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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L 티셔츠 사태

On June 17, 2016

지드래곤과 산다라 박이 DHL 티셔츠를 입고 나타났다. 물론 그들이 DHL에 취업한 건 아니다. 패션계를 뒤집어놓은 DHL 티셔츠 사태의 전말을 공개한다.

4.5유로(약 6천원)짜리 단체 티셔츠를 입은 DHL 직원들.

4.5유로(약 6천원)짜리 단체 티셔츠를 입은 DHL 직원들.

4.5유로(약 6천원)짜리 단체 티셔츠를 입은 DHL 직원들.

화제의 베트멍 DHL 티셔츠.

화제의 베트멍 DHL 티셔츠.

화제의 베트멍 DHL 티셔츠.

DHL CEO 켄 알렌이 입은 티셔츠는 놀랍게도 베트멍의 제품이다.

DHL CEO 켄 알렌이 입은 티셔츠는 놀랍게도 베트멍의 제품이다.

DHL CEO 켄 알렌이 입은 티셔츠는 놀랍게도 베트멍의 제품이다.

베트멍의 은총을 입어 배송 브랜드에서 패션 브랜드의 이미지를 얻게 된 DHL.

베트멍의 은총을 입어 배송 브랜드에서 패션 브랜드의 이미지를 얻게 된 DHL.

베트멍의 은총을 입어 배송 브랜드에서 패션 브랜드의 이미지를 얻게 된 DHL.

DHL이란 브랜드가 얼마나 섹시한지 제 아내와 아이들에게 이제껏 말해 왔지만 그들은 시큰둥했죠. 하지만 베트멍의 티셔츠로 인해 DHL의 이미지는 완전히 달라졌어요. _켄 알렌(DHL의 CEO)

베트멍 2016 봄/여름 컬렉션에서 DHL 티셔츠를 입고 등장한 디자이너 고샤 루브친스키. 덕분에 ‘완판남’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베트멍 2016 봄/여름 컬렉션에서 DHL 티셔츠를 입고 등장한 디자이너 고샤 루브친스키. 덕분에 ‘완판남’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베트멍 2016 봄/여름 컬렉션에서 DHL 티셔츠를 입고 등장한 디자이너 고샤 루브친스키. 덕분에 ‘완판남’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지드래곤, 산다라 박, 김나영. 이들이 차례로 DHL 티셔츠를 입고 등장하며 SNS를 달궜다. 물론 저들이 ‘체험 삶의 현장’ 촬영차 DHL 유니폼을 입은 건 아니다. 그런데 왜 특급 패셔니스타들이 단체로 택배 회사 티셔츠를 입었냐고? 시작은 지난해 10월 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파리에서 열린 베트멍의 2016 봄/여름 컬렉션. 캣워크의 첫 무대를 장식한 건 러시아의 힙스터 디자이너 고샤 루브친스키(베트멍의 디자이너이자 발렌시아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뎀나 즈바살리아의 고교 동창이기도 하다)였다. 사람들이 놀란 건 너무나도 일반인다운 워킹보다는 그가 입고 나온 DHL 티셔츠 때문. 당시 그가 옷을 잘못 입고 나온 게 아닌가 의심하는 사람도 여럿 있었으나, 이 택배 회사 티셔츠는 올해 1월 당당히 185유로(약 24만6천원)라는 가격 태그를 달고 베트멍 매장에서 팔리기 시작했다. 물론 티셔츠는 순식간에 팔려나갔고, 그다음부터는 ‘사태’라고 명명해도 좋을 재미난 현상이 벌어졌다. 택배 회사 티셔츠에서 힙스터의 필수품으로 한순간에 변한 DHL 티셔츠를 사기 위해 사람들이 혈안이 된 것. 중고 사이트에서도 ‘레어템’이 되자 사람들은 DHL 사이트로 좀비처럼 몰려가 실제 DHL 티셔츠까지 구매하기 시작했다.

베트멍의 라벨이 아닌 실제 DHL 라벨을 단 티셔츠의 가격은 4.5유로(6천원)! DHL의 CEO 켄 알렌(Ken Allen)은 티셔츠를 입고 나타나 “DHL이란 브랜드가 얼마나 섹시한지 제 아내와 아이들에게 이제껏 말해 왔지만 그들은 시큰둥했죠. 하지만 베트멍의 티셔츠로 인해 DHL의 이미지는 완전히 달라졌어요”라고 흥분된 소감을 밝혔다. 그가 입은 건 4.5유로짜리 티셔츠가 아니라, 베트멍의 DHL 티셔츠였다. 또 온라인 쇼핑몰 LYST는 일주일 만에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LYST 사이트에서 DHL을 검색한 사실을 알고 이를 유머러스하게 마케팅으로 활용했다. 그들은 실제 DHL의 택배 기사인 토니를 납치한 후, 그의 몸값으로 티셔츠 1천 장을 DHL 영국 본사에 요구했다. 또 ‘No T-Shirts, No Tony’란 제목으로 DHL에 협박 메일도 보냈다. 이 이벤트는 몇 장의 사진으로 트위터와 사이트에 올라갔고, 그 밑에는 ‘티셔츠 1천 장 받으면 저도 꼭 주세요’라는 댓글이 수두룩 달렸다.

베트멍이 무대에 올리기 전까지 이 노란색 티셔츠는 노동자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패션계에서 가장 핫한 코드로 통한다. 기존의 유니폼에서 피트와 로고의 크기만 살짝 바꿨을 뿐인데, 베트멍의 티셔츠는 무려 30배가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다(물론 여기에는 DHL에 지불하는 라이선스 비용도 포함됐다). 누군가는 이 현상을 보고 천박한 자본주의라고 혀를 차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안티패션’을 외치는 베트멍을 변기를 예술품으로 바꿔놓은 마르셀 뒤샹에 비유하기도 한다. 베트멍은 기존의 럭셔리 패션을 맹렬하게 ‘해킹’하고 있다. 뒤샹은 아주 아이로니컬한 작품으로 ‘고귀하고 존엄한 것만이 예술’이라는 기존의 관념을 깨부수고, 일상에서도 예술을 찾을 수 있음을 알려줬다. “내가 관심 있는 건 시각적 완성품이 아니라, 아이디어다.” 뒤샹의 말처럼 사람들이 갑자기 DHL 티셔츠에 목을 매기 시작한 건 사고의 전환, 그 자체 때문일 터. 그나저나 DHL에 이어 베트멍의 ‘은총’을 받을 다음 타자는 누구일까? 예측 불가!

지드래곤과 산다라 박이 DHL 티셔츠를 입고 나타났다. 물론 그들이 DHL에 취업한 건 아니다. 패션계를 뒤집어놓은 DHL 티셔츠 사태의 전말을 공개한다.

Credit Info

2016년 06월 01호

2016년 06월 01호(총권 78호)

이달의 목차
WORDS
김민정
EDITOR
김장군
PHOTO
이윤화(제품), @DHLAfrica/twitter, Imaxtree, Bernle CB/ F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