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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쳐, 숙 크러쉬!

On January 13, 2016

“집안에 남자를 잘 들여야 한다더니~.” ‘파산한 남편’ 윤정수를 들었다 놨다 하는 김숙의 걸 크러싱, 왜 화제인 걸까?

“여자가 무슨 돈을 법니까? 여자는 조신하게 살림이나 하고, (돈은) 벌 수 있는 사람이 법시다!” 이 말, 한국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거다. 우리나라에는 예로부터 ‘남자는 바깥일, 여자는 집안일’이라는 불문율이 존재해 왔으니까. 그런데 개그우먼 김숙이 JTBC 예능 프로그램 <님과 함께 시즌2 - 최고의 사랑>(이하 <님과 함께>)에 출연해 고전적인 성 역할을 완전히 뒤엎었다. 그녀가 집안일엔 서툴지만 돈은 잘 버는, 백화점보다 공구 숍 쇼핑을 더 좋아하는 새로운 ‘걸 크러싱’ 유형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

김숙은 가상 남편이자 ‘파산남’인 윤정수에게 “걱정하지 마, 내가 오빠를 보호해 줄게”라는 식의 말을 툭 하고 던진다. 그런가 하면 남편의 주머니에 은근슬쩍 용돈도 찔러 넣는다. 김숙의 스타일대로라면 “남자가 무슨 돈을 법니까? 남자는 조신하게 살림이나 하고, 벌 수 있는 사람이 법시다!”라고 글의 첫 문장을 뜯어고쳐야 할 판. 그런데 이 말은 김숙이 지난해 KBS2 예능 프로그램 <가족의 품격 - 풀 하우스>에서 실제로 한 말이다. 별명 그대로 ‘숙 크러쉬’스럽다.

그렇다면 김숙의 캐릭터는 리얼일까? 이에 관해 <님과 함께>의 성치경 CP는 “김숙 씨는 원래 가모장적인 성향의 여성이에요. 예전부터 그렇게 살아왔는데, 강하고 독립적인 여성 캐릭터가 사랑받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갑자기 인기가 터진 것뿐이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치경 CP는 “김숙 씨가 <님과 함께> 출연 후 여성 팬이 확 늘었다고 말하더라고요. 골수팬들이 경계할 정도래요”라는 말도 전했다. 이보다 더 급진적이지만 않다면, 숙 크러쉬를 불편함 없이 오래 볼 수 있을 것도 같다.

 

살림살이를 정리하던 중 김숙의 캐리어에서 전기톱이 나왔다. “오빠, 나는 공구상에 가서 한두 시간 있어.” 목공은 김숙이 즐겨 하는 여가 생활 중 하나.

살림살이를 정리하던 중 김숙의 캐리어에서 전기톱이 나왔다. “오빠, 나는 공구상에 가서 한두 시간 있어.” 목공은 김숙이 즐겨 하는 여가 생활 중 하나.

살림살이를 정리하던 중 김숙의 캐리어에서 전기톱이 나왔다. “오빠, 나는 공구상에 가서 한두 시간 있어.” 목공은 김숙이 즐겨 하는 여가 생활 중 하나.

‘월세남’ 윤정수와 만난 ‘자가녀’ 김숙의 한마디. 
“오빠, 월세야? 난 자가야!”

‘월세남’ 윤정수와 만난 ‘자가녀’ 김숙의 한마디. “오빠, 월세야? 난 자가야!”

‘월세남’ 윤정수와 만난 ‘자가녀’ 김숙의 한마디. “오빠, 월세야? 난 자가야!”

 

 김숙의 취미 중 하나는 열심히 집안일을 도운 남편에게 용돈 주기.

김숙의 취미 중 하나는 열심히 집안일을 도운 남편에게 용돈 주기.

김숙의 취미 중 하나는 열심히 집안일을 도운 남편에게 용돈 주기.

윤정수가 집을 청소하는 동안 휴식을 취하는 김숙.

윤정수가 집을 청소하는 동안 휴식을 취하는 김숙.

윤정수가 집을 청소하는 동안 휴식을 취하는 김숙.

김태형(심리학자)

김태형(심리학자)

김태형(심리학자)

시대적 여성상을 반영한 숙 크러쉬

‘브랜드 뉴 걸 크러싱’, 이른바 ‘숙 크러쉬’가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것도 특히 여자들에게 말이다. 그건 바로 여성들이 그녀의 삶에서 자신들이 동경하던 삶을 찾았기 때문이다. 김숙은 <님과 함께>에서 돈 잘 버는, 남성의 힘에 의존하지 않는, 내숭 떨지 않는 여성이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사는 새로운 여성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는 여자들이 깨부쉈으면 하는 고전적인 여성상에 반한다. 사실 여성들의 내면에는 살면서 으레 경험하게 되는 스테레오 타입의 여성상을 깨부수고 싶다는 열망이 늘 잠재해 있었다. 지금까지 그녀들을 대변해 줄 선구자적인 존재가 부재했을 뿐! 숙 크러쉬가 우리나라 여자들이 오랫동안 찾고 있던 한국판 원더우먼인 셈이다.

 

윤고은(소설가)

윤고은(소설가)

윤고은(소설가)

고정관념까지 썰어버린 김숙의 톱질

가끔 남편보다 더 잘 버는 아내들이 눈치를 보는 상황을 목격한다. 시댁에서 괜히 눈치를 주는가 하면, 아내 스스로도 남편 기를 살려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기도 한다. 아내가 번 돈이 남편의 자존감을 추락시키는 데 쓰인 것도 아닌데 말이다. 한 지인은 이렇게 말했을 정도다. “다음 생에선 벌레라도 꼭 수컷으로 태어날 거야.” 재미있는 건 남자들도 온전히 가부장제의 수혜자는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무게중심이 자신에게 쏠려 있다고 생각하는 아버지들은 ‘가장’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눈가가 촉촉해지고, 아직 미혼인 남자들은 한 세계로 진입하기도 전에 긴장한다. 그런 상황에서 김숙이 나타났다. 한 손엔 공구를, 다른 손엔 지갑을 들고. 수많은 경단녀와 올드미스는 김숙이 전기톱으로 잘라내는 게 단지 나무만은 아닌 것 같다고 한다. 고. 정. 관. 념. 그걸 저 언니가 너무도 유쾌하게 썰어버린 거다.

“집안에 남자를 잘 들여야 한다더니~.” ‘파산한 남편’ 윤정수를 들었다 놨다 하는 김숙의 걸 크러싱, 왜 화제인 걸까?

Credit Info

2016년 01월 01호

2016년 01월 01호(총권 69호)

이달의 목차
EDITOR
김수정
PHOTO
JTBC

2016년 01월 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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