱 일주일 됐네요.
정신없었어요. 라디오도 하고, <스케치북>과 <공감>에도 나가고. 말하는 지금도 정신이 없네요. 그런데 재미있어요. 지금은 계획 중인 공연이 있어서 그것에만 집중하려고 해요.

앨범 반응은 어때요?

제 주변 사람들은 다 좋다고 하죠. 그런데 늘 만나는 사람만 만나서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어요.

지난 앨범 〈Smooth Operator〉가 딥 하우스 기반이었다면, 이번 <멀리멀리>는 레게풍이더라고요. 그동안 했던 음악과 느낌이 달라서 놀랐어요.
레게풍이지만 곡 자체는 R&B예요. 이번 싱글 앨범에 같이 수록된 ‘우리 이젠 어디로’도 R&B 소울풍의 노래고요. 다양한 장르를 하는 것같이 보이지만, 사실은 다 R&B가 베이스죠. ‘레게를 해야겠다’란 생각으로 만든 노래는 아니에요. 미국에서 이것저것 들으면서 멜로디 작업을 하다가 우연히 나온 곡이거든요.

뮤직비디오를 보니까 머리도 레게 스타일로 했더라고요. 실제로 그런 헤어스타일을 하면 정말 많이 간지러워요?
하하하.

한심한 질문인가요? 제가 레게 머리를 안 해봐서….

땋진 않았고요, 일종의 펌 같은 거예요. 한번쯤 특이한 머리를 해보고 싶어서 과감하게 시도했죠. 철사로 머리를 꼬아서 일시적으로 그렇게 만들었어요.

그렇게 하면 얼마나 오래가요?
왜요? 해보게요(웃음)? 뮤직비디오 촬영 때만 하고 바로 풀었어요. 철사 제거한 뒤 머리 감고 잤는데, 일어나 보니까 다 풀려 있더라고요. 미국에 있을 때, 별의별 머리를 다 해봤어요. 포일 펌, 레게 머리, 탈색 등등. 결국은 무난한 게 최고더라고요.

타이틀곡 ‘멀리멀리’가 나오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어요?

그동안은 제가 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음악을 했어요. 이번에는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은지, 어떤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을 더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 있어 하던가요?
‘어라운드’라고 익명으로 글을 올리는 애플리케이션이 있어요. 그걸 보면서 사람들이 무슨 얘기를 제일 많이 하나 보니까 이별에 대한 글이 10개 중에 8개더라고요. ‘보고 싶다’, ‘그립다’, ‘이별했다’ 이런 속마음을 털어놓은 글이 많았어요. 그 무렵 제 친구들도 하나둘씩 이별을 하던 중이라 ‘아, 이별에 관한 노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이별에 관한 노래라….
재미있는 사실은 원래 이 노래의 주제는 이별이 아니었어요. 작년 겨울에 미국에서 쓴 노래거든요. 처음 영어로 썼을 땐 제목이 ‘I’m Addicted to You’였는데, 사랑에 중독됐다는 내용이었죠. 전혀 다른 얘기였는데, 한글로 가사를 옮기면서 이별 얘기로 바뀌게 됐어요.

왠지 본인 얘기인 것 같은데요(웃음)?
그냥 우리 주변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얘기예요. 메인 주제는 이별 여행이고요. 모르겠어요. 저만 그런지 몰라도 제 주변 사람들은 이별하고서는 혼자 어디론가 떠나 괜히 슬픈 척도 하고 그러더라고요. 그렇다고 딱히 대단한 걸 하는 것도 아니면서. 그렇죠?

맞아요. 정확해요(웃음).
그래서 여름 느낌의 밝은 노래임에도 가사는 덤덤한 척, 아무렇지 않은 척해요. 그런데 이별이 어떻게 아무렇지 않을 수 있겠어요. 그런 복잡 미묘한 감정이 믹스된 노래예요.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 이별을 안 해본 사람은 없을 테니까(웃음).

이별 여행으로 어디 어디에 가봤어요?

부산에 가봤어요.

에이, 거긴 뭐 단골 코스죠.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별하면 다 부산 가요.
맞아요(웃음). 미국에 있을 때 뉴욕의 몬탁이라고, 영화 <이터널 선샤인>을 보고 완전 빠졌던 곳이 있거든요. 그 무렵 이별 비슷한 일을 겪고 혼자 몬탁에 갔다가 차가 끊기는 바람에 바닷가에서 잔 적이 있어요.

바닷가 모래사장에서요?
바다 옆 벤치에서요. 퀸즈에 살 때였는데, 그렇게 오래 걸리는 줄 모르고 무작정 갔어요. 그런데 도착하니까 그게 막차였고, 첫차는 새벽 5시인가에 있대요. 그래서 그냥 바닷가 벤치에서 밤새 있다가 왔죠. 휴대폰 배터리도 없었는데 혼자 추위에 떨다가(웃음).

지난 앨범 활동이 끝나고는 좀 쉬었어요?
작년에는 정말 처박혀서 곡만 만들었어요. 일 년 동안 프로젝트 앨범 세 개를 내는 건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일이에요. 직접 곡 작업을 하고 믹싱까지 관여하기 때문에 정신없이 음악만 듣고 만들기를 반복했죠.

음악 작업을 할 때는 어떤 스타일이에요?

다 달라요. 친구들과 같이 작업하는 것도 좋아하고, 혼자 조용히 작업할 때도 있어요. 어떨 때는 휴대폰으로 흥얼거리며 녹음해 놓은 걸 쓸 때도 있어요. 약간의 취기가 올라 작업을 하면 또 나름대로의 느낌 있는 곡이 나오고, 날씨가 좋은 날엔 그 날씨 같은 느낌이 곡에 묻어나고요.

이번 앨범 <멀리멀리>를 작업할 때에는 날씨가 좋았나 봐요. 엄청 밝은 느낌이던데.
한겨울에 만든 노래예요. 굉장히 추운 날이었어요. 오랜만에 만난 프로듀서 친구들이랑 노닥거리면서 “이렇게 해볼까?”, “이건 어때?” 그러다가 우연히 나왔죠. 만들고 나서 회사에 들려줬더니 좋대요. 그래서 바로 가사를 썼어요.

일상생활에서 멀리멀리 떠나고 싶을 때가 있나요?
자주 있죠. 워낙 같은 장소에 오래 있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 타입이거든요. 그래서 지금도 어디 멀리 떠나야 한다면 갈 수 있어요.
 

재킷, 슈즈 모두 코치(Coach). 셔츠 커버낫(Covernat). 팬츠 앤더슨벨(Andersonbell).

재킷, 슈즈 모두 코치(Coach). 셔츠 커버낫(Covernat). 팬츠 앤더슨벨(Andersonbell).

재킷, 슈즈 모두 코치(Coach). 셔츠 커버낫(Covernat). 팬츠 앤더슨벨(Andersonbell).

대책 없이? 회사에 말도 없이 갑자기 떠난 적도 있어요?
회사에 말할 필요가 없는 게, 제가 어딜 가든 딱히 신경을 쓰지 않아요(웃음). 나중에 기회 되면 제주도는 꼭 한 번 가보고 싶어요. 한 번도 안 가봤거든요.

나만의 도피처라고 할까요? 생각이 정리되는 그런 장소가 있어요?
음, 내 방 침대 위?

에이, 뭐예요.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건데 뭔가 독특한 감성이 있어요. ‘지소울스럽다’고나 할까?

저 좀 정신없는 편인 것 같아요. 그런데 꾸밈없으려고 애써요. 뭔가 가식을 떤다거나 하는 걸 최대한 안 하려고 하죠. 하고 싶은 건 뭐든지 해요. 그게 지소울스러운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사람으로 보였으면 좋겠어요.

노래 부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뭔가요?
가사. 가사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 노래가 가진 느낌을 전달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노래 부를 때 그 느낌을 살리기 위해 집중하는 편이고.

<라디오스타>에서 말한 소위 ‘꾸불이’라고 하죠. 바이브레이션과 기교. 그거 매번 할 때마다 달라요?

매번 다 달라요. 느낌대로 하는 거니까. 그래서 애드리브라고 해요. 물론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한 보컬 테크닉이라 그만큼 많이 연습했죠.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애드리브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소울, 감정, 진실성, 설득력이거든요.

박진영 PD가 그랬잖아요. 미국에서 현지인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실력이 출중했다고. 정말 그랬어요?

하하. 이걸 뭐라고 답해야 할지….

제가 궁금한 건 정말 현지인들이 “야, 너 진짜 노래 잘한다!” 이렇게 감탄을 했느냐는 거예요.
제 입으로 말하기 쑥스러운데 할렘에 있는 ‘아폴로 극장’에서 우승을 했어요. 여기가 왜 유명하냐면 일단 역사가 오래된 곳이고 정말 유명한 가수들, 즉 마이클 잭슨·로린 힐·제임스 브라운이 다 이 무대를 거쳐 갔어요. 노래를 시작하고 약 10초 동안 관객을 사로잡지 못하면 “우~” 하고 야유가 쏟아지죠. 그럼 무조건 무대에서 내려와야 해요. 관객 80% 이상이 흑인인데, 그런 곳에서 기립박수를 받고 일등도 했다면 어느 정도 인정받은 거겠죠?

아폴로 극장 무대에 서는 것 자체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경연이 한 달에 한 번 정도 열리는데, 먼저 오디션을 봐야 해요. 그걸 통과하면 그 공연장에서 노래를 할 수 있죠.

미국에서 배워온 게 많겠어요.
네. 어렸을 때는 가수라면 그저 노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그냥 다 잘해야 해요. 자신을 어떻게 매니징하고 관리해서 관객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보여줄 것인지, 행동은 어떻게 하고 옷은 어떤 스타일로 입을 것인지, 무대에 오를 때는 어떤 마인드로 오를 것인지 등 모든 것을 전부 다 잘해야 하죠.

그래서 지금 그렇게 잘하고 있어요?
가장 나다운 게 뭔지 늘 고민해요. 열심히 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고, 이것저것 다양한 시도를 하며 도전하는 그런 사람. 왜 계속 성장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꼭 가수가 아니더라도 인간적으로.
 

''지소울스럽다’는 것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유창한 한국말을 구사하면서도 제스처에선 미국 느낌이 묻어난다. 맑은 날은 맑은 대로 좋고, 우중충한 날은 또 그 우중충한 느낌이 좋다고 한다. 어디 한 곳에 오래 있는 걸 못 버티는 성격이지만,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자신의 침대 위라고 답한다. 일탈을 즐기는 타입은 아니지만 바스키아처럼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고 싶다는 그. 이번 인터뷰도 그랬다. 무심한 듯 덤덤하게 이야기를 나눴지만 속에 있는 많은 감정을 꺼낸 듯했다.

Credit Info

2016년 06월 02호

2016년 06월 02호(총권 79호)

이달의 목차
EDITOR
박한빛누리
PHOTO
전힘찬
STYLIST
남궁철
HAIR & MAKEUP
오나란(바이라)
ASSISTANT
강석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