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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도 하면 늘까?

On April 07, 2016

시청률 1%만 나와도 대박이라는 tvN에서 첫 방 시청률 3%를 찍은 <배우학교>. 웃기려고 억지 부리지도 않고, 진지하기 그지없는 이 예능은 ‘배우 학교가 아니라 인생 학교’라는 찬사를 들으며 화제다. 연출을 맡은 백승룡 PD는 “연기로 장난치기 싫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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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 코스(Cos). 셔츠 H&M. 안경 스틸러(Stealer).

재킷 코스(Cos). 셔츠 H&M. 안경 스틸러(Stealer).

백승룡(PD, 뮤직비디오 감독)

소속 tvN
연출작 예능 <배우학교> 시즌 2~4, 드라마 <미생물> <잉여공주>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 5~8, 뮤직비디오 유세윤의 ‘까똑’, 혜이니의 ‘LOVE007’
앞으로의 꿈 서태지의 무대감독이 되는 것. 그리고 단기 속성 <예능학교>, <개그학교>, <가수학교> 등등 학교 시리즈 계속 만들기 

박신양에게 선물하는 마음으로 까다롭게 고르고 꾸민 학교.

박신양에게 선물하는 마음으로 까다롭게 고르고 꾸민 학교.

박신양에게 선물하는 마음으로 까다롭게 고르고 꾸민 학교.

후배 PD와 전국을 뒤지며 학교를 찾은 흔적.

후배 PD와 전국을 뒤지며 학교를 찾은 흔적.

후배 PD와 전국을 뒤지며 학교를 찾은 흔적.

박신양의 교수법에 감동한 이들이 넘쳐나면서 ‘본격 박신양 입덕 방송’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박신양의 교수법에 감동한 이들이 넘쳐나면서 ‘본격 박신양 입덕 방송’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박신양의 교수법에 감동한 이들이 넘쳐나면서 ‘본격 박신양 입덕 방송’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왜 ‘연기’에 꽂혔어요?
‘연기도 하면 늘까?’ 그게 궁금했어요. 장수원 씨와 <미생물>을 같이했는데, 뒤로 갈수록 연기가 좀 늘더라고요. “잘되면 러시아 연극 학교 보내줄게”라면서 장난치다가 ‘발연기’ 하는 배우들을 모아 뭘 하면 재밌겠다 싶었죠. 처음엔 패러디물을 만들어볼까 했는데, 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으면 좋겠더라고요. 좋은 선생님을 만나면 사람이 바뀌기도 하잖아요.

선생님으로 박신양을 캐스팅한 게 신의 한 수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죽은 시인의 사회>가 떠올랐거든요.
맞아요. ‘캡틴’ 키팅 선생님 같죠. 요즘 시대에 필요한 선생님상을 제시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처음부터 박신양을 연기 선생님으로 생각한 건가요?
예전에 박신양 씨가 스타 특강 쇼에 나왔는데, 그때 감명 깊게 봤어요. 배우 지망생들에게 여러 가지를 알려주는 모습도 그렇고, 25년간 하루도 안 빼고 연습한다는 말에 ‘배우로서의 직업의식이 정말 투철하다’란 생각을 했죠. 그래서 바로 찾아간 거예요.

섭외는 어땠어요? 난항이 있었을 것 같은데.
사실 한 번에 승낙했어요. 처음 찾아갔을 때는 크게 혼날 줄 알았거든요. 그 앞에서 ‘발연기’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미안했고. 그런데 의외로 “연기 못하는 배우들도 가르치면 늘까요?”라는 말에 호기심을 보였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연기를 배우면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반가웠습니다’라는 글도 올리고.

배경이 된 학교가 예뻐요.
처음 만들 때부터 박신양 씨한테 선물하는 마음으로 꾸몄어요. 러시아 연극 학교를 다니던 시기에 가장 열정적이었다고 들었거든요. ‘본인이 연기에 대한 열정이 가장 깊었을 때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치면 어떨까? 그럼 그때의 학교처럼 만들어주자!’ 했죠.

그러면 장소 섭외에서부터 심혈을 기울였겠는데요?
우선은 폐교여야 되고, 단층이어야 했어요. 학생들이 많지 않으니까 좀 작은 공간에서 스승과 제자가 알콩달콩 지내길 바랐거든요. 또 담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고, 박신양 씨가 발성 연습할 때 매일 산에 갔다기에 산도 필요했죠. 전국을 다 뒤졌는데, 다행히 예쁜 곳을 찾아 리모델링을 했어요.

발연기 논란이 있었던 남태현이나 로봇 연기의 창시자인 장수원을 제외하고는 의외의 캐스팅이었어요.
처음에는 발연기 하는 사람만 모으려고 했는데, 일단 자기가 ‘발연기’라고 인정하는 분들이 없었어요. 저희가 연락하면 ‘저는 주연인데요’, ‘제가 주연을 몇 개나 했는데’ 이런 반응이 많았죠. 그래서 연기를 정말로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렸죠.

특히 남태현과 이원종의 출연이 용기 있게 느껴졌어요. 아이돌이고, 베테랑 배우니까.
태현이는 인정하고 나오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도, 넌지시 물었을 때 거의 바로 수락했어요. 이원종 씨의 경우엔 이 프로젝트에 관심 있어 한다는 얘길 듣고 조교를 부탁할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본인이 매너리즘에 빠져 있고 예전의 마음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학생이 되겠다고 했죠.

좋은 평이 많지만 너무 진지하다는 얘기도 있어요. 박신양은 선생님으로서 진지하게 수업을 진행하고 싶겠지만, PD 입장에서는 당황스럽지 않나요?
실은 고민을 많이 했어요. 발연기 하는 연기자들 데리고, 사람들이 원하는 그런 예능을 만들려고 했으니까. 그런데 ‘웃겨야겠다’는 생각은 이미 예전에 접었죠.

왜요? 그래도 예능인데.
박신양 씨가 승낙한 순간부터 저도 같이 연기 공부를 했어요. 어떻게 가르치는지도 모른 채 무작정 찍을 수는 없잖아요. 서울예대 같은 데 가서 수업도 들으며 한두 달 정도 공부해 보니까, 배우라는 직업이 되게 신성한 일이고 장난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솔직히 웃기는 거 잘할 수 있어요. 자극적으로도 만들 수 있고. 하지만 다들 열심히 하는데 그 진정성을 훼손시키고 싶지 않았죠. 시청률을 떠나 그 안에서는 드라마가 벌어지고 있으니까요.

몇 주 안 됐는데도 배우들의 변화가 보여요. 표정이나 우물쭈물하던 태도에서 표가 나더라고요. 12주가 다 지났을 때 배우들은 얼마나 변해 있을까요?
사실 연기가 늘려면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12주 동안 아무리 가르쳐도 변화가 뚜렷이 안 나타날 거예요. 눈에 확 보이는 결과보다는 학생들 개개인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면 좋겠어요. 저희의 목표는 배우들이 본인의 껍질, 그 작은 틀 하나를 깨는 거죠. ‘내 문제가 뭐였나?’ 그거 하나만 배우고 가도 좋을 것 같아요.


 

백승룡 PD가 뽑은 ‘배우학교’ 명장면

  • 못해도 돼

    “학교는 잘하는 데가 아니야. 못하는 데지.” 얼어 있는 학생들을 격려하며 내뱉은 박신양의 한마디. 시청자들도 인정하는 명장면 아닐까.

  • 이원종과 유병재의 발레 장면

    베테랑 배우 이원종이 발레복을 입고 무대 위에서 천진하게 웃는 모습! 절로 행복한 미소가 번지던 장면이다.

  • 장수원의 눈물

    초반에 “자퇴하면 안 돼요?”라고 묻던 ‘로봇 연기’의 달인 장수원이 감정을 찾고 눈물을 보였을 때 제작진도 함께 울컥했다.

  • 포기하지 않던 학생들

    학생 전원이 25초 만에 스프린트를 성공했을 때. 제각각이던 학생들이 한순간에 하나가 된 드라마틱한 순간이다.

시청률 1%만 나와도 대박이라는 tvN에서 첫 방 시청률 3%를 찍은 <배우학교>. 웃기려고 억지 부리지도 않고, 진지하기 그지없는 이 예능은 ‘배우 학교가 아니라 인생 학교’라는 찬사를 들으며 화제다. 연출을 맡은 백승룡 PD는 “연기로 장난치기 싫었다”고 말한다.

Credit Info

2016년 04월 01호

2016년 04월 01호(총권 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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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백지영
PHOTO
김영훈,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