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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말고 우리도 있어요

On April 28, 2016

요즘 주목받는 인공지능들은 보고, 듣고, 고민하고, 자기 계발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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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공지능 연구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되는 추세다. 영화 <그녀>(Her, 2013)에서 남자 주인공과 사랑에 빠진 인공지능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인공지능이 느는 중.

최근 인공지능 연구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되는 추세다. 영화 <그녀>(Her, 2013)에서 남자 주인공과 사랑에 빠진 인공지능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인공지능이 느는 중.

지난 3월 24일 개설된 인공지능 ‘테이’(Tay)의 트위터 계정. 18시간 동안 9만6227건의 트윗과 멘션을 적었다.

지난 3월 24일 개설된 인공지능 ‘테이’(Tay)의 트위터 계정. 18시간 동안 9만6227건의 트윗과 멘션을 적었다.

지난 3월 24일 개설된 인공지능 ‘테이’(Tay)의 트위터 계정. 18시간 동안 9만6227건의 트윗과 멘션을 적었다.

영화 <엑스 마키나>에는 인간의 모습과 닮은 데다 감정까지 지닌 인공지능 ‘에이바’가 등장한다. 알파고가 화제로 떠오른 후 일부 상영관에서 재상영.

영화 <엑스 마키나>에는 인간의 모습과 닮은 데다 감정까지 지닌 인공지능 ‘에이바’가 등장한다. 알파고가 화제로 떠오른 후 일부 상영관에서 재상영.

영화 <엑스 마키나>에는 인간의 모습과 닮은 데다 감정까지 지닌 인공지능 ‘에이바’가 등장한다. 알파고가 화제로 떠오른 후 일부 상영관에서 재상영.

사실 우린 이미 꽤 오래전부터 인공지능과 더불어 살아왔다. 수십 년 전 발명된 세탁기와 전기밥솥도, 최근 몇 년 새 수요가 늘어난 로봇청소기와 하이패스도 전부 인공지능이다. 즉, 지난 3월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알파고는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묘령의 존재가 아니란 얘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이 화제를 모은 이유는 인공지능이 인간처럼 고민하고, 인간이 예측하기 어려운 잔꾀를 부릴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인공지능의 영역은 예술, 창작 분야로까지 확대된 상태. 미국 예일대가 개발한 ‘쿨리타’는 기존의 곡들을 조합해 새로운 멜로디를 만든다.

몇 년 후에는 인공지능이 혼자 그 멜로디에 어울리는 가사를 쓸지도 모른다. 구글이 발명한 ‘딥 드림’은 사람이 찍은 사진을 추상화로 변환하는데, 완성작의 퀄리티가 높아 실제 구매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26일 딥 드림의 작품 29점이 9만7천여 달러에 팔렸을 정도. 기존의 음식들을 분석해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하는 ‘셰프 왓슨’과 요리하는 ‘몰리’가 주방에 들어서는 날도 머지않았다. 이들의 활약상은 이미 유튜브에 널리 알려진 상태. 『로봇 시대, 인간의 일』의 저자이자 사람과디지털연구소의 소장인 구본권은 “사람들이 흔히 ‘로봇’이라고 부르는 인공지능은 ‘인간이 자신들이 하던 일을 기계에게 위임하기 위해’ 발명됐어요.

그런데 요즘 주목받는 인공지능들은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창의력을 요하는 영역에서도 활약하죠. 즉, 인공지능이 단순 복제가 아니라 세상에 둘도 없는 것을 새로 만들어내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한 거예요”라고 말한다. 지난 3월 일본에서는 인공지능이 쓴 두 편의 소설이 ‘호시 신이치 문학상’ 예심을 통과했다. 결심에선 떨어졌지만 심사위원들은 ‘이만한 작품이 나올 줄은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인간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인공지능은 ‘제미노이드’(Geminoid)라 불리는데, 생김새뿐 아니라 표정과 움직임까지 갈수록 정교해지는 추세다.  

중국의 어느 식당에서 서빙 중인 인공지능. 주문을 받고, 계산하는 수준으로까지 진화됐다.

중국의 어느 식당에서 서빙 중인 인공지능. 주문을 받고, 계산하는 수준으로까지 진화됐다.

중국의 어느 식당에서 서빙 중인 인공지능. 주문을 받고, 계산하는 수준으로까지 진화됐다.

작년 11월 일본 영화 <사요나라>에 캐스팅돼 실제 사람처럼 연기한 ‘제미노이드F’.

작년 11월 일본 영화 <사요나라>에 캐스팅돼 실제 사람처럼 연기한 ‘제미노이드F’.

작년 11월 일본 영화 <사요나라>에 캐스팅돼 실제 사람처럼 연기한 ‘제미노이드F’.

미국 호텔에서 실제 사용 중인 룸서비스 로봇. 일본, 홍콩 등 세계 곳곳의 호텔에서도 비슷한 기능의 로봇이 이용되고 있다.

미국 호텔에서 실제 사용 중인 룸서비스 로봇. 일본, 홍콩 등 세계 곳곳의 호텔에서도 비슷한 기능의 로봇이 이용되고 있다.

미국 호텔에서 실제 사용 중인 룸서비스 로봇. 일본, 홍콩 등 세계 곳곳의 호텔에서도 비슷한 기능의 로봇이 이용되고 있다.

요리하는 로봇 ‘몰리’(Moley). 2017년 상용화 목표로 막바지 테스트 중이다.

요리하는 로봇 ‘몰리’(Moley). 2017년 상용화 목표로 막바지 테스트 중이다.

요리하는 로봇 ‘몰리’(Moley). 2017년 상용화 목표로 막바지 테스트 중이다.

제미노이드가 주연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은 일본 영화 <사요나라>(2015)를 본다면 실감할 터. 영화를 연출한 고지 후카다 감독은 “주연 여배우로 출연한 ‘제미노이드F’가 잠을 자거나 불평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연출이 쉬웠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3월 홍콩에서는 제미노이드 ‘소피아’와 대화하던 박사가 ‘멘붕’에 빠진 일도 있었다. 그녀가 자신을 개발한 핸슨 박사와 대화를 나누던 도중 ‘나는 인류를 파멸할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기 때문.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날까? 구본권 소장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많은 사람이 소피아가 남긴 말이 현실이 되진 않을까 걱정해요. 하지만 그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게 있죠. 바로 많은 이가 일자리를 잃게 될 거라는 사실이에요.

전문가들은 판매업, 제조업, 서비스업 분야의 종사자들이 가장 먼저 실직할 거라고 전망하죠.” 발 빠른 몇몇 호텔과 음식점 등에서는 이미 주문을 받거나 음식을 나르고, 예약 사항을 확인하는 일을 인공지능에게 맡기고 있다. 그런데 한국 태생의 핫한 인공지능을 찾기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한양대학교 에리카 캠퍼스 소속 로봇공학과의 신규식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인공지능이 공학용, 군사용 로봇 생산 쪽으로 치우쳐 있어요. 정부와 기업이 일상생활에 밀접한 영역에 투자하지 않는 거죠”라고 지적했다. 일본에서처럼 실제 강아지 대신 로봇 반려견을 키우고, 또 러시아에서처럼 인공지능이 쓴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일이 우리나라에서도 현실이 되려면 앞으로 수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설명.

물론 사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3월 17일 국내 주요 매체를 통해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음악 전문가로 구성된 픽토뮤직연구소가 인공지능 작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픽토뮤직’은 사진이나 그림을 분석해 그와 어울리는 곡을 만들어내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그런데 이러한 소식들이 마냥 유쾌하지만은 않다. ‘기자’라는 직업 역시 2020년 무렵 사라질 직업 중 하나로 분류됐으니까. 아, ‘인공지능과 화목하게 지내는 법’ 같은 내용의 책이 필독서가 될 날도 머지않은 듯하다.

요즘 주목받는 인공지능들은 보고, 듣고, 고민하고, 자기 계발도 한다.

Credit Info

2016년 04월 02호

2016년 04월 02호(총권 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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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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