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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지 마세요 아프잖아요

On February 18, 2016

인터넷에서 여기저기 상처 난 여자 셀럽들의 얼굴을 보고 경악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알고 보니 풍자적인 팝아트를 선보이는 알렉산드로 팔롬보의 새 작품 시리즈였다.

‘가정 폭력을 근절하자’는 메시지가 담긴 알렉산드로 팔롬보의 새 작품.

‘가정 폭력을 근절하자’는 메시지가 담긴 알렉산드로 팔롬보의 새 작품.

‘가정 폭력을 근절하자’는 메시지가 담긴 알렉산드로 팔롬보의 새 작품.

‘#StopDomesticViolence’라는 시리즈는 시각적으로 굉장히 파격적이었어요. 왜 일반인 대신 안젤리나 졸리, 크리스틴 스튜어트 같은 여자 셀럽들의 이미지를 쓴 거죠?
이번엔 여성들에게 특히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자신이 닮고 싶어 하는, 늘 멋있게 살 것 같은 여성 셀럽들이 가정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생각해 봐요. 무척 충격적이잖아요. 제 표현 방식이나 작품의 주제에 대해 반발심을 갖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다만 작품의 메시지가 각자의 양심을 뒤흔드는 중요한 도구가 되리라 믿을 뿐이죠.

‘가정 폭력’을 주제로 삼은 이유는 뭔가요?
가정 폭력은 국경과 사회를 초월해 누구나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사회적 암이에요. 그로 인해 많은 여성이 사고를 당했을 때보다 더 심각한 장애를 얻죠. 목숨을 잃기도 하고요. 더 나은 사회적 장치가 마련되도록, 보다 많은 사람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모두가 최선을 다해야 해요.

혹시 본인이나 지인들의 경험이 바탕이 되진 않았나요?
눈치가 빠르시네요. 친구 한 명이 수년간 가정 폭력에 시달렸어요. 그런데 누군가에게 그런 얘기를 할 용기조차 없었다더군요.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에 제가 움직이게 됐어요.
 


그렇다면 무엇이 해결책일까요?
많은 사람이 입을 열어야 한다는 것! 당사자뿐 아니라 폭력을 목격한 사람들도 ‘침묵’한다는 게 문제거든요. 어떤 이유에서건 침묵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어요.

한국에도 가정 폭력, 데이트 폭력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은데요. 이탈리아의 상황은 어떤가요?
이탈리아에서는 이틀에 한 명꼴로 여성이 남성에게 살해돼요. 계산해 보면 매년 약 180명이 목숨을 잃는 셈이죠. 수치 자체가 너무 충격적이어서 더 이상 덧붙일 말이 없네요.

전작들에서도 여성 중심의 사회 이슈를 다뤘는데요. 유독 여성과 관련된 문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뭐예요?
어렸을 때부터 적십자 봉사단, 이탈리아 해군 소속의 국제 평화 봉사단, 동물 복지 단체 등 남을 도울 수 있는 여러 단체에서 일했어요. 평생 인권과 동물 복지를 위해 싸웠다고 할 수 있죠(웃음). 그런 경험을 통해 여성이 약자의 입장에서 여러 사람의 도움을 모아야 할 때가 많다는 걸 배웠어요.

 

'유방암을 앓는 여성을 응원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담긴 아트 워크.

'유방암을 앓는 여성을 응원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담긴 아트 워크.

'유방암을 앓는 여성을 응원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담긴 아트 워크.

이전에 주제로 삼았던 ‘유방암’도 그중 하나였겠군요.
네. 아끼던 친구가 몇 년 전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났거든요. 그 친구를 보니 ‘만화 주인공이든 누구든 암에 걸릴 수 있다. 그러나 모두가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전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방암을 이겨낸 디즈니 공주들’ 시리즈는 그 친구를 생각하며 만들었지만, 궁극적으로는 유방암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여성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시리즈예요. 또 제 작품이 유방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으니까.

작품에 만화 캐릭터들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가 있나요?
저는 팝 문화가 융성하고 소비 지상주의가 만연했던 198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냈어요. 당시 만화는 중요한 문화적 상징 중 하나였죠. 그 시절 캐릭터들은 사람들이 마치 살아 있는 존재처럼 여길 만큼 친숙해요. 그러니까 메시지를 전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죠. 제가 만화 캐릭터들을 무척 좋아하기도 하고요. 앤디 워홀이 유명 인사를 좋아했던 것처럼. 


저작권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요? 파격적인 비주얼,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보니 합의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컨템퍼러리 아티스트로서 고유한 스타일로 독특한 작품 시리즈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비전을 열심히 설명해요. 상대가 기업이든 셀럽이든…. 지금까지 상대방의 동의 없이 작품과 캠페인을 홍보하는 일은 없었죠. 앞으로도 없을 테고요.

어린이들은 당신의 작품 시리즈를 어떤 시선으로 볼까요?
다소 충격적일 수도 있을 듯한데.어린이들이야말로 순수한 호기심으로 작품에 접근하지 않을까요? 아이들은 어른처럼 거르는 것 없이 세상을 바라보니까요.

혹시 사회적으로 예민한 주제를 다뤄 누군가에게 협박을 당하거나, 작품 활동에 제약이 따른 적은 없었나요?
아직까지는 그런 일이 없었어요. 다행이죠(웃음). 혹여 그런 일이 있더라도 절대 굴복하지 않을 거예요. 예술적인 자유는 모든 이의 자유를 위해 존중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해요.

언젠가 한국의 사회 문제를 반영한 작품을 만드는 건 어때요? 한국의 유명 인사나 만화 캐릭터의 이미지를 이용해서요.
빠른 시일 내에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르죠.
 

알렉산드로 팔롬보는 누구?

알렉산드로 팔롬보는 누구?

매번 대범한 네오 팝아트 작품을 선보이는 이탈리아 출신 컨템퍼러리 아티스트. 그는 디즈니 캐릭터나 배우와 정치인 같은 글로벌 셀럽들의 이미지에 인종차별, 가정 폭력, 장애, 유방암 등 사회적 이슈에 관한 메시지를 담는다. 대표 작품으로는 ‘장애인 디즈니 공주들’, ‘유방암을 이겨낸 디즈니 공주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간 심슨 가족’, ‘흑인이 된 심슨 가족 : 숨을 못 쉬겠어’ 등이 있다. 그의 작품들은 SNS에서 해시태그를 붙이고 전 세계로 퍼져나간다.
홈페이지 www.alexsandropalombo.com

인터넷에서 여기저기 상처 난 여자 셀럽들의 얼굴을 보고 경악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알고 보니 풍자적인 팝아트를 선보이는 알렉산드로 팔롬보의 새 작품 시리즈였다.

Credit Info

2016년 02월 02호

2016년 02월 02호(총권 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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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수정
PHOTO
Alexandro Palom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