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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tor Love

On May 12, 2016

약은 약사에게 연애 상담은 김영진에게. 남성지 편집장을 거쳐 현재는 연애 칼럼까지 쓰는 그가 남자들의 본심을 탈탈 털어준다.

 

도대체 이해가 안 되는 그 남자의 본심? 이제 닥터 러브가 시원하게 대답해 드립니다.
doctorlove@seoulmedia.co.kr

Dear Doctor

남자 친구와 결혼을 생각 중이에요. 제가 야근하는 날이면 회사 앞에서 기다렸다가 저를 집까지 데려다줄 만큼 자상한 편이죠. 조금 걱정스러운 건 그가 가족과 너무 친밀하다는 점이에요. 가족 카톡방을 만들어 서로 수다를 떨고, 매주 일요일은 가족 모임 날이라며 꼬박꼬박 참석할 정도죠. 친척들에게 일이 있으면 발 벗고 나서서 도와주고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저희 부모님에게도 잘할 것 같아 든든하긴 한데, 제가 자신이 없어요. 저는 일찍 독립해서 그런지 가족 행사가 그렇게 편하지 않거든요. 얼마 전 그의 가족 카톡방에 초대된 후 생각이 더 복잡해졌어요. 명절 외에도 일요일마다 ‘당연히’ 시댁에 가야 하는 상황에 적응할 수 있을까요?
 

@Dear Reader

제가 ‘결혼 전문 상담사’는 아닙니다만, 그것이 결혼이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은 연애고, 사랑하는 사람의 가족과 때때로 함께하는 것이 결혼입니다. 피할 수 없는 일이니 어쩌겠어요, 적응해야죠. 가끔 방문하는 직장이라 생각하세요. 물론 만년 인턴에 급여도 없고, 상사(시누이)가 간혹 당신을 괴롭히는 짜증 유발자일 가능성도 있지만요. 하지만 새로운 가족이 생긴다는 이야기는 당신의 편이 돼줄 사람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남자 친구가 직계 가족뿐 아니라 친인척에까지 잘한다니, 사랑받는 새색시가 될 여지도 많을 듯하고요. 살을 내어주고 뼈를 취하세요. 무엇보다 불효막심한 놈보다 낫잖아요.

 

Dear Doctor

남자 친구가 옷을 못 입어도 너무 못 입어요. 솔직히 저도 패셔니스타는 아니니까, 유행에 조금 뒤처지는 정도면 신경 안 쓸 거예요. 하지만 ‘돌청’ 바지에 말 구두 신고 데이트에 나올 때는 정말 울고 싶어요. 예쁜 옷을 사주면 뭐 합니까. 매칭을 전혀 못하는데. 솔직히 그를 밖에서 만나고 싶지 않아 어느 순간부터 제가 그냥 그의 집으로 가는 게 데이트 코스가 돼버렸죠. 근데, 이제 봄이잖아요. 밖에서 데이트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그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고 센스를 업시킬 수 있을까요?
 

@Dear Reader

글쎄요, 제가 보기에는 헤어스타일만 바꿔주면 금방 패셔니스타가 될 것 같은데요. 돌청 바지와 말 구두에 딱 어울리는 스타일 있잖아요. ‘나쁜 놈 전성시대’ 같은 영화에 나오는 스타일! 8 : 2 가르마에 브라운 컬러 레이밴 선글라스 장착하면 간지 철철! 말하자면, 옷 말고 헤어스타일이나 액세서리처럼 작은 부분부터 챙기라는 얘깁니다. 여러 벌의 옷보다 값비싼 시계 하나가 남자 친구 스타일을 확 바꿀 수도 있거든요. 남자는 무엇을 하려고 마음먹을 때 장비를 풀 세팅하고 시작하는 경향이 있어요. 스포츠나 레저를 즐길 때 특히 더하죠. 그 연장선상에서 보면 스타일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중요한 아이템이 하나 생긴다면 스스로 그것과 어울릴 만한 다른 아이템을 찾아 나설지 모릅니다. 작은 것 하나로 새롭게 풀 세팅하게 이끌어보세요. 변화는 이렇게 하나에서 시작된답니다.

 

Dear Doctor

저는 굉장히 개인적인 사람이에요. 집만큼은 오롯이 제 개인 공간으로 남길 원해서 집에 사람을 잘 안 불러요. 남자 친구도 저희 집에 온 게 2년간 두 번 정도죠. 그런데 얼마 전 그가 저의 이런 성향과 딱 반대되는 이벤트를 했어요. 제가 출장 간 틈에 제가 시키지도 않은 저희 집 대청소를 한 거죠. 침구도 새 걸로 바꿔놓고, 쪽지도 적어 집 안 여기저기에 붙여놓고…. 본인은 정말 뿌듯해하는데, 저는 진짜 싫었거든요. 제 허락 없이 집에 온 것도 모자라서, 제 공간을 자기 마음대로 휘저어놓고는 “나 잘했지?” 하는 거,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친구들에게 이야기했더니 그런 남친을 둔 제가 부럽다며, 저를 이상하게 보는 거예요. 진짜 제가 이상한가요?
 

@Dear Reader

자, 제가 드리는 해결책 중에 한 개만 골라보세요. 첫째, 남친 몰래 집 비밀번호를 바꾼다. 둘째, 부모님을 다투게 만들어 어머니가 내 집으로 피난 오게 한다. 셋째, 인형 눈알 박기 부업을 시작해 집을 난장판으로 만든다. 넷째, 고등학교 친구가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되어 함께 지낸다고 말한다. 다 별로 마음에 안 들죠? 그럼 말하세요, 제게 의뢰한 내용을 <그라치아>가 발행되면 그대로 가져다 보여주면서. “네가 엄마한테 ‘내 팬티 어디 있어? 왜 서랍에 없어?’라고 물으며 짜증내는 것처럼, 나도 내 물건에 누가 손대면 신경 쓰여”라고 말이죠. 그리고 이렇게 내 집에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알라고요. 그런데요,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건 ‘삶’을 버무리는 일임을 기억하세요. 지금의 남친이 아니더라도 나중에 결혼하고 남편과 앞 동, 옆 동에 따로 살 건 아니잖아요?
 

약은 약사에게 연애 상담은 김영진에게. 남성지 편집장을 거쳐 현재는 연애 칼럼까지 쓰는 그가 남자들의 본심을 탈탈 털어준다.

Credit Info

2016년 05월 01호

2016년 05월 01호(총권 76호)

이달의 목차
WORDS
김영진
EDITOR
백지영
PHOTO
김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